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비정규직 노동자의 지위와 처우
월간 복지동향/2001 :
2001/06/10 00:00
IMF이후, 구조조정과 경제침체의 와중에서 실업문제는 정권의 커다란 숙제로 여겨져 왔다. 정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실업의 해결을 도모해왔으며, 실제로 부분적이나마 실업감소를 성취해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단기적 실업대책으로 야기된 비정규직의 증가와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처우의 문제가 노동자의 생존과 관련된 새로운 문제로 부각되기에 이르렀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지위와 처우는 정권이 가진 관점에 따라 상이한 모습을 나타낸다. 어떤 경우에는 단순히 산업예비군을 관리하는 단기적 처방에 치중하는 반면, 다른 경우에는 노동계급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문제해결을 지향한다. 우리의 경우는 전자의 경우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우리의 복지 및 경제노선이 신자유주의적이라는 주장의 논거가 된다. 이데올로기문제를 떠나서라도, 실업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접근은 실업자 혹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노동시장에서 완전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낙오자로 규정함으로써, 노동하고자하는 의욕과 상관없이 그들을 게으르고 무능력한 자들, 나아가 쓸모 없는 자들로 낙인찍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이러한 시각에 따른 정책은 징벌적이거나 명목적이기 쉬우며, 사회통합의 견지에서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 쉽다. 그렇다면, 이러한 우울한 모습에 대비되는 시각과 정책을 가진 나라들의 경우는 유사한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떠한 처방을 제시하고 있는가? 아래에서는, 스웨덴 복지국가의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를 살펴봄으로써, 노동시장약자들을 사회경제적 변화의 과정에서 보호하고 통합해내는데 필요한 지혜를 얻고자 한다.
스웨덴 복지모델의 특성과 노동시장 약자의 권리
스웨덴의 복지국가 시스템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단순하고 작은 의미의 국가복지만으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스웨덴에서는 시민권의 테두리가 기본적 사회보험을 통한 소득보장을 넘어 개별적 욕구(need)에 입각한 고차원적 복지서비스의 영역을 포괄한다. 더불어, 스웨덴 복지국가는 경제와 복지가 통합적으로 운용되는 '국민의 가정(folkhemmet)'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지할 사실은 스웨덴 사민주의의 노선이 자본주의적 시장의 의미를 거부한 적이 없다는 것이며, 국가적 개입의 범위는 항상 시장의 실패에 대한 적극적 개입일 뿐이지 시장의 생산성에 대한 왜곡을 의미하지는 않아 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스웨덴 복지국가의 발전과정 속에서 확립된 '통합적 모델'이라는 독특한 방식의 복지국가는 노동의 결과인 소득의 평등과 함께, 노동시장 참여의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하는 전략을 수반한다. 이는 정치적인 의미에서의 국민적 통합을 위한 조건으로서 매우 중요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비록 복지가 '생산적'일 때만 비로소 존립근거가 확보된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으면서도, 노동자의 권리,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을 확립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통합적인 스웨덴 모델의 요체가 된다.
스웨덴의 경우에,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노동시장 약자그룹을 위한 지원정책은 두 가지의 독특한 목표 하에서 추진된다. 하나는 국가가 정한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유를 불문하고 생계를 보장해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노동시장정책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에서 약자그룹을 위한 특별조치를 강조하는 것이다.
스웨덴 복지국가에서의 정책적 시각은 공공부조 대상자나 노동시장 약자를 나태하거나 무능력한 사람들로 인식하는 대신, 자활 혹은 노동의지를 가지고 있으나 여러 가지 개인적인 문제들로 인해 직업적 자활이나 정규직 취업이 힘든 사람들로 파악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라도 생활수준의 기본선이나 노동참여와 관련된 제반 혜택은 보장받도록 되어있으며, 이는 국가의 의무이자 모든 국민의 신성한 권리로 인정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동시장 약자들이 지닐 가능성이 높은 장애 요인은 무엇이며, 이러한 장애는 어떠한 방식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가? 스웨덴 노동시장 연구들에 의하면, 노동시장약자집단은 연령, 성별, 이민, 장애 등의 요인과 관련이 깊은데, 이들은 동시에 빈곤위험 혹은 빈곤상태에 노출된 경우가 많다. 이러한 범주에 포함되는 노동시장약자들의 경우에는 개인의 의지가 있더라도, 개인적 노력만으로는 그들의 취약한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 바로 이 순간이 국가가 개입하여야 하는 시점이며, 스웨덴 복지국가에서는 노동시장정책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에서의 '선택적 배려'를 통해, 직접적 혹은 간접적인 방식으로 노동시장약자의 지위와 처우를 고양하는 노선을 지향한다.
이러한 정책지향이 가능한 이유는 스웨덴 복지국가에서 소득향상을 가능하게 해주는 길이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과 깊은 관계가 있다. 사실, 각종 사회보험들, 특히 연금의 수급액이 노동시장에 참여함으로써 획득되는 소득과 그에 따른 기여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되기 때문에, 그리고 누진세를 지향하는 조세정의가 확고하고 기타 자산운용소득이나 불로소득 등에 의한 소득향상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노동시장에의 '정상적' 혹은 '안정적' 참여는 스웨덴 국민들에게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편인 것이다. 한편, 스웨덴 복지국가의 울타리 내에서의 공공부조는 최후의 수단으로서만 기능하고, 그 급여수준도 노동시장참여에 의한 소득보다 낮은 수준에서만 책정되기 때문에, 그리고, 스웨덴에서의 소득이라는 것은 모든 사회보장 프로그램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웨덴 노동시장의 약자들은 게으르기 때문이 아니라 장애가 되는 여러 이유에 노출된 사람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스웨덴모델에서의 노동시장 약자의 지위와 처우
스웨덴 복지모델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완전고용에 기반하여 있고, 따라서 스웨덴의 복지국가는 경제정책을 포함한 거의 모든 국가정책이 복지와 생산의 연계를 지향한다. 즉, 스웨덴의 경우에는 복지정책이 전통적 의미에서의 재분배전략과 함께 노동시장의 활성화 전략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일견 분리된 것으로 보이는 복지부문과 노동부문의 기능분담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에서는 두 부문의 역할이 상호연계 되어있는 것이다.
스웨덴에서의 노동시장정책은 빈곤해결과 관련이 매우 깊은데, 노동시장에서의 열세와 빈곤의 상관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근자의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실업률의 증가는 실업에 따른 빈곤의 증가를 직접적으로 파생하였다. 이 점은 특히, 장기실업의 경우에 두드러지는 문제이다. 실제로, 1990년대의 산업구조조정과 경기침체로 인해 퇴출된 고령자나 여성 그리고 아예 노동경험이 전무한 젊은이나 이민자들과 같은 신규노동력은 노동시장에 진입 혹은 재진입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낮았고, 이들의 빈곤문제는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이러한 집단의 경우, 공공부조 대상자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노동시장정책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에서 이들 집단에 대한 선택적 배려를 강조함으로써, 자활을 고양하여왔다. 하지만, 이들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이 정부정책에 의해 실업을 탈피하는 것은 주로 비정규직 노동에의 참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까지는 우리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으나, 그들에 대한 사회적 보장의 측면에서는 훨씬 진보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사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직업안정성과 빈곤가능성의 견지에서 정규직 노동자들과는 상이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이러한 직업상황의 불평등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다방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의 간극은 주로 비정규직을 포함한 노동시장 약자들에 대한 기초급여 혹은 기초수당을 통해 이루어진다.
예컨대, 스웨덴 실업보험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하나는 종전의 실업현금급여를 대체한 기초수당이고, 다른 하나는 소득에 비례한 선택적 프로그램이다. 기초수당은 12개월 이상으로 규정되어있는 보험기금가입요건을 미처 채우지 못했거나, 근로요건 혹은 교육요건을 확보하지 못한 20세 이상의 성인에게 주어진다. 소득비례급여는 위의 요건들을 충족한 실직자에게 보충적으로 지급되고 있는데, 피용자의 경우 실업 이전에 벌었던 일급여의 평균액에 기초하여 주어지며, 자영자의 경우에는 최근 3년 간의 과세소득에 기초하여 제공되는데, 실직전 소득의 80%가 급여로 주어진다. 따라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에 실업위험에 노출될 때, 비록 정규직 노동자에게 보장되는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의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급여는 하나의 권리로 보장되고 있는 것이다.
스웨덴의 적극적 노동시장 프로그램 또한 노동의 공급과 수요를 조절하는 의미 외에도 복지국가가 추진하는 평등전략의 맥락에서 노동시장에서의 상대적 약자집단, 즉 상대적으로 빈곤위험이 높은 집단의 노동참여기회를 확대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점은 경제성장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서만 노동시장 정책의 의미를 파악하는 시각과 분명히 구별되는 점이다. 스웨덴의 다양한 노동시장프로그램들의 주 대상과 내용을 살펴보면, 거의 모든 프로그램들이 빈곤층 혹은 빈곤위험이 높은 집단들에 대한 선택적 배려를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틀 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직업생활의 유지를 보장받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교육과 훈련, 그리고 직업경험이 동시에 강조됨으로써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의 지위전환이 보다 용이해졌다. 요컨대, 고용서비스부문에서는 노동시장에서의 약자그룹, 즉, 직업적 장애인, 비북구인, 그리고 청년실업자들에게 서비스의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다. 목표는 비정규직으로 노동생활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은 약자그룹이 여타 실업자들과 비교할 때, 역순환적 노동시장정책의 수혜자로서 동등한 대우를 받도록 한다는데 있다.
이상과 같은 스웨덴의 독특함은 일견, 우리의 상황과는 너무나 먼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스웨덴 복지국가가 보여주는 사회정의의 구현방식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들어선 우리 복지정책과 노동정책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있어,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노동참여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함으로써 노동시장 약자의 처우개선과 지위고양을 매우 성공적으로 일구어낸 점은 현시점에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생산과 복지를 결합하는데서 파생되는 많은 문제들에도 직접적인 함의를 가진다고 하겠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지위와 처우는 정권이 가진 관점에 따라 상이한 모습을 나타낸다. 어떤 경우에는 단순히 산업예비군을 관리하는 단기적 처방에 치중하는 반면, 다른 경우에는 노동계급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문제해결을 지향한다. 우리의 경우는 전자의 경우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우리의 복지 및 경제노선이 신자유주의적이라는 주장의 논거가 된다. 이데올로기문제를 떠나서라도, 실업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접근은 실업자 혹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노동시장에서 완전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낙오자로 규정함으로써, 노동하고자하는 의욕과 상관없이 그들을 게으르고 무능력한 자들, 나아가 쓸모 없는 자들로 낙인찍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이러한 시각에 따른 정책은 징벌적이거나 명목적이기 쉬우며, 사회통합의 견지에서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 쉽다. 그렇다면, 이러한 우울한 모습에 대비되는 시각과 정책을 가진 나라들의 경우는 유사한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떠한 처방을 제시하고 있는가? 아래에서는, 스웨덴 복지국가의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를 살펴봄으로써, 노동시장약자들을 사회경제적 변화의 과정에서 보호하고 통합해내는데 필요한 지혜를 얻고자 한다.
스웨덴 복지모델의 특성과 노동시장 약자의 권리
스웨덴의 복지국가 시스템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단순하고 작은 의미의 국가복지만으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스웨덴에서는 시민권의 테두리가 기본적 사회보험을 통한 소득보장을 넘어 개별적 욕구(need)에 입각한 고차원적 복지서비스의 영역을 포괄한다. 더불어, 스웨덴 복지국가는 경제와 복지가 통합적으로 운용되는 '국민의 가정(folkhemmet)'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지할 사실은 스웨덴 사민주의의 노선이 자본주의적 시장의 의미를 거부한 적이 없다는 것이며, 국가적 개입의 범위는 항상 시장의 실패에 대한 적극적 개입일 뿐이지 시장의 생산성에 대한 왜곡을 의미하지는 않아 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스웨덴 복지국가의 발전과정 속에서 확립된 '통합적 모델'이라는 독특한 방식의 복지국가는 노동의 결과인 소득의 평등과 함께, 노동시장 참여의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하는 전략을 수반한다. 이는 정치적인 의미에서의 국민적 통합을 위한 조건으로서 매우 중요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비록 복지가 '생산적'일 때만 비로소 존립근거가 확보된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으면서도, 노동자의 권리,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을 확립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통합적인 스웨덴 모델의 요체가 된다.
스웨덴의 경우에,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노동시장 약자그룹을 위한 지원정책은 두 가지의 독특한 목표 하에서 추진된다. 하나는 국가가 정한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유를 불문하고 생계를 보장해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노동시장정책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에서 약자그룹을 위한 특별조치를 강조하는 것이다.
스웨덴 복지국가에서의 정책적 시각은 공공부조 대상자나 노동시장 약자를 나태하거나 무능력한 사람들로 인식하는 대신, 자활 혹은 노동의지를 가지고 있으나 여러 가지 개인적인 문제들로 인해 직업적 자활이나 정규직 취업이 힘든 사람들로 파악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라도 생활수준의 기본선이나 노동참여와 관련된 제반 혜택은 보장받도록 되어있으며, 이는 국가의 의무이자 모든 국민의 신성한 권리로 인정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동시장 약자들이 지닐 가능성이 높은 장애 요인은 무엇이며, 이러한 장애는 어떠한 방식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가? 스웨덴 노동시장 연구들에 의하면, 노동시장약자집단은 연령, 성별, 이민, 장애 등의 요인과 관련이 깊은데, 이들은 동시에 빈곤위험 혹은 빈곤상태에 노출된 경우가 많다. 이러한 범주에 포함되는 노동시장약자들의 경우에는 개인의 의지가 있더라도, 개인적 노력만으로는 그들의 취약한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 바로 이 순간이 국가가 개입하여야 하는 시점이며, 스웨덴 복지국가에서는 노동시장정책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에서의 '선택적 배려'를 통해, 직접적 혹은 간접적인 방식으로 노동시장약자의 지위와 처우를 고양하는 노선을 지향한다.
이러한 정책지향이 가능한 이유는 스웨덴 복지국가에서 소득향상을 가능하게 해주는 길이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과 깊은 관계가 있다. 사실, 각종 사회보험들, 특히 연금의 수급액이 노동시장에 참여함으로써 획득되는 소득과 그에 따른 기여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되기 때문에, 그리고 누진세를 지향하는 조세정의가 확고하고 기타 자산운용소득이나 불로소득 등에 의한 소득향상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노동시장에의 '정상적' 혹은 '안정적' 참여는 스웨덴 국민들에게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편인 것이다. 한편, 스웨덴 복지국가의 울타리 내에서의 공공부조는 최후의 수단으로서만 기능하고, 그 급여수준도 노동시장참여에 의한 소득보다 낮은 수준에서만 책정되기 때문에, 그리고, 스웨덴에서의 소득이라는 것은 모든 사회보장 프로그램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웨덴 노동시장의 약자들은 게으르기 때문이 아니라 장애가 되는 여러 이유에 노출된 사람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스웨덴모델에서의 노동시장 약자의 지위와 처우
스웨덴 복지모델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완전고용에 기반하여 있고, 따라서 스웨덴의 복지국가는 경제정책을 포함한 거의 모든 국가정책이 복지와 생산의 연계를 지향한다. 즉, 스웨덴의 경우에는 복지정책이 전통적 의미에서의 재분배전략과 함께 노동시장의 활성화 전략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일견 분리된 것으로 보이는 복지부문과 노동부문의 기능분담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에서는 두 부문의 역할이 상호연계 되어있는 것이다.
스웨덴에서의 노동시장정책은 빈곤해결과 관련이 매우 깊은데, 노동시장에서의 열세와 빈곤의 상관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근자의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실업률의 증가는 실업에 따른 빈곤의 증가를 직접적으로 파생하였다. 이 점은 특히, 장기실업의 경우에 두드러지는 문제이다. 실제로, 1990년대의 산업구조조정과 경기침체로 인해 퇴출된 고령자나 여성 그리고 아예 노동경험이 전무한 젊은이나 이민자들과 같은 신규노동력은 노동시장에 진입 혹은 재진입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낮았고, 이들의 빈곤문제는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이러한 집단의 경우, 공공부조 대상자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노동시장정책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에서 이들 집단에 대한 선택적 배려를 강조함으로써, 자활을 고양하여왔다. 하지만, 이들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이 정부정책에 의해 실업을 탈피하는 것은 주로 비정규직 노동에의 참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까지는 우리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으나, 그들에 대한 사회적 보장의 측면에서는 훨씬 진보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사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직업안정성과 빈곤가능성의 견지에서 정규직 노동자들과는 상이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이러한 직업상황의 불평등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다방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의 간극은 주로 비정규직을 포함한 노동시장 약자들에 대한 기초급여 혹은 기초수당을 통해 이루어진다.
예컨대, 스웨덴 실업보험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하나는 종전의 실업현금급여를 대체한 기초수당이고, 다른 하나는 소득에 비례한 선택적 프로그램이다. 기초수당은 12개월 이상으로 규정되어있는 보험기금가입요건을 미처 채우지 못했거나, 근로요건 혹은 교육요건을 확보하지 못한 20세 이상의 성인에게 주어진다. 소득비례급여는 위의 요건들을 충족한 실직자에게 보충적으로 지급되고 있는데, 피용자의 경우 실업 이전에 벌었던 일급여의 평균액에 기초하여 주어지며, 자영자의 경우에는 최근 3년 간의 과세소득에 기초하여 제공되는데, 실직전 소득의 80%가 급여로 주어진다. 따라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에 실업위험에 노출될 때, 비록 정규직 노동자에게 보장되는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의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급여는 하나의 권리로 보장되고 있는 것이다.
스웨덴의 적극적 노동시장 프로그램 또한 노동의 공급과 수요를 조절하는 의미 외에도 복지국가가 추진하는 평등전략의 맥락에서 노동시장에서의 상대적 약자집단, 즉 상대적으로 빈곤위험이 높은 집단의 노동참여기회를 확대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점은 경제성장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서만 노동시장 정책의 의미를 파악하는 시각과 분명히 구별되는 점이다. 스웨덴의 다양한 노동시장프로그램들의 주 대상과 내용을 살펴보면, 거의 모든 프로그램들이 빈곤층 혹은 빈곤위험이 높은 집단들에 대한 선택적 배려를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틀 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직업생활의 유지를 보장받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교육과 훈련, 그리고 직업경험이 동시에 강조됨으로써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의 지위전환이 보다 용이해졌다. 요컨대, 고용서비스부문에서는 노동시장에서의 약자그룹, 즉, 직업적 장애인, 비북구인, 그리고 청년실업자들에게 서비스의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다. 목표는 비정규직으로 노동생활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은 약자그룹이 여타 실업자들과 비교할 때, 역순환적 노동시장정책의 수혜자로서 동등한 대우를 받도록 한다는데 있다.
이상과 같은 스웨덴의 독특함은 일견, 우리의 상황과는 너무나 먼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스웨덴 복지국가가 보여주는 사회정의의 구현방식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들어선 우리 복지정책과 노동정책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있어,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노동참여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함으로써 노동시장 약자의 처우개선과 지위고양을 매우 성공적으로 일구어낸 점은 현시점에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생산과 복지를 결합하는데서 파생되는 많은 문제들에도 직접적인 함의를 가진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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