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6회 임시국회에서 제정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우리나라 사회복지 관계법의 제정 역사에서 매우 독특한 성격을 가진 법률로서, 시민사회단체가 청원과정에서부터 제정에 이르기까지 주체적으로 참여하였다는 점에서 학계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이러한 제정추진과정의 독특성뿐만 아니라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비록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 법은 우리 사회의 야만성을 극복하고 최소한의 문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초석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생존에 관한 한 무한 개인책임주의가 팽배해 있는 사회에서 처음으로 시민의 권리와 국가의 의무를 명시하였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법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국민복지의 기본선을 이룩하는 가장 기초적인 차원에 제도적 완성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제도의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즈음 국민건강보험법의 시행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논란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법의 제정 이후에 시행을 위한 철저한 준비작업과 이해당사자의 수용성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이 글은 2000년 10월 시행까지 약 1년의 준비기간이 남아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추진현황과 과제, 그리고 추진일정을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추진준비단'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추진기획단의 구성체계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세부적 추진방안을 마련할 목적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추진준비단'(이하 추진단)을〈그림 1〉과 같은 구성체계로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추진단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주요 추진과제에 대한 시행방안을 도출할 목적으로 설치·운영되고 있는 추진단은 추진단장, 부단장 각 1인과 각계대표(6인), 전문가(3인), 관계부처 공무원(4인) 등 15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추진단장 보좌 및 추진단 운영에 대한 행정적인 지원을 위하여 보건복지부 기초생활보장심의관을 간사위원으로 두고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지원반 (이하 지원반)

추진단 산하에 추진과제의 조사연구, 심의안건의 작성과 추진단 의결사항을 추진하기 위하여 지원반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지원반은 보건복지부 생활보호과장을 지원반장으로 하여 보건복지부 공무원과 사회복지전문요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문위원회

추진단장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세부적인 시행방안 마련에 전문가의 자문이 필요한 경우 3인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두고 있다. 자문위원은 추진단장의 요청에 따라 추진단회의 또는 별도의 자문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여 특정분야에 대해 자문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추진단의 주요 과제

최저생계비 심의 의결

현행 생활보호법 제5조에 의거하여, 보건복지부 장관은 일반 국민의 소득·지출 수준, 보호대상자의 생활실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여 중앙생활보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고 이를 매년 12월 1일까지 공표해야 한다. 그런데 기존의 중앙생활보호위원회는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폐지 또는 통합하여 운영하기로 법개정을 준비하였으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심의과정에서 동 위원회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는 별도로 설립하여 운영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최저생계비 계측연도인 1999년 현재 중앙생활보호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추진단을 동 위원회로 갈음하여 최저생계비를 심의할 예정이다. 따라서 올해에는 추진단이 지역별·가구규모별·가구특성별 최저생계비를 심의하고, 비계측연도의 최저생계비 추계방법 등을 논의한다.

시행령·시행규칙·지침 등 하위법령의 주요내용 심의

*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대상자 선정기준의 개발

- 가족보호와 사회적 보호간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 유무에 대한 평가기준의 설정

- 소득평가액, 재산의 소득환산액 등 소득인정액 산출방법의 도출

- 객관적 자산조사 방법 및 전산체계를 이용한 효율화 방안

- 대상자 선정기준 변화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단계적

대상자 선정기준 변경방안

- 수급권자 선정절차의 효율화 방안

* 합리적인 생계·주거 급여기준 개발

- 기존 생계보호를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로 분리하기 위한 합리

적인 급여기준 설계

- 근로능력자의 생계급여조건 이행여부 확인 및 급여중지

- 대상자가 중복되는 경로연금 및 장애인수당 등 공공부조적 급여

의 통합 검토

* 근로능력자에 대한 체계적인 자립지원 방안

- 근로능력평가방안 및 근로능력과 관련된 효율적인 조사방법

- 자활지원계획 모형개발 및 적용방안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관련 심의

사회복지전문요원 확충과 재교육 그리고 일반직으로의 전환

효율적 복지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정보화 인프라 구축 및 관련전산망 연계

중고령 및 미숙련 근로자의 자립지원을 위한 자활지원센터 확충

사회복지관 주간보호서비스 센터, 사회복지관련 민간단체 등 지역사회복지자원의 조사 및 D/B 구축

시군구(읍면동)를 중심으로 자활지원센터, 고용안정센터, 복지시설 등 기관간 네트워크 구축

국민기초생활보장 대상자선정 및 급여결정

기존 보호자 및 신규 보호신청자에 대한 소득재산조사

대상자여부 결정 및 급여내용 통지

자활지원계획 수립

추진단의 주요일정

1999년 10월 1일 추진단을 발족하였는데,〈표 1〉에서 제시하고 있는 일정에 따라 시행추진 계획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과제


현재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는 역사적인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제정은 물론이고, 국민연금의 도시지역확대, 의료보험통합, 의약분업 실시, 그리고 4대 사회보험 통합 등 기존 시스템을 근저에서 바꾸는 제도적 확대와 개혁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변혁의지가 안정적인 제도로 정착하고 더 나아가 우리 실정에 맞는 독자적 모델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사실 선정(善政) 중의 선정인 사회보장제도의 확대와 개혁이,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국민의 저항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는 현상을 보면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는 한 사람으로서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러한 일련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아무리 사회보장의 원칙에 입각한 정책적 과학성을 가지고 제도를 설계하였다고 해도,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또한 국민에게 자부심을 주는 제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 걸음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한 걸음은 바로 실제 제도의 부담자이자 수혜자인 국민들이 제도의 정신과 취지를 이해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민주적인 참여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참여구조를 통해서만이 우리 사회에 결핍되어 있는 사회연대주의가 싹트고, 이러한 사회연대주의의 굳건한 토대 위에 비로소 사회보장제도의 확대와 개혁이 열매맺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시민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홍보 및 교육 그리고 필요하다면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시민사회단체의 역할과 기능이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초기 입안과정에서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추진연대회의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기 때문에 기반은 갖추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시행시기인 2000년 10월까지 최저생계비 계측조사 발표 및 공표,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제정, 그리고 지침작성 등과 같은 정부의 준비작업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한다.

둘째, 연대회의의 참여단체를 중심으로 각 지역과 현장의 목소리를 취합하여 이를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조직화하고, 이를 기초로 법의 정신과 취지를 구체적으로 프로그램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정책적 대안을 마련한다.

셋째, 이 제도의 실제적인 행정책임자인 사회복지전문요원과 지역과 현장에서 활동하는 활동가, 그리고 수혜자를 대상으로 홍보 및 교육사업을 실시한다.

문진영 / 서강대 수도자대학원 교수
1999/11/10 00:00 1999/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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