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4] 참여연대 대안 복지패러다임 연속 세미나 (복지체계의 대안모색-대안 복지모델로서 사회투자 전략의 의미와 쟁점) 토론회 참관기
손혜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자원활동가)
‘사회투자 전략’이라는 말은 어딘가 모르게 ‘사회복지’와는 조금 거리감이 드는 느낌이다. 투자, 그리고 전략. 왠지 금융권 광고나 경제관련 부처에서 나올법한 뉘앙스인 이 사회투자 전략은 그러나 요즘 사회복지 학계 내에서 꽤나 이슈화 되고 있는 주제인 듯하다.
그럼에도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나에게 이것은 조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지난 2월 15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주최한 『사회투자국가의 의미와 한국적 적용 가능성에 관한 토론회』에 갔었을 때 토론하는 내내 도통 사회투자 국가가 명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관심이 가지 않을 수는 없었다. 사회복지 패러다임의 새로운 체제 가능성을 이야기 한다는데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당연히 관심이 가지 않겠는가?
그런데 사회투자 국가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생겼다. 지난 6월 29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총 10회의 대안복지 패러다임 중 네 번째 주제가 바로 ‘사회투자 전략’을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토론회가 시작되기 두 시간 정도 일찍 가서 자료집을 미리 받아 대강 훑어보았다. 그리고 왠지 사회투자국가에 대한 격렬한 토론이 될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들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토론회는 백종만 전북대학교 교수님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김연명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재진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이 발제를 맡으셨는데 사회투자 전략에 대한 긍정적 측면을 토대로 한국사회에 적용 필요성 및 가능성이 있음을 발표 하셨다.
첫 번째 발제자이신 김연명 교수는 시작 전, 사회투자 국가, 그리고 사회투자 전략의 한국 도입은 분명히 많은 쟁점들이 있고 논란이 있지만, 자신은 그것에 긍정적인 입장임을 분명히 하셨다. 이는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사회투자국가의 등장 배경이 경제사회구조의 변화, 새로운 사회적 위험의 출현을 그 요인이었음을 감안해 볼 때, 한국이 직면한 현재 상황 역시 이와 유사하게 흐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영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사회투자정책의 실제 사례를 들며 사회투자 전략의 특징을 ①‘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의 통합, ②‘기회의 평등’ 및 ‘투자’, 그리고 ③‘경제활동’의 ‘참여’ 등 세 가지로 말씀하셨다. 즉, 기회의 평등을 통한 결과의 평등제고와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는 성장주의적 담론과도 궤를 같이 하기 때문에 사회복지의 예산확보 및 정치인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셨다.
특히, 언두에 말씀하신 사회투자전략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쟁점에 대한 사안을 3가지로 분류해 말하였는데 첫째로 한국 사회전반은 이미 서구에서 당면한 새로운 사회적 위험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제도적으로는 중산층에 이르는 보편적 소득보장체계가 발달된 서구와 달리 기초적 사회안전망 자체가 취약하기 때문에 한국사회에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논의이다. 둘째로는 사회투자 전략이 과연 기존의 소득보장프로그램과 병행되는 정책체계를 견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인데, 김연명 교수는 충분히 기존의 소득보장정책과 사회투자 전략이 결합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민간시장의 중소기업 역시 힘든 상태이기 때문에 공공부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는 Mac Job(질 낮은 일자리)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서 이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남는다고 말했다. 즉, 절대빈곤층의 규모를 줄일 수 는 있는 반면, 선호되지 못하는 일자리 창출, 즉 비정규직과 같은 파트타임, 비정규 상태의 고용과 같은 Mac Job 역시 양성하게 되는 상황 하에서 일부의 ‘Mac Job라도 어디인가?’ 라고 보는 시각과 ‘겨우 Mac Job인가?’ 라는 두 시각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한국에서의 Mac Job에서 Decent Job으로의 전환이 10명 중 약0.8명이 되는 현실은 일자리 창출이 보다 많은 논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김재진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의 발표가 이어졌다. 김재진 연구원은 사회투자의 확대를 지지하고 이에 따른 조세개혁의 방향과 과제에 대해 이야기 했다. 우선 한국의 조세 부담률이 OECD 주요국가와 비교했을 때 평균치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음에도 정치권에서는 국민들이 현 정권에 가지는 세금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세금’이 이슈화 되는 사안에 매우 민감하다고 말했다. 또한 재원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반면, 중장기 세수확보는 거시경제의 환경 등을 고려할 때 결코 낙관적이라 할 수 없고 따라서 사회투자정책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중장기적 세수 확보의 어려움은 다음의 네 가지 사안에서 기인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①성장잠재력의 저하, ②저출산 및 고령화, ③국내기업의 해외진출 가속화, ④국가 간 조세경쟁의 심화를 꼽았다. 또한 이미 정해진 세율을 다음 정부에서 올리기는 국민들의 상당한 반향으로 세수를 확보하기 굉장히 어려우며 따라서 사회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세수를 확보하는데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 김재진 연구위원은 다음의 네 가지를 꼽았다. 첫째, ‘과세 인프라의 확충’으로서 기장확대 목표관리제를 도입하고 현금대체결제수단을 다양화하며 과세당국의 금융거래정보 접근권한의 확대를 언급하였다. 두 번째로 ‘비과세감면제도의 축소’ 이다.
마지막으로 김재진 위원은 사회복지분야의 재정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재원조달의 여건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고, 따라서 조세정책의 중요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한국이 당면한 조세의 실태와 상황에 대해 알 수 잘 알 수 있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조세지출이 사회투자 재원마련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궁금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은 조금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조세를 확대하는 방안에 있어서도 사회투자전략에 의한 것이 아닌 일반적인 방법론에 의한 것에 가깝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아쉽다.
잠시 휴식시간을 갖은 후 김영순 서울산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노대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의 토론이 이어졌다. 두 명의 지정 토론자 외에도 플로우에서도 다양한질문과 의견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는 다시 김연명 교수와 김재진 연구위원이 대답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우선 김영순 교수는 토론 전부터 사회투자국가의 한국 도입 대한 강력한 반대의견을 표명하였다. 또한 ‘복지’의 의미가 이미 ‘사회 투자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데 굳이 사회투자국가라는 말을 다시 사용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며 개념을 너무 과잉확장하고 있다는 의견을 나타내었다.
이어 한국에서 사회투자국가에 대한 긍정적 환상을 유포하는 문제점을 말하셨는데, 한국에서 새로운 사회적 위험과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대응의 필요성이 사회투자전략의 필요성과 같다는 논리의 오류가 결국 사회투자국가의 필요성으로까지 진행된다며, 분명히 사회투자국가는 많은 문제점과 논의를 내포하고 있음에도 이 논의는 최소화 하고 긍정적인 측면만을 부각시키는 경향을 말하며 비판했다. 또한 한국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복지’를 소모적이고 낭비적인 것, 그리고 ‘사회투자’를 생산적, 좋은 복지국가의 이분법 생각을 유포하는 문제점을 가진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는 신자유주의적 복지담론을 강화하며 아직 기초적인 소득보장체계도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복지에 대한 과잉우려 및 복지병으로 매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김영순 교수는 사회투자국가가 말하는 정책적 효과성을 자꾸만 ‘과정 중’이라고 말하는데 이미 영국에서는 그 효과를 수치화한 자료들이 분명히 있다며 아동빈곤, 고용율 등이 그리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인용하여 반박했고, ‘투자’라는 말은 반드시 ‘수익성’ 내지는 ‘효과’라는 말을 동반하는데 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데 제기하였다.
김영순 교수가 밝히는 대안은 따라서 우선 소득보장체계를 내실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즉, ‘비용’의 문제만 가지고 재정지속성의 문제만 논의할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사회통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비용의 문제까지 가지도 못할 만큼 커다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정적 지속가능성보다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고 담론화 시켜야 하는 것이 그 이유라는 것이다.
김영순 교수의 사회투자국가에 대한 반론은 발표문에서 나타난 여러 쟁점들을 하나하나 건드리며 매우 논리적이고 공격적인 토론이었다. 그러나 조금 의아했던 부분이 하나 있다. 사회투자국가와 사회투자전략(정책)의 의미를 동일하게 파악한 후 한국도입 반대논리를 펴는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토론 시작 전에 사회투자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의견이었던 것 같은데 막상 의견을 듣다보니 사회투자국가 및 사회투자 전략에 대한 의미의 혼란이 있었다. 이는 김연명 교수가 이미 분명히 서두에서 사회투자국가를 옹호하는 것이 아닌 사회투자정책을 옹호하는 입장임을 분명히 했기에 김연명 교수의 발제문에 대한 반론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투자국가’ 자체에 대한 비판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영순 교수의 입장이 사회투자국가 전반의 담론에 대한 비판이라면 동의하지만 사회투자전략에 대한 반론으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노대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의 토론이 이어졌다. 보다 부드러운 반론을 펼친 노대명 위원은 사회투자전략이 충분히 비판받기 좋은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적 노력을 시도하고 있는 두 발제자의 작업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의 네 가지로 노대명 연구위원은 사회투자 전략에 대한 쟁점을 제기했다. 첫째, 사회투자전략을 자꾸 이야기하는 진의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사회투자전략을 ①변화된 사민주의적 전략으로 이해하는 입장과 ②사회투자전략을 한국사회의 보수적 정치, 사회체제를 우회할 수 있는 전략으로 이해하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논자들은 ‘묵시적’으로 후자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둘째, 사회투자전략이 진정 ‘새로운’ 대안인가? 이다. 현재까지 나타난 사회투자 전략의 담론 속에서 발견되는 특징들은 암묵적으로 제 3의 길이 표방하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하며 우리나라가 우리나라만의 사회투자 개념을 만들고 싶은 것인지, 혹은 새로운 모형을 만들고 싶다면 왜 굳이 영국의 사회투자전략 개념을 가져오는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스웨덴과 영국이 지향하고 시행되는 사회투자정책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상당히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한국이 스웨덴의 사회투자식으로 하려는 것이라면 굳이 사회투자라는 말보다 사민주의적 정책을 따라가자고 이야기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셋째로 사회투자전략은 비약을 피할 수 있는지 묻고 있다. 즉, 사회투자전략은 사회문제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에 기반한 정책적 개입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장애인, 여성, 노인 등에 대한 취약자에 대한 개입이 우선적으로 시행되기만 해도 오히려 더 많은 사회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데 굳이 투자라는 미래적 효과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현실을 외면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투자전략의 재원마련이 과연 가능할지에 대한 것이다. 즉, 세수 확보의 어려움은 인정하지만 현재의 예산배분 방식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고, 조세를 통한 재원마련 이외의 가계의 지출절감을 통한 해결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다시말해 예산의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플로우까지 이어진 사회투자 전략에 대한 질문과 이에 대한 답변은 매우 격렬하고 열띤 토론으로 계속됐다. 그리고 나에게도 사회투자 전략이 과연 한국사회에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해 주었다.
사회투자 전략에 대한 논의 자체를 접는다거나 폐지하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분명히 한국사회에 매력적인 담론이고 한 번 쯤은 살펴 볼 만하다고 본다. 특히 차상위층, 근로빈곤층의 문제가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회투자 전략이 표방하는 의도는 분명, 신사회적 위험에 대한 매력적인 대안으로 여겨질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토론자들이 철저하게 짚어 나아간 사회투자국가의 논리적 미흡점을 보면서 과연 사회투자전략에 대한 전면적 수용이 가능할지, 그리고 기존의 패러다임을 대신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커다란 물음표가 그려진다.
이번 토론회는 사회투자 전략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어떠한 쟁점들이 존재하는지 살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또한 내 자신이 사회투자 전략에 대한 한국 도입성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견해를 조금이나마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쁘다.
= 공 지 =
대안 복지 패러다임 연속 세미나 ⑩ 「복지운동의 새로운 전략 모색」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한국의 독특한 구조적 제약을 고려한 새로운 복지패러다임을 모색해보고자 지난 5월부터 『한국 복지체제의 대안 - 소외되지 않는 노동, 민주주의, 연대를 말한다』라는 주제로 연속세미나를 개최해 왔습니다.
기존 의료 및 복지정책은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제도적 혁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러나 제도의 건전성 및 지속가능성을 구축하기 위한 혁신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압력행사 및 불필요한 영향을 미치는 언론의 역할로 제도 개선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또한 다수 국민들은 정책 혁신과정에서 발생할 단기적인 불편함을 세금 증대 등 가처분 소득의 감소로 이해하고 개혁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 복지의식을 신장하고 친복지적 여론을 형성하는 것은 앞으로의 시민 운동 방향에 주요한 목표가 될 것입니다.
10강 「복지운동의 새로운 전략 모색」은 복지영역의 연구자 및 활동가들의 고민과 방향을 모색하고, 대안적 복지패러다임을 총체적으로 그려보는 자리입니다. 선생님과 함께 복지운동의 방향을 모색해 보는 뜻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토론회 (일시)
일시: 2007년 10월 12일(금) 오후 3시
장소: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지하 강당)
사회: 김종해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토론:
김종건 동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실장
성은미 진보정치연구소 연구원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윤홍식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국장
이민우 한국노총 정책본부장
(이상 가나다순)
참여문의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차은하 간사 02-723-5056, welfare@pspd.org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