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가을 날씨답지 않게 우중충한 하늘이 며칠째 계속이다. 가을비가 간간히 흩날리는 우울한 날씨 속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은 답답한 국내 정치뉴스를 걷어내는 청량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범여권 정당들의 대선후보경선이 국민적 환호 속에 치루어지기는 커녕 조직선거·구태정치의 상호 비방 속에 좌초될 위기에 처해있고, 야당 후보 이명박은 확정되지도 않은 미국대통령 부시와의 면담을 언론에 흘리고, 몇몇 보수언론의 대서특필로 국제적 망신살이 뻗치고 있다. 30대 여성 큐레이터의 거짓행각은 문화계의 허위학력관행이 파헤쳐지는 계기가 되더니 마침내 권력실세와 연결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고, 연속극처럼 이어지는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에 온 국민의 관심이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일간지에 게재된 모자이크 처리된 신정아의 나체사진은 개인의 사생활보다도 국민의 알권리를 더 중요시하는(?) 한국의 대중언론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기도 하였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은 2000년의 첫 번째 만남의 환호와 감격에 비해 담담하게, 차분하게 우리국민들에게 다가오는 것 같다. 그렇지만, 걸어서 남북 군사분계선을 넘는 노대통령의 발걸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에는 미소가 머문다. 하루벌어 하루 사는 서민들마저도 생활고에 찌든 눈가의 주름을 잠시 잊게 하는 즐거운 광경이다. 희망의 정치, 비전의 정치가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

  대선이 3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계속 이어질 수 없을까? 사회적 양극화를 저지하고 비정규직의 해법을 제시하는, 서민들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공약들이 쏟아지고, 후보들 간의 열띤 토론이 이어지는, 그런 선거전이 펼쳐지기를 기대하는 게 여전히 순진한 기대일까?

2007/10/01 13:44 2007/10/0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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