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문제와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권 신청문제를 중심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여러 가지의 논란 가운데서도 시행되게 되었다. 생활능력이 없는 모든 사람이 인간답게 살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는 이 제도는 우리나라 사회복지를 한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제도라고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여전히 지금까지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지내왔던 사람들, 그리하여 진정으로 복지의 혜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

가장 복지의 혜택이 필요한 사람에게 정작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이 아이러니를 해결하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가 만들어진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허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영등포산업선교회 햇살보금자리에서는 얼마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건강연대, 참여연대와 3일간에 걸쳐 영등포 쪽방지역에 대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 문제와 의료실태, 기타 생활실태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를 통해 쪽방지역이 사회보장의 사각지대임이 선명해 졌다.

쪽방을 바라보는데 있어서 현재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사이에는 커다란 시각차이가 있다. 이러한 서로의 시각차이를 메꾸기 위해 영등포지역에서는 민과 관이 협동으로 쪽방지역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기로 하였다. 앞으로 파악된 실태조사결과를 근거로 쪽방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에 앞서 그간의 현장에서 활동하며 접수된 사례를 통해 쪽방지역의 주민등록증 말소와 수급권 실태의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쪽방지역 수급권실태

영등포쪽방 지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개 일용노동자나 행상인(수세미나 고무장갑), 구걸로 연명하는 사람들이며 그나마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일을 지속적으로 하기가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권 부여 여부는 이 지역의 사람들의 생계대책으로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약 20%(조사대상자 179명중 27명)만이 수급권이 주어졌고 그 중에서도 수급액이 터무니없이 적은 경우도 있었다. 아래의 표 1번을 보면 조사자 179명 중 42명이 수급권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나는 데 신청을 하지 않은 사람들 79명의 약 60%인 45명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대한 정보조차 모르기 때문에 신청을 못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제도의 혜택을 가장 크게 받아야 할 사람들이 이 제도에 대한 정보에서조차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 있다.

표 1)

기초생활보장법 수급권자 지정에 대한

현황

기초생활보장법 수급권자 신청 여부

안한 경우 안한 이유

한 경우 지정 여부

지정 못받은 경우 이유에 대한 설명 여부

또한 표 2에서 드러나고 있듯이 쪽방이용자들에게 있어서 심각한 것은 주민등록증 문제인데 수급권신청을 못한 사람들 중에는 주민등록증이 없어서 못한 경우가많다.

표 2)

주민등록 말소 여부

주민등록증이 없는 이유도 여러 가지 인데 단순히 분실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소된 사람, 아예 호적이 없어서 주민등록증이 없는 경우도 있고 사망신고처리가 되어 있어서 주민등록증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사회에서는 신분을 확인하는 주민등록증이 없으면 의료와 수급권문제뿐만 아니라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조차 전혀 누릴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주민등록증을 살리지 못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은 겨우 하루벌어 먹고살기도 힘든데 주민등록증을 살리는 데 들어가는 경비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주민등록증을 살리는 데는 과태료가 10만원정도 든다.(쪽방거주자들도 노숙자로 적용이 되어, 과태료가 할인되는지는 현재 공식적으로 지침 된 것은 없다) 또한 주민등록을 살리기 위해서는 말소된 주소지로 가야하는데 주소지가 자신의 본적지인 경우 고향에 남루한 모습으로 찾아가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에 드는 경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호적자들은 법원까지 가서 호적이나 성본을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대체로 배우지 못한 쪽방이용자들이 찾아가 해결하기에는 쉽지 않은 과정이므로 이들은 포기하고 만다. 이들의 이러한 소극성을 개인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을 것이다.

나오는 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우리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공적부조제도이다. 쪽방이용자들은 우리사회의 최 극빈층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주민등록상의 문제들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도 편입되지 못하고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그법의 숭고한 뜻을 실현하려 한다면 편입되지 못하는 쪽방이용자들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 대안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일단 주민등록이 살아있으나 주소지 전입을 하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는 긴급급여를 실시하고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들은 희망자에 한해서 주민등록을 살릴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한다. 이것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은 앞에서도 말한 바있지만 지역에 대한 정밀한 실태조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영등포쪽방 지역에는 여러 종교단체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종교단체들과 시민단체,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간의 연대가 구축되어 진다면 쪽방지역의 문제점들이 이렇게 대책 없이 노정 되어 있지는 않을 것이다. 복지혜택으로부터 사각지대에 있는 노숙자나 쪽방이용자들을 위하여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여러 대안들이 나와서 쪽방이용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때에만이 국민생활기초보장제도가 실질적으로 그 기능을 발휘 할 수 있을 것이다.

오상열 / 영등포산업선교회 목사
2000/12/10 00:00 2000/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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