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건강보험 재정안정대책 추진경과 발표에 대한 논평



1. 11월 26일 보건복지부는 5·31 건강보험 재정안정대책의 추진경과를 발표하였다. 당초 예상을 넘어 올 연말 1조8천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발생할 것이며, 담배부담금과 공단 퇴직금 중간정산 등의 재정수급 차질이 적자발생의 주 원인이라 밝혔다. 그러나 그 이외에도 진료비 심사강화와 지역보험료 징수율제고를 제외하면 나머지 재정안정화 대책이 예상된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결국 정부가 각종 본인부담금 인상 정책과 보험료 인상 외에는 특별한 재정대책을 갖고 있지 못함이 증명되었다.

2. 최근 보건복지부는 재정악화를 이유로 각종 법령 및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고시를 확정하는 등 보험료를 인상하고 본인부담을 늘이는 방향의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 최근 재정운영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된 ① 직장 및 지역보험료 인상안과 ② 급여일수 365일 제한, ③ 일반의약품의 전액 본인부담 조치, ④ 초음파·MRI 등 2002년부터 급여범위로 포함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던 항목의 계속 비급여 처리 계획이 그것이다. 5.31 재정안정화대책이 실효가 없음이 확인되었고, 결과적으로 정부는 보험재정의 수입원인 보험료 인상과, 가장 간편한 지출 감소인 본인부담금 증액을 통해 보험재정의 구멍을 메워가겠다는 것이다.

3. 재정안정화대책의 실패는 당초 건강보험 재정적자의 주 요인이 불법적인 수가인상으로 인한 것이었으며, 이를 바로 잡고 총액계약제 등 지출구조를 전면적으로 쇄신하지 않을 경우 건강보험의 재정적자는 해소될 수 없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결과이다. 보건복지부는 더 나아가 진료비 지불제도 개선방안의 하나로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하기로 한 8개 질병에 대한 포괄수가제도를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선택할 수 있다는 유명무실한 제도로 만들어 여전히 국민의 건강보다는 의료계의 입장에 따라 정책을 변경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4. 이렇듯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의 입장에 따라 정책방향을 변경하면서, 보험료율을 결정하는 재정운영위원회의 심의도 받지 않은 채 내년도 보험료 인상이 9%로 확정되었다고 발표하는 등 절차와 가입자들의 권한을 무시하고 있다. 재정안정화대책이 효과가 없음을 자인했고, 본인부담금을 늘이는 것 이외에 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보험료를 우선 인상하자는 것은 국민들로서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며, 재정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현재의 재정상황과 의료기관의 경영분석, 앞으로의 재정안정화대책 등에 대한 충분한 보고와 논의가 선행된 이후에야 보험료 인상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5. 지금이라도 보건복지부는 간편한 조치들을 남발하여 결국 서민층의 주머니를 축내는 것이 아니라 진료비지불제도 개편, 수가 재조정, 진료비 누수방지, 약제비 제도 개선 등 근본적인 건강보험 개혁을 통한 의료보장확대와 재정건전화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여야만 한다. 일련의 정책이 재검토되고 철회되지 않아 의료보장정책의 후퇴가 확정되고 이를 통한 국민의 건강권 침해가 이루어질 경우, 그에 대한 국민적 심판을 막을 수 없음을 정부는 인식해야 한다.
사회복지위원회


2001/11/27 14:21 2001/11/2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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