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우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08년 7월에 실행될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대한 사회 각계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장기요양욕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노인장기요양제도에 포함되지 못한 장애인계층의 장기요양문제를 사회가 본격적으로 해결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노인장기요양제도는 기존의 저소득층에 집중되어온 요양서비스를 소득에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실시하고 그 재원조달을 사회보험방식으로 실행한다는 점에서 다른 사회복지서비스와 차별성을 갖는다. 그런데 장애인들 중 요양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은 이 제도에서 배제되었다는 것에 불만이 높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기획하던 초기에서부터 청장년장애인이 논의에서 배제된 것은 아니었다. 청장년장애인에 대한 장기요양제도가 바로 적용되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째, 장애인시책은 국가의 책임으로 조세에 의한 재원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관계자의 인식이 강해, 장기요양제도를 일단 재원조달이 용이한 사회보험방식으로 둘 경우 장애인을 포함하기 힘들다는 점과 둘째로 장애인에 대한 장기요양서비스 내용은 노인층에 비해 다양하고 이에 대한 서비스 유형을 확립하기가 용이하지 않아 노인요양급여보다 인프라 구축이 용이하지 않은 점, 셋째, 사회보험방식의 이행에 있어 장애인 요양서비스를 비롯하여 현행 시책과의 조정이 필요한 점에서 보았을 때 계속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 등에 의해 어느 정도 연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2005년 5월 23일 정부와 여당간 협의에서 장애인은 노인수발보험제도에 포함시킬 것이 아니라 별도의 서비스를 확대해 가는 것으로 분리해서 진행하는 것으로 잠정적 결론이 났다. 근본적으로 ‘장기요양제도’가 장기요양을 가진 모든 사람의 욕구를 해결해야 된다는 데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노인복지제도의 일환으로 집중 논의된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겠다.

 청장년장애인이 결국 포함되지 않은 상태에서 2007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당시에는 노인수발보험법’이 국회를 통과할 시점에 장애인의 포함논의가 쟁점이 되었다. 결국 노인수발보험법의 명칭이 노인장기요양보험법으로 명칭 변경되어 통과되는 가운데 부대결의를 통해 2009년 장애인 요양제도 시범사업을 거쳐 2010년까지 장기요양인정의 신청자격에 장애인을 포함할 지 여부를 담은 장애인복지대책을 국회에 보고토록 하는 결정이 내려졌고,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는 장애인의 특성에 적합하도록 장애인에 대하여 활동보조인 지원 등 각종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논의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현행 장애인 복지 서비스에 대한 문제점들에 비롯된 장기요양서비스의 필요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올해부터 실시되는 신체 수발, 가사 및 사회활동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보조사업의 문제점 지적에서 살펴볼 수 있다. 즉, 대상자가 최중증장애인(장애1급 판정자의 일부)에 국한하여 실시되고 있다는 점, 활동보조인에 대한 지원비의 본인부담액이 중산층이상에게 부담이된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활동보조를 받는 장애인에게도 가사지원 및 기본적 케어의 서비스가 필요한데 현재 활동보조인의 능력으로는 질 높은 케어를 받기 어렵다는 점이 큰 비판으로 지적되고 있다.

 두 번째 필요성은 현재 장애인 복지서비스의 급여부족과 단편적 전달체계와 관련이 있다.특히, 현재 시설보호 서비스는 약 1%의 장애인을 보호하고 있는 반면 시설케어 욕구있다고 추정되는 장애인은 24.3%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심각하여 가족수발자의 부담 경감이 전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여러 복지 서비스 전달체계상의 서비스간 통합노력이 부족하여 장애유형과 해당서비스, 재원 등이 각각 단편화되고 분절화되어 있어 비효율적인 복지체계가 되고 있는데 전반적인 케어 연속성을 고려한 서비스 전달체계의 확립을 위해 요양제도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장애인복지에 대한 정부예산 지출의 한계로 인한 새로운 재원마련의 필요성부분도 중요한 대목이다. OECD 국가 중 한국의 GDP 대비 장애인 예산비율은 2001년 0.5%로 미국의 경우 1.1%, 독일의 경우는 2.2%, 스웨덴은 5.0%인 것을 감안하면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다. 따라서 장기요양제도라는 제도창출을 통한 새로운 재원마련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 장애인 요양제도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장기요양제도에 포함될 장애인의 실제 수는 적다할지라도 제도가 갖는 상징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내년에 실시될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장애인장기요양제도가 포함되기는 용이할까? 일단 <표1>을 통해 기본적인 비교를 해보았다.

핵심쟁점

노인장기요양

장애인장기요양

대상자 규모

65세이상 2007년 대략 480만,

지속적 증가예상

수혜기간은 사망전 2·5년 한정적

2007년 대략 200만

2020년 정점에 이를 예상

제도 수혜기간이 장기적

연령(아동포함여부)기준이 중요

사회연대

약간 긍정적

-서비스대상자는 적으나 고령은 보편적인 risk임

-가족수발의risk도보편적임

현재 부정적

-후천적 장애율이 높아지고 있으나 보편적 risk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음

재원

보험방식 가능

보험방식 용이하지 않음

인프라

기존 복지제도 활용과 요양시설

보급

기존 복지제도 활용과 요양 및 생활시설 보급

평가판정

수발부담중심

장애유형별 특징고려

우선 전체 대상자 규모는 고령층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예정인데 반해 장애인의 경우는 2020년을 정점으로 감소한다고 추계되어있다. 문제는 제도의 수혜기간인데 노인의 경우 장기요양의 직접적 수혜기간은 사망전 2-5년으로 볼 수 있는 데 반해 장애인의 경우 제도 수혜기간이 상대적으로 길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장애가 있으면서 동시에 요양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자이므로 장애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아동을  포함하는가도 전체규모 추계와 관련이 있다.

 다음으로는 사회연대관련 사회전반의 대상자에 대한 지지의식이다. 장기요양제도의 실제 대상자가 많지는 않지만 고령이 되는 것은 일반적인 위험으로 어느 정도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장애라는 위험에는 실제 후천적 장애율이 높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보편적인 위험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세 번째로 사회연대와 관련하여 재원조달방식의 결정에 관한 쟁점이다. 장애인복지관련 재원조달을 사회보험형으로 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독일의 수발보험의 경우는 제도 초기에 장애인 중 수발이 필요한자를 모두 포함해 실시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애초에 수발보험의 출발을 노인복지나 장애인복지의 관점에서 시작했던 것이 아니라 장기요양욕구를 법적으로 설정하고 이 대상자를 한정해서 제도의 수혜자를 규정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실정을 감안한 쟁점은 조세로 하되 차등지원에 대한 소득분포의 문제로 볼 수 있겠으나 추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대목이다.

 넷째, 인프라구축관련 문제이다. 노인장기요양제도 실행을 10여 개월 앞두고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의가 가능한데, 노인의 경우는 최중증은 시설에서 케어를 제공해야 된다는 것이 보편적 인식이지만 장애인의 경우는 요양서비스가 필요한 중증장애라 할지라도 최대한 지역사회거주를 가능하게 사회가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재가인프라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물론 이것은 복지나 요양서비스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므로 지역사회차원의 다양한 환경개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이슈는 대상자 선정방식이다. 현재 장애인복지제도의 단편성과 분절성문제와 관련되어 대상자 선정방식은 각 제도마다 다르다. 장애등급판정 체계는 전문가의 판단을, 활동보조사업의 경우는 장애정도를 고려한 서비스 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장애인 요양제도에서는 노인장기요양제도의 평가판정체계를 그대로 가져가는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몇 가지 항목을 추가하여 장애인의 욕구사정에 맞게 수정해야하는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은 구체적인 제도설계내용보다는 노인장기요양제도와의 비교를 통해 장애인의 요양문제 해결을 위해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개호보험을 2000년에 실시하고 이후 대폭적으로 장애인복지제도를 변경한 일본의 경우는 2003년 실시한 장애인지원비제도가 재정문제로 난관에 봉착하자 2006년부터 장애인자립지원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장애유형에 상관없이 개호(장기요양), 인력양성, 이동보조라는 서비스의 큰 유형 안에 세 제도를 조합하여 전체 장애인복지제도가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따라서 장애인중 필요하다면 세 가지 서비스를 동시에 받을 수도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일본의 개호보험을 벤치마킹한 것을 생각해보면 일본의 장애인자립지원제도가 어느 정도 우리나라에 함의가 있으나 한국에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현재 정부에서도 여러 가지 안들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대체로 노인장기요양제도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경우 국민장기요양제도같은 명칭으로 제도명이 바뀌어야 한다), 독자적인 장애인요양제도를 구축하는 방안, 또는 기존의 활동보조서비스를 수정보완하여 실시하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도의 설계도 중요하지만 제도의 필요성과 내용이 사회전반과 대상자인 장애인, 장애인 가족에게 충분히 공유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하겠다.

2007/10/01 15:01 2007/10/0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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