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8] 참여정부의 복지정책 평가 - 보육정책
김종해(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들어가는 말
참여정부에서 보육정책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우선 담당 부서가 보건복지부에서 여성가족부로 이전되었으며, 보육의 공공성 강화를 정책 목표로 제시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보육예산이 과거에 비해 획기적으로 증가하였으며, 보육비용 지원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또한 영유아보육법을 개정하였고 개정 법령에 따라 전국 보육․보육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 조사결과에 따라 제1차 중장기 보육계획을 수립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보육시설 평가인증제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공립보육시설의 확충은 여전히 미비한 상태이며 보육비용의 지원 방식변화는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가장 논란이 되었던 부분은 보육료 자율화 정책의 도입 여부였다.
여기에서는 참여정부에서의 이러한 정책변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그 공과에 대해 평가하기로 한다.
보육정책의 변화와 평가
보육예산의 변화
참여정부 보육정책에서 가장 성과는 보육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아래 <표 1>에서 보는 것처럼 2003년에 3천여억 원에서 시작한 예산이 2007년에는 1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예산이 증가하여 334.4%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예산 증가는 다른 분야의 예산에서는 볼 수 없는 증가율로 그만큼 참여정부에서는 보육정책을 강조하였다고 할 수 있다.
보육예산의 항목별로 보면 인건비 지원인 보육시설 운영비 지원 예산의 증가에 비해 보육료 지원 예산, 차등보육료 지원 예산의 증가폭이 더 큼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후술하겠지만 주로 보육비용 지원방식의 변화에 기인하며, 예산 증가로 보호자의 보육비용 부담을 낮추는 효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논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표 > 보육예산 추이
보육료 지원 방식의 변화
(1) 보육료 지원 대상의 확대
<표 > 차등보육료 지원 비율 확대 방안
앞의 예산에서 살펴 본 것처럼 보육예산의 증가에서 가장 큰 부분은 차등보육료 지원 예산의 증가이다. 이처럼 차등보육료 예산이 가장 높은 비율로 증가한 이유는 차등보육료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하였기 때문이다. 2003년까지는 차등보육료 지원을 법정소득층과 차상위계층까지만 지원하던 것을 2006년에는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70%까지 확대하여 4계층으로 구분하였으며, 다시 2007년에는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까지로 확대하여 5계층으로 구분하였으며, 2010년까지는 이를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130%까지 확대하여 6계층으로 세분할 계획으로 있다.
(2) 보육료 지원 방식의 변화
이처럼 차등보육료 지원 대상을 확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보육료 지원 방식의 변화도 같이 이루어진다. 보육료 지원 방식의 변화는 두방향으로 나타나는데 하나는 정부지원시설에 대한 지원비율을 조정하면서 한편으로는 정부미지원시설을 이용하는 영유아에 대한 기본보조금을 도입하였다. 이러한 두가지 방향으로 보육료 지원 방식의 변화가 나타나는 이유는 그동안 인건비를 지원받던 정부지원시설과 그렇지 못한 민간개인시설간에 보육료 차이가 커서 논란이 됐던 보호자의 보육비용 부담의 형평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표 > 종사자 인건비 지원비율의 조정
인건비 지원의 경우 원장은 90%지원에서 80%로 하향 조정되었으며, 교사의 경우 영아반 교사(2개반 이상 보육시설로 한정, 단 농어촌지역은 24개월 미만 영아반 1개반부터 지원)에 대해 90%를 지원하던 것을 80%로, 유아반 교사 인건비의 45%를 지원하던 것을 30%로 하향 조정되었다. 취사부나 치료사의 경우 90%에서 100%로 상향 조정되었으나, 전체적으로는 인건비 지원 비율은 하향 조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부지원시설에 대한 인건비 지원 비율을 축소하는 동시에 미지원시설을 이용하는 영유아에 대한 기본보조금을 도입하였다. 기본보조금의 개념은 아래 그림과 같으며 이는 정부지원시설의 인건비 지원과 비슷한 수준을 아동별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기본보조금은 2006년부터 영아에 대한 지원을 시작하였으나 유아에 대해서는 2007년에 시범사업만을 시행한 상태에서 보육료 자율화와 맞물리면서 확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그림 > 기본보조금의 개념(2006년 기준)
(3) 보호자 보육비용 부담의 완화
위와 같이 보육료 지원대상이 확대되고 보육료 지원 예산이 확대되면서 보육재정에서 정부의 분담률은 2002년 25.4%에서 2005년 35.8%로 증가하였으며, 최근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40%내외 정도로 추산된다.
<표 > 보육비용의 국가와 보호자의 분담: 2002~2005
보육예산의 증가, 보육료 지원 대상의 확대 그리로 이로 인한 보호자의 보육비용 부담의 완하는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그 변화가 미진한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보육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시작하는 수준이 낮은 수준에서 시작하였기 때문에 전체 보육재정에서 정부의 재정분담률이 아직은 낮은 수준으로 아직까지는 보호자의 보육비용 부담이 더 많은 상태로 남아 있다(<그림 2> 참조).
<그림 > OECD 국가의 보육․유아교육 재정분담률
(4) 보육료 자율화 논의 원래 기본보조금 논의과정에서는 시설간 형평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아동별 지원방식을 논의하였으며(기본보조금이라는 명칭은 후에 붙여졌다), 보육료 자율화 또는 예외시설의 문제가 동시에 논의되지 않았다. 그러나 예산부처가 재원 확보의 이유로 보육료 자율화를 기본보조금의 전제 조건(또는 동시 시행)으로 거론하면서 예외시설의 인정이 기본보조금의 전제 조건처럼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앞서 설명한 보육료 지원방식의 변화가 논의되면서 ‘정부지원 예외시설’로 표현되는 보육료 자율화의 문제가 같이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이는 ‘차별화된 고급 보육서비스에 대한 수요층이 존재하고, 고소득층에까지 기본 보조금을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따라 보육시설이 선택에 의해 정부가 책정하는 표준보육료 이상을 수납하는 것을 허용하고 이 시설을 이용하는 아동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육료 자율화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경제적 능력이 있고 자신의 부담에 의해 고급의 보육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본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 예외 시설을 통해 보육욕구를 충족하도록 함으로써 보조금 예산을 절약할 수 있고 이 재원을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재원 사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공공부조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동일한 이유로 선별주의를 선호한다.
또한 보육시설의 경쟁과 소비자 선택을 통하여 비용과 질을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예외시설 또는 보육료 자율화와 같은 시장방식의 서비스 제공이 가지는 문제는 선별주의와 사회적 덤핑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비용부담 능력의 차이에 따른 서비스의 계층화(1국가 2계급)의 문제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공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조세 부담자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시장에서 구매하는 서비스의 질적 수준보다 높은 공공서비스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다. 이에 따라 공공부조 또는 선별주의에 입각한 방식은 서비스의 계층화를 가져오게 한다. 이에 대해서는 김영순(1996), 복지국가의 위기와 재편, 서울대출판부, 제5장을 참조
현재 우리나라에서 공공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민간(영리가 되었건 비영리가 되었건)보다 우수한 것은 보육서비스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보육료 자율화는 이마저도 후퇴시킬 우려가 있는 것이다. 결국 보육료 자율화는 보육재정의 확충으로 강화된 공공성을 다시 후퇴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5) 국공립보육시설의 확충
참여정부 보육정책에서 가장 실현이 되지 않고 있는 문제가 국공립보육시설의 확충이다. 2004년 당시 여성가족부의 국․공립보육시설 확충방안 보고 자료에 보면 매년 400개소씩의 국․공립보육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이 있었으며, 1차 중장기 보육계획인 새싹플랜에 의하면 현재 1,350여개소인 국공립보육시설을 2010년까지 현재의 두배 수준인 2,700개소까지 확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한편 저출산․고령화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협약에는 국․공립 보육시설 아동 수 대비 30%로 국공립시설을 확충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국공립보육시설의 확충실적은 <표 5>에서 보는 것처럼 매우 미비하다.
<표5 > 유형별 보육시설 증가 추이
이처럼 국공립시설의 확충이 부진한 이유는 하나는 보육서비스를 국공립시설을 통해 제공하는 것보다는 보육료 자율화를 통해 민간부문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하는 인식과 다른 하나는 기존 시설, 특히 민간시설들의 반대 때문이다.
서비스 전달체계를 구축할 때 쟁점으로 등장하는 것중의 하나는 공공과 민간, 영리영역과 비영리영역간의 관계와 구조를 어떻게 배열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첫째, 공공서비스의 성격이 강하면서, 공적 재원에 의해 생산, 제공되는 보육서비스는 공공 영역에서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민간영역이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둘째, 대체적으로 서비스의 생산 과정이나 생산물 자체를 표준화하는 것이 어렵고, 소비자의 선택 능력에 한계가 있어서 경쟁이나 소비자의 선택을 통해 서비스의 생산을 규제하는 것이 어려운 보육서비스는 공공부문에서 담당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전달체계의 선택기준에 대해서는 N. Gilbert & P. Terrel(2002), Dimensions of Social Welfare Policy(5th), p. 162 참조
셋째, 국공립보육시설에 대한 현실적 수요가 있으며, 넷째, 보육서비스의 질과 비용의 통제가 가능하며, 전체 보육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필요성에서도 국공립시설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공립시설의 비율을 일정 수준이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국공립보육시설은 공공서비스로서의 보육서비스를 위한 기본적 전달체계로서 필요한 것이다.
(6) 보육시설 설치 기준의 문제
영유아보육법을 개정하면서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보육시설 설치기준을 강화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행규칙에 ‘보육시설 설치기준에 관한 경과조치’로 ‘1인당 면적에 대한 부분은 종전의 규정에 의하고, 2층 또는 3층에 보육실이 설치되어 있는 보육시설에 대하여는 1층에 보육실을 설치하도록 한 부분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함으로써 법 개정 이전에 설치된 시설과 법 개정이후에 설치된 시설간에 1인당 면적이 2원화되어 적용되는 문제점이 남아있다.
결론
지금까지 참여정부에서 나타났던 보육정책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보육예산의 증가와 보육료 지원, 차등보육료 지원 대상의 확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보호자의 보육료 부담이 크게 완화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정부의 보육재정 분담 비율이 아직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낮은 점은 미진한 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성과가 가장 낮은 부분은 전달체계로서의 국공립시설의 확충 부분이다. 이 부분은 보육서비스와 국공립보육시설에 대한 인식의 부족과 민간보육시설의 반대 등으로 계획 대비 성과가 가장 낮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으며, 보육시설의 설치 기준의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문제이다.
참여정부의 보육정책에서 가장 논란이 된 정책은 기본보조금의 도입과 보육료 자율화 시설(일명 예외시설)의 도입에 대한 논쟁이다. 기본보조금은 인건비 지원을 받지 않는 민간시설을 이용하는 보호자의 보육료 부담을 완화시키는 효과는 있으나 민간에 대한 지원이라는 점과 국공립시설과 민간시설간의 관계에 대한 논쟁을 야기시켰다. 한편 자율화 시설에 대한 논란은 차별화된 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기본보조금과 맞물려 논의되었으나 이는 보육예산의 확충으로 강화된 공공성을 후퇴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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