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부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아름다운 재단(이사장 박상증 朴相增)은 지난 2월28일 "국제기부문화심포지엄-GIVING KOREA 2001"(연대 상남경영관 사이프러스룸)라는 주제로 2000년 1월부터 12월까지 한국인의 개인 당 기부 총액 및 기부문화를 한국갤럽에 의뢰해 국제적 표준에 부합하는 전국적 조사를 실시한 내용을 발표하였다.

이번 조사는 그간 우리나라에 개인의 기부와 관련된 정확하고 과학적인 통계수치가 없었다는 점에 근간해, 2000년 우리나라 국민의 기부와 자원봉사 실태 및 이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파악함으로써 올바른 기부문화를 조성하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기부문화 및 관련정책방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다양한 사회복지 영역 및 공익영역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을 할 때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한다.

전국민의 73.7% 기부경험, 1인 기부액은 280,920원(종교기부액 제외하면 98,660원)

이 조사에서는 전국민의 73.7%가 기부경험(10명 중 7명 꼴, 종교기관 헌금 제외시 57%)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인당 자원봉사 시간은 38.4시간, 전국민 참여율 17.7%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전체 기부자의 16.7%는 9000원 이하의 소액기부자였으며 100만원 이상의 고액 기부자는 10.4%였다. 미국의 경우 종교기관에 대한 기부를 포함해 한 사람 연평균 기부액이 1,343,750원(1998년기준)이며 일본은 30만원(1996년)인 것에 비해 한국인 기부금은 경제적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낮은 편이었다. 또한 전국민의 기부경험이나 1인당 평균기부금을 볼 때 종교기관에 기부하는 금액이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기부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렵고 불쌍한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2.99)이 1위로 나타났다. 사회환원(2.20), 도덕적 의무와 책임감(2.29), 종교적 신념(2.38), 사회개선(2.09), 국가재정능력의 한계(1.91), 기부요청(1.74), 기부할 능력(2.15), 세금 및 기타 비용을 감소할 목적(1.32), 조직에서의 공동참여(2.01)의 순으로 나타났다. 모금요청 6.8%, 세금 및 비용감소 목적 등으로 개인의 이익이나 혜택보다는 이웃을 돕기 위한 동정심이 가장 큰 동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동안 자선이나 기부를 한 시설을 조사해 봤을 때, 종교기관 55.7%, 언론 38%(90%가 ARS)로 가장 앞서 있다. 그 밖에 개인 25.9%, 복지단체 18.4% 자선단체 13.8%, 시민단체(3.2%) 순이며, 자선/기부처의 접촉경로는 대체로 모임이나 사람을 통한 직접 기부가 27.8%를 차지, 신문이나 매체를 통한 기부는 26.4%, 시설기관의 홍보를 통한 접촉은 12.5% 이었다.

< 표 > 미국, 영국, 일본과의 비교를 통해 본 한국의 기부문화

8월, 12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감정적 반짝기부

기부자의 29.1%만이 매달 기부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이 마저도 종교기관을 제외하면 16.3%에 불과하다. 35.7%의 응답자가 12월에 한시적 기부를 했으며 5.6%가 5월에, 5.0%가 수해가 발생하는 8월에 기부를 하는 '감정적 반짝기부'를 택하고 있었다.

이 조사를 통해 보면 한국인의 기부문화는 정기적이고 계획적인 기부보다는 연말연시, 수혜 등 방송이 대대적으로 자선을 강조하는 때에 발생하는 동정심에 의한 한시적인 불우이웃돕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미국의 경우와 큰 문화적 차이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의 Independent Sector(1999)에서 발표한 기부지수조사에 의하면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이 기부를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있다.

반면 기부하지 않는 이유에 관한 질문에서 1위는 "자신들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2.69%) 2위는 기부기관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2.32%)이었으며 3위는 기부처 선택의 어려움(2.02%)순으로 나타났다.

기부방법(종교기관 포함)은 시설이나 기관에 본인이 직접 전달하는 방법 38.1%가 가장 많았으며 언론기관 25.8%(ARS전화이용), 방문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경우가 8.8%, 모금함 이용이 6.9%, 가두모금 참여는 6.4%로 나타났다. 자선이벤트 참여가 0.2%, 지로용지 3.9%, 자동이체 2.8%, 인터넷을 이용한 기부는 0%로 아직까지는 활발한 모금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기부금이 사용되었으면 하는 희망분야는 응답자들이 우선 순위별로 세 가지 영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결과 응답자들은 소년소녀 가장지원, 결식아동지원, 시설아동 지원을 우선적으로 원했다. 이외에도 장애인 복지, 노인복지 등이 우위로 나타나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 장애우, 노인에 대한 지원 희망이 압도적이었다.

기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첫째 기부를 요청하는 시설, 기관, 단체가 얼마나 믿을만한가의 정도(2.78), 기부된 자원이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가의 여부(2.63), 기부의 절차가 얼마나 쉬운가(2.48), 세금공제 혜택의 여부(1.46)로 기부자들이 기부기관의 투명성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드러났다. 이와 더불어 기부자들의 기부기관에 대한 불신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통계가 함께 나타났다.

현행 우리나라의 기부금품모집규제법에 의한 행정비용은 2%로 제한되어있다. 이것은 비현실적인 부분이며 기부선진국인 미국의 경우도 평균 10% 정도에 다다르고 있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기부단체의 모금비용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평균 전체 모금액의 17.84%를 허용 가능한 비용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자신들의 기부금에서 기부기관이 얼마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느냐에 대한 응답에 놀랍게도 평균적으로 32.45%를 사용하고 있다는 대답이 나왔다. 50%이상을 행정비용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한 응답자가 30%가 넘어 한국의 기부영역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큰지를 체감할 수 있었다. 기부기관들은 하루 빨리 기부자들에게 투명하게 재정을 공개하고 시민들은 참여와 감시를 통해 자선 영역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단체에 대한 신뢰도 (평점 4점)에서 가장 높은 순서로 상위 5개 기관은 종교기관(2.85), 사회복지시설(2.81), 민간국제협력 및 교류단체(2.76), 자선기관 및 단체(2.67), 그리고 시민단체(2.58)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위 5개 기관은 정당 (1.75), 중앙정부 (1.94), 대기업 (1.94), 지방정부 (1.99), 사법기관(2.01)의 순으로 나타나 정부와 기업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을 극단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언론기관이 6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종류의 비영리단체가 제1섹터, 제 2섹터에 비해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부영역을 국가 주도하에 이끌어 나가려는 한국의 정책적 방향과 현 제도의 문제점은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가야 할 주요한 과제로 드러났다.

나눔의 온도계 역할

아름다운 재단은 이 조사를 시작으로 매년 기부지수 "GIVING KOREA" 조사발표를 통해 한국의 기부문화를 측정하고 기부를 저해하는 문제점을 진단 개선해나가는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자료로 삼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이 조사는 전국민들에게 한국의 기부문화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측정해 줄 "나눔의 온도계"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한 아름다운 재단은 보다 많은 기부자들이 생겨날 수 있도록 기부자의 세금감면 혜택을 위한 정책제안을 해 나갈 예정이며 보다 쉬운 기부방법을 연구 개발할 예정이라고 하며, 아름다운 재단의 정책자문단은 이 조사이외에도 한국 사회복지의 사각지대, 한국 기부정책의 과제와 전망,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국내외 자료 리서치, 기부영역의 효율성, 투명성, 전문성에 대한 평가척도 개발 등 한국 기부문화의 전문화를 일구어 갈 현장과 긴밀히 연결된 전문학자 집단으로 한국사회 전체의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연구 및 발표를 지속할 것이라고 한다.

* 2월28일 "국제기부문화심포지엄-GIVING KOREA 2001" 주제에 관한 자세한 자료와 내용은 4월 말 아름다운 재단(http://beautifulfund.org) 홈페이지에 실릴 예정입니다.

편집부
2001/04/10 00:00 2001/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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