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1] 주민 생활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의 추진배경 및 경과
김희겸 (행정자치부 주민서비스혁신추진단 총괄기획팀장)
I. 서론
양극화의 심화, 저출산 · 고령화 등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양적, 질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비스 제공 방식과 전달체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종래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공급자 위주의 공공복지 전달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통합서비스 전달체계로 개편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주민생활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은 지방행정의 틀을 서비스 중심으로 바꾸고, 민·관 협력의 거버넌스 체제를 갖추어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지역주민의 복리를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주민생활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이 추진되게 된 배경과 그 추진상황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II. 주민생활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의 의미 및 추진배경
1. 주민생활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의 의미
주민생활서비스란 복지뿐만 아니라 보건·고용·주거·평생교육·생활체육·문화·관광 등 국민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각종 서비스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종래에는 정부의 서비스가 주로 좁은 의미의 사회복지에 국한되어 위기가정 긴급지원, 국민기초생활보조를 근간으로 하는 공공부조제도, 그리고 노인·아동·여성·장애인과 같은 대상별 복지서비스 등 저소득 · 취약계층을 주 대상으로 하였다. 그러나 국민소득의 증가, 주5일 근무제 등으로 국민의 복지수요가 생계형 복지를 벗어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지로 다양화·고도화됨에 따라 복지뿐만 아니라 삶을 보다 여유롭고 풍족하게 할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연계, 제공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한편, 이들 주민생활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에게 중복·누락 없이 보다 편리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업무처리 시스템과 메커니즘을 고객의 관점에서 전면적으로 재설계하여 주민의 복리를 증진하는 것을 주민생활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이라고 한다.
2. 주민생활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의 추진배경
정부에서 이러한 주민생활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을 추진하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었다.
(1) 주민생활서비스 전달체계의 문제점 개선
가. 복지재정지출은 늘어도 국민의 복지 만족도는 저조
정부의 사회복지·보건 분야의 투자는 IMF 외환위기 이후 발생한 대량실업과 빈곤층의 증가를 계기로 대폭 확대되었으며, 참여정부 출범 이후에도 「희망한국21」을 통해 사회안전망 개혁방안을 제시하는 등 복지정책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그러나 공공복지를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느끼는 복지체감도는 매우 낮은 실정이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03년 조사에 따르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포함한 공공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평균 만족도는 보통 52.1%, 만족 15.3%, 불만족 32.4%로 불만족이 만족의 2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서비스 전달체계
이처럼 국민이 느끼는 복지체감도가 낮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정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양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어떤 서비스를 어디에서 어떻게 제공받을 수 있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전달체계가 복잡하고 불편하며, 주민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업무와 서비스가 개별·분산적이어서 효과성이 낮은 데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2006년말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은 평균 368개(중앙정부 249, 광역자치단체 91, 기초자치단체 28)의 서비스를 자치단체, 특별행정기관 등 5개 유형의 전달체계를 통해 제공받고 있으나, 이들 서비스에 대한 종합 안내 창구가 없다보니 주민들은 어디에서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알기 어렵고, 정보를 알더라도 공급자중심의 개별적인 서비스 공급체계로 인해 대상 서비스별로 일일이 다른 기관·부서를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바로 이러한 문제가 전달체계 개편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2) 지방화, 사회복지욕구 증대 등 행정환경 변화에의 대응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회복지 업무는 일반적으로 국가사무로 인식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국가에서 복지사무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는 경우에도 일정부분의 지방비를 분담해야 하는 재정압박으로 인해 자치단체의 입장에서는 소극적, 수동적으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국가 복지 정책에의 의존도가 높아 자율적인 정책수립 및 시행이 미흡했던 실정이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의 정착에 따라 이제 자치단체도 중앙정부가 만든 정책을 단순히 집행하는 기관이 아니라, 스스로 지역의 특성과 욕구를 감안한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정책기획주체로서의 역할과 지역사회,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협력자(partner)로서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자치단체의 주 역할이 복지나 보건뿐만 아니라, 보육, 주거, 교육, 고용 등 주민생활서비스의 제공으로 바뀌고, 종래 중앙에서 추진되던 복지사무들이 대거 지방으로 이양됨에 따라 지역별 여건과 주민들의 개별적 수요에 대응하는 맞춤형 복지 서비스의 기획과 제공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러한 행정환경 변화에 지방행정조직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지방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조직 체제를 서비스 위주로 전환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3) 지역사회의 새로운 민·관 협치(governance)체계 구축 필요
자치단체가 주민생활서비스의 주요 제공자가 되면서,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지역내 종교단체, 자원봉사단체, 기업, 민간복지시설 등 민간영역의 인적·물적 서비스 자원 보유자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통합적 서비스 제공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아울러 주민참여가 활성화되고 민주적인 의사소통에 기반을 둔 행정환경이 정착됨에 따라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역 사회의 다양한 서비스 주체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수적이게 되었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 여러 가지 복지 서비스를 민간부문에서 제공하고 있지만, 민간부문의 참여 동기가 약하고 공공-민간부문간 연계가 미흡하여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지역자원의 공동 활용과 참여복지의 실현을 위한 서비스 전달체계의 개편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III. 주민생활서비스 전달체계 개편 추진경위 및 개편방향
1. 추진경위
이러한 복지전달체계의 문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오랫동안 줄기차게 제기되어 왔지만,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논란만 거듭되고 진척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 2003년 「참여복지 5개년 계획」에서 사회복지전달체계의 개편을 참여정부의 주요과제로 제시하였으며, 2004년 12월 발생한 대구 4세 남아 아사사건을 계기로 2005년 2월 빈부격차및차별시정위원회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사회복지전달체계 개선방안」을 수립하여 국무회의 의제로 올린 후 정부차원의 본격적인 조사·연구가 시작되었다. 이후 대통령자문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회, 행정자치부, 보건복지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검토가 진행되었다. 구체적인 내용들은 조금씩 달랐지만, ‘서비스가 전달되는 접점을 주민 가까이에 두어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기본적인 목표는 일치하였다. 이러한 검토를 바탕으로 동년 8월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회에서 「지역주민통합서비스 제공체계 구축방안」을 수립하였으며, 9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희망한국21」에서 ‘사회안전망 추진체계 개편’을 발표하였다. 그 후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여러 차례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추진 방법 및 주관부처 등에 대한 논의를 하였으며, 2006년 4월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참여 정부의 핵심과제로 행정자치부에서 총괄하여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주민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을 총괄 추진하는 주체로 행정자치부장관 소속하에 8개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파견 받은 인력을 중심으로 ‘주민서비스혁신추진단’을 설치하여 본격적인 업무에 착수하게 되었다.
2. 추진목표의 설정 및 4대 중점과제의 선정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주민생활서비스 전달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중복·누락없이 전달될 수 있도록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통합서비스 전달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정책목표로 삼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는 행정조직 개편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요자인 고객의 입장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재설계하는 것으로 하고, 보다 총체적인 접근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i) 주민에게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통합성), ii) 주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접근이 편리하고 쉽게 제공(접근성), iii) 기관별 서비스를 조정하여 중복·누락 방지(효율성), iv)지역사회의 민간·공공간 협력네트워크 구축(협력성)이라는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위해 지방행정조직 개편,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중앙부처서비스 조정, 민·관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 4대 중점과제를 선정함으로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며,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네트워크화하기로 하였다.
IV. 4대 중점 과제별 추진상황
1. 지방행정 조직의 개편
지방행정조직의 개편은 대부분의 주민생활서비스가 시군구, 읍면동에서 제공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주민이 읍면동 한번 방문만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기본 틀을 갖추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시군구청에 ‘주민생활지원과’를 설치하여, 복지, 고용, 주거복지, 평생고육, 문화 등 주민생활서비스 업무의 기획, 서비스연계·조정, 통합조사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토록 하고, 종래 실과별로 분산적으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여 통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주민의 복합적인 욕구를 해결하도록 하였다. 또한 읍면동에 주민생활지원팀을 신설하고 독립된 공간의 상담실을 설치하여 초기부터 심층상담을 통해 신속한 조사 및 현장 방문 등 적극적인 서비스를 제공토록 하였다.
이러한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데 있어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시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7월1일부터 1단계로 전국 53개 시군구가 먼저 시범 실시하고, 금년 1월부터 2단계로 129개 시군구가, 7월1일부터 나머지 50개 시군이 추가 실시하는 등 3단계로 나누어 추진하였다.
한편 전달체계 개편과정에서 지난 9월말 현재까지 4,720명 정도의 인력을 전환 배치하고, 이들의 의식전환 및 전문성 제고를 위한 교육을 강화하여 내실있는 서비스를 제공토록 하고 있다.
2. 통합정보시스템의 구축
통합정보시스템의 구축은 주민들이 행정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인터넷을 통해 주민생활서비스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얻고 자격조회, 서비스 등록, 신청 등을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으로, 주민들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공무원들에게도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해 필수적인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통합정보시스템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주민서비스 포털과 공무원을 위한 행정지원시스템으로 나누어 구축되며, 5개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스템을 연계· 확장할 계획이다.
주민서비스 포털은 지난 7월 27일 시범 개통되어 현재 시스템 확장 및 콘텐츠 보강 작업이 진행중이며, 행정지원시스템은 12월초 개통예정으로 추진 중에 있다.
3. 중앙부처 서비스 조정
정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중복되지 않도록 조정하고 추가로 필요한 서비스를 확대함으로써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하자는 것이 중앙부처 서비스 조정의 핵심이다.
중앙부처에서 제공하고 있는 주민생활관련 8대 서비스를 조사한 결과 249건의 사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성격, 지원대상 등을 종합 검토하여,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실시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쳤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마련된 조정방안을 바탕으로 지난 6월 주민서비스혁신추진위원회에서 14개 과제 64건에 대하여 통폐합, 전달체계 개편, 지방이양 등의 조정안을 확정하였으며, 부처별로 단기 과제에 대하여는 ‘08년도 예산에 반영·시행하고, 장기과제에 대하여는 로드맵을 마련하여 후속조치를 이행해 나갈 계획이다.
4. 민·관협력 네트워크 구축
민관협력 네트워크 구축은 시군구, 민간단체·기관 등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이 상시적인 협조체제를 갖추어 서비스를 공동으로 기획하고 집행하는 거버넌스 체제를 확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관이 상호 수평적인 사고와 파트너십을 갖고 지역실정에 맞는 민관협력 모델을 개발해야 하며, 무엇보다 지역단위의 각종 민간단체·기관들이 지역의 복지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민관협력 네트워크 구축은 주민생활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라 할 수 있으며, 1단계 네트워킹 단계로 서비스 자원조사와 설명회 등을 통해 지역사회 다양한 주체들간의 연계협력망을 구축하고, 2단계로 지역별 시범지역과 선도지역 지정 등을 통해 지역여건에 맞는 협의체를 구성함으로써 민관협치가 구현되도록 단계별로 추진되고 있다. 9월말 현재 전국 47개 시군구에서 민관협의체가 구성되어 운영중에 있다.
V. 맺음말
주민생활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은 지방행정 조직의 틀을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위주로 바꾸고, 민관협력의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주민에게 필요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선진복지국가로 발전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주민생활서비스 혁신은 행정이 비로소 그 주인인 국민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제공하겠다는 자기 변개이며, 우리나라 지방행정의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주민생활서비스 전달체계 혁신은 한두 해 만에 완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나날이 새로워져야 할 진행형의 과제이다. 따라서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끊임없는 점검과 평가를 통해 문제점을 발견·개선하고, 우리 실정에 적합한 전달체계의 모델을 정립함으로써 당초 정책설계시 의도했던 결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다양한 서비스 관련 주체들이 전달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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