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8일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중심으로 한 복지운동 워크숍이 관악사회복지와 경기복지시민연대 및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공동주최로 열렸다. 이 워크숍은 지역에서 복지운동 및 실업극복운동을 담당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요구로 준비된 행사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을 앞두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여러 쟁점들에 대해 공유하고 앞으로의 공동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나누는 자리였다. 3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들과 복지관 및 사회복지협의회 등의 활동가 70여 명이 참석하여 활발한 논의를 거쳐 어느 정도 공유점을 만들어냈다.

먼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쟁점과 대안을 중심으로 류정순 박사의 기조발제가 있었다. 다른 전문가들이 기존의 생활보호법과 2002년부터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비교해서 논의하고 평가하는 것과 달리 류정순 박사는 2002년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예고되는 제도의 모습은 신뢰할 수 없으므로 올해 10월에 시행될 내용에 대해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여러 쟁점들을 다루었다.

새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에서 법 본래의 취지가 많이 훼손될 것이 예상되므로 결국 근로능력이 없는 수급권자와 근로능력이 있는 조건부수급자로 나누어 보호하는 것을 근간으로 하여 현행 생활보호법에서의 거택과 자활로 나누어 보호하는 것과 근본적인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총평으로 발제를 시작했다.

류정순 박사의 쟁점을 정리해보면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수급자로의 선정기준으로서 첫째, 소득기준은 추정소득의 도입으로 인해 강화되었고 둘째, 재산기준은 전월세 보증금이 전재산인 수급권자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재산평가액 산출방식에 다라 훨씬 강화되었으며 셋째, 부양의무자 기준에서는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자산조사가 도입되어 현행 한시적 자활보호대상자 선정기준보다 훨씬 더 까다로워졌다는 점이 문제이다.

보장수준과 관련해서는 최저생계비와 소득평가액 개념을 도입하여 급여액을 산출하는데 저소득층의 소득은 파악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주2일의 추정소득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실제 소득여부와 상관없이 주당 45시간의 근로시간 중 16시간의 소득이 적용되어 36% 정도의 지급이 감해질 수 있다. 그러나 주거급여의 추가지급으로 일단 수급자로 선정되면 현재의 급여수준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공공근로에 종사하는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은 조건부 수급자로 선정될 경우 생활보장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주민등록표에만 의존한 가구규정 등의 정주 개념으로 대상자가 선정될 경우, 강화된 대상자 선정의 소득과 재산기준 및 부양의무자 기준과 함께 현행 제도보다 더 넓은 사각지대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주민등록지에 거주하지 않는 노숙자, 쪽방거주자, 비닐하우스촌 및 무허가주택 거주자, 또는 여러가지 사연으로 인해 주민등록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이들의 경우 대상자 선정에서 모두 제외되어 있다. 의료보호의 경우 생활보호법의 본인부담금 체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고 긴급보호의 경우 현행과 마찬가지로 주거보호가 누락되어 있는 것이 문제이다. 일단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수급자로 선정되면 수혜수준은 기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오히려 차상위계층(소득과 재산이 최저생계비의 100분의 120이하에 해당하는 가구)의 생활수준이 수급자보다 낮아지는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부양의무자 규정때문에 탈락되었으나 실제로는 부양을 받지 못하는 환자가구나 재산기준 때문에 탈락되었지만 재산의 소득화가 어려운 가구의 고통이 클 것을 예상되는데 가장 열악한 상태에 있으면서도 탈락되는 사각지대의 가구들에 대하여 심각한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류정순 박사는 복지예산 운용의 경직성에 따른 수혜대상자 범위의 축소나 급여수준 제한 등의 현실을 볼 때 예산운용의 탄력성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을 제기했다.

다음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권 운동에 대한 제안이 이찬진 변호사의 발제로 이루어졌다.

현재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제정과정에서 예산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부처의 경제논리에 의해 수급권의 범위가 제한되고 있으며 행정 인프라의 미비와 소득 및 재산조사에 관한 현실적인 수단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심지어 수급권 신청기간을 5월 2일부터 20일까지로 제한하는 등의 과정을 볼 때,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명력을 지키기위해 수급권 운동을 전개할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하였다.

수급권 운동의 기조는 다음과 같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시민사회단체가 수급권자들을 대상으로 수급권 신청 캠페인을 벌여 최대한 신청하게하고 이후 탈락된 당사자들에 대한 개별적인 법률구제사업을 지역법률가 등과 연계하여 전개해 나감으로써 '빈곤'에 관한 문제를 공론화하여 지역내에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충실화를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운동으로 발전하며 궁극적으로는 수급권자들을 각성시켜 '빈곤자'가 주축이 된 '빈곤퇴치 운동'의 전형을 구축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새로운 지역별, 지역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다.

수급권 운동의 단계 및 방안은 먼저 준비단계로서 개별 지역단체들과 함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쟁점과 수급권 운동에 필요한 내용 및 운동의 지점들을 광범위하게 공유해 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5월 초 안에 지역내 네트워크나 개별단체가 주체가 되어 가칭 '수급권 운동본부'를 발족하는 것과 함께 수급권 신청 캠페인을 벌이며 특히 수급권 탈락 예상계층에 대한 신청 조직화에 주력해야 한다. 이후 수급권 신청기간 종료 후의 신청을 반려하는 조치에 대하여 행정 소송을 제기하고 법적 분쟁가능 유형에 대하여 기획소송 원고모집의 형태로 진행함으로써 시행령 및 규칙과 지침상의 문제뿐 아니라 적극적인 정책형성기능이 가능한 소송도 제기한다. 소송 등의 운동과정에서 제기된 정책과제의 해결은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운동을 통해 이루어낸다. 운동방안으로서 온라인 공간의 복지운동 네트워트가 중요한데 우선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홈페이지(www.pspd.or.kr)를 이용하여 지역별 수급권 운동의 상황과 각종 자료를 공유함으로써 수급권 운동의 종합정보창고로서의 기능을 살린다.

이찬진변호사는 대략적으로 법적 분쟁의 9가지 가능유형과 법률구조사업의 목적 및 취지, 가칭 '법률구조센터' 혹은 지역단위의 작은권리찾기운동분부의 역할에 대해 다루면서 수급권 운동의 제안을 마쳤다.

다음으로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시행과 관련하여 지역단위에서 어떻게 운동화시킬 것인가라는 주제로 이정운 관악 사회복지 정책위원장의 발제가 이어졌다. 지역복지운동에 대하여 7가지 제안을 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지역단위 수급권 운동의 방안으로서 첫째, 상담창구를 개설하는 것이다. 둘째,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추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생활보장위원회의 구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참여에서 개인 자격이 아닌 단체의 대표자격 또는 지역연대 차원에서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과 관련하여 셋째, 조례의 제,개정이 필요한데 조례에는 생활보호관련조례 이외에도 각종 기금 침 각종 위원회 구성과 설치에 관한 조례 등이 있으므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조례를 분석하여 개정운동을 벌이고 새롭게 필요한 조례는 제정운동을 펼치는 것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내용 중 핵심조항인 자활급여와 자활사업이 올바로 시행될 수 있도록 넷째, 지역의 자활지원계획 수립과정에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다섯째로 예산확보운동으로서 정부 차원에서뿐만아니라 지자체 차원의 예산확보운동도 절실하다.

10월 법시행 이전에 여섯째, 지역차원의 추진기획단을 구성하여 지역에서 정책과 자원개발, 네트워크 구성 등의 준비를 함으로써 부족한 인프라를 보완하고 자활지원계획이나 보장기금 등에 관련한 논의를 심도있게 한다. 추진기획단은 지역의 노동, 실업 및 복지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의 민간과 공공부문이 함께 참여하여 구성할 수 있다.

이 일련의 지역활동은 지역의 복지문제를 제도화 또는 개혁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을 만드는 일이므로 주민운동 및 실업운동 등과 연계하여 확장된 사회권 확보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정운 발제자는 일곱째, 지역복지운동 네트워크를 제안하면서 발제를 마쳤다.

준비된 발제와 제안들의 발표를 마친 후 송원찬 경기복지시민연대 사무국장의 사회로 참가단체들의 소개와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지역단체 활동가들로부터 지역활동의 상황과 고민을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함께 해야 할 과제들이 몇 가지 도출되었다.

우선 수급권 신청기간의 제한조치에 따라 홍보 및 교육이 시급하므로 전국적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관련된 수급권의 내용과 신청방법 등에 대한 단일한 홍보내용의 마련과 신청방법 등에 대한 단일한 홍보내용의 마련과 이후 진행될 상담이나 법률구제사업의 활동가용 매뉴얼 제작에 해한 요구가 빗발쳤다. 또한 각 지역별로 조례 제, 개정 운동에 대한 고민과 지역내의 복지운동 연대활동에 대한 모색이 진행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으로 실업관련 단체들에서 참가한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자활관련 문제들에 대한 공동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따라서 5월초 홍보부족과 짧은 수급권 신청기간에 다른 수급권 제한에 대한 문제제기로서 참가단체들이 공동으로 성명서를 내는 대응방안이 결의되었고 온라인상의 복지운동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자료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지역간 복지운동네트워크를 형성하자는 공감대를 이루었다. 도한 실업운동 단체들의 데이터들을 활용하여 수급권 신청 캠페인을 위한 단일한 홍보내용과 지침의 마련도 예고되었다.

지역복지운동 활동가들의 뜨거운 열정과 진지한 문제제기로 채워
2000/05/10 00:00 2000/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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