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은 어떤 목적으로 왜 하는 것인가요?

의약분업의 목적은 의약품 오·남용의 방지를 위한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쓸데없는 의약품의 사용을 막자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의약품 오·남용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국민의료비 중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의약분업이 실시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약 2∼3배 가량이나 됩니다. 즉,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2∼3배나 약을 많이 먹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렇게 약을 많이 먹을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약을 좋아해서 그럴까요? 위의 자료에서 볼 수 있듯이 의약분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의약분업이 안되면 왜 약을 많이 쓰게 됩니까? 그것은 의약분업이 안된 상태에서는 병의원과 약국이 약을 많이 쓰면 쓸수록 비싼 약을 쓰면 쓸수록 돈을 벌게 되기 때문입니다. 의약분업은 처방은 병의원에서 약의 조제와 판매는 약국에서 하도록 함으로써 처방을 하는 사람이 아무리 많은 약을 처방을 하더라도 돈 버는 것과는 무관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즉, 의약분업이 되면 의약품의 처방에서 경제적 이윤이 없어집니다. 이 때문에 의약분업을 하면 병의원에서 의약품 처방은 대폭 줄어들게 됩니다.

의약분업이 안된 우리나라의 의약품 오남용 실태는 어떻습니까?

의약분업이 되면 당장 연간 5천억 원의 약제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제약협회 추산). 장기적으로는 현재 약품사용량이 반 정도로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말하자면 현재 의약분업이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우리 국민들은 1년에 5천억 원 이상 최소 일인당 1만 원 어치 이상의 필요없는 약을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항생제를 예로 들어보면 의료보험연합회의 자료에 따르면, 제왕절개술에서는 99.1%, 충수돌기절제술(맹장수술) 99.6%, 백내장수술 98.8%에서 항생제를 쓰고 있으며, 항생제 사용기간도 제왕절개술 6.9일(입원기간 8.8일), 충수돌기절제술 7.0일(9.1일), 백내장수술 6.3일(8.1일)에 이르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이들 입원환자의 45% 정도에 대해서만 항생제를 쓰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배가 넘는 환자들에게 항생제를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항생제를 쓰다보니 약이 듣지를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페니실린 내성률은 70%를 넘어서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내성률은 약을 써도 듣지 않는 비율을 나타내는데, 의약품을 실시하고 있는 다른 나라의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평균 12.4%보다 무려 6배 정도 높은 수치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감기에 잘 듣는다고 해서 약에 절대로 들어가지 말아야 할 호르몬제가 포함된다든지 하는 심각한 건강피해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이 아무 약이나 약국에서 사먹을 수 있게 되어 청소년 약물남용 문제도 심각합니다.

의료보험연합회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약제비의 증가폭도 커서 1990∼1994년까지 건당 진료비의 증가율이 30.9%였는데, 약제비의 증가율은 50.0%였다고 합니다. 즉, 의약품 오·남용은 건강피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료보험료 인상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의약분업이 되면 국민이 너무 불편해지지 않나요?

의약분업 실시 이전인 지금은 병의원에서 처방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약을 탈 수 있고 약국에서도 웬만한 약은 모두 지을 수 있습니다. 의약분업이 되면 약을 타러 병의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국에 가야하고 약국에서도 웬만한 약은 못 짓게 되어 병의원에 들러야 합니다.

의약분업제도가 시행되면 물론 지금보다는 불편합니다. 그렇지만 의약분업은 조그마한 불편을 통해 건강을 지키자는 제도입니다. 조금 편리하자고 1인당 불필요한 약을 연간 1만 원어치씩이나 더 먹어야 하겠습니까?

게다가 우리처럼 약국이 널려 있는 나라에서 병의원에서 집에 가는 길에 약국 하나 없겠습니까? 병협이 이야기하고 있는 국민의 불편은 병원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1년에 쓸데없는 약을 5천억 원이나 1조원어치씩 더 먹어줘야 한다는 뻔뻔스러운 이야기일 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주사제도 바깥에 나와서 사가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내년 7월 1일 실시될 의약분업안은 병의원 외래에서 쓰는 대부분의 주사제를 예외로 규정해 놓았습니다. 다시 말해 쓸데없이 맞던 주사를 제외하고는 꼭 필요한 주사는 병의원에서 직접 맞을 수가 있습니다.

장애인이나 정신질환자,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 또한 의약분업의 예외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국민불편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제 잇속을 채우려는 핑계를 대고 있을 뿐이지, 정작 이제까지 소비자의 이해를 위해 꾸준히 활동해오던 소비자단체나 시민단체들은 '소비자들을 눈앞의 편리함만을 쫓는 어리석은 사람들로 취급말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병협은 국민불편을 이유로 반대를 하고 있을까요?

지금까지 의료기관이나 약국에서는 할증이나 랜딩 리베이트*로 이른바 검은돈을 벌어들이고 있었습니다. 그 규모가 연간 1조 2천억 원(시민단체 추산)에서 9천억 원(보건복지부 추산)에 달하고 있습니다. 의약분업이 되면 이러한 지하시장으로 유통되던 돈은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비정상적인 통로로는 유통될 수 없게 됩니다. 대개 100병상 당 연간 6억원의 약제이익이 남는다고 합니다. 이런 약제비를 의약품 실거래가**와 의약분업을 통해서 손실을 보게 된다고 추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러한 약가의 인하로 인한 손실분을 수가인상을 통해 보전해주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입니다. 즉, 예상되는 손실액 9천억 원 중 7천억 원을 수가인상으로 의료기관에 돌려준다는 것입니다. 이만큼 돌려받았으면 됐지 왜 병협은 그토록 반대를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이전에는 국민들과 병원직원들 몰래 들어오던 돈이 이제는 공공연하게 들어오게 되니 세금도 내야겠고 더욱 큰 문제는 뒤로 챙기는 돈이 생길 수가 없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의료전달체계로 보면 병협은 의료기관의 공급과잉으로 자기 몫이 줄어드는 것을 두려워 이번 기회에 동네의원은 의약분업을 하고 병원은 의약분업에서 제외되어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확실히 병원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불타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과한 욕심입니다.

병협 내부분석 자료에 의하면 의약분업이 실시되었을 경우 병원이 받는 타격은 미미한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병협의 경우 의약분업을 통해 지금보다도 더 괴물 같은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자고 하는 것이 본심인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국민불편에 대한 모든 말들은 의료기관으로서는 해서도 안되고 하지 말아야 할 뻔뻔스러운 거짓말에 지나지 않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국민불편에 대해서 한마디만 더 한다면 도대체 수십 년 전부터 병원까지 포함한 의약분업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에서 의약분업 때문에 불편하다고 하는 국민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이제까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내년 7월 1일에 실시될 안은 시민단체가 주도해서 만든 안이라는 데 사실입니까?

그렇습니다. 내년에 실시될 안은 올해 5월 10일 경실련·참여연대·YMCA 등 시민단체가 주도하여 의사회와 약사회 두 단체가 합의한 명실상부한 합리적인 의약분업안입니다. 여기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나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등의 양심적 의료인들의 단체가 이 안을 만드는 데 많은 부분을 뒷받침하였습니다.

이후 정부가 이 안을 받아들여 시민단체안이 정부안으로 확정되어 내년 7월에 시행될 예정입니다. 현재 이 안에 반대하는 사회세력으로는 병협과 일부 대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재벌그룹들(병협이 서명을 받을 때 쓰고 있는 만화가 어떤 신문의 만화가가 그린 것인지 잘 살펴보십시오. 그 신문사와 관련있는 병원도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의약분업이 되면 약을 잘 못팔게 되어 있는 제약협회와 그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일부 국회의원들입니다. 이러한 한줌도 안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모든 사회집단은 세부안에 대해서는 반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시민대책위 안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병의원이 없거나 약국이 없는 지역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요? 농촌지역에서는 거리가 너무 멀어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병의원이 없거나 약국이 없는 지역 또는 기관간의 거리가 너무 먼 지역은 당연히 예외지역이 됩니다. 따라서 농촌지역의 이른바 무의면이나 무약면 등은 당연히 의약분업 예외지역이 됩니다. 무의면, 무약면처럼 한 행정지역내에 의료기관과 약국 한쪽이 없는 지역이 아니라 할지라도 너무 거리가 먼 경우도 예외지역으로 고시될 것입니다.

농촌지역에서는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가 의약분업 예외기관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말하자면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지소와 진료소에서 진료도하고 약도 주게 되어 있습니다.

의약분업으로 인한 다른 문제는 없을까요? 정신과 등 특수질환 환자는 의약분업으로 인해 개인 사생활이 공개되는 점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요? 소아과 환자들도 제외되어야 한다는 말도 있던데요?

의료소비자의 권리에 있어 사생활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는 중요합니다. 정신과 환자의 경우나 밝히고 싶지 않은 질병의 경우 의료소비자는 자신이 질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의약분업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약국을 한번 더 들러야 되는 절차로 인해 약을 조제하는 약사가 환자의 질병을 알게 된다는 점입니다. 시민대책위 안은 이 문제를 고려하여 질병명이나 증상명을 처방전에 꼭 기재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이는 약사가 환자의 사적인 의료기록(처방전)에 대한 비밀엄수의 의무를 지키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현재 병원에서는 약사가 처방전을 보고 투여하고 의원급에서도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처방전을 보고 약을 투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약분업이 된다고 해서 특별히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정신과 환자들의 경우는 사생활보호문제도 있지만 스스로 약을 잘 안먹으려 한다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내년 7월에 시행될 의약분업안은 자신이 환자임을 모르는 정신과 환자나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증 등의 정신과 환자는 의약분업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대한소아과학회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소아환자들은 약을 갈아주고 용량도 작아서 약을 짓는 데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약국에 약을 짓는 것을 맡길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아과에서 의사가 직접 약을 짓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 간호조무사가 약을 짓고 있습니다. 간호조무사가 약을 짓는 데 전문가입니까? 아니면 약사가 더 전문가입니까? 외국에서도 소아를 의약분업에서 제외한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극히 예외적으로 대만이 1∼3세의 소아를 예외로 했습니다만 사실상 대만은 의약분업 정책이 실패한 대표적인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의약분업은 돈이 많이 들어 의료비가 상승되는 원인이 될 거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입니까?

병의원이나 약국에만 들리면 되던 것이 두 곳을 같이 들려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므로 돈이 더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처방료나 조제의료보험재정의 추가소요는 병의원 외래환자의 약 80%에게 원외처방이 발급된다고 가정할 때 처방료 및 조제료의 지급 등으로 약 6,300억 원의 추가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료보험재정의 추가소요는 의약분업에 따른 약제비 감소를 아주 작게 잡아서 약 2,000억원으로 잡고 약국의료보험제도 폐지에 따른 재정절감 약 2,800억원, 의료전달체계 시행에 따른 약 2,000∼3,000억원 등 6,800∼7,800억원의 재정절감이 예상되어 국민들의 추가부담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상황이 이러하기 때문에 의약분업이 되면 연간 1조원 어치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주장은 전혀 허위사실입니다.

설사 백보를 양보하여 당장 어느 정도 의료비가 더 든다고 쳐도 이러한 비용은 사실상 좀더 양질의 진료를 받는 것에 비하면 훨씬 작은 비용에 지나지 않습니다. 더욱이 의약분업이 안되었을 경우 현재 매우 급속한 속도로 늘어나는 약제비 부담을 피할 방안이 없습니다. 즉, 의약분업은 장기적으로는 국민의료비를 줄이는 획기적 방안이기도 합니다.

병원의 노동조합은 병원경영이 타격을 입으면 같이 손해를 보는 게 아닐까요?

물론 병원까지 대상기관에 포함된 의약분업이 실시되면 병원은 어느 정도 손실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병원의 손실은 정부의 보완조치로 큰 타격을 입을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점이 우선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병원 노동조합의 경우 의약분업을 우선 국민건강을 과연 누가 수호하고 있는가 누가 진정으로 국민건강을 위하는가라는 노동자의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병원은 노동조합 파업때마다 환자를 볼모로 하는 있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을 해왔습니다. 이제 의약분업을 앞에 두고 과연 누가 국민건강을 위하는가를 가릴 때가 되었습니다. 과연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민에게 쓸데없는 약을 계속 먹여야겠다는 병원자본가와 그렇게는 못하겠다는 국민과의 싸움입니다. 병원노동자는 누구의 편에 서야 합니까?

또한 의약분업은 병원경영 투명화에 필수적인 조치입니다. 500병상이라고 하면 일년에 30억원 정도의 돈이 할증 등의 약제비로 남습니다. 문제는 이 돈이 앞으로 들어오는 돈이 아니라 뒤로 들어오는 돈이라는 겁니다. 의약분업이 되면 이러한 지하시장에서 유통되던 돈이 약가인하-수가인상 연동에 따라 의료보험수가로 반영되어 공공연하게 병원회계에 잡히게 됩니다. 즉, 병원장들이 실제로는 흑자를 보면서도 겉으로는 적자라는 소리를 못하게 됩니다. 병원을 둘러싼 블랙마켓 중 가장 큰 부분이 의약품입니다. 의약분업은 병원경영투명화를 위한, 따라서 노동자의 병원경영 참여를 위한 중대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나아가 리베이트니 랜딩이니 해서 일부 경영진의 개인적인 뒷주머니로 들어가던 돈이 상당부분 병원의 회계수입이 됩니다. 다시 말해 개인적 착복이 심했던 병원일수록 병원경영이 건실화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의약분업이 되면 약제부에서 상당한 인력감축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들을 병원경영자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병원경영자는 의약분업 실시가 되면 국민건강을 위한 올바른 대응은 아니지만 외래보다는 입원의 비중을 늘리고 응급실을 늘리는 등의 대응을 할 것입니다. 즉, 전체 필요인력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오히려 경계해야 할 것은 의약분업이 실시되었을 경우 의약분업이 경영주의 노동자해고 정책의 핑계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작성: 국민건강권 확보를 위한 범국민연대
1999/11/10 00:00 1999/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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