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3] 1천만 노인인구의 노후빈곤 예방위해 연금제도 정상화해야
<노후소득보장 분야>
- 연금기금운용위원회 독립의 본질은 연금기금의 공공성 강화
김종건(동서대 교수, 연금정상화연대회의 정책위원)
세계적으로 고령화에 대한 위기의식은 연금개혁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고 지난 4월에 기초노령연금법안 그리고 7월에 국민연금개정법안이 통과되면서 연금개혁 1차전을 갈무리하였다. 하지만 재정안정화에 몰두한 나머지 전국민에게 적절한 노후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는 공적연금제도 본연의 목적에서는 명백히 후퇴한 것이었다. 이미 예고되어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지만 공적연금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보편적이고 적절한 노후소득의 보장이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금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올바른 인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연금에 관한 한 우리나라 국민들은 양가감정을 갖고 있다. 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은 매우 만족하는데 반해 현재 연금보험료를 내고 있는 사람들의 다수는 불만을 갖고 있다. 여기에 이번 연금개혁은 그런 불만을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전체 노인인구의 60% 에게만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고, 소득대체율을 현행 60%(40년가입)에서 50%로 낮춘 후 2028년까지 40%로 낮추는 개혁은 결코 가입자들의 바램이 아니었다. 게다가 최근 국민연금기금을 분할하여 민간금융기관이 운용하도록 하는 구상은 그 동안의 기금운용위원회 ‘독립’ 요구의 본질을 외면한 계획이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그런 불만을 올바른 연금개혁이 가능하도록 하는 저력으로 전환시키느냐에 있다.
그런 점에서 노후소득보장에 관한 대선의제를 확인하려는 시도는 시민들의 불만을 올바른 연금개혁으로 이끄는 의미있는 출발이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가 사회복지 관련 전문가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사회복지 대선의제에 대한 의견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참여자들이 노후소득보장 분야의 4개 의제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의제는 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독립과 기초연금제도 적용 확대였으며,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연금의 개혁도 비교적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급여율 상향 조정에 대한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표 1> 노후소득보장 의제별 중요도 조사결과 평균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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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명 |
응답자수 |
평균(5점 만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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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제도 적용 확대 |
1607 |
3.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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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급여율 상향 조정 |
1607 |
3.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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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기금운용위원회 독립화 |
1594 |
3.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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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의 개혁 |
1595 |
3.61 |
많은 응답자들이 연금기금운용위원회 독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결과이다. 국민연금기금에 대해서 역대 정부는 동일한 관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정부돈’이라는 인식이 그것이다. 노태우정권 때부터 국민연금기금을 마음대로 가져다 쓸 수 있는 ‘쌈지돈’으로 생각하여 정부 기채(起債)에 대한 상환의 책임의식조차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 문제가 개선된 후에는 경제관련 부처가 이런 생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민연금기금을 경제관련 부처, 특히 재경부의 관할 하에 두려고 하였다.
지난 9월 11일 보건복지부는 경제부처와 합의한 ‘국민연금 기금운용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안은 부처의 권한 나눠먹기에 의해 만들어진 무늬만 독립한 기형적인 안이며, 부처로부터의 독립성과 가입자의 대표성 모두를 담보하지 못한 미흡한 안이다. 정부안은 자산운용기능을 전담할 민간위원회를 독립․상설화하고, 기금운용계획의 심의 의결권은 복지부 산하의 연금심의위원회가 갖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써 경제부처는 민간 기금운용위와 기금공사를 통해 자산운용 권한을 쥐게 되었으며, 복지부는 기금운용계획에 대한 권한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연기금운용계획과 자산의 배분 및 운용 양 측면 모두에서 정부의 영향력이 관철되는 구조인 것이다. 또한 기금운용위 추천위원회 구성과 연금심의위원회 구성에 있어서도 가입자 대표의 몫을 대폭 줄였다. 연금기금 운용체계의 개편은 전문성 확보와 더불어 기금에 대한 정치적 위험을 줄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정부안은 이 같은 기금운용체계 개편의 목적을 상실한 안이다. 정부는 국민연금 가입자와 국민연금 제도의 발전을 위해서 각각의 이해에서 벗어나 기금운용위가 전 부처로 독립해 연기금의 수익성과 공공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안정성, 수익성, 공공성의 세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하지만 그 동안의 운용행태는 연금기금의 투자규모 확대를 위시한 수익성을 강조하는 대신 공공성은 뒷전이었다. 연금기금은 수익을 목적으로 한 민간금융기관의 기금과 달리 사회적으로 조성된 기금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회의 평균적인 수익률 이상을 목적으로 한 기금운용은 목적을 위배한 것이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권한을 가지고 있는 위원회 구성에 의해서 좌우된다. 하지만 우리의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위원회 구성에서 정부우호지분이 과반수를 넘는다. 이로써 국민연금 가입자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여 세 가지 목적을 균형적으로 달성하기 어렵게 된다. 이런 요구가 조사에 반영된 것이다.
기금운용위의 상설화, 독립화는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가입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200조를 넘어선 국민연금기금이 가입자들을 위해 운용되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늦어져선 안 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체계의 독립화와 상설화는 다음과 같은 원칙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기금운용위원회의 독립성은 경제부처만이 아니라 복지부를 포함한 ‘정부’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하고, 이는 그 구성에 있어서 가입자 단체를 비롯한 민간위원이 과반 수 대표성을 보장해야 함과 동시에 위원 추천에 있어서 정부의 일방적 권한을 제한하는 것을 의미해야 한다. 국민연금제도의 운영과 연금지급의 책임은 분명히 정부에 있다. 제도운영과 기금운용이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복지부와 경제부처가 국민연금기금운용과 밀접히 연관되고, 적극적인 의견개진과 협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금운용은 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기금운용위원회의 상설화를 통해 기금운용위원회가 기금운용 전반에 대한 권한을 갖도록 해 경제부처 등에 의해 기금운용이 좌지우지 될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기금운용의 전문성을 확보하면서 기금공사를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하기 위해서는 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별도의 국을 두고, 상임위원들이 상시적으로 총괄 운영토록 해야 한다
노후빈곤예방 위해 기초노령연금의 대상 확대하고 급여 수준 적정화해야
기초연금제 적용 확대에 대한 의견 또한 이번 연금개혁 과정에서 표출된 것이다. 기초연금 도입의 취지는 노후소득보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하여 보편적인 연금수급권을 확보하는데 있다. 서구 복지국가들에서 시행되고 있는 기초연금은 이미 하나의 권리로 받아들여 있다. 그 제도적 기초에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모든 노인들에게 부여되는 연금수급권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곧 시행될 우리나라 기초노령연금은 전체 노인인구의 60% 에게 월9만 원 상당이 지급된다. 적어도 노인인구의 80% 정도까지는 포괄해야 ‘기초’연금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표 2> 노후소득보장 의제별 중요도 빈도분석(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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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제도 적용 확대 |
국민연금 급여율 상향 조정 |
연금기금운용위원회 독립화 |
공무원연금등 특수직역연금의 개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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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전혀 중요하지 않다 |
47 (2.92) |
58 (3.61) |
49 (3.07) |
104 (6.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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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68 (4.23) |
89 (5.54) |
62 (3.89) |
114 (7.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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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143 (8.90) |
181 (11.26) |
144 (9.03) |
159 (9.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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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357 (22.22) |
403 (25.08) |
320 (20.08) |
256 (16.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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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423 (26.32) |
376 (23.40) |
407 (25.53) |
249 (15.61) |
|
5 매우 중요하다 |
569 (35.41) |
500 (31.11) |
612 (38.39) |
713 (44.70) |
[그림 1] 노후소득보장 의제에 대한 의견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 개혁을 중시하는 입장은 위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다른 대선의제와 차이가 존재한다. 중요도 분포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다른 의제에 비해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공무원연금을 비롯한 특수직역연금 개혁이 다른 대선의제에 비해 특수한 이해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정부안을 토대로 이미 가입자단체들이 입장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 특수직역연금이 공적연금이기 때문에 국민의 입장을 수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공무원을 예로 들자면, 과거 급여가 낮았기 때문에 그 보상 차원에서 보다 관대한 연금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납득이 되었다. 하지만 급여수준이 민간부문의 93% 수준(2005년 기준)에 달한 현 상황에서 과거의 ‘관대한 요소’를 유지하는 것은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 반면에 사용자로서의 역할을 방기한 정부는 퇴직수당의 몫을 민간부문과 맞추어 주는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다. 또한 재정안정화를 위한 부담을 입직 초기 공무원이나 신규 공무원에게 전가하는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의 개혁안은 가입자들이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특수직역연금개혁이 시급하긴 하지만 개혁의 부담은 공평하게 분담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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