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반영한 의료법 개정인가?
월간 복지동향/2007 :
2007/06/01 00:00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반영한 의료법 개정인가?
유혜원/의료연대회의 정책부장
34년 만에 의료법 전면개정안이 지난 5월 18일 국회에 회부되었다. 법안은 입법예고에서 부터 의료계의 강경한 집단행동과 정관(政官)금품로비와 연루되었다는 사회적 충격과 의혹을 뒤로한 채 시민사회단체들의 전면폐기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회로 그 공이 넘어갔다.
「의료법」은 헌법 제36조 제3항 국가의 국민보건 보호권이라는 기본권(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고자 하는 근본 목적을 위해 의료인과 의료기관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법이다. 따라서 의료법 개정은 국민건강 보호를 가장 우선하여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법 개정에 따른 영향이 의료공급자 뿐 아니라 의료서비스 수요자인 국민 모두에게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논의과정에 국민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또한 내용면에서 우리나라 의료체계와 국민건강권에 미칠 효과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논의과정에서 민주성과 공정성은 충분하였는가?
복지부는 작년 말 의료법 전면개정 추진을 위한 초기 실무작업반 구성(직능단체 6명, 시민단체2명)에서부터 의료이용자인 국민의 권리보다는 직능단체를 중심으로 한 형식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 또한 올해 복지부는 직능단체의 반발로 법안 발표를 연기(1.29) ▶ 특정 직능단체와 추가협상(1.31) ▶ 2월 입법예고 ▶ 4월 의료계 요구 대폭 반영한 수정안 발표(4.12) 등 의료계의 이해를 중심으로 개정안을 논의해왔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또한 지금은 의사협회의 政官불법로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의혹에 휩싸인 개정안의 전면폐기와 재논의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법 개정안의 주요내용: 경쟁적 의료환경의 심화와 의료서비스 공급체계의 전면적 영리화
정부는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개정방향을 첫째, 환자의 권익 및 편의 증진(설명의무,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 처방전 대리수령, 병원의 감염 관리 강화 조항), 둘째,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에 대한 규제 대폭 완화, 셋째, 법률체계 정비(병상의 정의조항 신설, 폐업 시 진료기록부 이관제도 보완 조항 등)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에 담긴 내용 중 환자의 권리와 편익을 고려한 항목의 비중은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하며, 그동안 판례상 인정되어 온 권리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정부는 수차례 수정을 통해 의료계가 가장 핵심적으로 요구한 사항 중 대부분을 수용하였으며 유사의료행위 삭제/임상진료지침 삭제/조산사 자격요건 일부수용/의료심사조정위원회 일부수용/ 당직의료인 일부 하위법령에서 수용 등 의협 주요 요구 7개 중 5개 전면 또는 일부 수용함
그중에는 복지부가 강조하던 국민편의증진과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핵심조항이었던 표준진료지침(임상진료지침) 제정 삭제, 허위진료기록부 작성 금지 완화 등도 포함되어 있다.
오히려 이번 의료법 개정안의 본질은 ‘영리’라는 단어는 단 한마디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영리적으로 작동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병원급 의료기관 내에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 허용, 비전속 진료 허용, 병원간 인수합병 허용, 병원경영지원회사 설립을 포함한 의료기관의 부대사업 확대, 의료기관의 환자 유인ㆍ알선 행위 허용, 비급여 의료비용에 대한 할인 허용, 의료광고 규제 완화 등 이번 의료법 개정안에 포함된 상당수의 내용이 여기에 해당한다.
개정안에 의하면 이후 비영리의료법인이나 의료인이 출자 등을 통해 영리회사인 MSO(의료경영지원회사) 설립이 가능하고 1,2,3차 의료기관간 네트워크화 등이 가속화 된다. 의료기관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광고도 허용되며 의료기관간 인수합병, 채권발행 등을 통해 외부자본투자 유치도 가능해 진다. 또한 MSO를 통한 관광, 보험 등 여타 산업과 의료산업 연계로 상품개발이 가능함으로 의료기관의 수익사업은 확대효과가 예상된다. 게다가 환자유인, 알선 금지조항을 완화해 보험사와 병원이 함께 민간보험 상품을 도입할 수 있다.
즉 개정안은 비영리법인병원과 공적 건강보험을 양축으로 하는 현 의료체계를 180도 반전시킬 만한 본격적인 상업적 접근을 시도한다. 의료기관의 수익사업 전면 허용, 병원의 외부자본조달 수단 마련, 민간의료보험 강화를 추진함으로써 의료기관 영리행태의 강화와 대형병원자본의 독점지배구조 강화, 건강보험제도의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는 법적 소유형태보다는 오히려 시장에서의 경쟁양상이 병원의 행태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Sloan, 1988 / 의료체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개혁 방안 연구, 2005)는 점을 고려하면 영리법인병원 허용만큼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의료법 개정안이 국민건강권에 미치는 영향 : 의료불평등 심화와 국민의료비 폭등
우리나라 의료는 이미 과열 경쟁 수준을 넘어 있다. 수도권의 대형병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병상을 대규모로 증설하고 있으며, 지난 10년 사이에 단위 인구 당 급성병상 수가 늘어난 국가는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2006년 OECD 통계) 또한 병원과 의원간의 입원 외래진료 구분 없이 상호 경쟁하고 있으며, 편의시설을 중심으로 한 고급 의료서비스 수요자를 위한 하루 82만원짜리 병실이 현재 존재하고 있다.(중앙일보 2005.7.1일자)
한편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 불만족 원인 1위는 ‘의료비가 비싸다’는 것이며 (통계청, 2003), 향후 우리나라 국민의료비는 2020년대에 GDP대비 11.4%(2002년 5.1%)를 예상하고 있다.(공공병원 확충방안 개발에 관한 연구, 김창엽 2004)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는 이미 상업화가 심화되어 있기 때문에 개정안대로 추진될 경우 의료기관의 이윤 추구 경향은 더욱 심각해 질것이다. 또 타 의료기관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의료기관은 투자를 통한 이익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며, 병원과 의료서비스 자체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민간의료보험의 활성화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방해하고, 결국은 현행 요양기관 당연지정제의 폐지를 유도하게 될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에게 전가 될 것이다. 현재도 심각한 의료양극화 확대, 건강불평등 심화, 국민의료비 상승으로 미래 고령화 시대와 맞물려 국민건강을 위태롭게 만들 것이다.
의료법 개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국민이 적정한 가격으로 가장 안전하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 서비스 상품과는 다른 보건의료만이 가지는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합리적인 의료체계구축을 목표로 개정안을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입법과정에서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절차에 충실하지 않았고, 더구나 우리나라 의료체계와 국민건강권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법 개정안을 전면폐기하고, 근본적이 문제점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에 의해 국민의 건강을 보호 증진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논의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할 것이다.
첨부 : 의료법개정안 중 시민사회단체와의 쟁점 사항 - 생략
참고자료 : 국민과 의료공공적 관점에서 바라본 의료법 개정안 (2007.3.20 의료연대회의 토론회 자료)
영리법인 의료기관 허용을 둘러싼 논의 (건강보험포럼 2006 가을호)
첨부 : 의료법개정안 중 시민사회단체와의 쟁점 사항
유혜원/의료연대회의 정책부장
34년 만에 의료법 전면개정안이 지난 5월 18일 국회에 회부되었다. 법안은 입법예고에서 부터 의료계의 강경한 집단행동과 정관(政官)금품로비와 연루되었다는 사회적 충격과 의혹을 뒤로한 채 시민사회단체들의 전면폐기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회로 그 공이 넘어갔다.
「의료법」은 헌법 제36조 제3항 국가의 국민보건 보호권이라는 기본권(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고자 하는 근본 목적을 위해 의료인과 의료기관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법이다. 따라서 의료법 개정은 국민건강 보호를 가장 우선하여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법 개정에 따른 영향이 의료공급자 뿐 아니라 의료서비스 수요자인 국민 모두에게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논의과정에 국민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또한 내용면에서 우리나라 의료체계와 국민건강권에 미칠 효과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논의과정에서 민주성과 공정성은 충분하였는가?
복지부는 작년 말 의료법 전면개정 추진을 위한 초기 실무작업반 구성(직능단체 6명, 시민단체2명)에서부터 의료이용자인 국민의 권리보다는 직능단체를 중심으로 한 형식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 또한 올해 복지부는 직능단체의 반발로 법안 발표를 연기(1.29) ▶ 특정 직능단체와 추가협상(1.31) ▶ 2월 입법예고 ▶ 4월 의료계 요구 대폭 반영한 수정안 발표(4.12) 등 의료계의 이해를 중심으로 개정안을 논의해왔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또한 지금은 의사협회의 政官불법로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의혹에 휩싸인 개정안의 전면폐기와 재논의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법 개정안의 주요내용: 경쟁적 의료환경의 심화와 의료서비스 공급체계의 전면적 영리화
정부는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개정방향을 첫째, 환자의 권익 및 편의 증진(설명의무,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 처방전 대리수령, 병원의 감염 관리 강화 조항), 둘째,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에 대한 규제 대폭 완화, 셋째, 법률체계 정비(병상의 정의조항 신설, 폐업 시 진료기록부 이관제도 보완 조항 등)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에 담긴 내용 중 환자의 권리와 편익을 고려한 항목의 비중은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하며, 그동안 판례상 인정되어 온 권리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정부는 수차례 수정을 통해 의료계가 가장 핵심적으로 요구한 사항 중 대부분을 수용하였으며 유사의료행위 삭제/임상진료지침 삭제/조산사 자격요건 일부수용/의료심사조정위원회 일부수용/ 당직의료인 일부 하위법령에서 수용 등 의협 주요 요구 7개 중 5개 전면 또는 일부 수용함
그중에는 복지부가 강조하던 국민편의증진과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핵심조항이었던 표준진료지침(임상진료지침) 제정 삭제, 허위진료기록부 작성 금지 완화 등도 포함되어 있다.
오히려 이번 의료법 개정안의 본질은 ‘영리’라는 단어는 단 한마디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영리적으로 작동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병원급 의료기관 내에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 허용, 비전속 진료 허용, 병원간 인수합병 허용, 병원경영지원회사 설립을 포함한 의료기관의 부대사업 확대, 의료기관의 환자 유인ㆍ알선 행위 허용, 비급여 의료비용에 대한 할인 허용, 의료광고 규제 완화 등 이번 의료법 개정안에 포함된 상당수의 내용이 여기에 해당한다.
개정안에 의하면 이후 비영리의료법인이나 의료인이 출자 등을 통해 영리회사인 MSO(의료경영지원회사) 설립이 가능하고 1,2,3차 의료기관간 네트워크화 등이 가속화 된다. 의료기관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광고도 허용되며 의료기관간 인수합병, 채권발행 등을 통해 외부자본투자 유치도 가능해 진다. 또한 MSO를 통한 관광, 보험 등 여타 산업과 의료산업 연계로 상품개발이 가능함으로 의료기관의 수익사업은 확대효과가 예상된다. 게다가 환자유인, 알선 금지조항을 완화해 보험사와 병원이 함께 민간보험 상품을 도입할 수 있다.
즉 개정안은 비영리법인병원과 공적 건강보험을 양축으로 하는 현 의료체계를 180도 반전시킬 만한 본격적인 상업적 접근을 시도한다. 의료기관의 수익사업 전면 허용, 병원의 외부자본조달 수단 마련, 민간의료보험 강화를 추진함으로써 의료기관 영리행태의 강화와 대형병원자본의 독점지배구조 강화, 건강보험제도의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는 법적 소유형태보다는 오히려 시장에서의 경쟁양상이 병원의 행태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Sloan, 1988 / 의료체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개혁 방안 연구, 2005)는 점을 고려하면 영리법인병원 허용만큼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의료법 개정안이 국민건강권에 미치는 영향 : 의료불평등 심화와 국민의료비 폭등
우리나라 의료는 이미 과열 경쟁 수준을 넘어 있다. 수도권의 대형병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병상을 대규모로 증설하고 있으며, 지난 10년 사이에 단위 인구 당 급성병상 수가 늘어난 국가는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2006년 OECD 통계) 또한 병원과 의원간의 입원 외래진료 구분 없이 상호 경쟁하고 있으며, 편의시설을 중심으로 한 고급 의료서비스 수요자를 위한 하루 82만원짜리 병실이 현재 존재하고 있다.(중앙일보 2005.7.1일자)
한편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 불만족 원인 1위는 ‘의료비가 비싸다’는 것이며 (통계청, 2003), 향후 우리나라 국민의료비는 2020년대에 GDP대비 11.4%(2002년 5.1%)를 예상하고 있다.(공공병원 확충방안 개발에 관한 연구, 김창엽 2004)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는 이미 상업화가 심화되어 있기 때문에 개정안대로 추진될 경우 의료기관의 이윤 추구 경향은 더욱 심각해 질것이다. 또 타 의료기관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의료기관은 투자를 통한 이익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며, 병원과 의료서비스 자체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민간의료보험의 활성화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방해하고, 결국은 현행 요양기관 당연지정제의 폐지를 유도하게 될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에게 전가 될 것이다. 현재도 심각한 의료양극화 확대, 건강불평등 심화, 국민의료비 상승으로 미래 고령화 시대와 맞물려 국민건강을 위태롭게 만들 것이다.
의료법 개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국민이 적정한 가격으로 가장 안전하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 서비스 상품과는 다른 보건의료만이 가지는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합리적인 의료체계구축을 목표로 개정안을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입법과정에서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절차에 충실하지 않았고, 더구나 우리나라 의료체계와 국민건강권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법 개정안을 전면폐기하고, 근본적이 문제점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에 의해 국민의 건강을 보호 증진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논의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할 것이다.
첨부 : 의료법개정안 중 시민사회단체와의 쟁점 사항 - 생략
참고자료 : 국민과 의료공공적 관점에서 바라본 의료법 개정안 (2007.3.20 의료연대회의 토론회 자료)
영리법인 의료기관 허용을 둘러싼 논의 (건강보험포럼 2006 가을호)
첨부 : 의료법개정안 중 시민사회단체와의 쟁점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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