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3]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지원사업과 학교사회복지
(현)나사렛대학교 겸임교수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 서울지회장
(전)강서교육청 프로젝트조정자
전구훈
우리사회가 계층 간의 소득격차의 심화, 가정의 기능 약화, 급격한 도시화 등으로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사회의 양극화 해소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2003년부터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지원사업(이하 교육복지사업)을 선구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국가가 주도하는 사업으로 교육․문화적 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도시 저소득층 밀집지역을 선정하여 학교를 중심으로 교육․문화․복지 수준 제고 및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다양한 사업(학습능력 증진, 문화-체험활동, 심리․정서 지원, 복지프로그램 지원, 영유아지원, 지역연계)을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 의사결정 구조에 의거하여 진행하는 획기적 사업이다.
대통령도 감동시킨 교육복지
2004년 7월 1일 국정보고회에서 서울특별시강서교육청에서 교육복지사업의 프로젝트조정자로 근무하는 김주미는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은 예화를 전했다.
예) 수급권자로서, 복지기관의 대상자로서 다양한 서비스를 받고 있는 영철(가명)이는 꽤 오랫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아서 곧 학교에서 유급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교육복지사업으로 학교에 들어간 지역사회교육전문가(학교사회복지사)는 아이를 중심으로 도움의 형태를 재구성했다. 영철이가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등교할 수 있도록 지역의 복지관의 사회복지사와 자원봉사자가가 역할을 해 주기로 했고, 담임선생님은 영철이가 과잉행동을 할 때는 교육복지실에 와서 상담 및 놀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는 어머니는 인근복지관의 전문상담소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가정생활에 도움을 주기 위해 홈핼퍼(가사일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도 가정에 보내주었다. 아이에게도 정서적 안정과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위해 대학생 멘토를 연결해 주었고, 특히 부족한 공부를 위해서 튜터(학습도우미)도 연결해 주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이 들 때까지 아이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조정된 후 영철이는 이제 학교에 잘 나오고 특히 성적이 많이 오르면서 한때 괴롭혔던 친구들도 이제는 더 이상 영철이를 괴롭히지 않게 되었다.
예) 영구임대 아파트 단지에 있는 ㄱ 중학교. 학생들의 구성을 보면 80%는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아이들, 20%는 일반아파트에 거주하는 아이들이다. 이 학교뿐만아니라 관할하고 있는 교육청에서는 매년 학생 배정문제로 힘들어 했다. 왜냐하면 학기 초만 되면 ㄱ 중학교에 배정된 일반아파트 어머니들이 학교 및 교육청에 달려와 다른 학교로 배정해 달라고 항의를 할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다. 한 해는 30여명의 일반 아파트 거주 어머니가 ㄱ중학교의 배정에 항의했고 신학기가 시작되어도 아이를 등교시키지 않았다. 하는 수없이 학생들을 인근 중학교로 배정을 했고, 이 학교는 학년별로 6개 반이 운영되었는데 이 사건이 있던 해는 5개 반으로 운영이 되었다. 그러나 교육복지사업으로 이 학교에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학교 내에서 다양한 학습지원, 문화 활동 등이 진행되었고, 특히 축제를 통하여 지역주민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면서 주민들의 인식이 변했고, 교육복지사업이 시작된 다음해에는 단 한건의 민원도 없어졌다고 한다. 당시 교육청의 교육장님도 교육복지 사업이 기존에 하던 사업들과 마찬가지로 국가 예산 낭비가 아닐까 의심을 했는데 이 학교의 변화를 보면서 교육복지 사업은 참 의미있는 사업임을 알게 되었다고 전하기도 하였다.
빈곤아동․청소년 종합대책에 대한 보고에서 이태수위원장(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은 교육복지사업의 효과성을 감지하고 이 사례를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고, 노무현 대통령은 교육부에서 이렇게 훌륭한 사업을 하는지 몰랐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문이 날뻔 했다고 하면서 이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지원의사를 표명하였다. 시범사업으로 진행되었던 교육복지사업이 현재 엄청난 확대를 가져오게 되는 중요한 단서였다. 물론 단편적으로 이것이다 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재 2배가 넘는 사업의 확대는 정말 놀라운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교육계가 앞장서는 교육복지
우리 아이는 현재 초등학교 2학년이다. 한번은 아내를 대신하여 학교를 방문했다가 아이의 담임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년이면 정년퇴직을 하시는 선생님께 예전에는 학생도 많아서 어려웠지만 요즘은 30여명의 학생을 지도하시니 훨씬 수월하지 않으시냐고 물었다. 담임선생님은 오히려 예전이 좋았다고 하셨다. 이유는 아이들과 학부모의 문제들이 너무 다양하고 복잡하여 교사로서 어떻게 지원해야 할 지 난감할 때가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아이의 문제, 가정의 문제, 지역사회의 문제들이 복잡해지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많은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시기이다. 또한 학교의 기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현실도 이해해야 한다. 이전보다 학교는 교육적인 기능 뿐아니라 보육, 복지, 문화적인 기능까지도 요구되어지고 있다. 맞벌이 부부, 한부모 가정, 조부모 가정 등이 늘어가면서 이제는 가정에게만 자녀 양육을 맡길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가장 공신력이 있는 학교에서 아이들의 다양한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전세계적인 추세이다.
잘사는 지역에서는 부모들의 관심과 지원으로 아이들이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저소득 밀집지역의 경우 다양한 지원을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교육에서 아이들이 어떤 부모를 만나건 공평한 교육의 기회, 조건, 결과들을 만들어 주는 것은 중요하며, 이를 위해 교육복지사업을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가 좀 더 개방적이고, 학생중심으로 사고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외국에서는 다른 부분들보다 아이들의 교육 및 복지를 위해서는 전폭적이다. 이는 다음세대를 이끌어가는 인력을 제대로 키우는 것은 아이들에 도움을 주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우리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항상 있는 학교에서 교육복지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중요하며, 그런 면에서 교육계에서 앞장서서 진행하는 것은 당연하다.
교육복지의 뿌리 - 지역사회교육전문가
교육복지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다양한 이유 중에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학교 내에 지역사회교육전문가라는 인력을 채용하여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기존의 인력으로 본 사업을 추진할 수 없었으며, 이 사업을 위해 채용된 지역사회교육전문가는 학교에서 열정적으로 교육복지사업을 운영했으며, 또한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연결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뿌리가 외부의 다양한 영양분을 받아들여 줄기를 튼튼히 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데 역할을 하듯이 지역사회교육전문가들은 다양한 외부자원을 연계하여 학교내로 들어오게 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는 학교 및 지역사회를 든든하게 하는데 역할을 했다.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에 맞추어 해결책을 마련하는 과정을 통하여 꽃을 만들고 있으며, 머지않아 튼튼한 열매를 많이 맺게 될 것이다. 어렵고 힘든 아이들을 지원하고자 노력하는 사업은 그 아이들이 가장 많은 생활을 보내고 있는 곳의 복지를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가정을 지원하는 사업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한지만 실질적으로 개별 가정에 대한 파악도 어렵고 지원 또한 만만치 않다. 따라서 차선책인 학교에서의 지원은 가장 현실적이고 영향력이 크며, 또한 효율성면에서도 단연 앞선다고 할 수 있다.
지역사회교육전문가는 학생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 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우리나라만의 가장 큰 특징인 교육복지실이라는 학교내 공간을 마련하여 학생들이 편하게 쉬기도 하고 상담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였다. 이 장소에 고위험군의 아동들도 낙인감없이 자연스럽게 접근하여 필요한 욕구를 이야기 할 수 있으며, 또래 아이들과의 다양한 교류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되어 있다. 이는 욕구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최근의 경향과도 일치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함께하는 교육복지(학생중심)
이제는 교육중심/복지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서 학생중심의 사고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전문직의 영역을 확장하고 영향력을 높이는 것에 열중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제대로 공부할 수 있을 것인가? 공부하는데 방해요소가 될 수 있는 경제적 문제, 정서적 문제 등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지원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점점 문제는 복잡해 지고, 해결을 위한 노력도 전문성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양한 인력들이 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며 교육복지사업은 이러한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사업이다.
학생을 중심으로 교사는 교육적인 면을, 지역사회교육전문가는 복지/문화적인 면을 담당하면서 외부의 다양한 인력들이 학생지원을 위해 쉽게 학교 내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교육복지사업이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지역사회교육전문가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연결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며, 지역기관의 인식 및 학교의 인식을 전환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교육복지사업이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학교사회복지사는 다양한 역할을 해 왔다. 예전부터 쌓아왔던 노하우를 교육복지사업에 접목을 하였고, 현재 지역사회교육전문가의 인력구성에서도 가장 많은 구성비를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 전개되는 교육복지사업에도 학교사회복지사들의 역할이 기대되지만 협소한 기술을 동원하기 보다는 크게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며 함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 전국의 60개 지역에서 실시되고 있는 교육복지사업이 내년에서 100개 지역에서 실시되게 된다. 지역 당 약 5개의 학교에서 지역사회교육전문가가 활동하는데 교육복지사업으로만 내년이면 500여명의 인력이 학생들의 교육복지를 위해 활동하게 된다.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학생-가정-학교-지역사회가 함께 협력하여 즐거운 학교,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며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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