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배제의 구조화

비정규직 근로자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차별에 관한 것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근로자 사이에 존재하는 고용형태 상의 차이는 이들 사이의 임금, 근로조건, 복지수준, 그리고 심지어 사회적 인식에 이르기까지 이중삼중의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차별은 개인적 차원에서는 심각한 고용불안과 낮은 임금, 열악한 근로조건 및 낮은 수준의 복지로 귀결되지만, 근로자집단 전체에 대해서는 이들을 고용형태와 개별기업의 지불능력에 따라 분절시키고, 이들 간의 불평등을 심화시킬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은 대기업 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구조화되어 있는 한국의 노동복지체계에 상당부분 기인한다는 견해가 제시되어 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복지체계는 낮은 수준의 국가복지와 상대적으로 발전한 기업복지에 의해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수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의 주변부와 실업상태를 반복적으로 드나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낮은 수준의 국가복지체제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사회적으로 보호하기에는 포괄성이나 적절성에 있어 한계를 갖는다. 게다가 기업의 지불능력과 사업주의 자발성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복지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보호하는데 크게 미흡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정규직 근로자와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기업복지 급여수준

임금 및 근로조건 상의 차별을 논외로 하더라도,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대우는 기업복지 영역에서 첨예하게 나타난다. 법적 강제성이 없는 상여금이나 각종 복지급여 (건강진단, 생활자금대여 등)는 물론이고, 법적 강제성이 있는 급여로서의 초과근로수당이나 퇴직금, 휴가 등도 제대로 적용받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비정규직 근로자의 50%가 상여금을 받고 있지 못하며, 26%는 정기적인 건강진단을 받고 있지 못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같은 조사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48%는 초과근로수당을 받고 있지 못하며, 퇴직금은 32%, 주휴일은 14.3%, 월차휴가는 31.9%, 연차휴가는 35.7%가 전혀 받고 있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표 1> 비정규직 근로자의 기업복지급여 실태 (단위: %)







































































































































적용




미적용




부분적용




잘모름




초과근로수당




18.3




47.8




24.3




9.6




상여금




18.6




49.6




31.9




1.7




퇴직금




37.1




31.9




21.6




9.5




주휴일




69.6




14.3




10.7




5.4




월차휴가




57.8




31.9




6.0




4.3




연차휴가




49.6




35.7




9.6




5.2




정기건강진단




59.8




25.6




8.5




6.0




주택자금대여




11.3




66.0




2.8




19.8




자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2001), 비정규노동자와 노동조합, p.158에서 발췌.

사회보험 - 실제 적용에서의 배제가 문제

현행 사회보험법에 의하면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을 제외하고는 거의 예외없이 전면적으로 사회보험에 당연가입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건강보험에서 1개월 미만 근로자는 적용되지 않으며, 국민연금은 3개월 미만의 근로자를 제외시키고 있고, 고용보험의 경우에는 1개월 미만의 일용근로자들을 제외시키고 있다 (표 2). 따라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경우, 적용제외된 근로자들은 지역가입자로 편입됨에 따라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보험료를 자신이 부담하게 되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표 2> 정규직 -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 적용현황

































































구분




정규직




비정규직*




비고




건강보험**(직장가입)


·적용(1인이상 전사업장)

·적용

·1개월미만 근로자 제외

·제외자는 지역가입자로 편입



국민연금


·적 용

·5인미만 사업장 제외

·적 용

·3개월미만 근로자 제외

·제외자는 지역가입자로 편입



산재보험


·적용 (1인이상 전사업장)

·적 용

.


고용보험


·적 용

·사업규모 및 산업별특성에 따라 제외될 수 있음.

·적 용

·1개월미만 근로자 제외

.


* 기간제 근로자를 의미함

** 건강보험의 경우, 2001년 7월1일부터 1인 이상 전사업장과 1개월 이상 고용된 일용근로자로 당연가입대상자가 확대되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사회보험적용에 있어 법적으로 배제되는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는 1990년대 후반부터 지속적으로 사회보험의 적용대상인구가 확대되어 온 것에 기인한다. 그러나, 사회보험의 실제적용에 있어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여전히 높은 비율로 배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규직 근로자들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그리고 고용보험에 있어 거의 100%에 가까운 적용율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경우에는 60%내외에 불과한 적용율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산재보험은 다른 사회보험보다 현격히 적용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표 3). 결국,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임금 - 기업복지 - 사회보험"이라는 핵심적인 소득이전 체계 모두에서 매우 낮은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으며, 특히 정규직 근로자들에 비해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3> 고용형태별 사회보험 적용비율

(단위:%)





















































































조사기관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고용형태




임시· 일용· 파견




단시간노동




전일제 상용




비정규(a+b)




국민연금




63.4




34.3




99.1




55.3+5.2




건강보험(직장가입)




63.4




40.0




99.1




56.9+1.8




고용보험




61.3




45.7




97.6




59.1+2.7




산재보험




25.8




25.7




71.0




36.4+5.2




* a =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의 사회보험적용; b = 부분적용

자료: 심상완 (2000)에서 재인용.

사회보험 관리운영의 개선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적용을 확대하고 내실화하기 위한 우선적 과제는 현재의 사회보험제도의 관리와 운영을 개선하는 것이다. 즉,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을 확대적용은 현행 사회보험제도 상 가입대상자를 확대하고 급여수급자격을 완화하는 것과 아울러, 관리운영 상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김연명은 비정규직이 사회보험에서 제외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주의 가입회피와 기여회피에 기인하는 것이며, 이는 기본적으로 사회보험의 관리운영능력을 개선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회보험의 자격관리, 보험료 부과 및 징수를 일원화하고, 특히 보험료의 부과와 징수기능을 국세청으로 이관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사회보험 운영의 효율성을 위한 관리운영의 일원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물론, 사회보험료의 부과 및 징수업무를 국세청에 이관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와 검토가 반드시 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이와 아울러 많은 수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영세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할 때, 사회보험료 납부에 대한 사업주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영세사업장 사업주의 사회보험료 납부를 일정부분 국가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동우 / 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부
2001/07/10 00:00 2001/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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