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그룹홈과 관련된 상황 변화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복지계에서 그룹홈에 대한 현실적 관심은 결코 적지 않다. 중·대규모시설에서의 보호양식에 대한 대안으로서 그룹홈이 제안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되었고 실제 노인·장애우·아동복지계에서 그룹홈사업이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있다. 특히 아동복지계에서는 1997년부터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지정, 지난해까지 10개, 그리고 올해부터는 15개의 그룹홈을 지정 운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부의 노력 이전에 이미 무허가 또는 미신고시설의 형태로 소규모 그룹홈의 보호양식은 우리나라에서 확실한 영역으로 자리잡아 왔음을 인정해야 한다(무허가시설의 형태로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소규모 시설 또는 그룹홈의 존재양식 및 아동의 보호양식에 대한 글로는 이태수·함철호·이용교, "소규모아동시설연구,"《인간과 복지》, 1997 참조).

작년말 개정된 아동복지법에서 그룹홈사업을 지칭하는 '공동생활가정사업'이 명문화되고 이로부터 우리는 그룹홈이 드디어 아동복지정책상의 공식적인 보호양식으로 천명되면서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평가하였다. 따라서 아동보호양식의 훌륭한 대안의 하나인 그룹홈을 차제에 어떻게 제도적으로 설계하고 이를 실현시키며 또한 그 지원책을 강구하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과제는 이제부터 정부당국과 아동복지계가 풀어가야 할 숙제이며 그 첫단계가 개정 아동복지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 보건복지부 지침에 이를 어떻게 규정하느냐 하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한편 현재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그룹홈을 운영하고 있는 당사자들은 차제에 그룹홈과 관련된 규정들의 형성과정을 주시하고 아동보호양식으로서의 그룹홈을 활성화하고 정착시키는 데 역할을 다하기 위하여 지난 2월 16일 '전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를 발족시키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모색중이다.

아동그룹홈의 제도적 접근방안들

그렇다면 실제 그룹홈은 개정 아동복지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조문으로 규정되어있는지를 우선 확인해 보자.

제16조 (아동복지시설의 종류)

① 아동복지시설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아동양육시설 :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을 입소시켜 보호, 양육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 (중략)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아동복지시설은 종합시설로도 설치할 수 있다.

③ 아동복지시설은 각 시설의 고유업무외에도 다음 각호의 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

(중략) 5. 공동생활가정사업 :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에게 가정과 같은 주거여건과 보호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 (이하 생략)

위의 법 조문에서 아동그룹홈에 대한 정의가 이루어진 것이기도 하지만, 이를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아동그룹홈이란 "부모의 사망, 이혼 및 기타 사유로 가정으로부터 이탈한 아동이나, 가정폭력·학대 등으로 사회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하는 아동, 가출 등으로 인해 일시적인 보호가 요구되는 아동들을 5∼10인의 소규모로 가정과 같은 분위기에서 양육되도록 하는 보호양식"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그룹홈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 대상아동 : 법률적으로 '보호가 요구되는 아동' 및 실제적으로 보호가 요구되는 아동

- 규모 : 5인 이상∼10인 미만(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약간 초과할 수도 있음)

- 주거양식 : 주택지 내에 일반주택의 형태로 존재할 것

- 보호양식 : 가급적 양부모의 역할을 행할 이들이 모두 존재하며 이들과 아동들이 가정과 같은 환경을 통해서 생활하도록 함

그런데 현행 사회복지사업법과 아동복지법 체계를 생각할 때 그룹홈에 대한 제도적인 규정방식은 크게 다음 세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고 본다.

제1안 : 사업(프로그램)으로 보는 경우

○ 의 미

현재 개정아동복지법에 따라 그룹홈을 사업으로 간주한다.

○ 법률적 조치사항

그룹홈에 대한 운영원칙, 직원배치, 직원자격, 국가보조 등에 대한 규정을 시행령·시행규칙으로 마련한다.

○ 장 점

그룹홈 운영자의 난립을 막고 국가는 프로그램으로서 인정하면서 시설의 보완적인 보호양식으로만 인정하여 시설중심의 보호양식 하에 이를 활용한다.

○ 단 점

이 경우 모체로서의 시설이 존재하고 그에 부속되어 프로그램으로서의 그룹홈이 실행되므로, 현재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미신고 개별 그룹홈은 포섭되기가 어려워진다.

제 2 안 : 시설로 하는 경우

○ 의 미

현재 사회복지사업법 시행규칙〈별표 3 :사회복지시설의 설치기준〉에 의하면 10인 이상의 시설부터 시설로 인정받게 되어 있으며 또한 10인 미만의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개별 법에서의 설치근거를 통하여 시설로 인정받게 되었으므로 10인 정도의 그룹홈을 공식적인 아동양육시설로 인정하고 5∼9인 정도의 그룹홈도 가급적 독립된 시설로 인정한다.

○ 법률적 조치 사항

시행령·시행규칙상에 이들 소규모 아동양육시설, 이른바 그룹홈에 대한 규정을 별도로 마련한다.

○ 장 점

현재 그룹홈의 불안정한 위상을 시설로서 확고히 확립할 수 있으며 그룹홈 양식을 기존시설의 보조적 수단화하는 것으로부터 탈피할 수 있다.

○ 단 점

시설의 수가 너무 많아지며 과연 5∼10인의 그룹홈을 시설로까지 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제 3 안 : 가정위탁으로 보는 방안

○ 의 미

그룹홈의 독자적인 범주는 인정하되, 궁극적인 법률적 근거는 가정위탁의 연장으로 봄으로써 그룹홈의 공식적인 위상을 인정한다. 특히 이는 일본에서 그룹홈을 궁극적으로 이친(里親)의 한 유형으로 보는 것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 법률적 조치사항

가정위탁에 대한 지침상의 규정을 수정하여 5∼9인까지의 아동을 동시에 양육할 수 있도록 하며 이에 대한 지원규정도 종래의 양식과는 차별화한다.

○ 장 점

그룹홈에 대한 또 다른 법률적 근거를 굳이 찾을 필요가 없으며, 특히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아동시설의 경우 시설로서의 신고여부 또는 모시설(母施設)의 존재여부와 상관없이 공식적인 인정의 근거를 갖게 된다.

○ 단 점

그룹홈이 시설과 같은 확고한 영역이나 위상을 갖지는 못한다.

이상의 대안에서 현재 실제로 그룹홈을 운영하는 당사자들은 차제에 그룹홈을 시설로 인정하여 그 위상을 공고히 하기를 원하며 기존시설의 부차적 사업으로 자리매김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기존시설에서의 그룹홈사업은 그 자체로 전개하면서 소규모시설로서도 역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현재 그룹홈의 존재양식을 유형화하여 보면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기존 양육시설의 분원 정도로만 접근하는 경우 현존하는 그룹홈들을 여전히 배제하는 결과가 되고 말 것임은 명확하다.

- 시설연계형

모시설(母施設)로서 육아시설 또는 복지관 등이 존재하고 이의 부설 또는 분원으로서 그룹홈이 운영되는 형태

- 단독운영형

· 개별형 : 개인이나 단체, 심지어 비영리법인이 모시설없이 그룹홈을 하나만 운영하는 경우

· 센터형 : 개인이나 단체, 심지어 비영리법인이 모시설없이 여러 개의 그룹홈을 통일적으로 관리, 운영하는 경우

그룹홈의 공식화·활성화를 위한 강구책

따라서 금번 개정 아동복지법에 대한 시행령 시행규칙 제정과정에서 아동복지시설 및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을 마련하는 과정에 기존시설의 프로그램으로서의 그룹홈과 단독시설로서의 그룹홈이 함께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필요하다면 이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정을 위해 부분적인 법개정도 요구된다. 어쨌든 그룹홈의 공식화 및 활성화를 위해 강구되어야 할 사항들을 제시해 보면 아래와 같다.

입소대상 아동의 자격

그룹홈 대상 아동은 실질적으로 보호를 요하는 모든 아동에 열려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 소년소녀가장세대 아동

- 부모가 이혼하여 양육을 포기한 아동

- 부나 모가 사망하고 나머지 모나 부가 양육을 소홀히 하는 경우

- 가출한 아동

- 가정폭력, 학대, 방임에 시달리는 아동

- 일시적인 가정사정으로 적절한 가정내 양육이 보장되지 않는 아동

- 시설보호아동 중 특별한 심리치료가 필요한 아동

그룹홈의 운영투명성 확보 방안

시설연계형인 경우는 시설운영의 지도·감독 과정에서 함께 다루어지지만, 개인이나 단체, 비영리기관이 운영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장치를 구비함으로써 시설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한다.

- 그룹홈운영자와 종사자의 자격 규정

이때 가급적 사회복지사이도록 하지만, 그러하지 않은 경우 특별한 교육과정을 수료토록 한다.

- 운영위원회의 활성화

그룹홈의 후원회나 별도의 운영위원회를 5인 내외로 구성케하고 여기에 해당 시군구의 사회복지전문요원이 참여하여 최소 분기별 한번 회의를 한다.

- 사회복지전문요원 및 아동지도원의 정기적 방문

그룹홈으로 인정받은 기관은 이들의 정기적인 방문을 공식화하여 관으로부터의 지원 및 지도를 받는다.

아동에 대한 후견인 지정

그룹홈의 아동들은 시군구의 장이 후견인 역할을 한다.

이태수 /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교수
2000/03/10 00:00 2000/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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