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기대와 과제
월간 복지동향/2000 :
2000/10/10 00:00
기초보장제도는 축소가 아니라 조속히 확대되어야 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의 의의와 현황
10월 1일 드디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되었다. 복지부가 발표한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선정 현황을 보면(2000. 9. 29일 현재) 조사대상자 194만명(기존 생보자 152만 72명, 신규 신청자 42만명)중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선정된 사람이 69만가구, 148만 8,764명으로 생활보호대상자(한시생보 포함)보다 약간 줄어 들었다. 기존 생보자중 125만명(18%), 신규신청자중 24만명(43%)이 탈락되었다. 수급자로 선정된 사람중에서 근로능력자는 총 40만명으로 추계되고 있다(이중 조건부 수급자는 20만명, 나머지는 취업자나 근로불가능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국가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최저생계비 이하의 모든 국민에 대하여 국가가 생계, 교육, 의료 등 기본생활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공부조제도이다. 공공부조제도는 최후의 사회적 안전망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즉, 최후의 안전망이 제 기능을 못하면 많은 사람들이 노숙자가 되거나 부랑인, 자살자, 범죄자로 전락하게 된다. 기존의 생활보호제도로는 저소득실직자 등 최저생계비 이하의 많은 국민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 따라서 최저생계비 이하의 가구에 대하여 국가가 최저수준이상의 생활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기초보장법 시행을 둘러싸고 여러 언론에서 제도를 연기해야 한다, 혹은 법 시행을 재고해야 한다, 축소해야 한다 등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다.
기초법 반대·연기론자의 주장에 대한 비판
대부분의 언론에서 법 시행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강하게 터져 나왔는데, 비판의 방향이 일정치는 않다. 즉, 기초법을 연기, 축소하자는 주장과 현재 마련된 수준가지고는 부족하기 때문에 예산 및 인력을 투여하여 더 보완하자는 주장을 동시에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어떤 한 신문에서는 양쪽의 주장이 같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언론에서 기초보장법에 관심을 보이게 되면서 기초법 시행을 반대하거나 연기.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떠한 근거로 반대.연기.축소 주장을 펴는지가 명확해 졌다. 기초보장법을 반대.연기.축소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요 근거는 첫째 근로의욕이 감퇴될 것이고, 둘째 소득조사능력 부족으로 재정 낭비를 초래할 것이며, 셋째 보장수준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제도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비판이 생산적이기 위해서는 비판을 위한 비판이 되어서도 안되고, 명확한 사실에 근거한 비판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기초보장법에 대한 비판 기사나 글 또는 코멘트 중 잘못된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들은 기초보장제도에서는 '일을 하나 안하나 결과적으로 똑같이 4인가구의 경우 93만원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근로의욕 저해 문제가 심각하다'는 주장(L교수)을 펴고 있는데, 이는 분명 사실과 다르다. 기초보장제도에는 근로유인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 많은 보장을 해주게 되어 있고, 정당한 사유없이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생계비 지원을 제한하도록 되어 있다(노동 거부할 경우 그 사람의 생계비는 지급하지 않음). 즉, 근로가능자는 어떠한 형태든 일을 하여야 하고, 일한 대가로 임금을 우선 지급받게 되며, 그래도 부족한 부분만큼만 생계비로 보충받게 되어 있다. 이렇듯 근로유인을 위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오히려 문제는 그러한 장치(일하면 더 주는 제도;근로소득공제제도)를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여 축소, 연기(2002년 시행예정)시킨 것이다.
이 것 말고도 잘못된 사실을 바탕으로 한 주장은 많다. N교수는 "선진국도 빈곤층에 최저생계비를 보장해 주는 경우는 드물다" 며 "현 제도는 재정에 큰 부담을 주고, 도덕적 해이를 일으키는 만큼 지급액을 낮췄다가 단계적으로 올리는 게 효과적" 이라고 주장했고(C신문), L교수는 "빈곤층에 최저생계비를 보장해주는 제도는 선진국에서 복지병을 유발하고 빈곤층을 고착화시키는 바람에 실패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으며(C신문), L씨는 "사실 이 제도는 그 출발부터가 불안하기 그지없는 법이었다. ...... 물론 몇몇 시민단체들이 애를 써 수차 공청회도 했지만 많은 사회복지 전문 학회들에서조차 제대로 논의가 안된 법이다. ......우리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그 준비가 성급했던 만큼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공공부조 제도다. ...... 첫째는 노동 가능한 빈민이 일정 소득 이하만 유지하면 몇년이든 장기간 생계보장을 받을 수 있는 점이다. ...... 빈곤아동. 노인. 장애인 등 범주적 대상자가 아닌 일반 노동 가능 빈곤자를 단지 소득만을 경계로 정부가 무한정 생계보호하는 나라는 없다"고 쓰고 있다(C신문). 대부분 선진국의 복지제도에 보장하고자 하는 수준은 최저생활이 아니라 표준생활에 가깝고, 노동능력이 있건 없건 간에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것은 사회복지학과 학생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다만 최근에 와서 일할 것을 전제로 급여가 지급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편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편, 어떤 경제지에서는 한국개발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완벽히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4인 가구 최저생계비는 월 93만원인 반면 시장 최저임금은 월35만원 수준"이라며 "이 법은 노동능력이 있어도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미달하면 미달액 전액을 지급하기 때문에 근로유인 저하와 형평성 침해가 상당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고 쓰고 있고, ...... "근로능력이 있더라도 최저생계비에 미달하면 미달액 전액을 지급(보충급여)하도록 돼 있다. 예를 들어 만약 35만원의 최저임금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한 가구는 부부가 둘다 일해도 총 소득이 70만원으로 기초생활법으로 놀면서 93만원을 지급받는 편이 오히려 20만원을 더 벌게 된다"고 쓰고 있다. 그런데 현재 최저임금은 42만원이고, 기초법 시행방안을 보면 노동을 하지 않으면 두사람 몫의 생계비는 지원되지 않도록 되어 있다.
소득파악이 어려워 가짜 빈곤층이 양산될 것이라는 이들의 주장에 약간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정도로 소득파악이 전혀 안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소득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생존을 걱정하는 사람들을 방치해 두어야만 할 만큼의 이유는 되지 않는다. 소득파악을 제대로 못하는 것의 책임은 국가에게 있다. 따라서 소득파악이 잘 안되어 예산이 낭비될 수 있기 때문에 기초보장제도 시행을 재고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소득파악 여건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타당할 것이다. 그리고 생활보호제도에서 보다는 소득파악방법이나 여건이 훨씬 좋아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기초보장제도에서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각종 관련 자료(국세청, 연금공단, 의보공단, 금융기관 자료 등)를 참고하고, 또한 일일이 가정 방문을 통하여 지출상황을 파악하여 소득을 역추산하는 방법을 사용하게 되어 있으며, 또한 급여 신청자 이웃의 증언 등을 통하여 상당한 객관성을 확보하도록 되어 있다. 일부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거론한 가짜빈곤층(부정수급자) 문제도 기초보장법이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그냥 묻혀질 뻔한, 즉 기초법이 시행되면서 밝혀진 점이라는 것을 그들은 애써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부정한 방법으로 수급자로 선정되거나 소득을 속인 것이 나중에 밝혀질 경우 보장비용을 해당자로부터 징수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되어 있다. 다만 이러한 일들을 맡아보는 전담공무원의 확대배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오히려 문제이다. 기초법이 제정되고 나서 시민단체와 사회복지학계에서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조속히 확대 배치해야 하고, 정확한 자산조사를 위해 행정전산망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였는데, 이러한 주장에 대해 외면한 정부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따라서 기초보장법을 제대로 시행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해야지 이 법 시행을 연기함으로서 생존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을 계속해서 방치해 두어야 한다는 대안제시는 곤란하다.
세 번째 기초법에서 보장하고자 하는 수준이 너무 높다는 그들의 주장은 그 근거가 너무 빈약하다. 이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 선정기준이자 보장기준이 중소도시 지역의 가구원수별 최저생계비이고, 전문가와 관련단체가 포함된 생활보호위원회에서 심의.결정된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즉, 최저생계비는 그야 말로 한 가구가 최소한의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비용일 뿐이다. 예를들어 2000년도 4인가구 최저생계비 93만원에는 미취학 아동의 장난감으로 1년에 1만원도 채 되지 못하는 비용만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가혹한 수준이다.즉, 4인가구 93만원이라는 수준은 인간으로서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비용일 뿐이다. 다시 말해서 가구 소득을 포함하여 국가가 이 정도의 생활수준을 보장해 주지 않으면 그 가구원은 인간다운 최소한의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어 끼니를 거르는 사람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최저생계비가 너무 높다는 근거로 최저임금과 사회보험의 급여와 주로 비교하고 있는데, 최저임금과 사회보험 급여는 주로 개인을 단위로 지급되는 것에 반해서 공공부조는 가구를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즉, 한 가구내에 최저임금에 적용되는 사람은 여러명일 수 있으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통해 받게 되는 급여의 수준은 최저생계비에 가구의 총소득을 제한 금액일 뿐이다. 따라서 최저임금과 기초법의 보장수준을 비교하려고 한다면 1인, 혹은 2인가구의 최저생계비인 32만원이나 54만원과 비교해야 타당할 것이다. 그리고 굳이 최저임금과 4인가구의 최저생계비를 비교한다고 해도 최저생계비를 기초로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42만원인 것이 문제이지 최저생계비가 93만원인 것이 문제는 아니다.
이러한 비판이외에도 기초보장제도가 실시되면 많은 사람들이 빈곤함정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와 미혼모와 사생아가 증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L교수). 빈곤함정은 일정수준이하의 소득 및 재산을 가진 가구를 골라서 급여를 제공하는 자산조사방식의 사회보장제도에서는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더 적극적인 복지, 즉 차상위계층과 차차상위계층에 대한 단계적 급여 제공을 통해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고, 기초보장제도에는 차상위계층에 대한 부분급여의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그리고 설령 빈곤함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생존을 걱정하는 사람들을 방치해 두어야만 할 만큼의 이유는 되지 않는다. 그리고 미혼모나 사생아가 증가될 것이기 때문에 기초법을 재고, 혹은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도 없을 뿐만아니라 반 인륜적인 주장이다. 젊은 미혼모가 수급자로 선정되는 것은 현행 제도상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생계비 보조를 받으려는 목적으로 미혼모가 되거나 사생아를 낳으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설령 기초보장제도가 확대되어서 미혼모가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임신한 미혼모가 아이를 낳을 것인지 아니면 낙태시킬 것인지, 그리고 태어난 아이를 키울 것인지 아니면 입양시킬 것인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기초보장법이 낙태시키려는 아이를 낳도록 유도하고, 입양시킬 아이를 직접 키우도록 선택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기초보장법이 확대되지 못해 임신한 아이를 낙태시키고, 직접 키울 아이를 입양시키도록 유도하고 있는 현실일 것이다.
기초보장법은 폐지.연기.축소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확대되어야 한다. 기초보장법이 시급히 시행, 혹은 확대되어야 하는 이유를 굳이 들자면 공공부조제도는 최후의 사회안전망이기 때문에 운영안할 수는 없는 것이고, 현재의 빈곤상황이 매우 심각하고, 어차피 해야 한다면 기초보장법이 생활보호법(특히 한시 생활보호제도) 보다는 예산의 효율적 사용을 가능하게 하고,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목적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제도이고, 여러 가지 면에서 제도 체계의 합리성을 강화하였다는 점 때문이다. 그리고 기초법 반대.연기.축소론자들이 주장하는 노동능력자에게는 생계비지원을 하지 말거나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잘못됐다고 보는 이유는 노동능력자가구에 노동능력이 없는 아동이나 어르신, 장애인이 함께 살고 있고, 일하고 싶어도 일할 자리가 없을 수 있으며, 식구가 많으면 일을 해도 가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초생활보장법의 정착방안
기초생활보장법 시행방안은 반대론자들의 주장처럼 과도한 것이 아니라 법 제정 취지와 비교해 볼때 오히려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새롭게 설정된 선정기준이 수급권을 제한할 정도로 매우 가혹하다. 즉,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은 여전히 수급자로 선정되기가 어렵게 되어 있다. 즉, '부정수급자방지법', '요보호자방치법', '가족해체촉진법'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한 그러한 상황이다. 선정된 수급자 규모는 149만명으로 도움이 필요한 가구 모두가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연구자에 따라 빈민수를 최소 300만명~1,000만명으로 추계, 소득불평등이 계속 강화되고 있음).
<표1>에서와 같이 정부에서는 선정기준을 계속해서 완화시켜 왔으나 애초 마련된 선정기준이 생활보호대상자 선정기준에 비해 대폭 강화(특히 재산기준)된 것이다. 특히, 재산기준은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는 기준으로 이전과 비교하여 너무 낮게 설정되었다(기획예산처의 요구에 따른 결과). 부양능력 판별기준에 있어서도 재산기준이 너무 낮게 설정되었고(기획예산처의 요구), 전반적으로 선정기준은 한시적 생보자 선정기준보다도 강화된 수준이다. 시민단체의 비판 등으로 인해 정부에서 추후에 마련한 특례기준도 그 동안 있어 왔던 생활보호나 한시생보제도의 특례기준(2000년 생활보호사업안내 참조 바람)보다도 가혹한 수준일 뿐이다. 특례기준 보다는 선정기준을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해야 할 문제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례기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신청할 기회를 박탈당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11월 중 새롭게 마련될 내년도 선정기준은 대폭 완화되어야 할 것이다.
급여와 관련해서는 또다시 예산상의 이유로 법에서 규정한 보장수준인 최저생계비 이상을 보장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생계급여에 있어서 그 기준액을 의도적으로 낮게 잡으려 하고 있고, 의료급여에 있어서 여전히 본인부담금제도를 두어 결과적으로 최저생활에 필요한 기초소득을 보장하지 않으려 한다. 특히, 의료비를 본인부담시킨다는 것은 최저생활을 보장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구체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기초보장수급자는 국가가 인정한 빈민, 즉 스스로 최저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자임에도 불구하고 아플 때는 본인이 치료비를 부담하도록 해서 병원 이용을 억제케 하고, 결국 건강을 악화시키게끔 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건강하고 문화적인"이라고 하는 최저생활에 대한 규정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그리고 근로의욕유지를 위해 마련된 근로소득공제제도(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는 수급자 선정에서도 유리하게 하고, 급여에서도 더 주는 제도)의 공제율을 너무 낮게 설정했고(10%이내), 제도 실시를 2002년으로 연기한 것이 문제이다. 한편, 기초법 반대.축소론자들이 그토록 우려하는 근로의욕을 유지시키는데 있어서 자활지원사업이 매우 중요한데, 현재 자활지원대상자에게 지원해야 할 것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 전국의 자활 후견기관 70개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대상자의 2.5%인 5천명에 불과하고, 노동부의 고용안정센터가 직업훈련 취업 알선을 통해 일부를 맡아도 결국 자활대상자 20만명의 60%가 넘는 12만명은 공공근로나 자원봉사 등 단순 노무에 내몰릴 예정이다. 그나마 나머지 4만명은 자활참여가 보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활지원사업의 준비 부족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여러 언론에서도 비교적 정확히 지적하고 있는데, 기초법 반대.연기.축소론자들은 별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 빈곤층, 혹은 부정수급(신청)자의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확대 배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그런데 금년에 배치하기로 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아직까지 배치하고 있지 않는 지역도 있고, 업무과중 등의 이유로 총정원 4,800명중 600명의 결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직급 하향 조정 등으로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 지역뿐만 아니라 복지부 내에 기초생활보장 업무와 자활업무를 맡아볼 인력도 너무나 부족한 상황이다.
기초보장법은 이전의 생활보호법과 비교해 볼 때 여러 측면에서 제도 체계가 합리적으로 변화되었다. 최저생활보장이 국민의 권리가 되었다는 점과 노동능력자가 있는 가구에 대한 최소한의 생계비 지원이 실시되게 된 점을 제외하고도, 보호불필요자가 탈락할 수 있도록 하고, 상대적 과잉급여를 제한하고, 요보호자의 신규 보호가 가능하게 하며, 급여의 형평성을 제고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또한 그동안의 주먹구구식 행정에서 비교적 체계적인 행정으로 전환됨으로서 국가 재정의 효율적 사용이 가능해 진 점도 바람직한 변화이다.(예를들어 이번 조사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재산을 숨겨둔 채 생보자로 선정되고 있었던 사람들이 드러나게 되어 탈락 조치). 그리고 저소득 실직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자활지원사업의 근거를 마련하였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기초법 시행을 연기하자거나 축소하자는 주장은 지금 밥을 못 먹고 있는 아동과 노인으로 하여금 계속해서 굶도록 하자는 것이고, 노동능력자에게 일을 하도록 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의 피부양자를 굶겨도 좋다는 발상과 다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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