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3]2010년 보건의료부문예산(안) 평가
2010년 보건의료부문 예산 평가
이원영(중앙대학교 의과대학)
1. 주요 내용 및 특징
보건복지가족부 소관 예산 중 보건의료부문에 투입되는 예산의 주요 재원은 일반회계와 담배에 부과되는 건강부담금으로 조성된 국민건강증진기금이다. 일반회계 예산 중 보건예산은 51,416억원(2009년추경)에서 2010년에 51,732억원으로 약 0.6% 증가하였으며, 국민건강증진기금은 16,387억(2009)에서 2010년에 17,163억원으로 6.7%가 증가하였다. 국민건강증진기금의 경우 담배값 수요증가에 따른 자연증가분임을 감안할 때 보건의료부문의 예산증가는 일반회계 부문의 0.6%임을 알 수 있다(표 1).
그런데 일반회계예산의 대부분은 건강보험안정운영 지원이 차지하고 있는데 2009년 기준(추경포함)으로 51,416억원에서 41,777억원이다. 이 세출예산은 건강보험재정의 안정과 운영 지원을 위한 국고지원 부담금(국민건강보험법상 보험료 예상수입의 14% 지원토록 명시)이며 2010년에 3.4%의 자연증가가 발생한 것이다. 정부가 국민건강증진 향상과 취약계층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예산은 2009년(추경) 기준으로 9,639억원인데 오히려 2010년에 이 예산은 11.4%가 줄어들었다. 결국 자연증가 분이외에 정부가 국민건강증진과 취약계층 건강보호를 위한 예산은 증가나 동결이 아니라 오히려 삭감한 것으로 보인다(표 1).
예산의 내부 내역을 살펴보면 국민건강보호와 증진의 기초가 되는 공공의료나 취약계층 건강을 위한 지원(암 및 희귀질환 지원, 정신질환자관리)은 모두 삭감되었다. 예컨대 공공의료확충 관련 예산은 일반회계에 32.4%(추경기준 37.37.9%),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는 3.4% 삭감되었으며, 암 및 희귀질환자 지원은 일반회계에서는 3.1%증가(559백만원)하였지만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는 5.2%(5,595백만원)삭감되어 전체적으로 예산이 줄어들었다.
반면 보건산업육성을 위한 예산은 일반회계에서는 180.1%(추경기준 157.8%),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는 약 7.1% 증가하였다. 그리고 질병관리본부 지원의 경우 일반회계의 경우 당초 2009년 예산이 43,653백만원이었은데 추경예산이 132,553백만원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신종인플루엔자A의 대유행으로 인한 사업비이다. 2010년에는 130.6% 증가한 것으로 보이나 추경기준으로는 73.1%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약하면 2010년 예산안 역시 현 정부의 보건분야의 국정철학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국민건강이나 취약계층 건강보호라는 보건의 사회정책적 가치보다는 보건이 갖는 산업적 가치에 편향되어 이 분야에 대한 예산투자만을 늘리고 있다. 또한 세계화나 국제화로 인한 인적, 물적 교류의 증가와 기후온난화, 항생제 등의 광범위 사용 등으로 과거에 사라졌던 전염병이 다시 창궐하고 새로운 신종전염병이 출현하여 각국이 전염병 관리를 위한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나 현 정부는 별 관심이 없다가 최근에 신종인플루엔자A의 대유행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자 사후 약방문 격으로 예산투자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 문제점 및 개선방향
한국의 보건의료체계는 구조적으로 비효율성을 가지고 있다. 급성기 병상의 약 20%가 유휴병상이며 공급자 유인수요(Physician Induced Demand)와 소비자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혼재되어 있어 불필요한 의료낭비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경기침체의 장기화, 소득양극화의 지속, 저출산고령화 등 보건의료를 둘러싼 외부환경 역시 보건분야의 상당한 예산지출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보건산업 육성에 편향된 투자가 지속될 경우 한국의 보건의료체계는 파국을 맞이 할 수도 있다. 이 시점에서 보건이 갖은 사회정책적 가치와 산업적 가치에 대한 현명한 균형과 더불어 중장기적 과제를 대비한 전략적 예산투자에 대한 기획이 필요한 때이다.
첫째,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수준은 오히려 출범초기 65%(2007년말)에서 오히려 62%(2008년)로 감소하고 있다. 선진국이 70-80% 수준임을 감안할 때 목표치에 도달하기도 전에 오히려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며 보장율의 목표치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한겨례신문, 2009. 10.13일자 신문). 여기에는 경제위기 등으로 인한 보험료 인상의 어려움도 있겠지만 구조적으로 국고지원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가 건강보험재정에 지원부담금은 차기년도 보험료예상수입의 20%로 되어 있다 보니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건강보험재정의 구조적 특성상 실질 지원율은 20% 수준을 훨씬 못미치고 있다. 최근에 경제위기 등을 감안할 때 대만이나 일본처럼 건강보험재정 지출을 기준으로 하여 최소한 25%이상의 국고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고려할 때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보장을 강화하고 보건분야의 사회서비스 일자리(간병인 일자리 등) 확충을 통하여 소득보장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 2010년 예산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삭감하고 있다. 예컨대 차상위계층에 속하는 희귀난치성질환자와 만성질환자, 18세미만 아동 15만명은 2007년에 의료급여 대상자로 있다가 건강보험가입자로 전환하면서 정부가 본인부담금금을 지원하기로 하여 2008년부터 단계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본인부담금 지원이 147,876백만원에서(2009년) 113,870백만원(2010년)으로 약 23.0% 삭감되었다.
우리나라 국민의 15%인 차상위계층은 대개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가족 중에 만성질환자가 있는 실정이다. 이들의 의료서비스 이용욕구는 매우 높은 실정이나 의료수급권자로 편입이 안되어 건강보험가입자로 되어 있어 대개 보험료를 장기체납, 빈곤 등으로 의료서비스 접근에 대한 많은 장애를 가지고 있다. 이들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지 않으며 불건강으로 인한 빈곤의 악순화이 가속화되어 향후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치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공공의료와 전염병 관리 인프라에 대한 예산지출의 강화는 국민의 생명보호와 건강증진을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이다.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비중은 OECD 국가들 중 최저수준인 7-8%(병상수 기준)이다. 대부분 공공의료가 강한 유럽선진국을 제외하더라도 미국와 일본이 약 30%이다. 따라서 참여정부때부터 시작된 공공의료확충은 지속ㆍ확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정부 들어와 지속적으로 삭감되고 있다. 아울러 전염병 관리에 대한 투자 역시 작년에 별다른 예산투자 없다가 올해 신종인플루엔자A 유행이 되어 급기야 사후 약방문격으로 예산투자를 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책무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이고 전략적인 예산투자가 필요하다.
넷째, 보건산업육성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해야 한다. 보건산업육성 예산내역을 보면 대체로 연구개발비, 표준화 등 산업화 기반을 위한 조성비,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다양한 병원지원활동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정부 들어 보건산업에 대한 예산지출은자연증가 이외에 ‘묻지마 투자식’으로 많은 예산항목들이 추가되고 있다. 과연 보건산업육성에 필요한 투자인가? 과연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가? 최근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1,500억원의 보건의료연구비의 부실관리에 대한 문제제기, 해외환자 유치실적 부풀리기 등을 고려할 때 막대한 부실투자가 이루어 지고 있지 않은가 재검토가 필요하다. 오히려 화장품산업을 위한 몇백억원에 가까운 새로운 예산항목을 끼울 것이 안라 참여정부때부터 시작한 보건산업 육성이 부실투자가 아닌지에 대한 평가연구비를 대폭 늘려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한겨례신문. 최근 5년동안 건강보험보장성 변화 추이. 200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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