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우리사회에서는 입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공개입양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증가하고 있다. 본 글은 먼저 입양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설명한 후에, 비밀입양과 공개입양의 타당성과 한계에 대한 그동안의 논의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입양의 정의

입양이란 친부모가 아동을 키울 능력이 없거나 또는 키우려고 하지 않을 때, 그 아동에게 영원한 대체 가정을 제공하는 것으로, 생물학적으로 관계가 없는 성인과 아동이 법적, 사회적 과정 안에서 부모-자녀 관계를 형성하고, 입양된 아동이 친자녀와 동등한 혜택과 자격을 갖게 되는 것이다. 즉 어떤 이유로든 자신을 낳아준 부모와 함께 살 수 없게 된 아동에게 아동을 잘 보호할 수 있는 가정을 제공하고, 아동이 그 가정의 자녀가 되었음을 법적으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인정하는 것이 입양이다.

입양의 기본 원칙

아동에게 입양 서비스를 제공할 때에는 최소한 다음과 같은 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

1) 아동에게 최선의 장소는 친가정이다. 친가정이 아동이 필요로 하는 보호를 줄 수 없음이 분명할 때에만, 입양이 고려되어야 한다. 즉 입양 서비스 이전에 가족복지 서비스가 먼저 제

공 되어야 하며, 친부모와 확대가족의 아동 양육의무와 친가족 보호를 지원하는 정부의 의무가 강조되어야 한다.

2) 아동에게 장기 대체 보호가 필요함이 분명할 때, 입양은 대체 보호 방법 중 최선의 방법이다. 왜냐하면 입양은 위탁 보호나 시설 보호보다 훨씬 더 큰 안정감, 영속감, 친밀감, 소속감을 아동에게 주기 때문이다.

3) 입양 가정 선택 시 우선적으로 종교나 민족적 배경 등이 아동의 친부모와 동일한 가정에의 입양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에 한하여 종교나 민족적 배경이 다른 가정이 고려되어야 하며, 그 가정은 아동의 종교적, 민족적 배경을 인정하고 존중하여야 한다.

4) 입양은 친부모-아동-양부모 중에서 우선적으로 아동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아동을 위해 가정이 제공되어야 하지, 가정을 위해 아동이 제공되어서는 안된다. 친부모와 아동의 관계에서도 입양은 아동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5) 입양의 필요성 여부는 가능한 한 빨리 결정되어야 하며, 불필요한 시간이 지체되어서는 안 된다.

입양 현황

우리나라에는 두 가지 형태의 입양이 존재한다. 하나는 친부모로부터 유기되거나 포기되어 요보호 상태가 된 아동을 인수한 입양기관과 양부모 또는 양부모를 대신하는 입양기관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입양에 관한 특별법'에 의한 입양이고, 다른 하나는 호적이 있는 아동의 친부모와 양부모 사이에 이루어지는 '민법'에 의한 입양이다. 민법에 의해 이루어지는 국내입양은 양부모가 친부모의 동의를 직접 받아 호적에 양자로 신고하는 경우로 대개 같은 성을 가진 확대 가족 내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다음 표를 보면 성이 다른 경우에도 양자신고를 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물론 이성입양에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한국 아동을 입양한 경우도 소수 포함되어 있다.)

입양 현황
























































































































































년도 특례법상의 입양* 민법상의 입양**
소계 국내

입양
국외

입양
소계 보통

입양
사후

입양
이성

입양
54-60 2,700 168 2,532        
61-70 11,481 4,206 7,275 50,859 35,174 8,786 6,899
71-80 63,551 15,304 48,247 51,203 37,403 5,894 7,906
81-90 91,853 26,503 65,321 40,929 32,394 3,844 4,691
91-99 35,988 13,257 20,322 28,647 24,233   4,414
205,544 59,438 146,106 171,638 129,204 18,524 23,910


출처 *: 보건복지부통계연감, '88 국정감사자료(69-87년)

**: 한국통계연감

비밀입양의 타당성과 한계

민법에 의해 입양을 신고하는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아동과 타인에게 입양사실을 공개한다. 그러나 특례법에 의해 이루어지는 국내입양의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의 양부모가 입양한 자녀를 친자로 신고하고, 아동과 타인에게 입양사실을 비밀로 한다. 실제로 민법에 의한 입양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양이라 하면 특례법에 의한 비밀입양을 생각한다. 우리사회는 입양과 동시에 아동이 친부모와의 심리적, 법적 유대를 끊고 마치 입양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인 것처럼 간주하는 것이다. 비밀 입양을 선호하는 이유는 아동이 사생아라는 사회적 낙인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고, 양부모들은 친부모의 위협이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며, 친부모들은 입양 보낸 자녀들의 위협이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입양가정이 친부모와 친자녀인 척 하며 입양사실을 비밀로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대단히 어렵다는 점에서 비밀입양은 한계를 갖는다. 뿐만 아니라 비밀입양은 윤리적으로도 한계를 갖는다. 완전한 비밀입양은 양부모가 자신의 아동의 배경에 대해서 아는 것, 친부모가 입양 보낸 아동의 안녕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 그리고 입양된 아동이 자신의 출신배경과 입양사유 및 뿌리에 관한 정보등 정체감 확립에 필요한 정보를 알고자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그들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개입양의 타당성과 한계

공개입양의 타당성은 입양이 입양 삼자 중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과 비밀입양의 한계로부터 나온다. 즉 생물학적 유전적 뿌리를 알고 싶어하는 것은 모든 인간의 당연한 욕구이며 기본적인 권리이고, 건전한 정체감 형성을 위해서는 당연히 뿌리에 대해 알아야 하며, 아동들은 두 세트 이상의 부모들과 애착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그 관계에 혼동을 갖지 않으며, 아동은 양부모가 자신만이 아니라 자신의 배경에 대해서도 받아들였음을 알 때 양부모를 더욱 부모로 받아들이고, 친부모들도 양부모에 대해 알고 싶어하며, 입양가정에 대해 알 때 보다 편한 마음으로 입양에 동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개입양 역시 한계를 갖는다. 즉 양부모는 자신의 불임사실을 인정하고 공개해야 하여, 친부모는 한 때 부도덕한 관계를 가진 적이 있으며, 당시 분만한 아동을 키우지 못하고 입양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하여야 하고, 입양아는 자신이 부도덕한 관계의 산물로 태어났음을 공개해야 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입양 삼자 모두 사회적으로 낙인찍힐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입양 가정 내에서조차 입양사실을 공개했을 때 해로운 상황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양부모가 입양사실을 아동에게 공개한다는 것은 최선의 경우에는 아동에 대한 사랑과 수용의 표시가 되며, 아동의 소속감과 정체감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되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무기화 하여 아동에게는 양부모에게 무조건 순종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결핍된 이전 상황으로 돌려보내질 것이라는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양부모에게는 더 이상 입양아로부터 애정을 받을 수 없을 뿐만이 아니라 아동이 친부모를 찾아나감으로 아동을 친부모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되기도 한다. 친부모는 친부모대로 그의 과거를 알렸을 때, 새 출발하여 가정을 이룬다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으며, 혹 가정을 이룬 경우에는 현재의 배우자나 자녀로부터 부도덕한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 거부당할 수도 있으며, 가정 내에서 자녀 교육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입양에 있어서 절대적인 비밀 보장이 강조되고 있으며, 양부모들은 아동은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도 입양사실을 알리지 않으려 한다. 따라서 혹 입양 후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가족 내에서 해결하려하며, 사회자원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비밀 입양은 아동의 일생에서 가장 중대한 영향을 끼칠 사실을 알 기회를 아동으로부터 박탈하는 것이다. 서구의 경우에는 입양실무의 경험이 쌓여가고, 입양관련 이론이 발전함에 따라 비밀입양의 한계가 더 분명해져서, 공개입양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입양사실의 공개를 지지하게 되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입양사실을 공개하는 가정들이 늘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서구 사회에서 입양사실의 공개는 사회가 입양삼자에게 사회적 낙인을 찍지 않을 수 있게 된 때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즉 무조건적으로 입양삼자에게 입양사실의 공개를 권유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입양사실 공개가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입양사실을 공개한 가정과 입양삼자가 사회적으로 법적으로 자연스러운 존재로 인정받을 수 있고 차별 당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박인선 / 해송아동복지연구소장
2001/05/10 00:00 2001/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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