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공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정부의 전달체계 개선노력은 아직도 실험중이다. 2003년 참여정부의 출범이후 사회복지정책영역중에서 복지전달체계부분이 가장 변화가 많았다. 이러한 변화를 위한 중앙정부의 노력은 지역사회로 내려가면서 굴절되어 오히려 역기능을 초래한 측면이 있다.
사회복지전달체계는 기본적으로 정책을 프로그램으로 전환시키는 일련의 장치로써 이것은 조직, 인력, 서비스, 복지욕구, 지역사회환경 등 다양한 조건에 의해 여러 가지 유형의 전달체계가 존재한다. 결국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는 전달체계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지역사회 중심의 복지전달체계는 공공과 민간을 모두 포괄하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역사회복지문제를 전방위적으로 해결할수 있는 전달체계 구축은 지방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참여정부의 전달체계개선과정과 결과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동시에 존재한다. 긍정적인 측면은 공공복지전달체계의 조직 및 기능과 관련하여 과거의 요보호중심의 사후구제적인 전달체계를 변화된 복지환경에 맞도록 개선을 도모했다는 것이다. 소위 주민참여형지역복지체계가 그것이다. 부정적 측면은 공공복지전달체계 정책의 비민주성, 비합리성, 비일관성으로 일선현장의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였다는 것이다. 혹자는 심지어 전달체계의 잦은 변화로 인해 지역사회가 하나의 실험장화 되었다고 한다.
또한 중앙정부중심의 하향식 전달체계구축으로 정책의 민주성 상실 그리고 사회복지측면에서 볼 때 지방화, 분권화의 내용에 대한 합의가 부재한 상태에서 전달체계가 이를 추진하기 위한 수단(도구)으로 활용된 점이다.  

우선 참여정부 지난 5년 동안의 전달체계 개선내용에 대한 긍정적 측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공복지전달체계의 조직구성단위의 양적인 확대이다.
주지하다시피 참여정부는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2004.7-2006.6) 실시, 긴급복지지원제도 실시, 각종 바우처사업실시,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신설 그리고 주민생활지원서비스체계 개편 등을 실시하였다. 각각의 제도가 갖는 영향력은 지역사회의 복지지형을 변화시킬 수 있는 파괴력이 높은 것이다. 단기간에 이러한 공공복지전달체계의 변화는 분출하는 복지욕구와 문제에 대응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사회수준에서 다양한 공공복지전달체계의 신설은 향후 이의 질적인 전환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각각의 제도가 얼마만큼 지역사회에 적합성을 갖고 통합성을 견지하면서 효과성을 발휘하는지는 여전히 과제이다.

둘째, 공공복지전달체계 기능의 확장이다.
참여정부 기간 동안 전달체계개선 노력 중 가장 큰 성과는 전달체계의 다양한 기능에 대한 관심과 개발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실험으로 끝난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의 경우, 전국적으로 확대시행되지 못한 안타까움은 있지만, 2년 동안의 성과는 향후 전달체계논의의 귀중한 자산이 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을 실시하면서 주요한 기능의 신설 및 확장이 이루어졌다. 즉, 복지기획팀 신설, 복지상담실 설치, 기초생활보장수급대상자 조사를 위한 통합조사팀 설치, 그리고 서비스 연계팀 설치 등이다. 이것은 과거의 읍면동체제(시범사업이전)에서는 그 기능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을 계기로 이에 대한 기능이 확장된 것은 큰 성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신규기능을 추진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확충과 배치 또는 재교육 및 훈련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세째, 지역사회복지추진상의 주민참여구조의 마련과 이에 대한 논의 확산이다.
지역사회중심의 주민참여구조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통해 가시화되었다. 이러한 제도마련은 지역사회에서 정책결정과정에서 소위 민․관협치(Governance) 체계 구축을 위한 시도로 평가된다. 이러한 과정상에 다양한 네트워크 구축(공공간, 공사간, 민민간)을 위한 논의와 시행이 있었다.  나아가 보건과 복지영역을 넘어서 지역복지에 대한 주민참여구조마련을 위해, 8대 서비스분야(보건, 복지, 고용, 평생교육, 주거, 문화, 관광, 생활체육)를 아우르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하였다. 이러한 중앙정부의 정책노력은 그 구조가 갖는 기능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주민의 복지의식을 고양시키는 선전효과의 의미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민참여구조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밀한 지역사회복지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더욱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주민의 복지역량강화 프로그램과 복지네트워크에 대한 자발성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고민이 요구된다.  

이상에서 살펴본 참여정부의 전달체계 개선노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부정적인 평가가 존재한다. 이러한 평가영역을 다음 3부문으로 나누어 보면, 전달체계의 개선을 위한 정책결정과정,  개선방안(내용) 그리고 추진과정이며 이것이 비민주성, 비합리성, 비일관성으로 진행되었다.

첫째, 전달체계개선을 위한 정책결정과정의 비민주성
사실 참여정부 출범이후 대통령선거공약에서 제시한 사회복지전담기구인 사회복지사무소 설치를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 시범사업기간 중 대구에서 발생한 4세 어린이 아사사건은 형편없는 복지전달체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적 추진체계가 구성되어 사회복지전달체계 개편안이 논의되었다. 이러한 논의 과정에서 참여정부출범 이전부터 제기되어 당시 추진중인 사회복지사무소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약화되면서, 지역사회자원활용을 통한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구조마련의 방향으로 전달체계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이러한 논의의 한가운데에는 빈부격차 및 차별시정위원회와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가 있었다. 결국 참여정부의 복지전달체계의 논의 중심이 행정차지부로 이동하게 되면서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영향력과 역할이 축소된 형국이 되었다. 지역사회의 복지공급구조의 변화를 가져오는 공공복지전달체계의 구조변화와 관련하여 충분한 의견수렴을 위한 공론의 장이 부재하였다. 즉, 전달체계의 직접적 당사자인 지방정부, 지역사회, 그리고 주무부서의 정책적 판단보다도 위원회 중심의 정책결정 방식이 과연 민주적였던가 하는 점이다.   

둘째, 전달체계 개선방안의 비합리성
참여정부의 전달체계개선의 방향은 주민참여형 지역복지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복지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연계체계 구축과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전달체계 확충 그리고 서비스 제공의 현장성을 높이기 위한 찾아가는 복지(수요자 중심)를 지향하고 있다.
결국 이에 따라 지방행정조직을 개편하였는데 주거, 교육, 복지, 고용, 문화 등을 주민생활지원업무로 통칭하고, 이것을 일선 복지업무의 전담부서로 설정한 것은 사회복지정체성 논란과 함께 일선현장의 혼란을 초래하는 것이다. 물론 사회복지사무소의 긍정적 성과를 주민생활서비스체계가 그대로 가져가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범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문제점을 보완하여 사회복지사무소의 전국적 확대를 시행함으로써 전담조직이 아니라 사회복지전담기구를 설치하여 서비스의 전문성과 통합성, 효과성 높이는 방향으로 전달체계가 마련됨이 합리적인 것이다. 
특히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정체성도 불분명한 민관협의체를 신설하는 것은 이에 대한 실효성뿐만 아니라 합리적이지 못한 옥상옥에 다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형식적인 구조마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기존 복지공급구조의 쇄신과 역량강화 그리고 지역사회를 변화 발전시킬 수 있는 전문인력의 발굴과 육성을 통한 지역사회내부적 변화를 위한 각종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셋째, 복지전달체계 정책추진의 비일관성
사실 완전하지 않은 정책일지라도 그러한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한다면 잘못된 정책으로 정책실패로 볼 수 없다. 정책이 예측불가능하고 혼란스러워 국민이 정부를 불신한다면 이것이 정말 정책실패이다. 참여정부하에서 전달체계만큼이나 잦은 변화를 보인 영역이 없다. 그만큼 우리사회가 그 동안 복지전달체계의 확충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기간에 정책성과를 얻고자 하는 강박증은 장기적인 전망보다는 현실문제의 단기적 처방에 사로잡히게 하였으며, 이러한 결과가 잦은 전달체계의 변화로 나타났다. 대통령선거공약으로 사회복지사무소 설치가 지켜지지 않은 것만 평가하더라도 복지전달체계와 관련하여 참여정부의 평가는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 전달체계상의 핵심요소인 인력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여 참여정부는 전문인력충원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다. 사회복지서비스는 휴먼서비스로 서비스제공을 담당하는 인력의 질이 서비스 질을 좌우한다. 따라서 전문인력의 양적인 확대뿐만 아니라 질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훈련 프로그램 마련과 함께 실질적으로 전문사회복지인력의 위상에 맞는 근로시간과 보수 등 처우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참여정부의 사회복지전달체계 개선과 관련하여 이전에 비해 분명히 발전된 부분이 존재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현정부를 시범사업 하다가 시간만 흘러보낸 정부로 기억할지 모른다. 5년의 시간은 길지만 보내고 나면 짧은 시간이다. 사회복지전담기구로써 사회복지사무소를 설치할 것으로 믿었던 정부의 배반은 향후 전달체계상의 전문성과 효과성 논의와 관련하여 조직구조상의 전담기구논의의 활로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이다.



2008/01/01 11:16 2008/01/0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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