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전국 장애인복지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종사자들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와 다르다. 항상 자기 소리조차 내지도 못하고 묵묵히 장애 입소자들을 돌보아 오던 이들이 전국적인 모임을 결성하고,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7월에 「전국 장애인복지시설 직원연합회」가 구성되고, 또한 각 지역별 조직구성이 구체화되고 있으며, 이제는 기존 시설의 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직원들 스스로의 권리 찾기 운동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장애인복지 역사이래 시설의 직원들이 전국적인 조직화를 꾀하고, 자기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건(?)은 최초의 일이라 기억되기에 「전국장애인복지시설 직원연합회」의 탄생과 이들의 요구, 그리고 지금까지의 활동 내용 등을 파악해 보는 것은 우리 장애인 복지 현장을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에 이 지면을 통해 그 내용을 전하고자 한다.

「전국장애인복지시설 직원연합회」의 탄생

「전국장애인복지시설 직원연합회」의 탄생은 2001년 정부 예산(안)의 수립과정에서 보건복지부의 요구예산이었던 장애인복지시설 보육사(생활재활교사)의 인건비가 기획예산처의 검토과정에서 삭감되면서부터 이미 예견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사회복지시설이 탄생한 이후부터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설 입소자들의 일상생활을 돌보아 주었던 보육사들은 전통적으로 시설에서 24시간을 입소자와 함께 생활하며 이들의 대리부모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이렇게 헌신과 봉사의 대명사로 불려지며 수고했던 보육사들의 열악한 근무여건을 개선해주겠다던 정부는 결국 지금까지 아무것도 개선하지 못하고 시설 직원들에게는 거짓말쟁이로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올해만은 보건복지부가 나름대로의 의지를 가지고 보육사의 2교대 근무여건을 마련해 보기 위해 처음으로 예산에 이를 반영하였는데, 그에 대한 예산이 기획예산처에 의해 전액 삭감되었으니 시설 직원들의 실망과 분노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것이었다.

예산처의 예산 삭감은 장애인시설의 시설장과 직원들에게 내년부터 일반사업장에서 실시될 것으로 예견되던 주5일제 근무여건과 맞물려 그 허탈감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허탈감과 상실감은 소리 높여 자신의 이익을 위해 소리치는 의사집단의 실속 챙기기에 반발적인 자극을 받게 되었고, 이제는 주장하지 않는 자의 몫을 지켜주지 못하는 사회풍토를 원망하며 장애인시설직원들의 움직임은 시작되었다.

보건복지부는 힘있는 부처에 속수무책이고, 시설장들은 시설의 규모확장이나 시설의 유지관리기능을 강화하는데 관심을 두고 있는데 종사자들의 입장이나 장애인의 권리를 대변해 줄 사람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이러한 분위기 속에 본원의 직원들 일부가“보건복지부와 시설장의 노력으로는 시설입소장애인과 종사자들의 권리회복과 처우개선은 어렵다”고 호소하며 전국의 직원들이 연대하여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필자 또한 이 의견에 공감하며 힘이 되어 줄 것을 약속하게 되었다.

이후「전국장애인복지시설 직원연합회」가 탄생되고 이들이 움직이게 되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이후의 경과를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전국장애인복지시설 직원연합회」의 탄생과 활동 경과

○ 2000. 7. 26. 전국장애인복지시설직원연합회 지역별 대표를 구성하고 발기인 모임.

- 개선되어야할 시설의 많은 문제점 중에서도, 보육사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운동을 제일 먼저 시작할 것을 결의함.

○ 2000. 7. 28. 보육사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청원서를 기획예산처에 전달하고 노동복지 담당 심의관 면담.

- 의견 전달 이후의 반응과 성과 : 전국 직원연합회 대표들의 방문 및 청원서 전달 이후, 보건복지부에서는 본 사안을 2차 문제예산 요구에 반영하여 기획예산처에 재조정을 요구하였으며, 이에 따라 인건비 및 운영비 일부(약 107 억원)가 증액 배정되었음.

그러나 보육사 2교대 근무가 이루어질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수준이기에 향후 투쟁과 의견 개진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기로 함.

○ 2000. 9. 22. 전국복지시설에 지지서명 요청 및 보육사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지지 서명부 전달 및 취합

- 본 사안에 대한 전국 장애인생활시설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동의와 협조를 구하기 위한 지지 서명서를 전달하고 연명부를 취합함.

- 총 서명자 현황 : 1,313명

○ 2000. 9. 30. 지역별 대표회의 개최 및 직원협의회 발기문, 규약 채택

- 지역별 발기인 대표가 모여 청원인 연명부와 지지 서명서를 취합하였으며, 또한 국회청원서를 작성하고 향후 투쟁 방안을 협의함.

○ 2000. 10. 5. 기금모금통장 개설

- 본 운동의 원활한 사업운영과 대 국민 홍보작업을 위한 기금모금통장을 개설함.

○ 2000. 10. 5. 국회에 청원서 제출 및 참여연대, 민변에 협조 요청

- 한나라당 김태홍 의원에게 청원 소개의원이 되어 줄 것을 요청하고 , 국회의장 앞으로 청원서를 제출

- 참여연대 보건복지위원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협조서한 발송

○ 2000. 10. 6. 대통령에게 청원서 제출

○ 2000. 10. 7. 장애인복지시설직원연합회 홈페이지 개설

○ 2000. 10. ∼ 현재. 전국의 자원봉사단체 및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에게 「보육사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권리운동」에 동참을 요청하고, 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국회, 정당, 언론 등 사회 각계각층에 보육사근무여건 개선을 촉구하는 메일 보내기 운동 전개

○ 2000. 10. ∼ 현재. 전국의 장애인 시설 직원들이 국회, 정당, 언론 등 사회 각계각층에 보육사 고충 알리기 운동 전개

○ 2000. 10. 12. 야당의원 방문하여 자료 전달 및 협조요청

○ 2000. 10. 19. 국정감사에서 본 사안이 검토 됨.

- 국정감사에서 심재철 의원이 본 사안에 대한 보건복지부 장관의 문제 해결 방안 제시를 촉구하였으며, 차후 11월 3일 열리게 될 보건복지부 장애인복지심의관실 감사 시에 이 문제를 재검토하기로 함

○ 2000. 10. 26. 민변으로부터 자문변호사 선임 받음

○ 2000. 10. 28. 전국의 시설장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할 것을 결의함.

○ 2000. 11.- 직원연합회 회장단의 국회예결위 소속의원 방문 면담 예정.

그리고 위와 같은 활동의 결과 KBS 방송 9시 뉴스에서 이 사안에 대해 취재 보도를 예정하고 있으며(10월 25일 촬영 완료),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노동일보, 대한매일신문 등의 언론사에서도 취재 보도를 한바 있다. 그리고 장애인시설직원연합회의 홈페이지에는 하루 400여건에 이르는 조회가 이루어지고 있고, 전국의 사회복지학과 대학생과 자원봉사자의 글들이 관련 국회의원 및 언론사의 게시판에 매일 수십 건씩 올라가고 있으며, 또한 이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의견과 답변들이 교환되고 있는 등 이제 장애인시설 직원들의 권리 찾기 운동은 세인들의 관심을 받으며 힘을 얻어가고 있는 듯 하다.

그렇다면 장애인 시설 직원들의 근무여건이 어떠하기에 이러한 운동이 나타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10월에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시설협회에서 조사한 「장애인시설의 보육사현황과 근무실태」에 대한 내용을 요약해 보기로 한다.

우리나라 장애인시설 보육사 현황 및 근무실태

가. 기본현황

○ 2000년 현재 전국 194개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은 17,025명이며, 전체종사자 4,625명중에서 생활장애인의 일상생활(의·식·주)을 지원해주는 보육사는 2,858명이 배치되어 있음.

○ 보육사의 기본역할은 장애인의 생활, 학습, 위생, 여가지도 등 장애인의 신체, 정신적으로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생활서비스와 장애인 개개인의 잔존능력의 개발과 정서적인 안정을 도모하는 기능적인 역할을 병행하고 있으므로 보육사의 근무 근무특성 상 주·야간근무가 필수적임.

○ 보육사의 남녀 성비는 남자 27.5%, 여자 72.5%로 나타났으며,

○ 보육사의 연령별 분포는 20∼30세 이하가 55.1%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 미혼여성이 많을 것으로 추정됨.

나. 근무실태

○ 보육사의 평균 근속연한은 1년∼3미만이 전체의 63.7%로서 대부분이 3년 미만의 짧은 근속주기를 가지고 있음. 이는 보육사의 열악한 근무 여건(전일제 근무)으로 인해 장기적인 근무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결과임.

○ 전문인력의 배치율이 30% 수준으로(자격증 보유현황은 사회복지사 24.8%, 특수교사 0.2%, 무자격 61.5%) 조사된 것을 미루어 보아 생활시설에서 전문인력을 채용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음.

○ 근무시간은 일일평균 19∼24시간이 50.8%로 보육사의 과반수 이상이 사실상 24시간 전일근무 형태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결국 교대근무를 시행하는 시설도 돌보아야하는 장애인의 수가 기준보다 2배 증가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시설보호의 질적저하 및 안전상의 상당한 문제의 요지를 가지고 있음.

○ 보육사의 평균 1인당 전담장애인 수는 6∼10명 이하가 전체의 61.1%로서 보육사 과반수 이상이 1인당 10명 미만의 장애인을 돌보고 있음.

○ 급여수준은 월평균 100만원 이하가 전체의 66.8%로 대부분이 평균 10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으며 24시간 전일근무를 하고 있음.

○ 또한, 2000년 현재 전국 194개 장애인생활시설 종사자 배치현황은 현재 4,625명으로서 법정정원 7,238명의 63.9%에 불과하며 특히, 근무 교대도 없이 24시간 동안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생활장애인을 돌보고 있는 보육사의 경우 법정정원 4,350명의 65.7%인 2,858명에 불과한 실정 임.

○ 보육사의 경우, 일일 평균 근무시간이 19.4시간에 이르고 있어, 근로기준법에 정한 1일 8시간의 최저 근로조건조차 보장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며, 더욱이 과중한 초과근무에 따른 시간외 근무수당 또한 지급하지 않고 있음.

- 근로기준법 위반사항 : 근로기준법 제49조(근로시간), 제55조(연장, 야간 및 휴일근무), 제58조(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

임성만 / 장봉혜림재활원 원장
2000/11/10 00:00 2000/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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