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간의 공동노력으로 태동한 노숙자 보호사업

"2001년 8월 23일 한국정부는 당초 오는 2004년까지 갚기로 한 IMF 차입금 195억 달러 가운데 최종 잔액 1억4천만 달러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모두 상환함으로써 IMF 자금수혜국에서 재원공여국으로 복귀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97년 12월 IMF에 긴급자금을 신청한지 3년8개월만에 빚을 다 갚고 경제주권을 완전히 되찾게 됐다." 라는 신문기사를 읽은 지 두 달이 넘었다. 3년 8개월의 시간동안 대한민국에서는 과연 어떠한 일들이 벌어졌었나?

한국의 노숙자 보호사업은 IMF 관리체제가 낳은 산물이다. 노숙자 보호사업은 여타 한국의 사회복지시스템과는 달리 정부와 민간의 공동 노력으로 태동됐고 진행되어온 사업이다. 노숙자 보호사업이 시작 된지 4년이 되어 가는 지금 초기 정부와 민간의 파트너쉽은 사라지고 정부의 독선으로 노숙자 보호사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제라도 정부는 사업 초기에 가졌던 파트너쉽을 회복하여 한국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노숙자를 돕는 노숙자 보호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2002년 노숙자보호사업 정부 예산안이 갖고 있는 특징과 문제점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노숙자 급식비 삭감하고 푸드뱅크로 대체

보건복지부는 2002년 정부예산안을 확정하여 9월 21일 발표하였다. 먼저 정부안을 살펴보면 2002년 보건복지부 예산안으로 8조 245억원을 확정했다. 이중 일반회계 예산규모는 7조 7,101억원이며 국립의료원예산 등 6개 특별회계 예산은 3,144억원이다. 2001년 예산과 비교하면 22.1%나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2001년 추경예산으로 확정된 1조 1,854억원을 포함시킬 경우 예산 증가율은 3.4%에 그친다.

2002년 노숙자 보호사업 예산안(정부안)과 그 특징과 문제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단위 : 천원)









































































































 

2001년 예산




2002년 예산안




산출내역




금액




산출내역




금액




합계




11,812,493




10,344,653




급식비




·1,012원*5,000명*2식*365일*85%




3,139,730




·1,266원*5,000*2*365*70%*0.67




2,167,202




인건비




·상담원

35천원*150개소*365일*85%

·관리원

32천원*150개소*365일*85%

·취사원

22천원*150개소*365일*85%




3,676,463




·상담원

1,050천원*1.03*150명*12월*70%

·관리원

1,069,700원*150명*12월*70%

·취사원

729,800원*150명*12월*70%




3,830,060




관리 운영비




·20천원*5,000명*12월*85%




1,020,000




·20천원*5,000명*12월*70%-400




839,600




의료 구호비




·입원진료

35,750원*500명*4회*12월*85%

·외래진료

1,250원*5,000명*4일*12월*85%




984,300




·입원진료

38,614원*400명*4회*12월*70%

·외래진료

4,893원*4,000명*4일*12월*70%




1,176,591




자활 사업비




·2,000천원*130개소*12월*85%




2,652,000




·2,000천원*130개소*12월*70%




2,184,000




* 2002년 예산안 중 -400천원은 계수조정을 위한 감액분



노숙자 지원사업 예산에 대한 지방정부 비율 증가

통상적인 사회복지예산을 살펴보면 국비와 지방비 비율이 70:30∼50:50으로 다양하다. 그러나 노숙자 지원사업의 예산비율의 경우 사업시행 초기(몇개월)를 제외하고는 85:15 였다. 이것은 노숙자 지원사업이 순수한 사회복지차원이 아닌 정치적 성격이 강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2002년 노숙자 지원사업 예산안(정부안)을 살펴보면 국비와 지방비 비율이 70:30으로 변화되었다. 이것은 노숙자 지원사업에 대한 정치적 의미가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보건복지부의 현장에 대한 몰이해와 무능이 결합된 사상 초유의 문제 예산

도대체 누가 이러한 발상을 했는지 어처구니가 없다. 노숙자 지원사업의 현안인 거리노숙자 보호, 안정된 쉼터운영을 위한 운영비 확충, 인건비 중 사용자부담금 신설 등을 위한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은 논외로 치더라도, 2002년 정부안 중 급식비 책정결과는 과연 보건복지부가 제정신인가 의심스럽다. 정부안은 급식4비의 중앙정부 부담분 중 2/3만 현금으로 지급하고, 1/3은 푸드뱅크를 활용하여 현물로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사업비도 아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요구인 먹는 것에 대한 예산을 이런 형식으로 계획하고, 확정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상과 같이 2002년 노숙자 보호사업 예산안의 특징과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2002년 노숙자 보호사업 예산안과 관련하여 「전국실직노숙자대책 종교·시민단체 협의회(이하 전실노협)」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구를 한다.

[2002년 노숙자 보호사업 예산 요구안]


(단위 : 천원, 명, 일)











































































































































2002년 예산안




2002년 요구 예산안




산출내역




금액




산출내역




금액




합계




10,344,653




13,764,224




급식비




·1,266원*5,000*2*365*70%*0.67




2,167,202




·2,612원*365*5,000*70%




3,336,830





인건비




·상담원

1,050천원*1.03*150명*12월*70%

·관리원

1,069,700원*150명*12월*70%

·취사원

729,800원*150명*12월*70%




3,830,060




·상담원

1,216천원*80명*12월*70%

·관리원

1,192천원*160명*12월*70%

·취사원

971천원*170명*12월*70%

·사회보장비(인건비 대비 20%)

761,158천원




4,566,946





관리운영비




·20천원*5,000명*12월*70%-400




839,600




·A-C 형(정원개념)

40천원*12개월*3,200명*70%

·D형이상(정원개념

35천원*12개월*3,400명*70%

·아동지원금

39천원*12개월*100명*70%

·아동학자금 : 10,128천원




2,117,688





의료구호비




·입원진료

38,614원*400명*4회*12월*70%

·외래진료

4,893원*4,000명*4일*12월*70%




1,176,591




시설보호로 전환




-




자활사업비




·2,000천원*130개소*12월*70%




2,184,000




·2,000천원*130개소*12월*70%

*1.04




2,271,360





시설보강 및 이전비




-








·보수비

3,000천원*109개소*70%

·이전비

10,000천원*50개소*70%




578,900





Drop In Center 설치




-








·서울

510,000천원*1개소*70%

·지역

255,000천원*3개소*70%




892,500





이상과 같은 전실노협의 2002년 노숙자 보호사업 요구예산안에 대한 근거를 이 글에서 일일이 다 설명하기는 지면 관계상 불가능하다. 다만 위에 작성된 요구예산안은 ①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 중 시설수급자 관련 국고보조기준, ②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국고보조기준, ③ 여성복지사업 국고보조기준 등 2001년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각종 사회복지제도의 국고보조기준을 참고로 하여 작성한 것으로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이 요구안 중 2002년 정부예산안과 관련 다음의 사항은 반드시 재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급식비는 재조정되고 책임자는 문책되야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2002년 노숙자 지원사업 예산안은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어렵다. 예산 편성을 주도한 사람에 대한 문책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더욱 커다란 문제는 이렇게 말도 안되는 예산을 편성하면서도 관련단체들(노숙관련단체, 푸드뱅크 등)과 그 어떤 논의도 하지 않았으며, 그 시행을 두달 밖에 남겨놓지 않고 있는 현재도 그 시행을 위한 그 어떤 대책도 세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더욱 커다란 문제이다. 과연 보건복지부는 정부안대로 실행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는 말인가? 일부 공무원들조차도 이런 형식의 예산은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장에 대한 몰이해와 탁상행정의 극치인 2002년 정부 예산안을 주도한 관계자는 반드시 문책 해야할 것이다.



쉼터만으로는 거리노숙자 문제 해결할 수 없다

그동안 진행되어 온 노숙자 지원사업은 점름발이 대책이었다. 그것은 거리노숙자에 대한 대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실노협에서는 계속해서 Drop-In-Center 설치, 거리 진료소 설치, Out Reach 팀 운영 등 거리노숙자에 대한 보호 체계 구축을 위해 지속적인 요구를 해왔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현재와 같은 '쉼터' 위주의 정책만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숙자보호사업을 진행해 오면서 쉼터만으로는 노숙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정부도 알고 있다. 거리노숙자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음에도 국가는 그들에게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안정된 쉼터운영을 위한 운영비 확충, 의료구호가 아닌 시설보호로의 전환 이루어져야

노숙자보호사업의 관리운영비는 98년 사업시작 20,000원으로 책정된 이후 변동이 없다. 2002년 예산안에서도 관리운영비는 동결되었다. 관리운영비의 동결은 98년 이후 물가인상, 공공요금 인상분 등 최소한의 인상요인도 반영하고 있지 않다. 전실노협에서는 사업초기부터 공공요금을 내기에도 벅차다는 의견을 계속해서 말하고 있으나 전혀 반영이 되고 있지 않다. 또한 인건비를 월급제로 바뀌었음에도 사용자 부담금은 책정이 되어 있지 않다. 보건복지부에서는 2001년의 경우 인건비 사용자부담금(4대보험 및 퇴직적립금)이라는 명목으로 관리운영비예산 중 편법 집행을 방조하고 있다.

의료구호비는 1인당 입원진료와 외래진료 진료비는 인상되었다. 그러나 그 진료인원은 일괄적으로 20%를 감소시켰다. 진료비 인상은 의보수가 인상에 따른 것으로 실질적인 인상이 아니다. 의보수가가 힘있는 의사들을 달래기 위해 인상되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진료비를 인상하고 진료인원을 감소했다는 것은 힘없는 노숙자들은 진료비가 늘었으니 아프지도 말라는 것인가? 사업초기부터 의료구호비의 부족으로 아파도 치료를 받을 수 없고, 심지어 지정병원에서 노숙자 치료를 거부했었음을 비추어 볼 때 도대체 무슨 근거로 진료인원을 줄인 것인지 알 수 없다. 의료구호는 여타의 시설입소자와의 형평성에 비추어 시설보호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전실노협의 2002년 노숙자 보호사업 요구예산안은 결코 사업집행의 편리함을 위한 편의와 자의적인 요구가 아닌 당연히 해야할 것들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2002년 노숙자 지원사업 정부 예산안은 보건복지부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노숙자 자활을 위한 열정으로 노숙자 지원사업에 전념하고 있는 민간단체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문제점을 근거로 한 현실적인 현장의 대안을 무시하고, 민간단체들의 의견수렴이 없이 일방적이고 상명하복식의 탁상정책으로 일관하던 타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것은 98년 이후 노숙자 문제해결을 위한 종교·시민단체의 노력과 노숙자 지원사업의 상당부분을 담보하고 있는 종교·시민단체를 무시하는 처사이다.

그동안 노숙자 지원사업을 진행하며 이제 어느 누구도 노숙자 문제를 단기적인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 노숙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임시변통의 땜질식 정책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장·단기 정책과제를 설정하고, 실행해야만 노숙자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라도 보건복지부는 2002년 노숙자 지원사업 정부 예산안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급식비를 다시 책정하고, 거리노숙자 보호, 안정된 쉼터운영를 위한 운영비 확충, 사용자부담금 책정, 의료구호 대신 시설보호로의 전환 등을 위한 예산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조성준(전실노협 간사)
2001/11/15 00:00 2001/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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