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목숨걸고 외출해야 하나
월간 복지동향/2001 :
2001/03/10 00:00
오이도역 추락사건
지난 2월 6일 서울지체장애인협회(회장 박덕경) 소속 장애인 35명이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장애인의 이동권 확보'등을 요구하며 선로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이는 지난 1월 22일 설 연휴를 지내기 위해 막내 아들 집에서 머물다 큰 아들네로 가기 위해 경기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역의 장애인용 수직형 리프트를 이용하던 70대 노부부가 리프트 줄이 끊어져 추락, 사망한 사건에 대한 항의집회였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회장 안세준)은 "장애인 승강기는 다른 승강기와 동일한 목적으로 사용되면서도 산업자원부령의 '승강기제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제외되어 있다"며 "이로 인해 각종 안전검사 및 보수 등의 의무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없어 사회참여와 이동을 위해 장애인용 승강설비를 이용하는 장애인과 이동약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지하철 1∼4호선은 서울시가 오는 2005년까지 800억원을 들여 장애인 편의시설을 늘린다는 방침이지만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곳은 아직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당초 장애인 편의시설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 지하철 5∼9호선도 여의나루역처럼 이동시설이 갖춰지지 않았거나 부족한 곳이 남아 있다. 가동중인 시설도 안전관리가 미흡해 이와 같은 참변을 가져온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이유를 재원이 부족한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이는 최소한의 기본시설을 보장받아야 할 장애인의 기본권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할 수 있다.
법적인 안전관리 기준이 없는 가운데 일어난 이번 사건으로 장애인계의 항의가 계속되자 정부는 '승강기 제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휠체어 리프트 기준을 정하는 등 늦게 관련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의 편의시설로 만들어졌다는 장애인용 리프트 추락 사건으로 안 그래도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상처받고 있는 장애인들이 목숨걸고 외출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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