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사무국

                                    대안 복지 패러다임 연속 세미나 10강
                『한국 복지체제의 대안-소외되지 않은 노동, 민주주의, 연대를 말한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이에 기초해 향후 복지체제 재편의 대안적 방향과 핵심 과제를 찾기 위한 세미나,『한국 복지체제의 대안 - 소외되지 않는 노동, 민주주의, 연대를 말한다』를 지난 5월부터 10회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10월 12일 10강 『복지운동의 새로운 전략 모색』이란 주제를 마지막으로 긴 여정을 마쳤습니다. 마지막 강은 복지영역의 연구자 및 활동가와 복지운동의 현 주소와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였습니다.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및 활동가들과 내용을 공유하고자 <특집>으로 준비해 보았습니다.                     

-편집자 주


 
사회자: 김종해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토론자:
     김순희 / 한국노총 정책국장
     김종건 / 동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김태현 / 민주노총 정책실장
     성은미 / 진보정치연구소 연구원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윤홍식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은재식 /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국장
     (이상 가나다순)

정리: 차은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welfare@pspd.org
 

-1부-  복지운동의 과거와 현재 진단

김종해: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복지운동에 대한 종합진단을 내려보는 시간입니다. 주제가 방대하고 패널자가 많은 관계로 주제를 3부로 나누어서 진행하고자 합니다. 1부는 현 복지운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평가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각 패널들은 각 단체의 입장 및 학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복지운동을 평가하시는지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2부에서는 앞으로 어떤 패러다임을 가지고 운동을 해야 할지 논해주셨으면 하고 3부에서는 복지운동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운동 방안을 논하고자 합니다. 김순희 국장께서 먼저 한국노총의 복지분야 활동을 평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순희: 노동조합이 사회복지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제도권 내의 노동운동을 보면 임금, 단체교섭을 통해 기업 복지를 확대해 왔습니다. 이는 개별적 노동조합 역량에 따른 것으로 전체 노동조합의 역량으로 볼 수 없습니다. 87년부터 지금까지 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의 한계는 집단 이기주의로 치부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노동운동이 사회적으로 주체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한 면과 노동자 스스로가 사회복지 문제에 깊이 관심을 갖지 못했던 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에 대한 지도부의 결의는 존재했지만 여전히 노동자들 간의 동의를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회복지 영역을 개척할 만한 구체적인 역량과 프로그램을 운영할만한 내부적 정책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래서 국민연금등 제도와 관련해 늘 들러리 역할을 하게 되고 적극적인 대응을 못해 왔습니다. 의료보험이 건강보험에 통합 되는 이슈에 대해서는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이 합의를 이루지 못해, 건강보험이 공단과 공급자 단체에 의해 좌지우지되었습니다. 이런 점은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이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반면교사가 되길 바랍니다.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의료복지에 있어서는 노동자가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배제되어 왔습니다. 배제 논리는 대표성은 인정하지만 전문성이 없다는 이유에서 였습니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투쟁을 하면서 노동자 스스로가 운동에 참여해야 성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바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노동운동의 활동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노조가 소극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조 중심활동이 사회복지 운동이 될 수 있도록 조합원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지점을 집중 공약해야 친복지 노동세력을 형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태현: 민노총은 창립 당시부터 사회복지운동을 중심으로 투쟁해왔습니다. 97년 경제위기 이후 사회안전망 등 전통적 사회복지 영역의 확대를 요구해 왔고요. 사회복지의 민영화,시장화에 대해서는  사회공공성 확보를 위한 운동을 해왔습니다. 이러한 운동의 성과로 의료보험 통합, 건강보험 급여 확대,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민주운영 확대등 제도개선을 가져왔고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활동이 강화되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한계도 적지않게 드러났습니다.  10년 전에 비해 운동영역은 확대되었으나 사회복지의제를 전체 노동운동의 핵심이슈로 끌어올리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국민연금이 개악 처리되는 날 민주노총은 연금 공단노조를 중심으로 투쟁과 집회를 전개했으나, 대다수 조합원은 자신들의 문제로 인식하고 투쟁하지 못했습니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같은 유럽에서 연금과 관련해서 총파업을 전개한 것과 비교하면 무척 대조적이지요.

  또한 민주노총이 합법화 된 2000년 이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재정위원회, 국민연금운영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고 일정한 개입력을 확보해왔습니다. 그러나 다수의 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정책적 개입과 대중투쟁의 모범을 창출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사회복지 영역이 확대되고 정책 내용이 전문적이고 세밀해진 측면이 강화되었습니다. 각 연구자들도 영역별로 전문화되어 있어 사회복지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전문성은 결여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별적이고 전문화된 부분을 총괄하고 노동자 입장에서 바라본 총론적 대안을 가지고 있지 못했습니다. 이번 대선시기를 통해 사회복지에 대한 총괄적 대안을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민주노총의 연대 활동을 평가해 보면 의료연대회의, 국민연금정상화연대회의, 빈곤사회연대, 범국민교육연대, 요양보장연대회의 등 영역별로 다양한 연대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연대활동은 현실적으로 매우 제한적이고 형식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김종해: 두 노동조합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복지운동을 하시기도 했지만 전문가의 관점에서 포괄적인 한국 복지운동을 평가해 보았으면 합니다. 김종건 선생님 한 말씀 해주십시오. 

김종건: 저는 사회복지운동이 어떤 발전을 이루어 왔는지, 어떤 상을 그리며 발전해 왔는지 문제제기를 하려고 합니다. 95년 이전까지 사회복지운동은 복지지출 확대라는 단일 의제로 결집하여 역량을 투여했습니다. 복지예산 확보라는 하나의 깃발 아래에 하나의 구호로 모아내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었던 것입니다. 95년 이후는 보다 다양한 주체들의 구체적인 요구들이 제안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복지확대 그 자체가 요구였다기보다는 어떤 요구의 성과로써 쟁취될 수 있는 것으로 옮겨 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복지의 양적 확대에 대한 주장은 계속 있었지요. 사실 김대중 정부 때, 특히 초기 3년 동안 복지 지출이 엄청나게 확대 되었습니다. 이를 두고 운동의 성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경제위기 상황이 긴급히 호출한 결과인지에 대한 논쟁도 있었지요. 이후로 복지지출은 계속 확대되었습니다. 이것은 사회복지가 자본주의가 만들어 내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능이 강화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결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복지예산은 늘었지만 왜 빈곤과 양극화는 해소되지 않을까요? 이는 복지예산이 쓰이는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복지운동이 복지성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대안 설정이 없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각 개별 정세와 객관적 대응은 일정정도 성과를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그 대응은 제도 안에서의 급여 확대, 보장성 강화, 대상자 확대등의 실무적인 차원이었습니다. 현재 사회복지정책은 제도 근간부터 바꾸지 않는다면 변화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비전2030』에 제시된 바와 같이 사회지출이 OECD국가의 평균수준에 달한다 하더라도 빈곤과 양극화를 해결하지 않고서 (관료들이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 어떻게 ‘복지선진국’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윤홍식:  저는 대안체제를 사회정책 관점에서 소견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87년 이전에는 진보진영이 명확한 지향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지향성은 동구권 몰락 등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적 과제에 매몰되어 갔습니다. 87년 이후에 20년을 뒤돌아보니 한국사회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방향에 가까워지고 불평등과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다양한 담론이 있는데 그 중, 사회투자국가 등 개념적인 담론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 사회의 특수한 조건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사회에서 사회정책이 사회변혁의 중심에 설 수 있느냐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대선경선에서 박근혜와 이명박 복지공약을 비교해보면 다른 정당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명박 후보나 박근혜 후보의 경우 보육문제는 스웨덴이나 노르웨이보다 더 급진적인 사회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우리사회는 보수 우파 정당에서 (사회정책 분야에서) 좌파 정책을 내놓는 상황입니다. 좌우파가 유럽과 같이 사회정책을 매개로 어떤 국가로 갈 것인지 고민하지 않고 이데올로기적입니다.

  또한 우리사회는 경제성장이란 이데올로기가 우리 일상과 사회정책의 비전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97년 이후 복지확대의 명분은 노동력 재생산을 위한 효과적인 담보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유도 잠재 성장력, 노동력 부족에 대한 대응이란 것은 이러한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사회정책이 경제문제에 종속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구는 소득보장이 완비된 이후 새로운 사회위험에 대처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97년 이후 이중적 사회위험 속에서 두 가지를 동시에 대응해야만 비전을 찾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사회투자 전략이 제시되었습니다. 사회투자 전략을 비판하는 이유는 사회투자 전략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사회복지영역 중 인적투자 정책만을 강조하고, 기초보장 영역을 간과한다는 것입니다 . 영미식 관점에 의하면 그러한 비판은 맞습니다. 그러나 북유럽 국가들은 기초보장과 인적자본 투자 정책을 병행해 왔습니다. 사회투자 전략 중 인적자본 투자정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기초보장정책이 견실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우리나라에 필요한 진정한 의미의 사회투자 전략은 영미처럼 자원을 줄이고 효율화 하는 방향이 아니라 이중적 사회위험을 감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김종해: 평가여서 그런지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은거 같습니다. 사회정책이 선거에서 쟁점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부분 후보 정당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이것 자체가 바람직한현상인지 우려스럽습니다. 은재식 선생님, 지역의 복지운동을 이야기 해주시지요?
은재식: 대구는 보수기득권 지배구조가 심하고 보수적입니다. 개발이나 경제성장 중심의 지배구조가 장악하고 있으며 전체 지역변화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김종건 선생님이 양적 확대에 치중한 복지운동의 한계를 말씀해 주셨는데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그러나 사회복지 부분에 예산이 제대로 쓰이기 위해서는 배분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줘야 하지만 현재는 예산을 확보해도 어떻게 쓸지는 지배구조의 영향을 많이 받는 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예산구조를 살펴보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점에서 예산확보운동은 중요합니다. 이러한 사회복지의 비전을 공유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지역복지 운동단체들은 권력감시형의 운동단체, 지역주민 풀뿌리운동단체등 다양합니다. 본인은 전체 단체에 대한 평가는 어렵고 우리복지시민연대 활동을 중심으로 평가하려고 합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사회복지 법인과 지자체를 대상으로 대단히 많이 싸워왔습니다. 그러나 지역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초기에 제대로 된 비전을 갖지 못하였고, 시설비리등 현안 대응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시설비리문제는 국가가 어떤 사회복지 정책을 하더라도 주민들이 복지정책에 느끼는 체감도를 떨어트리게 하는 주요 원인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복지 예산이 늘고, 제도가 확대되어도 주민들에게 와 닿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지역 자체를 민주화하기 위한 운동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이 부분이 굉장히 힘든것도 현실입니다.  

   97년 이후 사회복지 제도가 확대되면서 지역운동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하지만 사회복지 관련 운동단체들이 절대적으로 적고 인력 또한 부족한 상황이라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이런 문제들은 지역단위 사회복지운동단체들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중앙과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지역간에 사회복지의 내용을 공유하고 연대단위를 꾸리는 것이 현장에선 더 중요하다고 판단됩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노동조합들이 중심이 되어 사회공공성 투쟁을 하지만 조합원들의 의식은 지역단위별로 상이합니다. 다른 시민사회단체 입장에서도 자기와 관련된 일이 아니면 관여하지 않고요. 반면 지역 기득권 세력들은 자기 기반세력을 굳건하게 지켜가고 결합력도 높습니다. 그래서 지역 시민사회 진영이 점점 더 고립되어 갑니다.

 사회운동의 정당성, 리더쉽을 운동 내에서 길러야 하지만 단체간의 단편화, 내부 갈등과 양극화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지역문제를 검토하고 운동 방향등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노조나 지역시민사회단체들이 논의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김종해: 복지정책에서 지역은 굉장히 중요한 주체입니다. 지역의 지배구조의 벽이란게 두터운 상황에서  복지운동을 통한 지역사회의 변화가 어느 정도 가능할지 고민이 되는 시점이군요 .

우석균: 보건의료 부분의 가장 큰 문제는 의료정책의 영리화에 있습니다. 복지는 그나마 정부가 관여하거나, 공공이란 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반면 의료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의료는 이미 시장화, 상업화되었으며 사회적으로도 수용되어 있습니다. 유럽은 80-90%가 공공시설인데 우리나라는 공공병원이 8%에 불과합니다. 90%의 민간 병원에서 경쟁하다 보니 규모가 큰 몇몇 병원만이 이익을 보고 서울의 우수 국립병원들이 하나둘 망하고 있습니다.

 정책결정자와 이야기를 해보면 정부도 의료에 대해서는 국가의 책임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의 주요 의료 정책을 결정하는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는 대부분 의사, 약사, 친 시장적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것만 봐도 의료산업이 얼마나 공급자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의 경우, 보장성은 약간 확대되었지만 최근 수치를 보면 5% 정도 늘어난 것이 전부입니다. 민간보험은 국민 85%가 가입하고 있어 민간보험시장만 10조가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민간보험이 커지면 건강보험과 충돌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건강보험의 보장영역을 줄이게 되지요. 건강보험의 입지가 불보듯 뻔하게 줄어 들어갈 것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보건의료 부분에서 우리사회의 공공성이 앞으로 얼마나 남을지 걱정스럽습니다.

 보건의료진영은 의료산업화 저지, 민간보험 통제를 중심으로 대응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에 대항하는 연합노선은 미약하고 효과적으로 대항할 담론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병원을 지금보다 훨씬 더 영리화 시키는 병원채권 발행법과 영리병원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의료법 전부개정안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리고 보험에만 들면 무조건 보험사에서 병원비를 내주는 보험업법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것은 건강보험을 없애는 악법이 될 것입니다. 이것들을 어느 당이 집권하든지 대선과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집행될 예정입니다.

 보건의료 진영은 대항투쟁을 많이 해왔고 의료산업화 저지 투쟁을 한 결과 2-3년간 법안이 발의되는 것을 늦춰왔습니다. 그러나 보건의료운동이 의료산업화와 시장화 반대에만 머물러 있어서 앞으로가 더 큰 고민입니다. 진보진영은 그 대안으로 치료비 걱정없는 나라, 무상의료등을 내놓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것들을 어떻게 좀 더 강력하게 주장하고 시민들을 설득해 갈 것인지 입니다.  

김종해; 이 시점에서 정치운동의 핵심인 민주노동당의 활동을 듣지 않을 수 없겠지요. 성은미 선생님 말씀해 주시지요. 

성은미: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이 주로 복지와 관련해 진행한 활동들은 입법활동입니다. 특히 복지에 대한 법안은 거의 모두 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입법 활동이란 법안을 통해 국민들에게 한국 사회의 문제를 알리거나 당의 대안을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의미 있는 활동도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무상의료의 경우에는 다른 정책에 비해 긍정적이었다고 봅니다. 초기에는 당내에서 말도 안되는 내용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일반 국민들도 어느정도 가능한 일로 보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민노당은 대부분 입법활동에만 집중하고 이를 사회화 하는데는 일정정도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입법 활동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실 민노당이 집행한 법안들은 거의 논의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같이 의미가 있는 법안들도 저희가 냈던 법안은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당은 대중조직과 다르게 정치적 논리가 중심인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당내에서의 논의와 국회에서 상정되서 논의가 달라지고, 의원이 발의할 때 내용이 변질되는 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초연금의 경우, 당내에서는 연금의 사각지대 해소 등 건설적인 이야기가 진행되었지만 힘이 없는 당에서 추진하는 정책이다보니 한나라당 등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논의가 변형되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 결정구조에서는 배제되었었고요. 이런 점은 민노당이 소수정당으로 가지는 한계라고 보입니다. 또한 정치적 경험이 많이 부족해 발생한 문제들이고요. 결론적으로 정당정치에 있어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은 정당으로서 민주노동당이 가지는 한계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당으로서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는 소수정당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의제를 사회화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거점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민노당내에서는 어떻게 하면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로 이야기 됩니다. 그러다보니 우려스러운 논의들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복지분야입니다. 실제, 복지분야는 민노당이 서민의 정당으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래서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대중에게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복지 용어를 만들려는 노력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하지만 복지 내용조차도 대중들이 입맛에 맞게 가려는 논리는 매우 위험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선 민노당이 국민연금 폐지를 주장하자”라는 식의 왜곡된 논리가 농담처럼 있습니다. 이러한 왜곡된 형태의 대중성은 민노당이 추구해야 할 복지정책의 원칙을 해치게 될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민노당의 복지운동은 지향하는 패러다임이나 운동의 방법 등에서 미숙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미숙한 부분이 쉽게 해결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소수정당으로서의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민노당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연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2부- 복지운동의 대안을 찾아서

김종해: 대중에게 말하기 싶지 않은 부분까지 각 단체들의 고민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이러한 운동의 한계에서 복지운동이 가져가야 할 정책적 대안들을 논해 주십시오.

윤홍식: 우리 국민에게 경제 성장의 이데올로기는 아주 뿌리가 깊습니다. 세금 폭탄과 같은 경제 담론을 깨기 위한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사회투자 부분이 이러한 부분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투자 정책은 국가가 공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부분을 담아 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중심으로 담론을 개념화 시키고 캐치 프레이즈를 만들어서 시민들을 감동시켜야 합니다.

 일반인들에게 사회투자국가 하면 직접적인 이미지가 다가옵니다. 영국 노동당이 이러한 논의를 했던 배경을 이해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지금 진보진영이 세력화 되지 못한 것은 담론을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진보진영은 너와 나를 가르는 논리를 지속해 왔습니다. 사회적 대안을 비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수용 가능하지만 편을 가르는 식의 논의는 무의미합니다. 비판과 대응을 같이 만들어 가면서 친복지 영역의 단일한 선을 구성하는 것이 급선무 입니다. 그래야 세력화해 나갈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종건: 앞으로의 복지운동의 과제는 복지운동을 확장할 수 있는 의제를 설정하고 연대활동을 활발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담론을 형성하는 하는 동시에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요소를 찾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서 운동 주체들이 단일화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현시점에서 동일한 문제인식을 설정하면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복지에 대한 인식 두 가지를 공유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보편주의를 지향하는 사회복지운동은 여전히 미완이라는 점입니다. 현재의 사회보험 중심의 사회복지는 부담능력이 없는 자들이 배제될 수밖에 없는 방식입니다. 적용범위를 확대하여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기존의 명목적 보편주의를 넘어 사회보험 원리를 누그러뜨리는 또는 다른 원리를 통한 실질적인 보편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운동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복지를 생산하고 공급하는데 있어서 국가가 시장에 대해 갖는 태도입니다. 정부는 90년대 이후 폭증하는 복지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민간에 많은 부분을 의지해 왔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경우 정부가 인프라 구축 등에 노력하고 있다고 하지만 전달체계라는 정책수단을 시장에 거의 다 넘긴 상황이기 때문에 신뢰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문제는 민간 서비스공급자들이 조직화 되어 시장 행위자로 등장할 경우 정부는 이들의 요구에 대해 과거처럼 권위적으로 대응할 수 없을 것 입니다. 현재 복지지출을 확대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지출할 것인지에 대해 집중해서 문제제기 해야 합니다. 당장에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닌 만큼 복지에 대한 지지층을 확보해 가는 것이 대안이 될 것입니다.          

김종해: 세 번째 논의 과제까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윤홍식 선생님은 공중전을 주장하였고 김종건 교수님은 지상전을 주장하였습니다. 성은미 선생님께서는 두 선생님의 대안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성은미: 국민의 보편적 기본생활을 보장하고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자는 주장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것을 적극적 복지, 보편적 복지 등으로 부르는 것은 상관없지만 사회투자론으로 부르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미 유시민 전 장관이 사회투자국가를 주장하고 있고, 그 핵심 내용은 사실 보편적 복지를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또한 정부가 말하는 사회투자국가는 기본 생활권 보장과 서비스 확대 등을 논하지만 구체적 내용에 들어가면 달라집니다. 즉 보편적 복지와 투자를 병행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 복지를 포기하고 투자정책만을 확대하자는 내용이 중심입니다. 그래서 사회투자론은 이미 한국 사회에서 국민의 보편적 기본생활을 포기하고, 투자일색의 정책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에 대안담론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한국과 같이 투자, 생산성, 성장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국가에서 굳이 투자라는 말을 써서 이런 생산주의 이데올로기를 강화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대안 담론을 구성할 때, 원칙을 세우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 원칙에는 ‘공공성 강화’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윤 선생님께서 담론 장악을 이야기 하셨지만 현실적으로 담론 장악은 불가능하고, 이럴 때 중요한 것은 바로 담론투쟁이라고 봅니다. 담론투쟁은 너와 내가 어떻게 다른지, 너의 문제가 무엇인지 지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됩니다. 현실은 포기할 수 없는 원칙을 중심으로 대안담론을 새롭게 구성하고, 이를 중심으로 한 담론투쟁이 절실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우석균: 정책은 나올만큼 나왔다고 봅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담론투쟁입니다. 어느때보다 적극적으로 해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신자유주의 대중 투쟁 운동은 10년이상 걸렸습니다. 신자유주의란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강의부터 시작됐습니다. 원칙을 지치며 정치운동을 해야 합니다.

 진보정당이 장악하지 않고는 복지 패러다임이 우리사회에서 확산되기가 어렵다고 산정한다면, 대선 시기를 이용해야 합니다. 이명박 대선 후보의 사회복지 정책을 봤을때 진보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민노당에서는 공약 만들지 말고 노무현 정권에서 나왔던 공약을 그대로 하자고 해도 될 정도 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봤을때, 각 정당별로 변별력을 찾아보고 이들이 내걸었던 원칙을 지키도록 해야 합니다.

 전통적 복지국가이론이 낡은 것이라고 하지만 대중적으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전통적 복지가 제대로 이루어진 적이 없는 우리사회에서 치료비 걱정 없는 사회, 학비 걱정 없는 사회, 늙어서 걱정 없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을 대중화해야 합니다. 대선시기에 각 시민사회단체들이 입장을 좀더 명확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투자국가에 대해서는 성은미 선생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전통적 복지란 부분이 여전히 대중적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회투자란 개념을 쓸 필요가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현재 아동계좌 하나 만들고 사회투자라고 주장하는 판이니 더욱 이를 비판할 여지는 있다고 봅니다.

은재식: 사회투자국가에 대한 논의를 들어보면 사회복지 교수, 경제학자가 말하는 내용이 다른거 같습니다. 학자들도 담론을 형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저는  사회복지가 무엇인지 지역주민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활동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사회복지영역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등 따시고 배 부르게 하는 것이 복지라는 것을 지역주민의 눈높이로 정확히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지역운동은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중앙의 운동을 그대로 따라갔습니다. 그러나 지방 예산 및 제도가 변화면서 중앙의 운동 방식과 내용을 그대로 시행하기 어려워 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역활동은 중앙운동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중앙이 작은 프로그램이라도 구체화해서 전국으로 파급시키는 것이 한 방법입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간의 소통을 활성화하는 것이 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김종해: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사람들의 평생의 고민이 사회복지를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느냐 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추구하는지와 연관지어 담론화하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김태현: 노동조합은 60-70만 조합원을 거느린 대중 조직입니다. 그래서 가장 큰 고민은 어떤 방식으로 사회복지를 조합원들에게 인식시키고 대중 투쟁으로 연결 시킬것인가 입니다. 노동시장의 양극화, 사회안전망 없는 비정규직 등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기존의 복지가 국가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대중적으로 알기 쉬운 개념으로 사회투자 원리, 권리로서 사회복지, 복지국가 이야기 등이 모두 대중적 설득력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겠지만 “사회투자국가론”은 대중적으로 담론으로 가져가기에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이미 사회투자국가론 자체가 유시민 등이 제기하는 논리에 먼저 선점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사회복지의 확대” 가 핵심적인 지렛대라는 것은 명심해야 합니다. 단, 예산의 확대만이 아닌 삶의 질에서의 확대 즉, 최소한의 의료, 교육, 주택, 요양 보장 등 핵심 주제를 묶어서 조합원들에게 제시하고 투쟁해야 합니다.

김순희: 복지문제를 누가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복지문제를 장애인 그들만의 문제, 노인문제는 노인만의 문제, 노동조합 임금 상승요구는 노동자들만의 문제라고 보는 시각을 해결해야 합니다. 현 진보적인 내용의 사회복지 논의가 가능한 단위에서부터 노동자의 눈높이에 맞는 청사진을 그려줘야 합니다. 노동시민단체, 보건단체, 지역운동단체에서 노동조합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같이 활동해 간다면 지금의 파편화된 시각과 운동의 한계를 벗 날 수 있을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근본적이고 바닥에서부터 우리가 어떤 지향점과 방향을 가지고 있는지 그려야 합니다. 그래야 노동자들은 사회복지문제를 자기의 요구로 인식하고 주장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것들을 위해 최소 5년단위로 구체적인 과제를 생산해 가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홍식: 새로운 사회위험에 대한 신사회보장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미식 사회투자전략이란 용어에 매어서는 안 됩니다. 현재 일부에서 사회투자 이야기 할 때 CDA, EITC, 바우처와 같은 제도로 한정해서 이야기 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 현상에 따라 노동시장에 들어가고 나가는 것이 일상화 된 지금 여성과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신 사회보장체계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적절한 생활을 보장하는 것과 더불어 새로운 사회 위험을 포괄할 형식의 대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복지운동의 내일을 준비한다
김종해: 마지막으로 패널들의 종합 발언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각 선생님께서는 향후 복지 운동의 구체적인 활동 방향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순희: 노조 활동도 그렇지만 지역에서의 복지 활동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역의 사회복지 체계가 차이를 드러내면서 이를 감시하고 견제할 역할들을 지역운동이 해내야 합니다.  지역 내 노동,시민단체들이 지역의 주체로서 어떻게 결합해야 할지 노력해야 합니다.

김태현: 대중들에게 각인될 대안뿐만 아니라 구체적이고 세련된 전술들을 발굴해야 합니다. 암부터 무상의료등 문제제기 할 거리는 많고 대선과정에서 최대한 쟁점화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사회복지 영역에서는 책임있는 방안과 대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민주노총은 대다수 조직이 기업별 노조에서 산별노조로 전환하였는데 산별노조 시대가 열리면 역으로 지역의 중요성은 한층 더 커집니다. 지역복지가 노동기본권과 연결되므로 노동조합과 지역단체간의 연대를 강화하여 혁신적인 활동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김종건: 연구자들은 정책 생산자이며 담론의 생산자입니다. 두 노총에서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종합선물 세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 논의를 하는 분들을 보면 담론화 할때 이런 저런 구호까지 염두해 두고 있습니다. 연구자 쪽에서는 대중이 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노조에서는 이러한 담론을 조합원들을 교육할때나 대중을 상대로 어떻게 접근하고 풀어낼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동조합도 그러한 능력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합니다.

윤홍식: 신사회보장체계의 핵심은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고 사각지대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복지를 늘리는 것입니다. 국가의 기여를 강화하는 방식입니다. 전례가 없다고 반박하는 층도 있으나 사회정책에 있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험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은재식: 민주노총에서 교육하는 내용을 볼때 현실 적용성이나 창의성이 거의 없었습니다. 산별시대에 노동운동의 역할이 중요해 짐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리더쉽은 약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노동시민단체가 과거 경험과 학연등의 동질감으로 지금보다는 적극적인 지역연대운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종합세트를 이야기 하셨는데 이제 종합세트는 잘 팔리지 않습니다.(웃음) 전문가가 종합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의 운동을 수평적으로 모아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대구에서는 미약하지만 사회보험노조, 직장보험노조, 사회연대노조, 공공노조와  ‘공공성’을 주제로 지역 대선에 어떻게 개입할지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지역의 연대는 긍정적인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석균: 저는 담론은 거리에서 투쟁에서 만들어 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반미 담론도 효순이미순이 촐불집회에서 이룬 것입니다. 진보진영의 담론 형성도 중요하며 저쪽 담론이 거짓말이라는 것도 끊임없이 이야기해야 합니다. 한미자유무역, 비정규직 등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을 명확히 해야 담론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담론은 원칙을 명확히 지키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봅니다.

 지금도 거리에서 사회복지 내용들을 걸고 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진보정당이나 운동진영들이 놓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그래야만 공준전에서도 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의 20대 운동가들은 다른 감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고려해서 연대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소수자 문제를 포괄해야 합니다.  종합적으로, 원칙을 지키는 주장과 각자의 목소리를 내되 연대 활동을 함께 해야 지금의 사회운동 무기력증을 대중적 활동으로 극복해 갈 수 있 수 있다고 봅니다.

성은미: 제가 연구소에서 짤리지 않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 종합선물세트를 만드는 것입니다.(웃음) 한국은 복지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복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복지를 지지하는 세력으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그 와중에 복지국가를 실현 가능하게 하는 집단은 노동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민단체와 달리 노동조합은 대중조직입니다. 이것이 작은 거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원들이라고 해서 복지를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종합선물세트가 있다고 해서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 갑자기 복지지지 세력으로 바뀌는 것도 아닙니다. 즉 학습과 캠페인으로는 복지국가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를 높일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사람을 움직일 수 있을만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라 봅니다. 저는 대안으로 구체적으로 대중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프로그램을 통해 같이 움직이고, 이해관계를 건드려야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소득연대 전략은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민노당만으로는 복지운동을 혼자 할 수도,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민노동과 같은 진보정당을 매개로 해서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이 소통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틀 속에서 구체적인 삶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실천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김종해: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어느때보다 운동적 감수성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시대인 듯 합니다. 이 시점에서 무엇을 해아 할지 그 답까지 구체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심이 생깁니다.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더 나은 논의들이 이어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것으로 오늘의 토론회를 마치겠습니다. 


   

2007/11/01 13:44 2007/11/0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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