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정신보건 서비스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월간 복지동향/2001 :
2001/08/10 00:00
급격한 산업화와 함께 육체적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은 감소하는 반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 증가하면서 정신질환이 절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위생 및 영양상태의 개선으로 인해 전염성 질환이나 영양부족 등에서 오는 후진국형 건강문제는 감소하고, 선진국형 건강문제라고 할 수 있는 뇌혈관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 퇴행성 질환과 우울증, 스트레스성 질환, 알코올 및 약물남용, 치매 등의 정신건강문제의 상대적인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핵가족화와 도시화로 인해 가족과 지역사회의 통합력이 와해되면서 정신건강문제의 흡수력(buffering)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즉, 정신건강문제의 절대적 크기와 상대적 중요성은 증가하는데, 가정과 사회의 정신질환자 부양능력과 정신건강문제의 흡수력은 감소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농경사회에서 농업노동의 특성상 일정정도의 생산성을 보유하고 있던 많은 정신질환자들이 산업사회와 정보사회로 진행되면서 일관작업처럼 작업의 속도를 다른 사람과 맞추어야 하거나 대인관계가 복잡해지는 노동조건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생산성이 저하되면서 정신질환자들은 더욱 빈곤화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속에서 우리 나라는 경제위기를 겪었고, 이후 우리 나라가 받아들여야 했던 실업과 유연한 고용구조를 토대로 한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정책은 국민의 정신건강에 위험요인이 되고 있으며, 특히 사회적 약자인 정신질환자의 정신건강과 삶의 질은 더욱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정신질환자 건강권의 특수성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은 다른 건강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건강권과 비교하여 몇 가지 특수성이 있다.
첫째는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강문제는 정신건강문제이라는 것이다.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에도 신체건강문제와 사회적 건강문제가 모두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신질환자의 사회적 기능이나 직업적 능력 등 인간다운 생활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질환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정신질환이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그 어떤 중증 신체질환보다도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교육정도, 직업이나 경제적 활동은 물론, 결혼, 부모형제관계, 친구관계, 평균 수명까지 정신질환에 의해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다.
둘째는 정신질환자의 건강권, 특히 정신건강권의 추구가 자발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환자 자신이 정신건강을 추구하지 않을 경우 정신질환자의 정신건강권 추구행위(치료)와 또 다른 천부적인 가치인 정신질환자의 '신체 및 정신적 활동의 자유'가 종종 배치된다. 특히 우리 나라처럼 정신의료서비스 체계가 서비스의 질적인 수준에 대한 사회적 지원(정신질환자를 위한 의료수가체계)과 사회적 관심(정신질환자의 인권에 대한 사회적 감시체계)이 부족한 상태에서 치료 서비스의 질적 수준과 유연성이 부족한 경우 많은 정신질환자들은 정신건강권 추구를 위한 치료서비스 체계의 편입과 자유에 대해 갈등을 느끼게 된다.
셋째는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은 그 특성상 전염성 질환의 경우와 같이 외부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일반 국민의 정신건강권을 포함하여)은 정신질환자 가족의 건강권, 행복추구권이나 사회의 안전, 노동생산성, 사회의 활력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신질환자 가족의 인권도 고려되어야
그러나 정신질환자를 위한 정신보건의료적 인프라와 사회복지제도가 미비되어 있는 우리 나라에서는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이 정신질환자를 보호하고 있는 가족의 건강권이나 행복권과 배치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즉, 정신질환자의 질환의 특성상 장기적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 가족에게 치료비 부담이 과중하여 가족의 경제적 안전(행복권)과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정신질환의 특성상 장기적 입원치료보다는 지역사회에서의 외래 및 재활치료가 필요하나 정신질환자에 대한 주위의 편견속에서 집중적인 보호와 관심이 필요한 정신질환자와 같이 산다는 것이 너무 힘겨워 가족의 건강권과 배치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정신질환을 조기 발견하고, 조기에 치료시스템에 편입하여 적절히 관리하며,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적 인프라가 미비한 경우 더욱 가족의 건강권은 지역사회에서 사는 것이 좋은 정신질환자의 건강권과 배치될 가능성이 높게 된다.
더 나아가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은 가족의 건강권뿐 아니라 사회적인 안전(일반 시민의 건강권)과 배치되는 경우도 있게 된다. 즉, 지역사회에서 사는 것이 좋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재발의 조기발견, 예방 및 조기해결 시스템이나 정신질환자의 발생을 예방하는 지역사회 정신건강증진 시스템이 미비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정신질환자의 건강권과 사회적인 안전이 갈등하는 상황이 있게 된다. 이처럼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은 정신질환자 자신의 자유, 그를 돌보고 있는 가족의 건강권, 사회의 안전 등 중요한 가치들과 일면 갈등하고, 일면 상호의존하는 특징이 있다.
정신질환의 특성으로 인해 정신질환이나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시각과 대응은 모든 사회에서 종교적, 사회적 의미를 부여해왔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그 사회가 갖고 있는 규범(norm)과 패러다임 내에서 설명할 수 없었던 정신질환에 대한 통제(control)는 사회가 직접 수행하였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부분의 사회는 정신질환자를 악령이 씌웠거나 저주받은 자에서, 모든 불행이 유전적으로 결정된 돌연변이로 낙인을 찍고, 다시 잠재적인 범죄자로 몰아세워 이들의 건강권이나 자유를 일방적으로 제한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신질환에 대한 다양한 원인이 규명되고, 많은 치료약이 개발되면서 정신질환에 대한 질병관이 현대에 와서는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비슷하게 설명되고 있다. 즉, 혈압과 혈당 조절 호르몬이 정상보다 높거나 낮을 때 발생하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정신질환도 사고나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호르몬의 분비가 정상범위밖에 있어서 발생하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항고혈압제나 인슐린으로 이들 호르몬을 조절하며 일상생활을 하듯이 정신질환자도 신경호르몬의 분비를 정상범위내로 조절하면서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만성질환이라는 것이다.
최근 의학의 발달로 인해 정신질환에 대한 시각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변화가 정신질환자의 건강권과 행복권 추구에 있어서 적절히 반영되고 있지는 못하다. 아직도 우리 나라의 정신질환에 대한 질병관은 악령설에 시달리던 중세시대나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는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리 나라의 정신보건서비스 체계는 아직도 장기입원이나 수용위주로 되어 있다. 물론 상당수 환자들이 2-30년을 거치면서 만성화되어 사회적응이 힘들어 입원이나 수용이 필요하지만, 꽤 많은 환자는 장기입원의 이유가 정신의학적인 이유라기보다는 돌볼 가족이 없어서 퇴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정신보건서비스 체계 필요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많고, 정신질환을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 및 재활서비스 체계가 미비되어 있고, 이들을 위한 사회지지체계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입원되어 있는 것이 정신질환자의 자유가 침해되더라도 정신질환자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정신요양시설과 무인가시설에는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통해 정신질환의 회복이 가능한 상당수 젊은 정신질환자가 만성화되어 가고 있다. 또한 정신질환자가 장기입원이나 수용을 하게 되는 경우 그 거주환경을 가족적이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면서 그들의 병적 측면 뿐 아니라 건강한 측면에 민감하게 관심을 갖지 않으면, 정신질환 그 자체는 감소시킬 수 있어도 정신질환자의 건강한 측면을 무디게 하여 오히려 만성 수용증후군(chronic institutionalization syndrome)이라는 후유증을 통해 정신질환자의 건강에 역효과를 낳게 하기도 한다.
따라서 정신질환자의 건강권과 자유를 기본적 사회적 안전 및 가족의 건강권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정신보건서비스 체계가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새로운 정신보건서비스 체계는 모든 선진국이 추구하고 있는 제도이며, 최근 우리 나라도 늦게나마 지향하고 있는 지역사회 정신보건(community mental health) 서비스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지역사회 정신보건서비스 체계에서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지역사회에서의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정신질환자를 돌보고 있는 가족을 지지하고, 정신질환자의 조기발견과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정신질환자의 방치나 재발시 발생할 수 있는 가족의 건강권의 침해나 사회적 안전문제를 예방하는 데 기여한다. 가능한 정신질환자의 자발적 치료의지를 격려함으로써 정신질환자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 나라의 지역사회 정신보건서비스 체계의 현황을 보면, 아직도 정신질환자의 건강권과 자유, 가족의 건강권과 사회적 안전이 적절히 균형속에 최대화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이는 이러한 균형을 이루기에 필요한 지역사회정신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인프라가 미비되어있기 때문이며,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국민들은 아직 정신건강의 중요도(국민들의 삶의 질에 정신건강이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매우 낮게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정신건강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고자 하기보다 회피하고 무시하는 방어기제를 쓰고 있다. 회피하고 무시한 정신건강문제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콤플렉스가 되어 개인의 의식에 종종 출현하는 우울과 불안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상대방에게 퍼붓는 비합리적 분노나 질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비합리적 사회적 정서의 투사대상에 정신질환자를 세우고 자신의 문제는 돌아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역사회에서 정신질환자를 관리하고, 지역주민의 정신건강에 관심을 갖는 서비스 체계의 구축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정신건강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필요한 만큼의 사회적 관심을 주어야 한다.
정신질환자의 건강권과 자유를 위해서만이 아니고 우리 모두의 정신건강권을 위해서 지역사회 정신보건서비스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정신질환에 대한 비합리적 편견을 없애고, 인간적이고 과학적인 해결을 위해 투자를 하는 사회적 합의과정은 우리 자신의 칙칙한 무의식의 정리안 된 창고에 햇볕을 비추는 일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농경사회에서 농업노동의 특성상 일정정도의 생산성을 보유하고 있던 많은 정신질환자들이 산업사회와 정보사회로 진행되면서 일관작업처럼 작업의 속도를 다른 사람과 맞추어야 하거나 대인관계가 복잡해지는 노동조건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생산성이 저하되면서 정신질환자들은 더욱 빈곤화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속에서 우리 나라는 경제위기를 겪었고, 이후 우리 나라가 받아들여야 했던 실업과 유연한 고용구조를 토대로 한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정책은 국민의 정신건강에 위험요인이 되고 있으며, 특히 사회적 약자인 정신질환자의 정신건강과 삶의 질은 더욱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정신질환자 건강권의 특수성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은 다른 건강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건강권과 비교하여 몇 가지 특수성이 있다.
첫째는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강문제는 정신건강문제이라는 것이다.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에도 신체건강문제와 사회적 건강문제가 모두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신질환자의 사회적 기능이나 직업적 능력 등 인간다운 생활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질환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정신질환이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그 어떤 중증 신체질환보다도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교육정도, 직업이나 경제적 활동은 물론, 결혼, 부모형제관계, 친구관계, 평균 수명까지 정신질환에 의해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다.
둘째는 정신질환자의 건강권, 특히 정신건강권의 추구가 자발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환자 자신이 정신건강을 추구하지 않을 경우 정신질환자의 정신건강권 추구행위(치료)와 또 다른 천부적인 가치인 정신질환자의 '신체 및 정신적 활동의 자유'가 종종 배치된다. 특히 우리 나라처럼 정신의료서비스 체계가 서비스의 질적인 수준에 대한 사회적 지원(정신질환자를 위한 의료수가체계)과 사회적 관심(정신질환자의 인권에 대한 사회적 감시체계)이 부족한 상태에서 치료 서비스의 질적 수준과 유연성이 부족한 경우 많은 정신질환자들은 정신건강권 추구를 위한 치료서비스 체계의 편입과 자유에 대해 갈등을 느끼게 된다.
셋째는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은 그 특성상 전염성 질환의 경우와 같이 외부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일반 국민의 정신건강권을 포함하여)은 정신질환자 가족의 건강권, 행복추구권이나 사회의 안전, 노동생산성, 사회의 활력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신질환자 가족의 인권도 고려되어야
그러나 정신질환자를 위한 정신보건의료적 인프라와 사회복지제도가 미비되어 있는 우리 나라에서는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이 정신질환자를 보호하고 있는 가족의 건강권이나 행복권과 배치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즉, 정신질환자의 질환의 특성상 장기적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 가족에게 치료비 부담이 과중하여 가족의 경제적 안전(행복권)과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정신질환의 특성상 장기적 입원치료보다는 지역사회에서의 외래 및 재활치료가 필요하나 정신질환자에 대한 주위의 편견속에서 집중적인 보호와 관심이 필요한 정신질환자와 같이 산다는 것이 너무 힘겨워 가족의 건강권과 배치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정신질환을 조기 발견하고, 조기에 치료시스템에 편입하여 적절히 관리하며,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적 인프라가 미비한 경우 더욱 가족의 건강권은 지역사회에서 사는 것이 좋은 정신질환자의 건강권과 배치될 가능성이 높게 된다.
더 나아가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은 가족의 건강권뿐 아니라 사회적인 안전(일반 시민의 건강권)과 배치되는 경우도 있게 된다. 즉, 지역사회에서 사는 것이 좋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재발의 조기발견, 예방 및 조기해결 시스템이나 정신질환자의 발생을 예방하는 지역사회 정신건강증진 시스템이 미비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정신질환자의 건강권과 사회적인 안전이 갈등하는 상황이 있게 된다. 이처럼 정신질환자의 건강권은 정신질환자 자신의 자유, 그를 돌보고 있는 가족의 건강권, 사회의 안전 등 중요한 가치들과 일면 갈등하고, 일면 상호의존하는 특징이 있다.
정신질환의 특성으로 인해 정신질환이나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시각과 대응은 모든 사회에서 종교적, 사회적 의미를 부여해왔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그 사회가 갖고 있는 규범(norm)과 패러다임 내에서 설명할 수 없었던 정신질환에 대한 통제(control)는 사회가 직접 수행하였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부분의 사회는 정신질환자를 악령이 씌웠거나 저주받은 자에서, 모든 불행이 유전적으로 결정된 돌연변이로 낙인을 찍고, 다시 잠재적인 범죄자로 몰아세워 이들의 건강권이나 자유를 일방적으로 제한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신질환에 대한 다양한 원인이 규명되고, 많은 치료약이 개발되면서 정신질환에 대한 질병관이 현대에 와서는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비슷하게 설명되고 있다. 즉, 혈압과 혈당 조절 호르몬이 정상보다 높거나 낮을 때 발생하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정신질환도 사고나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호르몬의 분비가 정상범위밖에 있어서 발생하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항고혈압제나 인슐린으로 이들 호르몬을 조절하며 일상생활을 하듯이 정신질환자도 신경호르몬의 분비를 정상범위내로 조절하면서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만성질환이라는 것이다.
최근 의학의 발달로 인해 정신질환에 대한 시각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변화가 정신질환자의 건강권과 행복권 추구에 있어서 적절히 반영되고 있지는 못하다. 아직도 우리 나라의 정신질환에 대한 질병관은 악령설에 시달리던 중세시대나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는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리 나라의 정신보건서비스 체계는 아직도 장기입원이나 수용위주로 되어 있다. 물론 상당수 환자들이 2-30년을 거치면서 만성화되어 사회적응이 힘들어 입원이나 수용이 필요하지만, 꽤 많은 환자는 장기입원의 이유가 정신의학적인 이유라기보다는 돌볼 가족이 없어서 퇴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정신보건서비스 체계 필요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많고, 정신질환을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 및 재활서비스 체계가 미비되어 있고, 이들을 위한 사회지지체계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입원되어 있는 것이 정신질환자의 자유가 침해되더라도 정신질환자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정신요양시설과 무인가시설에는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통해 정신질환의 회복이 가능한 상당수 젊은 정신질환자가 만성화되어 가고 있다. 또한 정신질환자가 장기입원이나 수용을 하게 되는 경우 그 거주환경을 가족적이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면서 그들의 병적 측면 뿐 아니라 건강한 측면에 민감하게 관심을 갖지 않으면, 정신질환 그 자체는 감소시킬 수 있어도 정신질환자의 건강한 측면을 무디게 하여 오히려 만성 수용증후군(chronic institutionalization syndrome)이라는 후유증을 통해 정신질환자의 건강에 역효과를 낳게 하기도 한다.
따라서 정신질환자의 건강권과 자유를 기본적 사회적 안전 및 가족의 건강권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정신보건서비스 체계가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새로운 정신보건서비스 체계는 모든 선진국이 추구하고 있는 제도이며, 최근 우리 나라도 늦게나마 지향하고 있는 지역사회 정신보건(community mental health) 서비스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지역사회 정신보건서비스 체계에서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지역사회에서의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정신질환자를 돌보고 있는 가족을 지지하고, 정신질환자의 조기발견과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정신질환자의 방치나 재발시 발생할 수 있는 가족의 건강권의 침해나 사회적 안전문제를 예방하는 데 기여한다. 가능한 정신질환자의 자발적 치료의지를 격려함으로써 정신질환자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 나라의 지역사회 정신보건서비스 체계의 현황을 보면, 아직도 정신질환자의 건강권과 자유, 가족의 건강권과 사회적 안전이 적절히 균형속에 최대화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이는 이러한 균형을 이루기에 필요한 지역사회정신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인프라가 미비되어있기 때문이며,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국민들은 아직 정신건강의 중요도(국민들의 삶의 질에 정신건강이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매우 낮게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정신건강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고자 하기보다 회피하고 무시하는 방어기제를 쓰고 있다. 회피하고 무시한 정신건강문제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콤플렉스가 되어 개인의 의식에 종종 출현하는 우울과 불안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상대방에게 퍼붓는 비합리적 분노나 질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비합리적 사회적 정서의 투사대상에 정신질환자를 세우고 자신의 문제는 돌아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역사회에서 정신질환자를 관리하고, 지역주민의 정신건강에 관심을 갖는 서비스 체계의 구축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정신건강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필요한 만큼의 사회적 관심을 주어야 한다.
정신질환자의 건강권과 자유를 위해서만이 아니고 우리 모두의 정신건강권을 위해서 지역사회 정신보건서비스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정신질환에 대한 비합리적 편견을 없애고, 인간적이고 과학적인 해결을 위해 투자를 하는 사회적 합의과정은 우리 자신의 칙칙한 무의식의 정리안 된 창고에 햇볕을 비추는 일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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