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 - 여성의 자리 찾기
월간 복지동향/2001 :
2001/06/10 00:00
최근 국가적 경제위기에 직면하여,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을 보장하고 적합한 노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등장한 '자활'이라는 생소한 말이 일반적 용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살아온 우리 현대사 속에서 자활, 즉 나름대로의 공동체적 자립 활동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가난한 주민들 스스로 힘을 모으지 않으면 가난한 사람들의 미래는 오지 않는다'는 삶의 경험과 함께 스스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식의 자립 운동이 있어 왔다. 그 가운데서도 자립의 중요 자리를 차지했던 것은 단연 빈민 여성이다.
여성가구주의 자활 의욕
서울 성동구 지역은 가난한 주민들이 함께 하는 협동방식의 운동 경험을 토대로 자활후견기관을 운영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여성이 갖는 역할, 여성가구주의 자활 의욕, 자활·자립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지역적으로 여성을 특징으로 하는 사업을 공동으로 전개하고자 하였다. 여성자활 공동체를 모색하기 위한 단체간의 네트웍 모임이 이뤄지고,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서울시 모자가정실태와 자활지원대책」 연구과제와 결합하면서 성동구 사례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 모델 사업이 활성화되었다.
사실상 빈곤 여성에 대한 많은 연구와 토론를 보면 주로 여성가장들이 겪는 문제, 사회적 접근 방향과 필요성을 담고 있다. 여성가장들은 대부분 이혼, 사별, 별거, 남편 가출, 병환 등의 이유로 생활상의 어려움을 감내하며, 이들은 또한 저학력, 고연령, 저기능의 경향이 일반 가구보다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방안으로 성(性)통합적 사회정책 과제에 기초한 모성보호 정책으로부터 여성들의 자활·자립을 도모하기 위한 사회 인프라구축, 여성친화적인 직업훈련프로그램 등을 말한다. 이는 실제 여성 가장들의 구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취업 교육, 알선 등을 좀더 내실화하고 기관, 행정간에 상호 업무 연계한다거나, 상담기능을 강화한다거나, 취업과 자녀교육, 의료 서비스 등의 종합적 체계를 구축한다거나 하는 일들을 예로 들고 있다. 이처럼 지역에서 전망할 수 있는 답은 이미 제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좋은 대안들이 제시됨에도 불구하고 지역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는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다. 조사와 연구, 분석을 통해 얻어진 결과가 전반적인 기존 사회정책의 흐름을 재고하고 새롭게 추동하지만, 이를 지역화, 모델화하는 것은 또 다시 조사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새로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의 작고 구체적인 사례에 접근하여 행정과 자원의 연계, 종합서비스 지원 체계 등을 풀어가면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 나가도록 각 관련 전문분야가 현장에 관심을 갖고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
빈곤여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성동구의 여성가구주 조사는 기초생활 수급자, 법정모자가정,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이 중에서 직접 사례관리를 위해 약 30사례 가정에 접근하고 있는 중이라 아직 활동의 성과나 제도적 문제 접근을 언급하는 것이 이른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사례를 보면, 옥탑 생활로 인한 주거 문제, 만성 질병으로 지속적인 의료서비스, 자녀 교육을 위한 양육비, 방과후 사교육비, 소자본 창업을 위한 융자, 직업훈련 등의 욕구가 있다. 이들 사례는 대부분 한 가정에 문제가 중첩되는 것이 보통이고 당장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역부족이어서 답답한 경우가 많고, 창업의 경우 은행 빚으로 융자를 받을 수 있는 통로가 막혀 있다. 수입이 있는 경우도 대부분 별도의 수입원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 교육 역시 구립 어린이집의 운영을 여성가구주 등의 자녀를 더욱 우선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거나, 접근성을 고려하여 취학 자녀를 위한 구립 유휴시설 공간의 활용과 운영을 위한 방안을 지역에서 접근하는 것이 사례의 확산 측면에서 어쩌면 빠른 접근일 수 있다고 본다. 직업 훈련 또한 예를 들어 '일하는 여성의 집'이 지역에 없고, 실제 적성에 맞는 취업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많은 훈련 프로그램의 적절성 여부 문제가 생긴다. 직업 훈련에서 조리 과목이나, 저소득층이 분식집, 노점, 파출, 간병을 선호하는 것은 그나마 주변에서 쉽게 생각하는 일인데, 이에 대한 사후 보장도 영업 능력에 따라 다양한 사업으로 접근해야 할 일이다.
사실 이렇게 사례 하나 하나를 접근하다 보면 거시적 정책 담론보다는, 지역내외의 전문적 자원을 연결하고 지역 행정, 제반 기관의 빈곤 여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작업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고, 사회적 대안을 주장하는 것이 정책 초기 과정에서는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
누구나 건전하게 일하고 생활하도록 사회적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저소득층에 대한 자활지원정책의 본래 취지이고, 이것이 복지분야의 주요한 정책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지금 취약계층에 대한 접근이 너무 평면적이고, 경제 일방적인 접근에 머무르고 있다. 한 사람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어려서부터 얼마나 많은 조건이 필요했던가? 정서적으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얼마나 많은 투자가 필요한가? 자활사업을 산술적으로 몇 십만원, 몇 백만원 투자했다고 그대로 온전한 사람으로, 그것도 단기간에 자활이 이뤄지리라고 말하기 전에, 바로 그 사람은 자신이 존재하기 위해 그 동안 얼마만큼의 보이지 않는 주변 노력이 필요했는지 겸손하게 반성해봐야 한다.
몇 년 전 가난한 산동네 주민들과 몸 부대껴 살면서 어느 아줌마에게서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TV에서 드라마를 보는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거리로만 늘어놓는 이 드라마가 어쩌면 내 현실과 똑같은지 서글퍼서 눈물이 났단다. 가난한 사람들, 여성, 그 중 가난한 여성들에 대한 주제는 주변에서 많은 얘기 거리로 되지만, 실상 눈앞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답을 내오는 것도 있어야겠지만, 지금은 구체적인 현장에 로프를 묶고 몸 부대끼며 그들의 처지를 알아차리고 함께 사회적 책임을 갖는 자리를 넓히는 작업이 더욱 필요한 때라고 여겨진다.
여성가구주의 자활 의욕
서울 성동구 지역은 가난한 주민들이 함께 하는 협동방식의 운동 경험을 토대로 자활후견기관을 운영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여성이 갖는 역할, 여성가구주의 자활 의욕, 자활·자립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지역적으로 여성을 특징으로 하는 사업을 공동으로 전개하고자 하였다. 여성자활 공동체를 모색하기 위한 단체간의 네트웍 모임이 이뤄지고,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서울시 모자가정실태와 자활지원대책」 연구과제와 결합하면서 성동구 사례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 모델 사업이 활성화되었다.
사실상 빈곤 여성에 대한 많은 연구와 토론를 보면 주로 여성가장들이 겪는 문제, 사회적 접근 방향과 필요성을 담고 있다. 여성가장들은 대부분 이혼, 사별, 별거, 남편 가출, 병환 등의 이유로 생활상의 어려움을 감내하며, 이들은 또한 저학력, 고연령, 저기능의 경향이 일반 가구보다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방안으로 성(性)통합적 사회정책 과제에 기초한 모성보호 정책으로부터 여성들의 자활·자립을 도모하기 위한 사회 인프라구축, 여성친화적인 직업훈련프로그램 등을 말한다. 이는 실제 여성 가장들의 구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취업 교육, 알선 등을 좀더 내실화하고 기관, 행정간에 상호 업무 연계한다거나, 상담기능을 강화한다거나, 취업과 자녀교육, 의료 서비스 등의 종합적 체계를 구축한다거나 하는 일들을 예로 들고 있다. 이처럼 지역에서 전망할 수 있는 답은 이미 제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좋은 대안들이 제시됨에도 불구하고 지역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는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다. 조사와 연구, 분석을 통해 얻어진 결과가 전반적인 기존 사회정책의 흐름을 재고하고 새롭게 추동하지만, 이를 지역화, 모델화하는 것은 또 다시 조사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새로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의 작고 구체적인 사례에 접근하여 행정과 자원의 연계, 종합서비스 지원 체계 등을 풀어가면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 나가도록 각 관련 전문분야가 현장에 관심을 갖고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
빈곤여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성동구의 여성가구주 조사는 기초생활 수급자, 법정모자가정,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이 중에서 직접 사례관리를 위해 약 30사례 가정에 접근하고 있는 중이라 아직 활동의 성과나 제도적 문제 접근을 언급하는 것이 이른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사례를 보면, 옥탑 생활로 인한 주거 문제, 만성 질병으로 지속적인 의료서비스, 자녀 교육을 위한 양육비, 방과후 사교육비, 소자본 창업을 위한 융자, 직업훈련 등의 욕구가 있다. 이들 사례는 대부분 한 가정에 문제가 중첩되는 것이 보통이고 당장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역부족이어서 답답한 경우가 많고, 창업의 경우 은행 빚으로 융자를 받을 수 있는 통로가 막혀 있다. 수입이 있는 경우도 대부분 별도의 수입원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 교육 역시 구립 어린이집의 운영을 여성가구주 등의 자녀를 더욱 우선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거나, 접근성을 고려하여 취학 자녀를 위한 구립 유휴시설 공간의 활용과 운영을 위한 방안을 지역에서 접근하는 것이 사례의 확산 측면에서 어쩌면 빠른 접근일 수 있다고 본다. 직업 훈련 또한 예를 들어 '일하는 여성의 집'이 지역에 없고, 실제 적성에 맞는 취업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많은 훈련 프로그램의 적절성 여부 문제가 생긴다. 직업 훈련에서 조리 과목이나, 저소득층이 분식집, 노점, 파출, 간병을 선호하는 것은 그나마 주변에서 쉽게 생각하는 일인데, 이에 대한 사후 보장도 영업 능력에 따라 다양한 사업으로 접근해야 할 일이다.
사실 이렇게 사례 하나 하나를 접근하다 보면 거시적 정책 담론보다는, 지역내외의 전문적 자원을 연결하고 지역 행정, 제반 기관의 빈곤 여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작업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고, 사회적 대안을 주장하는 것이 정책 초기 과정에서는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
누구나 건전하게 일하고 생활하도록 사회적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저소득층에 대한 자활지원정책의 본래 취지이고, 이것이 복지분야의 주요한 정책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지금 취약계층에 대한 접근이 너무 평면적이고, 경제 일방적인 접근에 머무르고 있다. 한 사람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어려서부터 얼마나 많은 조건이 필요했던가? 정서적으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얼마나 많은 투자가 필요한가? 자활사업을 산술적으로 몇 십만원, 몇 백만원 투자했다고 그대로 온전한 사람으로, 그것도 단기간에 자활이 이뤄지리라고 말하기 전에, 바로 그 사람은 자신이 존재하기 위해 그 동안 얼마만큼의 보이지 않는 주변 노력이 필요했는지 겸손하게 반성해봐야 한다.
몇 년 전 가난한 산동네 주민들과 몸 부대껴 살면서 어느 아줌마에게서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TV에서 드라마를 보는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거리로만 늘어놓는 이 드라마가 어쩌면 내 현실과 똑같은지 서글퍼서 눈물이 났단다. 가난한 사람들, 여성, 그 중 가난한 여성들에 대한 주제는 주변에서 많은 얘기 거리로 되지만, 실상 눈앞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답을 내오는 것도 있어야겠지만, 지금은 구체적인 현장에 로프를 묶고 몸 부대끼며 그들의 처지를 알아차리고 함께 사회적 책임을 갖는 자리를 넓히는 작업이 더욱 필요한 때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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