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해(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회)


Ⅰ. 서 론

 올해는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이다. 선거는 정책 교과서에 있는 것처럼 사회복지 관련 이슈를 정책의제로 촉진시키는데 유리한 정치적 상황이다. 그래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는 모든 선거때마다 그 당시의 문제 상황에 맞는 의제를 개발하고 정책과제로 제시해 왔다.

 복지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이번 대통령선거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사회복지는 확대와 정체, 축소라는 서로 다른 발전 양상을 동시에 보여 왔다. 국민의 정부 출범과 외환위기 직후 대두된 사회안전망 확충의 필요성에 따라 4대 사회보험이 정상화되고 국민기초생활보호제도를 비롯한 공공부조 제도가 정비된 것은 대표적인 복지확대의 흐름이다.

 한편, 경제의 신자유주의화 경향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노동시장의 양극화와 이로부터 파생되는 문제들에 대한 복지 차원의 대처가 미흡한 것은 복지의 정체 양상이다. 또한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보장의 축소, 의료 상업화, 연금 급여율의 삭감 등 가장 최근에 나타나는 상황은 복지 축소를 의미한다. 특히 최근의 복지정체와 후퇴에서 나타나는 복지문제의 성격은 한국의 국가복지가 확대되던 90년대 중후반의 복지문제와는 그 성격과 차원을 달리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당시의 복지문제의 성격이 주로는 복지의 양적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정책의지와 제도, 재원의 확보에 관한 것이었다면, 최근 복지후퇴에서 나타나는 문제의 성격은 양적 확대와 축소의 문제를 넘어 복지의 시장화, 영리화라는 패러다임 도전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는 우리 경제와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신자유주의적 경향의 확대와 이에 비례한 공공성의 후퇴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요컨대 한국의 사회복지는 복지환경의 변화를 규정하는 큰 틀의 경제사회 구조의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는 한국의 복지지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계기가 될 것이며, 대선에서의 복지 의제와 차기 정부의 복지정책 수립은 앞으로의 한국 사회복지의 발전경로를 규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대선을 맞이해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그간의 방식과는 다른 방법으로 이번 정책 의제 개발을 진행했다. 통상 사회복지위원회의 실행위원들이 각자 전문 분야별로 의제를 개발하고 내용을 제시하던 방법에서 벗어나 사회복지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온라인 조사를 병행하였다. 사회복지학 교수 및 연구자, 대학원생, 현장의 사회복지사와 사회복지전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하였다.

 물론 기본적인 설문의 문항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들이 작성하였고 결과의 해석 및 원고의 작성도 실행위원들이 하였지만(그렇기 때문에 중요 문제의 선정이라는 데에서는 실행위원들의 의견이 주도적으로 반영되었지만) 정책간의 우선 순위, 중요도 등에 있어서는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점이 기존의 정책 의제 제시와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참여연대의 대선 복지의제 형성 운동은 복지 전문가와 현장의 활동가들이 본 복지의제를 제시하고 후보들이 이를 반영할 것을 요구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이미 후보들이 제시했거나 제시할 복지 정책과 공약을 분석할 것이며, 공약의 기저에 깔린 철학, 정책의 방향 및 효과의 타당성, 실현가능성 등을 면밀히 평가하는 작업도 연이어 착수할 것이다.

 Ⅱ. 조사 방법 및 조사 내용

1. 조사 방법

 이번 조사는 전국 대학의 사회복지학과 교수,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전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사회복지관련 시민단체들의 협조를 얻어 각 단체의 구성원들에게 안내 메일을 보내고 참여연대 홈페이지에 설문지를 제시하고 온라인상으로 응답하는 온라인 서베이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조사기간은 2007년 8월 24일부터 9월 3일까지 11일간 진행되었다.

2. 조사 내용

 조사의 문항은 전체 사회복지분야를 공공부조, 노후보장,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건강보험 및 보건의료, 아동․가족․장애인 등 사회복지서비스, 복지재정 등 인프라의 6개 분야로 구분하고 각 분야별로 담당 실행위원이 4-6개씩의 중요 정책과제를 제시하여, 총 36개의 문항에 대해 각 문항별로 중요도를 0-5점까지의 점수를 표시하도록 하였다(설문 문항의 내용은 조사 결과 표 참조).

3. 조사 응답 결과

1) 인구학적 특성

 조사 결과 총 1,617명이 응답하였다. 응답자의 주요 인구학적 특성은 다음 표와 같다.

변수

구분

응답자 수

백분율

총계

여성

768

48.2

1,592(무응답 25)

남성

824

51.8

연령

20대

431

27.1

1,589(무응답 28)

30대

506

31.8

40대

479

30.1

50대 이상

173

10.9

직업

교수 및 연구원

90

5.7

1,592(무응답 25)

학생

74

4.6

사회복지기관 종사자

800

50.3

사회복지 전담공무원

370

23.2

기타

258

16.2

종사기간

5년 미만

663

41.0

1,617(평균 7.8년)

5년 - 9년

394

24.4

10년 - 14년

217

13.4

15년 - 19년

223

13.8

20년 이상

120

7.4

2) 전체 조사결과

 응답결과를 각 분야별로 살펴보면 공공부조에서는 최저생계비 수준의 적정화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최저생계비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최저생계비가 수급자의 실제 생활을 보장하는데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분야

설문 문항

응답수

평균

공공부조

최저생계비 수준의 적정화

1608

4.22

최저생계비의 상대적 빈곤선 도입

1604

3.84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대상자 확대

1609

3.71

자활지원법 제정

1599

3.88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통합급여를 부분․개별급여로 전환

1605

3.66

의료급여제도 본인부담제 폐지

1600

2.93

노후보장

기초연금제도의 적용 확대

1607

3.71

국민연금 급여율 상향조정

1607

3.52

연금기금운용위원회 독립화

1594

3.76

공무원 연금등 특수직역연금의 개혁

1595

3.61

고용보험

고용보험의 실질적 대상자 확대

1593

3.72

산재보험 요양급여의 선보장 후승인화

1598

3.76

산업재해 및 직업병 인정범위 확대

1595

3.95

4대 사회보험료 부가징수체계 일원화

1595

4.04

건강보험/보건의료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 비율 30%선으로 확대

1587

3.80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1601

4.21

건강보장제도의 지출 효율화

1600

4.05

상병수당제도 도입

1594

3.35

전국민 주치의 제도 실시

1598

3.22

도시형 보건지소(건강관리센터)확대 설치

1596

3.51

아동․가족․장애인

보편적 아동수당 도입

1602

3.63

산전․후 휴가와 육아 휴직의 보편적 확대

1604

4.10

국공립보육시설 아동기준 30% 까지 확대

1608

3.97

보육료 지원 확대

1602

3.97

유급부성휴가제 도입 및육아휴직의 남성참여 확대

1608

3.89

장애인차별금지법 실효성 있는 시행

1607

4.08

장애인 예산 증액

1605

3.68

장애인 의무고용률 상향 조정

1606

3.79

노인 장기요양보험제도 준비 철저

1602

4.35

노인 주거권의 제도적 보장

1597

3.95

노숙인 등 주거취약층 자활지원 내실화

1598

3.81

복지재정 등 인프라

효율적인 공공 및 민간 복지 전달체계 구축

1606

4.42

좋은 사회적 일자리 창출

1604

4.20

복지인력의 근로조건 개선

1599

4.59

복지재정 GDP 대비 15%까지 확대

1597

4.35

복지재정의 중앙정부 책임 확대

1601

4.49

 노후보장에서는 연금기금운영위원회의 독립화가, 건강보험에서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편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전반에 대해서는 4대 사회보험료 부과징수체계 일원화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회복지서비스에서 대상자별로는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준비 철저,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실효성 있는 시행, 산전․후 휴가와 육아 휴직의 보편적 확대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이한 것은 인프라와 관련된 항목들에서는 복지인력의 근로조건 개선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기는 했지만 이 분야는 모든 항목들이 4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아 사회복지 관련 체계의 개선이 시급한 문제라는 인식을 보여주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평균점수가 높은 순서는 다음과 같다. 이에 따르면 복지인력의 근로조건 개선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현재 사회복지현장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들의 근무 여건이 열악한 현실을 반영하고는 있지만 응답자들이 현직 종사자나 사회복지전담 공무원의 비율이 높다는 점도 고려하여야 한다.

이를 제외하면 복지재정의 정부책임 확대, 전달체계의 구축,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준비 철저, 최저생계비 수준의 강화,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등이 중요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이 현재 사회복지계의 당면 과제임을 반영하고 있다.

한편 상대적으로 하위 순서에는 의료급여제도 본인부담제 폐지, 전국민 주치의 제도 실시, 상병수당제도 도입 등의 과제가 지적되고 있다(그러나 이들 과제들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본 조사의 척도는 0점-5점으로 2.5점이 중간값이기 때문에 2.5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의제는 응답자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우선 순위가 낮은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이는 사회복지 관련 전문가들이 건강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관심도가 낮으며, 특히 의료급여의 문제는 법령 개정 과정에서 형성된 의료급여 수급자에 대한 여론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응답 결과를 대상자의 직업별로 비교하여 점수가 높은 상위 5개 항목을 비교한 결과는 다음 표와 같다.

 이에 따르면 교수 및 연구원들은 노인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준비와 사회복지전달체계의 구축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지적하고 있으며, 이에 비해 다른 직업군들은 복지 인력의 근로 조건 개선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외에 직군별로 차이를 보면, 학생들은 복지재정의 확대와 전달체계의 구축을, 사회복지기관 종사자는 복지재정의 중앙정부 책임 확대와 복지재정의 확대를,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은 복지재정의 중앙정부 책임 확대와 전달체계의 구축을, 기타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준비와 최저생계비 수준의 적정화를 중요한 문제로 지적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응답자의 직업적 상황에 따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가 다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복지재정의 문제(중앙정부의 책임 강화와 재정의 확대)와 전달체계 구축의 문제가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중요한 과제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07/09/01 14:52 2007/09/0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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