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호 재정운영상의 문제점
월간 복지동향/2000 :
2000/09/10 00:00
의료보호제도가 2000년에 와서 사회적 관심을 갖게 된 가장 중요한 배경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제정이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빈곤층에 대한 건강보장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입각해서 새로운 관심을 받기 수년 전부터 의료보호재정 운영상의 문제점은 여러 차례 제기되어 왔다. 물론 대상이 단일하고 힘 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빈곤층이기 때문에 사회적 조명을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료보호재정 운영에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글에서는 의료보호 재정 운영상의 문제점을 간략하게 조사된 사실에 근거해서 서술하고자 한다.
진료비 체불
의료보호환자가 의료보험환자에 비하여 차별을 받게 되는 근원적인 이유인 진료비 체불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진료비가 체불됨에 따라 의료보호환자를 많이 보는 의료기관은 경영상태가 악화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병상가동률이 높은 병원(다시 말하면 환자수가 많아 의료보호환자가 없이도 병원 경영을 유지할 수 있는 병원)들은 굳이 진료비 체불이 심한 의료보호환자를 우선 진료할 동기가 없게 된다.
진료비 체불의 현황
각 지방자치단체에 있는 병원들에게 전화로 평균 체불 기간을 조사한 결과 지방에 따라 다르나 짧게는 4개월에서 길게는 11개월까지 나타났다. 이는 한 광역자치단체 별로 조사한 결과이므로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조사하면 그 차이는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경남 소재 한 정신병원의 경우도 각 기초자치단체와의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집중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진료 행위가 발생한 후 짧게는 2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의 체불이 있었다.
최근 의약분업 실시 이후 약국들에서는 약가와 조제료 체불을 미리 두려워하여 아예 보호환자가 오면 조제를 거부 혹은 기피하는 사례가 종종 눈에 띄고 있다.
진료비 체불의 원인
(1) 진료비 지불 방식
의료보호 진료비의 지불방식을 요약하면 그림 1과 같다.
의료보호진료기관에서 진료를 한 후 진료 내역에 따른 진료비를 보호기관(시,도)에 청구하면, 보호기관이 필요에 따라 심사를 실시한다.(단, 행위별수가제 방식을 택하는 일반질환의 경우 의료보험연합회에 청구하여 심사를 하게됨) 심사를 거쳐 기초자치단체 배정액이 확정되면 의료보호법과 자치단체 조례에 의거하여 광역자치단체 출연금과 국고보조금을 배정하게 된다(서울시에는 50%, 다른 광역단체에는 80%를 국고에서 보조한다..
배정액이 확정되면 국가에서 광역단체로 교부하고, 광역단체에서는 국고보조금에 광역단체분담금을 추가하여 기초자치단체로 교부한다. 보호기관(시군구)은 의료보호 진료기관에 배정액을 지급하게 된다.
(2) 체불 요소
진료비 지불 과정 중 여러 단계에서 체불이 일어나게 된다. 첫째 국고에서 광역자치단체로 교부하는 과정에서 지체를 하게 되고, 둘째 광역자치단체에서 기초자치단체로 교부하는 과정에서도 지체가 있다. 마지막으로 기초자치단체에서 진료기관으로 진료비 지급하는 과정에서 지체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특히 체불의 요소가 집중되어 있다.
의료보호 기금을 기초자치단체로 교부한 후에도 기초자치단체의 재정 상태에 따라, 혹은 진료기관과 기초자치단체의 친분에 따라 청구 후 진료비를 지급하기까지의 기간이 차등적으로 지연될 수 있다. 특히 진료기관이 보호기관의 인근에 위치하지 않을 경우 지급은 더욱 지연되고 있어, 부득이한 사정으로 원거리에서 진료를 받게 되는 환자에게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
체불 방지 방안
이렇듯 구조적인 원인에 기인하는 체불을 막기 위해서는 의료보호 진료비의 지급 방식을 전환하여야 한다. 즉, 지방자치단체에서 진료기관으로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의료보호기금을 중앙화하거나 최소한 진료비 지급 업무라도 중앙화하여 의료기관이 단일한 기관에 진료비를 청구하고, 여러 복잡한 단계를 거치지 않도록 하여야 체불을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별 재정자립도를 고려하여 재정자립도에 따라 의료보호기금의 지방자치단체 분담금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도입하여야 한다.
의료보호진료비의 낭비요소
1) 의료보호진료비 지출
진료비 지출은 급증하여 1999년에는 1조를 넘어섰다(표 1, 그림 1). 1992년부터 2년 단위로 의료보호진료비총액을 살펴본 결과 전체적으로 진료비는 급증하고 있다.
2) 진료비 증가 요인
진료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을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대상자수의 증가
이용자수의 증가
인구의 고령화 등으로 인한 필수적인 이용증가
불필요한 이용 증가
환자측
제공자측
양측
일인당 진료비 증가
평균재원일수 증가
불필요한 입원 증가
장기요양서비스나 주거시설에 대한 대체 입원 증가
일당 진료비 증가
진료량의 증가
수가 인상
이중 대상자수의 증가나 인구의 고령화 등으로 인하여 필수적인 의료이용증가나 수가 인상 등은 정책적 수단으로 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불필요한 의료이용 증가는 정책적 수단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환자의 의료이용자료와 환자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의료비 증가요인은 위의 요인 중에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주로 문제가 되고 있다.
(1) 이용자 수의 증가
전체 의료보호대상자 자체는 감소하나 이용자수, 특히 입원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2) 이용자 일인당 평균진료비
의료보호 이용자 일인당 평균진료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였으며 특히 외래 진료비가 급증하였다.
(3) 일반질환 외래 진료비
일반질환 외래 진료비가 증가하는데는 대상자의 외래이용율의 증가, 이용자 일인당 외래 내원일수 증가, 내원일당 진료비의 증가가 모두 함께 기여했다. 외래 진료비가 증가하는 것은 의료서비스제공체계 자체를 전환하여야 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따로 논하지 않기로 한다.
(4) 일반 질환 입원진료비
일반질환 입원진료비 증가 요인 중에서 주요한 요인으로는 재원일수가 의료보험환자에 비하여 길다는 사실과 수가 인상분, 그리고 입원 및 재원의 부적절성 등을 들 수 있다.
의료보호환자의 평균재원일수는 의료보험환자에 비하여 약 50%가량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을 잘못 해석하여 이른바 도덕적 해이에 의한 과대 의료이용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는 의료보호환자의 인구학적 특성과 질병양상은 의료보험환자와 달라 노인들이 많고 뇌졸중 등 장기 입원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질병상태를 보정하고 재원일수를 동일 질환의 의료보험환자와 비교한 결과 대략 15-25% 정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들 급성기 병원에 입원이나 재원하는 것이 부적절한 환자에 대하여 요양서비스 필요도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환자들은 고가의 자원을 필요로 하는 급성기 병원에의 입원은 불필요하지만 기능상태 보조 등의 요양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 즉, 일반적인 경우 급성기 진료가 끝나면 퇴원하여 가족이 수발을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의료보호환자의 경우 수발을 들어줄 가족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러한 점이 바로 낭비요소라고 볼 수 있다. 시설에서의 보호는 필요로 하지만 그 보호는 반드시 고가의 자원이 집중되어 있는 병원일 필요는 없다. 다만 이들이 병원에 있는 이유는 "마땅히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기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학적인 처치는 필요없지만 가족이 없는 집으로 갈 수 없는 상황에서 값비싼 병원을 어쩔 수 없이 이용하게 된다.
즉 병원에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기관을 만들고 이러한 서비스 기관에서 보다 저렴하면서도 환자가 필요로 하는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이 현재 폭증하고 있는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제시하면 현재 과잉공급되는 것으로 판단되는 의료기관(특히 이차병원급)의 기능을 전환하여 요양병원이나 장기요양시설로 하고 이러한 기관에서 요양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경우 환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공급하면서도 전체 비용은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 평균재원일수를 줄이고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포괄수가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물론 포괄수가제를 도입할 경우 평균재원일수가 줄어들고 입원당 의료비가 줄어드는 것은 우리 나라에서도 시범사업을 통해서 밝혀진 바이지만, 의료보호환자의 경우 포괄수가제 도입만으로는 재원기간을 줄일 수 없을 것이다. 반드시 요양서비스나 주거서비스가 함께 제공되어야 필요를 충족하면서도 효율적인 재정사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요양서비스를 포함하더라도 불필요한 입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불필요한 입원이 환자 측 요인이라기보다는 병원측 요인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단적인 예로 농촌에서 경영상태가 악화되는 병원에서 의료보호환자의 비율이 높고 이들 병원이 의료보호환자를 보게 되면 경영상태는 다소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조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병원에서 불필요한 입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흔히들 언급하는 도덕적 해이현상은 환자측에 기인하기보다는 의료제공자측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편이 옳을 것이며 정책수단은 본인부담금 등의 환자 측에 의료이용을 제한하는 방식보다는 의료기관의 행태를 바꿀 수 있는 보다 근원적이고 포괄적인 대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5) 정신질환 입원진료비
의료보호 대상 정신질환자의 경우 입원진료비는 일당진료비 정액제로 하고 있다. 이 경우 환자의 보호자들은 가능한 시설에 입원시키고 지역사회로 나오는 것을 기피하고 있으며 정신병원들에서는 환자가 오래 있을수록 진료비는 늘어나게 되므로 정신질환자 입원이 장기화되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 환자의 장기화된 입원 중 많은 부분은 불필요한 입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진료비의 낭비인 동시에 환자의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
3) 정책 대안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제안되는 정책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대상자 선정
현재 의료보호대상자 중에는 인간문화재 등 소득 이외의 기준에 의해 대상자로 선정된 군이 있다. 이들은 특히 일인당 의료비 사용액이 평균보다 높으며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호의 원 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의료보호와 분리하여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2) 장기요양기관으로의 기능전환
원인에서 보았듯이 장기 요양서비스 공급이 필요한 경우에도 급성기 병원에 입원하여 필수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서도 재정소모는 많았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급성기 병원의 일부를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하여 수가를 더 낮추고 기관 인정방안을 완화하여 진료비 지출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3) 사회복지서비스와의 연계 운영
저소득층 환자, 특히 노인의 경우 의료서비스 뿐 아니라 사회복지서비스영역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에 대한 서비스는 보건의료뿐 아니라 사회복지에 이르기까지 연속선상의 서비스를 동시에 필요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의료보호기금이라는 좁은 시각에서 접근하기보다 빈곤층에 대해 보다 포괄적으로 접근해서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결론
의료보호비의 폭증으로 인하여,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본인부담금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언제나 빠지지 않고 제기되고 있으며 일부 설득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본인부담금을 둠으로 하여 궁극적으로 진료비가 절감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없었다. 또한 법정 본인부담금은 종에 따라 없거나 20%이지만, 비급여 등으로 인하여 실제로 환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높기 때문에 별도의 법정 본인부담금이 없다고 해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견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방법으로 의료이용을 차단하려는 노력 이전에 의료보호기금 사용의 거시적인 비효율 구조를 개혁하고 그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의료보호재정은 아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의 최소한의 의료이용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진료비 체불
의료보호환자가 의료보험환자에 비하여 차별을 받게 되는 근원적인 이유인 진료비 체불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진료비가 체불됨에 따라 의료보호환자를 많이 보는 의료기관은 경영상태가 악화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병상가동률이 높은 병원(다시 말하면 환자수가 많아 의료보호환자가 없이도 병원 경영을 유지할 수 있는 병원)들은 굳이 진료비 체불이 심한 의료보호환자를 우선 진료할 동기가 없게 된다.
진료비 체불의 현황
각 지방자치단체에 있는 병원들에게 전화로 평균 체불 기간을 조사한 결과 지방에 따라 다르나 짧게는 4개월에서 길게는 11개월까지 나타났다. 이는 한 광역자치단체 별로 조사한 결과이므로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조사하면 그 차이는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경남 소재 한 정신병원의 경우도 각 기초자치단체와의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집중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진료 행위가 발생한 후 짧게는 2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의 체불이 있었다.
최근 의약분업 실시 이후 약국들에서는 약가와 조제료 체불을 미리 두려워하여 아예 보호환자가 오면 조제를 거부 혹은 기피하는 사례가 종종 눈에 띄고 있다.
진료비 체불의 원인
(1) 진료비 지불 방식
의료보호 진료비의 지불방식을 요약하면 그림 1과 같다.
의료보호진료기관에서 진료를 한 후 진료 내역에 따른 진료비를 보호기관(시,도)에 청구하면, 보호기관이 필요에 따라 심사를 실시한다.(단, 행위별수가제 방식을 택하는 일반질환의 경우 의료보험연합회에 청구하여 심사를 하게됨) 심사를 거쳐 기초자치단체 배정액이 확정되면 의료보호법과 자치단체 조례에 의거하여 광역자치단체 출연금과 국고보조금을 배정하게 된다(서울시에는 50%, 다른 광역단체에는 80%를 국고에서 보조한다..
배정액이 확정되면 국가에서 광역단체로 교부하고, 광역단체에서는 국고보조금에 광역단체분담금을 추가하여 기초자치단체로 교부한다. 보호기관(시군구)은 의료보호 진료기관에 배정액을 지급하게 된다.
(2) 체불 요소
진료비 지불 과정 중 여러 단계에서 체불이 일어나게 된다. 첫째 국고에서 광역자치단체로 교부하는 과정에서 지체를 하게 되고, 둘째 광역자치단체에서 기초자치단체로 교부하는 과정에서도 지체가 있다. 마지막으로 기초자치단체에서 진료기관으로 진료비 지급하는 과정에서 지체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특히 체불의 요소가 집중되어 있다.
의료보호 기금을 기초자치단체로 교부한 후에도 기초자치단체의 재정 상태에 따라, 혹은 진료기관과 기초자치단체의 친분에 따라 청구 후 진료비를 지급하기까지의 기간이 차등적으로 지연될 수 있다. 특히 진료기관이 보호기관의 인근에 위치하지 않을 경우 지급은 더욱 지연되고 있어, 부득이한 사정으로 원거리에서 진료를 받게 되는 환자에게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
체불 방지 방안
이렇듯 구조적인 원인에 기인하는 체불을 막기 위해서는 의료보호 진료비의 지급 방식을 전환하여야 한다. 즉, 지방자치단체에서 진료기관으로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의료보호기금을 중앙화하거나 최소한 진료비 지급 업무라도 중앙화하여 의료기관이 단일한 기관에 진료비를 청구하고, 여러 복잡한 단계를 거치지 않도록 하여야 체불을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별 재정자립도를 고려하여 재정자립도에 따라 의료보호기금의 지방자치단체 분담금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도입하여야 한다.
의료보호진료비의 낭비요소
1) 의료보호진료비 지출
진료비 지출은 급증하여 1999년에는 1조를 넘어섰다(표 1, 그림 1). 1992년부터 2년 단위로 의료보호진료비총액을 살펴본 결과 전체적으로 진료비는 급증하고 있다.
2) 진료비 증가 요인
진료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을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대상자수의 증가
이용자수의 증가
인구의 고령화 등으로 인한 필수적인 이용증가
불필요한 이용 증가
환자측
제공자측
양측
일인당 진료비 증가
평균재원일수 증가
불필요한 입원 증가
장기요양서비스나 주거시설에 대한 대체 입원 증가
일당 진료비 증가
진료량의 증가
수가 인상
이중 대상자수의 증가나 인구의 고령화 등으로 인하여 필수적인 의료이용증가나 수가 인상 등은 정책적 수단으로 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불필요한 의료이용 증가는 정책적 수단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환자의 의료이용자료와 환자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의료비 증가요인은 위의 요인 중에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주로 문제가 되고 있다.
(1) 이용자 수의 증가
전체 의료보호대상자 자체는 감소하나 이용자수, 특히 입원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2) 이용자 일인당 평균진료비
의료보호 이용자 일인당 평균진료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였으며 특히 외래 진료비가 급증하였다.
(3) 일반질환 외래 진료비
일반질환 외래 진료비가 증가하는데는 대상자의 외래이용율의 증가, 이용자 일인당 외래 내원일수 증가, 내원일당 진료비의 증가가 모두 함께 기여했다. 외래 진료비가 증가하는 것은 의료서비스제공체계 자체를 전환하여야 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따로 논하지 않기로 한다.
(4) 일반 질환 입원진료비
일반질환 입원진료비 증가 요인 중에서 주요한 요인으로는 재원일수가 의료보험환자에 비하여 길다는 사실과 수가 인상분, 그리고 입원 및 재원의 부적절성 등을 들 수 있다.
의료보호환자의 평균재원일수는 의료보험환자에 비하여 약 50%가량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을 잘못 해석하여 이른바 도덕적 해이에 의한 과대 의료이용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는 의료보호환자의 인구학적 특성과 질병양상은 의료보험환자와 달라 노인들이 많고 뇌졸중 등 장기 입원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질병상태를 보정하고 재원일수를 동일 질환의 의료보험환자와 비교한 결과 대략 15-25% 정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들 급성기 병원에 입원이나 재원하는 것이 부적절한 환자에 대하여 요양서비스 필요도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환자들은 고가의 자원을 필요로 하는 급성기 병원에의 입원은 불필요하지만 기능상태 보조 등의 요양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 즉, 일반적인 경우 급성기 진료가 끝나면 퇴원하여 가족이 수발을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의료보호환자의 경우 수발을 들어줄 가족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러한 점이 바로 낭비요소라고 볼 수 있다. 시설에서의 보호는 필요로 하지만 그 보호는 반드시 고가의 자원이 집중되어 있는 병원일 필요는 없다. 다만 이들이 병원에 있는 이유는 "마땅히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기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학적인 처치는 필요없지만 가족이 없는 집으로 갈 수 없는 상황에서 값비싼 병원을 어쩔 수 없이 이용하게 된다.
즉 병원에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기관을 만들고 이러한 서비스 기관에서 보다 저렴하면서도 환자가 필요로 하는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이 현재 폭증하고 있는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제시하면 현재 과잉공급되는 것으로 판단되는 의료기관(특히 이차병원급)의 기능을 전환하여 요양병원이나 장기요양시설로 하고 이러한 기관에서 요양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경우 환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공급하면서도 전체 비용은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 평균재원일수를 줄이고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포괄수가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물론 포괄수가제를 도입할 경우 평균재원일수가 줄어들고 입원당 의료비가 줄어드는 것은 우리 나라에서도 시범사업을 통해서 밝혀진 바이지만, 의료보호환자의 경우 포괄수가제 도입만으로는 재원기간을 줄일 수 없을 것이다. 반드시 요양서비스나 주거서비스가 함께 제공되어야 필요를 충족하면서도 효율적인 재정사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요양서비스를 포함하더라도 불필요한 입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불필요한 입원이 환자 측 요인이라기보다는 병원측 요인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단적인 예로 농촌에서 경영상태가 악화되는 병원에서 의료보호환자의 비율이 높고 이들 병원이 의료보호환자를 보게 되면 경영상태는 다소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조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병원에서 불필요한 입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흔히들 언급하는 도덕적 해이현상은 환자측에 기인하기보다는 의료제공자측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편이 옳을 것이며 정책수단은 본인부담금 등의 환자 측에 의료이용을 제한하는 방식보다는 의료기관의 행태를 바꿀 수 있는 보다 근원적이고 포괄적인 대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5) 정신질환 입원진료비
의료보호 대상 정신질환자의 경우 입원진료비는 일당진료비 정액제로 하고 있다. 이 경우 환자의 보호자들은 가능한 시설에 입원시키고 지역사회로 나오는 것을 기피하고 있으며 정신병원들에서는 환자가 오래 있을수록 진료비는 늘어나게 되므로 정신질환자 입원이 장기화되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 환자의 장기화된 입원 중 많은 부분은 불필요한 입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진료비의 낭비인 동시에 환자의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
3) 정책 대안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제안되는 정책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대상자 선정
현재 의료보호대상자 중에는 인간문화재 등 소득 이외의 기준에 의해 대상자로 선정된 군이 있다. 이들은 특히 일인당 의료비 사용액이 평균보다 높으며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호의 원 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의료보호와 분리하여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2) 장기요양기관으로의 기능전환
원인에서 보았듯이 장기 요양서비스 공급이 필요한 경우에도 급성기 병원에 입원하여 필수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서도 재정소모는 많았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급성기 병원의 일부를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하여 수가를 더 낮추고 기관 인정방안을 완화하여 진료비 지출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3) 사회복지서비스와의 연계 운영
저소득층 환자, 특히 노인의 경우 의료서비스 뿐 아니라 사회복지서비스영역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에 대한 서비스는 보건의료뿐 아니라 사회복지에 이르기까지 연속선상의 서비스를 동시에 필요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의료보호기금이라는 좁은 시각에서 접근하기보다 빈곤층에 대해 보다 포괄적으로 접근해서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결론
의료보호비의 폭증으로 인하여,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본인부담금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언제나 빠지지 않고 제기되고 있으며 일부 설득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본인부담금을 둠으로 하여 궁극적으로 진료비가 절감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없었다. 또한 법정 본인부담금은 종에 따라 없거나 20%이지만, 비급여 등으로 인하여 실제로 환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높기 때문에 별도의 법정 본인부담금이 없다고 해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견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방법으로 의료이용을 차단하려는 노력 이전에 의료보호기금 사용의 거시적인 비효율 구조를 개혁하고 그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의료보호재정은 아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의 최소한의 의료이용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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