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근로자의 사회보장: 영국의 사례(표누락)
월간 복지동향/2001 :
2001/04/10 00:00
우리 나라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범주는 시간제 근로자뿐만 아니라 1년 미만의 단기 계약직과 일용직 근로자를 모두 포괄하여 광범하게 정의되고 있다. 이와 달리 영국을 비롯한 유럽연합 국가들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는 시간제 근로자로 한정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개념상의 문제가 아니라,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호와 사회보장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유럽연합 국가들과 비교할 때, 우리 나라에서는 보다 광범한 부류의 근로자들이 고용보호는 물론 사회보장과 관련하여 정규직 근로자에 비하여 열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더욱이, 유럽연합 국가들 내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열등한 대우는 최근 유럽연합에서 타결된 시간제 근로자의 보호에 관한 협약(Directive 97/81/EC)을 계기로 그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고 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영국을 중심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는 법령에 근거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1997년 유럽연합에서 체결된 시간제 근로자의 보호에 관한 협약을 집행하기 위하여, 영국은 2000년 7월 "시간제근로에 관한 규제령(Regulation on Part-time Work)"를 발효시켰다. 이 법령은 시간제 고용의 확대를 통하여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시간제 근로자가 전일제 근로자에 준하는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법령에서는 시간제 근로자의 보호를 위하여, 시간제직이라는 이유로 인하여 부당하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는 열등처우 금지의 원칙과 시간제 근로자가 받는 보수, 연금, 훈련, 휴가, 부가급여 등은 근로시간에 비례하여 지급해야 한다는 비례원칙을 기본원칙으로 삼고 있다. 또한, 시간제 근로자의 고용보호를 위하여, 정리해고시 이들을 우선 해고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보호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면, 이들에 대한 사회보장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복지국가의 태동기로부터 유지되어 왔다. 영국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장은 원칙적으로 사회보장체계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단, 사회보장체계의 운영과정에서 정규직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서로 다른 사회적 위험과 욕구를 지니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서로 다르게 다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접근은 영국의 복지국가 건설의 초기에서부터 줄곧 견지되어 온 입장이기도 하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942년 베버리지가 영국의회에 제출한 "사회보험과 관련서비스(Social Insurance and Allied Services)"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영국의 사회보장체계의 근간이 되었다. 이 보고서에서 베버리지는 결핍(wants)을 극복하기 위하여 사회보험에 입각한 사회보장체계의 수립을 주장하고, 이를 위한 6가지의 원칙 -균일한 생계급여(flat rate of subsistence benefit), 균일한 기여금(flat rate of contribution), 행정책임의 통합(unification of administrative responsibility), 급여의 적정성(adequacy of benefit), 포괄성(comprehensiveness), 분류화(classification)-을 제시하였다. 이중에서 포괄성은 사회보험체계가 모든 국민과 그들의 욕구를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면, 분류화는 국민을 6개 집단으로 나누어 각각의 집단에 따라 사회보장체계의 운영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정규직 근로자는 정규직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사회보장체계를 통하여 빈곤, 질병, 재해 등의 위험으로부터 사회적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
영국의 사회보장체계는 수십 개의 급여체계를 통하여 복잡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구분하는 손쉬운 방법은 자산조사급여(means-tested benefits)와 비자산조사급여(non-means-tested benefits)로 나누는 것이다. 자산조사급여는 개인의 기여조건과 무관하게 지급되는 급여로서, 개인의 소득과 금융자산이 정해진 액수보다 낮은 경우에 개인의 욕구에 따라 급여를 지급한다. 다시, 자산급여는 수급자의 고용상태를 기준으로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한편, 비자산조사급여는 자산조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 급여들로서, 수급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지급된다. 다시, 비자산조사급여는 개인이 기여조건을 충족시키는 경우에 지급되는 급여와 기여조건과 무관하게 수급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지급되는 급여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에 해당하는 급여는 사회보험기금에서 지출되는데 반하여, 후자의 경우 아동보호자수당을 제외하고 모든 급여는 국가의 일반재정에서 지급된다.
위에서 열거한 급여들 중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전일제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가족급여(family credit), 장애자근로수당(disability working allowance), 그리고 소득부가(earnings top-up)를 제외한 모든 급여에 대하여 수급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급여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일할 능력이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소득보장은 소득보조와 구직자수당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소득보조(income support)는 국가가 소득이 낮은 사람들의 최소한 삶의 수준을 보장하기 위하여 자산조사에 기초하여 현금급여를 제공하는 사회부조제도이다. 소득보조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가구 소득이 정부에서 공시한 소득(applicable income)보다 낮고 금융자산이 8000 파운드 미만이어야 한다. 그런데, 1996년 근로연계복지(workfare)의 일환으로 실업급여와 소득보조를 통합하여 구직자수당을 신설하면서, 구직자수당을 받는 사람들은 소득보조를 신청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부양아동이 있는 전일제 근로자가 소득이 낮은 경우에 이를 보조하기 위한 가족급여(family credit)의 도입(1986년)과 부양아동이 없는 전일제 근로자가 소득이 낮은 경우에 이를 보조하는 소득부가(earnings top-up)의 도입과 함께 전일제 근로자들은 소득보조를 신청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개혁들은 전일제 근로자가 고용을 통하여 벌어드리는 소득이 공적부조를 통하여 받는 이전소득보다 많게 함으로써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빈곤의 덫'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하여, 소득보조는 60세 이상의 노인, 질병 혹은 장애로 인하여 근로능력을 상실한 사람, 16세 미만의 아동을 부양하는 홀부모, 그리고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장애학생과 직업훈련생 등의 집단들 중 하나에 속하는 경우에 한하여 신청할 수 있다. 소득보조의 급여액은 연령과 가구유형에 따라 매년 4월 정부가 갱신ㆍ발표하는 개인별 생계비(personal allowance)를 기준으로 수급자의 소득, 가구원의 특수욕구(special needs), 주택비용 등을 고려하여 수급자별로 다르게 지급된다.
따라서 일할 능력이 있는 60세 미만의 비정규직 근로자의 소득보장은 구직자수당을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구직자 수당은 일할 능력이 있는 실업자 또는 주당 평균노동시간이 16 시간 미만인 자로서 전일제 직업을 찾고 있는 사람, 다시 말해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위한 사회보장급여이다. 구직자 수당은 다시, 기여조건을 충족시키는 사람들을 위한 기여기반 구직자수당(contribution-based jobseeker's allowance)과, 자산조사를 통과한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소득기반 구직자수당(income-based jobseeker's allowance)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16 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기여조건을 충족시키는 경우에는 기여기반 구직자수당을 신청할 수 있으며, 기여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지만 자산조사 기준을 통과할 수 있다면 소득기반 구직자 수당을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양자의 경우 모두에 있어, 비정규직 근로자가 급여를 수급하기 위해서는 2주 간격으로 직업센타에 출석하여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기여기반 구직자수당의 수급기간은 원칙적으로 182일을 넘지 못하며, 급여액은 연령을 기준으로 (18세미만, 18-24세, 25세 이상) 미리 정해져 있고, 수급자가 시간제 고용을 통하여 얻는 수입이 있다면 그 액수만큼을 공제한다. 이 때, 최대 수급기간인 182일이 경과한 후에도 전일제 직업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자산조사 기준을 충족시키는 경우, 소득기반 구직자수당을 신청할 수 있다. 소득기반 구직자수당은 기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업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들, 그리고 기여조건은 충족시키지만 구직자수당 이외의 추가적 급여(배우자, 아동, 주택대출 비용)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자산조사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경우에 신청할 수 있다. 이 때, 자산조사의 기준은 공적부조제도인 소득보조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소득기반 구직자수당의 수급기간은 자산조사기준을 충족하는 한 제한이 없이 계속해서 지급되며, 급여액은 소득보조와 마찬가지로 개인별 생계비를 기준으로 수급자의 소득, 가구원의 특성, 주택비용 등을 고려하여 수급자별로 다르게 지급된다.
요컨대, 영국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장은 정규직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사회보장체계 내에서 이루어져 왔다. 즉, 포괄성의 원칙과 분류화의 원칙에 따라 설계된 사회보장제도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특수한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최근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장은 구직자수당의 신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소득보장보다는 근로를 통한 자활로 유인하려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영국의 이러한 경험은 우리 나라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사회보장의 확대를 설계하는 데 있어 밑그림을 제공해 줄 것이다. 무엇보다도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사회보장은 정규직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4대 사회보험제도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가족급여와 소득부가제도는 '일하면서 빈곤한 사람들(working poor)', 즉 일용직, 임시직 근로자, 그리고 영세업체에서 근무하는 저임금근로자들의 소득보장과 관련한 대안적 방법을 보여 준다.
물론, 우리 나라가 비정규직의 사회보장을 확대하기 위하여 영국의 제도를 그대로 답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의 경우 비정규직의 범위가 영국과 다르며, 근로능력이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소득보장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내에서 극히 제한된 일부를 제한된 예산범위 내에서 선정한 후, 자활사업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급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비정규직의 근로소득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급여대체율은 노동시장 상황(저숙련근로자에 대한 저임금)과 맞물리면서 이들을 빈곤의 덫에 걸리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영국의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득이 낮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하여 가족급여와 소득부가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나, 추가적 비용부담으로 인하여 실현가능성이 의문이다. 다음으로 영국의 경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비정규직의 소득보장을 사회보험체계를 통하여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고용보험에 이들을 포섭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대안들은 찬사와 기대속에서 실시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를 축소하여,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근로능력이 없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도록 재설계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따라서 현행 제도를 새롭게 바꾸는 것보다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틀 내에서 원래의 취지대로 누구나 최소한의 기본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 시행하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다. 특히, 빈곤의 덫을 막기 위하여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로 선정된 비정규직의 근로소득에 대한 급여대체율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기초생활보장제의 수급자로 선정되지 않은 차상위 소득계층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고용보험을 통하여 소득보장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참고문헌
Child Poverty Action Group, Welfare benefits handbook 1, 2. 1999/2000. London: CPAG.
먼저,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는 법령에 근거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1997년 유럽연합에서 체결된 시간제 근로자의 보호에 관한 협약을 집행하기 위하여, 영국은 2000년 7월 "시간제근로에 관한 규제령(Regulation on Part-time Work)"를 발효시켰다. 이 법령은 시간제 고용의 확대를 통하여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시간제 근로자가 전일제 근로자에 준하는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법령에서는 시간제 근로자의 보호를 위하여, 시간제직이라는 이유로 인하여 부당하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는 열등처우 금지의 원칙과 시간제 근로자가 받는 보수, 연금, 훈련, 휴가, 부가급여 등은 근로시간에 비례하여 지급해야 한다는 비례원칙을 기본원칙으로 삼고 있다. 또한, 시간제 근로자의 고용보호를 위하여, 정리해고시 이들을 우선 해고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보호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면, 이들에 대한 사회보장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복지국가의 태동기로부터 유지되어 왔다. 영국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장은 원칙적으로 사회보장체계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단, 사회보장체계의 운영과정에서 정규직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서로 다른 사회적 위험과 욕구를 지니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서로 다르게 다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접근은 영국의 복지국가 건설의 초기에서부터 줄곧 견지되어 온 입장이기도 하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942년 베버리지가 영국의회에 제출한 "사회보험과 관련서비스(Social Insurance and Allied Services)"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영국의 사회보장체계의 근간이 되었다. 이 보고서에서 베버리지는 결핍(wants)을 극복하기 위하여 사회보험에 입각한 사회보장체계의 수립을 주장하고, 이를 위한 6가지의 원칙 -균일한 생계급여(flat rate of subsistence benefit), 균일한 기여금(flat rate of contribution), 행정책임의 통합(unification of administrative responsibility), 급여의 적정성(adequacy of benefit), 포괄성(comprehensiveness), 분류화(classification)-을 제시하였다. 이중에서 포괄성은 사회보험체계가 모든 국민과 그들의 욕구를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면, 분류화는 국민을 6개 집단으로 나누어 각각의 집단에 따라 사회보장체계의 운영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정규직 근로자는 정규직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사회보장체계를 통하여 빈곤, 질병, 재해 등의 위험으로부터 사회적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
영국의 사회보장체계는 수십 개의 급여체계를 통하여 복잡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구분하는 손쉬운 방법은 자산조사급여(means-tested benefits)와 비자산조사급여(non-means-tested benefits)로 나누는 것이다. 자산조사급여는 개인의 기여조건과 무관하게 지급되는 급여로서, 개인의 소득과 금융자산이 정해진 액수보다 낮은 경우에 개인의 욕구에 따라 급여를 지급한다. 다시, 자산급여는 수급자의 고용상태를 기준으로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한편, 비자산조사급여는 자산조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 급여들로서, 수급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지급된다. 다시, 비자산조사급여는 개인이 기여조건을 충족시키는 경우에 지급되는 급여와 기여조건과 무관하게 수급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지급되는 급여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에 해당하는 급여는 사회보험기금에서 지출되는데 반하여, 후자의 경우 아동보호자수당을 제외하고 모든 급여는 국가의 일반재정에서 지급된다.
위에서 열거한 급여들 중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전일제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가족급여(family credit), 장애자근로수당(disability working allowance), 그리고 소득부가(earnings top-up)를 제외한 모든 급여에 대하여 수급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급여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일할 능력이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소득보장은 소득보조와 구직자수당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소득보조(income support)는 국가가 소득이 낮은 사람들의 최소한 삶의 수준을 보장하기 위하여 자산조사에 기초하여 현금급여를 제공하는 사회부조제도이다. 소득보조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가구 소득이 정부에서 공시한 소득(applicable income)보다 낮고 금융자산이 8000 파운드 미만이어야 한다. 그런데, 1996년 근로연계복지(workfare)의 일환으로 실업급여와 소득보조를 통합하여 구직자수당을 신설하면서, 구직자수당을 받는 사람들은 소득보조를 신청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부양아동이 있는 전일제 근로자가 소득이 낮은 경우에 이를 보조하기 위한 가족급여(family credit)의 도입(1986년)과 부양아동이 없는 전일제 근로자가 소득이 낮은 경우에 이를 보조하는 소득부가(earnings top-up)의 도입과 함께 전일제 근로자들은 소득보조를 신청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개혁들은 전일제 근로자가 고용을 통하여 벌어드리는 소득이 공적부조를 통하여 받는 이전소득보다 많게 함으로써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빈곤의 덫'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하여, 소득보조는 60세 이상의 노인, 질병 혹은 장애로 인하여 근로능력을 상실한 사람, 16세 미만의 아동을 부양하는 홀부모, 그리고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장애학생과 직업훈련생 등의 집단들 중 하나에 속하는 경우에 한하여 신청할 수 있다. 소득보조의 급여액은 연령과 가구유형에 따라 매년 4월 정부가 갱신ㆍ발표하는 개인별 생계비(personal allowance)를 기준으로 수급자의 소득, 가구원의 특수욕구(special needs), 주택비용 등을 고려하여 수급자별로 다르게 지급된다.
따라서 일할 능력이 있는 60세 미만의 비정규직 근로자의 소득보장은 구직자수당을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구직자 수당은 일할 능력이 있는 실업자 또는 주당 평균노동시간이 16 시간 미만인 자로서 전일제 직업을 찾고 있는 사람, 다시 말해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위한 사회보장급여이다. 구직자 수당은 다시, 기여조건을 충족시키는 사람들을 위한 기여기반 구직자수당(contribution-based jobseeker's allowance)과, 자산조사를 통과한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소득기반 구직자수당(income-based jobseeker's allowance)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16 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기여조건을 충족시키는 경우에는 기여기반 구직자수당을 신청할 수 있으며, 기여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지만 자산조사 기준을 통과할 수 있다면 소득기반 구직자 수당을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양자의 경우 모두에 있어, 비정규직 근로자가 급여를 수급하기 위해서는 2주 간격으로 직업센타에 출석하여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기여기반 구직자수당의 수급기간은 원칙적으로 182일을 넘지 못하며, 급여액은 연령을 기준으로 (18세미만, 18-24세, 25세 이상) 미리 정해져 있고, 수급자가 시간제 고용을 통하여 얻는 수입이 있다면 그 액수만큼을 공제한다. 이 때, 최대 수급기간인 182일이 경과한 후에도 전일제 직업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자산조사 기준을 충족시키는 경우, 소득기반 구직자수당을 신청할 수 있다. 소득기반 구직자수당은 기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업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들, 그리고 기여조건은 충족시키지만 구직자수당 이외의 추가적 급여(배우자, 아동, 주택대출 비용)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자산조사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경우에 신청할 수 있다. 이 때, 자산조사의 기준은 공적부조제도인 소득보조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소득기반 구직자수당의 수급기간은 자산조사기준을 충족하는 한 제한이 없이 계속해서 지급되며, 급여액은 소득보조와 마찬가지로 개인별 생계비를 기준으로 수급자의 소득, 가구원의 특성, 주택비용 등을 고려하여 수급자별로 다르게 지급된다.
요컨대, 영국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장은 정규직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사회보장체계 내에서 이루어져 왔다. 즉, 포괄성의 원칙과 분류화의 원칙에 따라 설계된 사회보장제도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특수한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최근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장은 구직자수당의 신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소득보장보다는 근로를 통한 자활로 유인하려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영국의 이러한 경험은 우리 나라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사회보장의 확대를 설계하는 데 있어 밑그림을 제공해 줄 것이다. 무엇보다도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사회보장은 정규직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4대 사회보험제도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가족급여와 소득부가제도는 '일하면서 빈곤한 사람들(working poor)', 즉 일용직, 임시직 근로자, 그리고 영세업체에서 근무하는 저임금근로자들의 소득보장과 관련한 대안적 방법을 보여 준다.
물론, 우리 나라가 비정규직의 사회보장을 확대하기 위하여 영국의 제도를 그대로 답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의 경우 비정규직의 범위가 영국과 다르며, 근로능력이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소득보장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내에서 극히 제한된 일부를 제한된 예산범위 내에서 선정한 후, 자활사업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급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비정규직의 근로소득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급여대체율은 노동시장 상황(저숙련근로자에 대한 저임금)과 맞물리면서 이들을 빈곤의 덫에 걸리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영국의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득이 낮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하여 가족급여와 소득부가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나, 추가적 비용부담으로 인하여 실현가능성이 의문이다. 다음으로 영국의 경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비정규직의 소득보장을 사회보험체계를 통하여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고용보험에 이들을 포섭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대안들은 찬사와 기대속에서 실시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를 축소하여,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근로능력이 없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도록 재설계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따라서 현행 제도를 새롭게 바꾸는 것보다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틀 내에서 원래의 취지대로 누구나 최소한의 기본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 시행하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다. 특히, 빈곤의 덫을 막기 위하여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로 선정된 비정규직의 근로소득에 대한 급여대체율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기초생활보장제의 수급자로 선정되지 않은 차상위 소득계층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고용보험을 통하여 소득보장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참고문헌
Child Poverty Action Group, Welfare benefits handbook 1, 2. 1999/2000. London: CP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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