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풀어가는 말

2007년은 한국에서 특수교육이 시작 된지 113주년이 되는 해이다.

미국에서 의료선교를 위해 1890년 한국에 온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이 1894년 5월 시각장애를 가진 소녀 오봉래에게 개인적으로 점자지도를 시작한 것이 우리나라 특수교육의 시발점이다.

홀 여사는 1898년부터 자신이 고안한 뉴욕식 한글점자체제를 가지고 한글 점자자료를 직접 제작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봉래에게 본격적으로 점자교육을 실시했으며, 1900년부터는 시각장애우의 교육을 학교교육의 일환으로 추진하기 위해 그녀가 가르쳐온 4명의 시각장애우 여성들을 평양 정진여학교에 입학시켜 일반학생들과 함께 교육을 받게 했다.

이후에 한국의 특수교육은 일제시대와 광복을 거치면서 명맥을 간신히 유지하다가, 1977년 특수교육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장애인의 교육이 제도권으로 처음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하지만 법 내용의 선언적 의미나 조항의 협소로 인하여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1994년 특수교육진흥법의 전면개정이 이루어지면서, 무상교육, 개별화교육, 통합교육 등 다양한 교육방법과 국가의 의무를 강조하였다.

2007년 4월 30일 기존의 특수교육진흥법을 폐지하고 새로운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헌정 사상 초유의 229명의 국회의원들이 공동발의한 」「장애인의 교육지원에 관한 법률안과 이 법안에 대응하며 지난 2월에 제출된 「특수교육진흥법 전부 개정안」, 그리고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계류 중이었던 8건의 특수교육진흥법 일부 개정안 등이 병합되어 대안으로 만들어진 장애인교육법은, 기존의 법체계를 뛰어 넘고, 내용 역시 훨씬 구체적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주요 법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장애인등 특수교육법의 주요 내용

특수교육은 특수교육을 필요로 하는 장애아동에게 일반적인 교과과정내용과, 직업교육, 치료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에 통합하여 사는 것을 전제로 한다.

1) 장애아동의 의무교육 실현

그 동안 장애인들은 취학 연령이 되어도 학교에 갈 수 없었다. 일반아동들은 만7세가 되면 누구나 학교에서 공부를 해야 하며 받아야한다. 일반아동에 대한 교육은 국가와 부모들은 반드시 시켜야하는 국민적 의무이다. 하지만 장애아동은 의무교육대상에서 제외되어 교육으로부터 소외받아 왔다. 따라서 장애아동의 교육수혜율은

정부 통계로도 60%미만이다. 그러나 이번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제정으로 의무교육과 무상교육이 동시에 이뤄지게 되었다.

2) 생애주기에 따른 교육지원

우선 「장애인 등 특수교육법」은 생애주기에 따른 교육지원 대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기존의 법률이 초ㆍ중ㆍ고에 재학하고 있는 학령기 특수교육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교육지원 대책을 규정하고 있었는데, 새로이 개정된 내용은 장애를 갖은 영유아, 장애를 갖은 학령기의 초ㆍ중ㆍ고, 대학생, 장애성인의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특수교육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내용뿐만 아니라 선진국처럼 정당한 편의제공 등 교육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3) 특수교육지원 대상의 범위와 특수교육 기회 확대

기존의 경우 8개 장애유형에 해당되고 특수교육적 요구가 있어야만 교육지원의 대상이 되었는데, 새로운 법안에서는 8개 장애유형 이외에도 발달지체가 신설되어 장애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아동에게도 교육지원의 기회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수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규정들을 대폭 보완했는데 앞으로는 특수교육기관을 설치할 경우에는 지역별/학교급별로 균형있게 특수교육기관을 설치하도록 규정했으며 특수학교 내에 영아반을 설치하고, 장애영유아에게 순회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며, 전공과의 교육내용을 확대하여 발달장애, 정신지체, 최중도 장애학생들도 고교 졸업 후, 학교에서 사회로의 전환에 필요한 직업전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했다.

4) 특수교육의 질을 높임

학급당 학생수를 기존 즉 8명에서 12명과 비교해 학급당 장애아동수를 4-6명, 두 배 이상 가까이 감축하도록 하여, 보다 질 높은 교육지원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통해, 현장의 특수교육교사들이 장애학생들을 위한 개별화(IEP)된 교육지원 및 통합학급 지원 등의 업무도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 장애학생 개개인에게 필요로 하는 교육지원이 학교 현장에서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또한 가족지원, 치료지원, 보조인력지원, 학습보조기기지원, 보조공학기기지원, 통학지원, 정보접근 지원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관련서비스 규정 신설을 통하여,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내용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지원을 통해 질높은 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5) 차별 금지 조항 강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는 구체적인 차별 행위의 대상을 법률에 명시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차별 행위를 한 자에 대해서 벌칙을 부과하도록 규정하여, 학교장, 교감 등에 의한 교육차별이나 담당교사, 학부모로부터 분리교육을 강조 하는 등 교육 현장에서 장애를 이유로 차별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강제하였다.

2.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정의 의의

첫째는 법률 수혜자의 구체적 명시를 들 수 있다.

법률의 명칭에서 보듯이 ‘장애인’이라는 법률 수혜자가 구체적으로 명시된 점이다.

기존의 특수교육진흥법은 ‘특수교육’을 ‘진흥’하기 위한 법률이었음에 반해,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은 ‘장애인 등’에게 ‘특수교육’을 ‘지원’하는 법률임을 명확히 밝힌 점이다.

둘째는 장애아동의 교육을 권리로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그 동안 장애아동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누려야 할 기본적 교육권리 마저도 보장 받지 못했으나 이 법의 제정으로 비로소 장애아동도 의무교육 대상자가 되었다.

장애인이 다니던 학교는 국ㆍ공립보다 사립학교가 많았던 기형적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게되었다.

셋째는 정책결정과정에 당사자 참여와 의견이 대폭 반영되었다.

법률의 제정 과정에도 당사자가 직접 참여하며 만들어낸 법안이다

「장애인등에대한특수교육법」의 제정 과정에서 장애부모와 특수교사, 장애인단체 등에서 참여하였다. 공청회 등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교육현장의 목소리를지속적으로 반영하도록 노력했으며 그 결과로 장기간의 힘 있는 투쟁이 지속되었다. 이러한 성과는 향후 또 다른 교육행정의 영역, 또 다른 전문가의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불어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전문가와 행정가만이 특수교육 전달 체계를 설계하고, 집행하며, 감시하는 것이 아닌, 현장에서 일하며 공부하는 장애인과 교사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 문화를 조성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3. 장애인교육법 제정 이후의 과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기존의 장애인교육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적으로 특수교육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 대한 진단과 평가기준이 구체화되어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구체화된 방안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기 쉬운 “통합교육” “개별화교육” “순회교육” 시행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장애인복지발전 5개년계획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 장애인에 대한 특수교육종합계획의 수립과 중앙행정기관 간에 긴밀한 협조체제, 특수교육운영위원회, 특수교육에 관한 연차보고서, 장애인평생교육과정 등에 대한 구체화된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목적하고 있는 유치원 및 고등학교 과정의 의무교육 도입, 장애의 조기발견체제 구축, 무상 장애영아교육을 통한 조기교육 기회 부여, 대학 내 장애학생지원센터의 설치와 편의제공 의무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장애성인평생교육시설 설치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생애주기별 교육지원 체계의 확립이 조기에 달성될 수 있어야 한다.

4. 맺는 말

그 동안 장애인과 부모 현장 교사 등은 ‘장애인에게 있어서 교육은 생명이다.’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쉼 없는 사회적 설득과 정책제안을 해왔다.

그 간의 장애인과 장애인부모, 현장의 특수교사 등의 피나는 노력으로 새로운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만들어졌다. 매우 축하할 일이다.

또한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구현을 위해서는 교육을 강조 할 수밖에 없었다. 장애인들이 사회참여 할 수 있는 핵심은 직업을 가지는 것이고 그러기에 특수교육의 꽃은 직업교육이라 한다. 당연히 교육을 강조 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 장애인계의 관련법, 장애인기업활동촉진법, 교통약자이동편의법,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등에대한특수교육법이 새로이 제정되었다.

우리나라도 부족하지만 장애인관련 법ㆍ제도가 어느 정도 모양이 갖춰진 것처럼 보인다.

지금부터 장애인복지는 형식이 아니라 어떻게 내용을 채울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 이다.

‘GDP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장애인이 그 사회에서 얼마만큼의 대접을 받으면서 살고 있는가가 선진국의 지표라 한다.’
신 용 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
2007/06/01 00:00 2007/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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