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10] 참여정부 복지정책 평가 - 복지재정
이태수(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
2003년 3월부터 2007년까지 2월까지 집권한 참여정부는 집권기 내내 복지에 대한 강조를 한 바 있다. 집권 시작부터 ‘복지와 경제의 선순환’을 정책기조로 강조하였는가하면,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경제정책과 복지정책이 조응을 강조하여 마침내 그 결정판이 2006년 10월에 발표한 ‘비젼2030’이었다할 수 있다. 여기에서 참여정부는 2030년까지 OECD 기준 사회지출비(social expenditure)의 대 GDP 비중을 OECD 가입국가 평균치인 23%대까지 끌어올리는 것(한국은 2001년 기준 8.7%)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경제정책의 사회정책화, 사회정책의 복지정책화”를 내걸며 참여정부 다음 정권도 이러한 국가적 비젼을 외면키 어려우리란 희망어린 전제를 깔고 물경 1,300조에 이르는 누적재원을 2030년까지 사회복지 등 사회정책 전반에 걸쳐 쏟아 부어야 한다고 그들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복지부문의 위상과 세부정책에 대해 적지않은 변화를 시도한 참여정부 하에서 과연 복지재정은 어떻게 변하였을까?
우선 참여정부 스스로 역대 어느 정부에서와도 다르게 복지분야의 재정투여가 있었고 그 결과 복지부문의 구성비가 경제개발부문을 추월하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림 1>과 같이 2006년 시점에서 정부 총 재정지출 대비 복지분야는 27.9%, 경제개발비는 18.4%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역전현상은 참여정부 2년차인 2004년에 처음으로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즉, 2003년 복지분야 비중 20.2%가 2004년에는 24.5%로 급격 상승, 경제개발비는 28.7%에서 23.2%로 급격히 하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림 1> 역대정부에서의 재정지출 구성의 변화 추이
이러한 변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통계가 <표 1>이다. 이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3년 참여정부가 출발할 당시 국가 총재정규모는 191.9조원, 그러나 참여정부가 마지막으로 예산을 책정한 2008년은 257.3조원에 달함으로써 연평균 6.0%의 증가율을 보여왔다. 그러나 동기간 기초생활지원예산, 취약계층지원예산, 보육 및 가정복지예산, 건강보험 및 보건 예산 등 일반적인 협의의 복지예산은 8조 3,157억원에서 16조 4,785억원이 되어 5년사이 2배가까이 증가되었으며 연평균 11.7%의 증가세를 보여주었다. 2004년부터 정부가 『나라살림』을 통해 범주화한 좀더 광의의 사회복지예산 기존의 사회복지예산에 공공주택, 국가보훈, 공적연금기금 합산
을 제시하였는데 이를 보면 2004년 43조 3,810억원이었던 예산이 2008년 67조 5,403억원이 되어 1.6배가 되었으며 또한 연평균 11.7%씩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세부항목별로 보면 보육부문은 임기동안 연평균 증가율에 있어 38.1%, 노인․장애인․장애인 등 취약계층부문은 21.6%, 기초생활보장부문은 13.8%를 각기 보여주고 있다.
한편, 2005년도부터 재정분권정책에 의거하여 아동․노인․장애인복지서비스 예산이 지방정부에 분권교부금의 형태로 이양되었던 점 2004년도 예산기준으로 64개 항목에 5,959억원에 달함.
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수치들이 약간 과소평가된 여지가 있다.
<표 1> 사회복지관련 예산의 변화 추이(‘03-’08년)
이러한 변화추이를 또 다른 측면에서 단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표 2>에 있는 보건복지부의 예산추이이다. 보건복지부는 참여정부가 출범할 때만해도 8조 7,311억원이었으나, 마지막으로 책정한 2008년도 부처 예산은 14조 210억원에 달해 5년간 1.6배가 상승하였으며, 매년 9.9%씩 증가하였다.
<표 2> 보건복지부 연간 예산의 변화 추이(‘03-’08년)
이러한 뚜렷한 복지재정의 양적 팽창은 한국의 미약한 복지분야의 발전을 담보한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점을 부정할 수 없다. 2008년 기초노령연금제도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도입을 비롯하여, 사회적 일자리정책, 사회서비스 향상 정책, 차상위계층 지원 정책 등을 전개하면서 이러한 재정의 빠른 증가추세가 동반되었으며 김대중정부가 시작되던 1998년 복지부 예산이 2조 8천억원였던 점을 상기하면 실로 10년만에 엄청난 예산의 증대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재정팽창의 이면에는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 및 향후 부정적인 영향력을 지속시킬 수 있는 과제 등이 혼재되어있음을 유념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참여정부 복지재정의 괄목할만한 증대를 액면 그대로 긍정적으로만 평가해 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선, 복지재정의 팽창이 과연 한국사회의 복지수요에 부응할 정도였는가라는 절대적 관점에서 볼 때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는 참여정부가 양극화의 심각성을 스스로 천명하고 이의 해소를 내세웠지만 2007년 대선에서 ‘양극화 프레임’에 스스로 갇혀 국민들로부터 부정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만 보아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양극화 해소에 있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만큼이 되려면 더욱 파격적이고 비약적인 복지재정의 할애가 있었어야 한다는 점에서 참여정부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볼 수있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 스스로가 증세(增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가 거두어들인 2006년 초반이 분기점이 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더 심각한 지점은 2004년 법인세율과 소득세율을 인하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 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두 시점의 패착을 행하지 않아더라면 양극화 해소를 위한 더욱 과감한 복지재정 운용이 가능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둘째로는 복지재정의 분권화를 시행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지방정부와 지역사회의 여건들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이에 걸맞는 세심한 정책추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다. 더군다나 2009년까지의 한시제도인 분권교부세제가 끝나는 시점에서는 어떤 형국이 될 것인지 초미의 관심이 될 수밖에 없고, 지방정부의 복지재정 편성에 대한 소극적 태도가 여전한 상태에서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근본적 보완대책없이 임기를 끝낸 참여정부에 두고두고 화살이 돌려질 수도 있다.
셋째, 사회복지서비스 분야의 재정 집행 방식을 민간이나 시장친화적인 방식으로 설계해 나갔다는 점이다. 복지재정의 정상적 수준을 확보할 수 없기에 우회적으로 민간과 시장의 도입을 통해 국가재정의 부담을 완화하려 한 시도가 향후 복지제도의 왜곡과 기형화를 낳을 수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왔으며, 이는 참여정부의 복지재정 팽창의 공로를 그나마 깎아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참여정부가 복지재정과 관련하여 빚어낸 공(功)과 과(過)는 이제 차기정부에 의해 승계되든지 아니면 개선되든지하는 과제로 넘어갔다. 참여정부 임기 동안 그간 복지주무부처들의 ‘패배주의적 발상’을 일정정도 극복하면서 예산상의 최대 핵심부문으로 복지분야가 위상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은 결코 낮게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과연 차기정부에서 이러한 복지분야에 어떤 식의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지 않을 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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