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영 (경기복지시민연대 활동가)

 지난 오월에 있었던 일이다. 친구 따라 가출하여 수원역에서 지내던 어느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18세 김○○(여)가 영아유기 혐의로 수원남부경찰서에 의해 14일간 강제 구금된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의 정황은 이렇다. 수원에 한 건물 계단 구석진 곳에 갓 태어난 아이의 시신이 검은 봉지에 쓰레기 마냥 버려져있었다. 그것을 처음 발견한 목격자는 경찰서에 신고를 했고 해당지역 경찰서 담당형사는 사건 용의자를 노숙인 여성이라 생각하고 탐문수사를 진행했다. 마침, 해당경찰서에 절도혐의로 남성노숙인 한명이 잡혀 들어와 그 사람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하던 중 노숙하던 사람 중에 임신을 한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김○○라며 지목했다.

 경찰은 정확한 근거도 없는 남성노숙인의 거짓 진술을 믿고 김○○를 경찰서로 데려와 조사를 진행하였다. 김○○는 처음에 의문도 잘 모르고, 자신을 대변할 만큼의 의사표현이 되지 않는 상항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김○○에게 강압적인 말투와 분위기로 몰아가 처음에는 자신이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마지막에는 거짓 자백을 하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안 김○○의 엄마는 우리아이가 용의자가 아닐꺼라며 부모동석 하에 다시 진술서를 쓸 것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진술할 당시 김○○가 전혀 문제없이 자신을 잘 표현하고 의사소통도 원활했으며 장애로 보기 어려웠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김○○의 부모는 믿을 수가 없었다. 어눌한 말투 땜에 친구들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아이였고 정신지체 2급 이라는 진단을 받은 아이인데 어떻게 진술을 정확히 할 수 있겠냐며 항의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이를 잡아 둔지 이틀 뒤 사망한 영아와 김○○의 DNA가 일치하지 않았고, 김○○의 부모가 와서 아이를 데려가려고 하였지만 아직 사건과의 관련성이 높다고 판단한 경찰은 미성년자이고, 장애를 가지고 있는 김○○를 14일간 유치장과 구치소에 강제 구금 하였다.

 이후 보름 만에 엄마를 만난 김○○가 자신이 알고 있는 경찰서는 나쁜 사람들이 가는 곳인데 자신이 나쁜 사람이냐며 물었다고 한다. 완전히 혐의가 없음을 입증 받아 김○○는 풀려났지만, 심리적으로 이번 일이 큰 충격이었던 듯하다.
 
 이번 사건에서 보듯 경찰과 검찰의 인권 감수성이 현저히 낮은 것이 극명해 보인다.  어느 곳 보다도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인 인권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대변하고 그들을 보호하려해야하는 경찰과 검찰인데 이들은 항상 행정편의주의 논리에 급급하여 편의적 판단에 메여있는 모습이다.

 이 사건으로 경기복지시민연대 외 3개 수원지역 시민단체가 대응회의를 통해서 경찰과 검찰에 의견서를 보냈다. 의견서의 내용은 검찰과 경찰의 편의만을 고려하고 아이의 인권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무혐의로 판명된 김○○에게 14일간 강제구금 하였던 것과 사건 피의자인 김○○는 여성이고, 미성연자이며, 장애라는 핸디캡을 가진 우리사회의 사회적 약자이다. 그러기에 아이에게는 부모나 본인을 잘 이해하고 있고 대변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으나 경찰은 무시해 버렸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경찰에게 우리는 이두가지 주요내용으로 의견서를 보내고 답변서를 요구했다.

 얼마 있지 않아 경찰의 답변서가 도착했다. 경찰의 답변서의 주요내용은 강제구금에 관해서는 모든 사항은 검찰의 검사가 지시하는 대로 모두 진행했으며 담당형사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회피성 문장들 뿐 이었다. 부모동석 하에 진술서를 작성했는지 여부에 관한 건에서는 ‘2차 조사시에는 부모동석하에 조사를 진행했다’고 답변했으나 부모는 진술서를 수정하지는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보듯이 경찰은 우리 의견서에 답변에 충실하여하기보다 자신의 책임이 아님을 강하게 나타내려는 것으로 보여졌다. 한편, 담당검사(검찰) 쪽에 보내진 의견서에 대한 답변은 너무도 간단했다. 답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단체와 수원지역 3개 단체는 인권이 어느 곳 보다 우선시 되어져야하는 경찰과 검찰에서 이런 식의 태도로 피의자들을 대해고 있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다. “힘들 때 언제나 옆에서 친구가 되겠다”는 경찰이 불리하다 싶으면 검사가 내린 지시에 의해서 움직였을 뿐이라 이야기하고, 검사는 불리하다 싶으면 함구하는 이런 작태에 대해 정말 저들이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기관인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현재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국가인권위원회 진성을 제출하고 형사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다시는 김○○ 처럼 사회적 약자가 더욱 취약한 사회적 약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관련된 형사소송법 개정이 시급하며, 검찰의 ‘인권보호 수사준칙’과 경찰의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이 준칙과 규칙으로만 남지 않고 진정으로 원칙이 되어 우선하여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2007/10/01 15:29 2007/10/0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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