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산재환자
월간 복지동향/2000 :
2000/07/10 00:00
연대 세브란스병원 산재지정병원 해제를 중심으로
연대 세브란스 병원의 산재지정병원 반납
지난 5월1일 연대세브란스 병원은 산재환자가 병원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산재지정병원을 해제하겠다는 하였다. 이로 인해 2백여명의 산재환자(입원 13명)가 퇴원조치 될 상황에 처하였다. 연대 세브란스 병원으로서는 산재수가가 낮고, 병원회전율이 떨어지고, 민원이 잦아 환자관리에 어려움이 크다는 이유에서이다. 서울대학병원, 원자력병원, 서울중앙병원, 삼성서울병원, 카톨릭강남성모병원등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병원들이 그전부터 산재환자를 받지 않아왔다. 의약분업, 카드사용 의무화 등으로 인한 병원 경영악화 계기로 연대 세브란스 병원까지 산재지정병원을 반납한 것이다.
이에 산재추방운동연합을 비롯한 전국산재피해자단체연합, 민주노총 등이 대책위를 꾸려 활동하고 있다. 연대 세브란스 병원앞에서 5.30일 항의집회 및 근로복지공단과의 면담을 하고 노동부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연대 세브란스 병원은 6.8일자로 지정병원해제를 유보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모든 의료기관에서 산재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고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하였다.
3차병원에서 홀대 받는 산재환자
사실 3차 병원에서 산재환자들이 찬밥신세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2차 병원은 전체적으로 환자가 부족하므로 산재환자를 반긴다.)
산재보험이 처음 도입될 시기에는 산재지정병원제도를 두어 일정수준 이상의 질을 갖춘 병원에서 산재환자를 치료토록 하였다. 그 당시는 병원도 적었지만 환자도 적어 산재지정병원으로 지정되는 것이 특혜에 가까웠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정병원제도가 서울대 병원 등 최고의 의료의 질을 담보한 병원에서 산재환자가 치료받을 수 없도록 하는 제도로 전락하고 말았다.
3차 병원으로서는 한 사람 당 총 진료비에 있어 산재환자 의료비가 다른 의료보험이나 교통보험환자 의료비보다 월등히 낮기 때문에 산재환자가 수익성이 떨어진다. 이는 3차 병원이 의료보험료 또는 산재보험료에 의한 수입보다 개인부담금(비급여대상)으로 인한 수입이 높기 때문이다. 3차 병원에서 산재수가를 의보수가보다 약간 높게 책정하고 부분적으로 개인부담을 지우고는 있지만, 산재환자는 원칙적으로 산재보험에서 치료비를 지급해야 하므로 개인부담금을 다른 환자처럼 지울 수 없다. 따라서 병원은 방어적으로 산재수가가 적용되는 진료를 중심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의료의 공공성이 거의 확보되지 않고, 병원들이 모두 수익성만을 위주로 운영되는 우리나라에서 산재환자는 찬밥신세다. 특히 최근 신자유주의 물결에 따라 경쟁, 이익창출의 가치관이 모든 공간에 넘쳐나고 병원들은 연봉제 계약을 통한 환자유치 경쟁 등을 노골화하고 있다. 이것이 연대 세브란스의 산재지정병원 반납으로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산재처리나 요양과정상의 행정적인 부담이 크다. 근로복지공단은 명백히 수개월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한달 동안만의 요양을 승인하여 매번 병원으로 하여금 요양비를 신청케 하고 있다. 또한 산재환자에게도 매번 휴업급여와 개호료 등을 신청케 하여 이에 필요한 의사 소견 등의 관련 업무를 반복시키고 근로복지공단이 방기한 관련 써비스까지 병원 원무과에서 대행토록 하고 있다.
그 외에 산재치료비를 현금화시키는 기간의 장기화, 치료비 삭감으로 등으로 병원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방안과 관련하여
이에 대한 방안과 관련하여 지정의료기관제를 폐지하여, 모든 의료기관에서 산재환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근로복지공단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산재환자는 모든 병원을 이용할 수 있지만 병원에서의 대우가 지금보다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의료보험수가체계를 거의 그대로 빌려온 현재의 산재수가 체계를 다시 정비하여 자부담없이 모두 산재로 처리될 수 있는 산재수가체계의 확립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산재환자의 자부담을 실질적으로 없애고 병원에서의 질 높은 치료도 가능케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산재환자 치료와 요양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 산하의 산재의료관리원의 수준을 3차 병원급으로 향상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의료의 공공성이 거의 확보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산재의료관리원이 끊임없이 민영화 논리에 시달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보여진다. 산재의료관리원을 3차 병원급으로 발전시킬려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공공의료기관조차 민영화하려는 사회적인 분위기에서 산재의료관리원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이 쉬운 문제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불필요한 행정처리를 간소화하여 병원이나 산재환자의 요양절차를 간편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근로복지공단 직원이 병원에 파견되어 관련 업무를 직접 서비스하는 것도 대안이다. 써비스 직원의 확충은 4대보험 통합을 통하여 징수업무 담당 직원의 업무전환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정리하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산재환자 치료와 요양에 있어 전달체계가 구축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의료보험조차 의료전달체계가 구축되 있지 않은 상태라 어떠한 방안이 현실적인지 불투명하다. 위에서 제안한 것들이 어느정도 의미있지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이러한 문제를 함께 토론하기 위해 대책위에서는 '산재의료기관 지정 및 요양관리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7.14일 2시 종로성당에서 산재노동자와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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