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이후 영유아보육사업은 외형상으로는 획기적으로 발전하였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많은 부모들은 자신들의 아이들을 믿고 맡길만한 데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보육서비스의 공공성과 질적인 측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보육서비스의 공급 양만을, 그것도 민간에 의존하여 확대하였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출산과 육아를 사적인 가정내의 일로 생각하는 인식이 강하며, 이에 관련된 제도들은 보호자의 책임이 강조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회의 변화는 가정 내에서 이러한 기능들을 수행하기 적절하지 않게 변화하고 있으며 여성들의 사회진출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의 노동은 출산과 육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99년 출산율이 1.42인으로 낮아진 것이나 출산과 함께 퇴직하는 현상들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노동과 출산, 육아는 서로 반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문제는 출산과 육아를 지원해주는 사회적 서비스가 있는가 또는 없는가에 따라 그 영향은 다르다는 것이 외국의 경험이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보육서비스 등과 같이 가정에서의 출산과 육아에 관련된 서비스를 사회적으로 지원해주는 서비스들이 존재하면 여성의 노동과 출산, 육아는 병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가정이 아동 양육, 성장에 가장 좋은 환경으로 되지 않고 있다. 과거의 대가족제도에서는 가족의 기능이 다양했기 때문에 가정내에서 아동을 양육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기능이 약해지고 이동성이 높아진 핵가족제도는 아동에게 반드시 바람직한 성장 환경은 아니다. 따라서 개별 가족이 자녀를 안심하고 양육하고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고하기 위해서도 육아를 위한 사회적 시설을 설립하고 이를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여년간의 보육서비스의 제공은 개인시설 위주의 보육시설 확충과 보호자 부담에 입각한 과도한 민간 의존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보호자의 보육수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 현행 보육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민간의존도가 과도하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민간의존도는 시설과 아동수의 비율과 보육비용의 보호자 부담비율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시설 수의 비율에 있어서는 2001년 3월 1일 현재 총보육시설수 19,533개소중 국공립시설의 수는 1,295개소로 전체 보육시설의 6.6%에 불과하며, 보다 심각한 것은 이 비율이 1993년 15.2%(전체 5,490개소중 837개소)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지원시설(국공립 + 법인 + 단체 + 직장)을 전부 포함하여도 3,986개소로 전체의 20.4%에 불과하다.

보육아동수의 비율을 보면 총 보육아동수 702,860명중 국공립보육시설에서 보육을 담당하고 있는 아동수는 100,158명으로 14.3%에 불과하며, 정부지원시설의 아동 비율은 282,283명으로 40.2%에 해당한다. 개인시설과 놀이방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결국 보육시설에 따른 상이한 보육료로 인해 보육비용 부담에 있어 형평성의 문제와 함께 비용 부담이 과하다는 문제를 가져 온다.

한편 보육료 지원을 받는 아동수는 2001년 예산 기준으로 146,878명으로 이는 전체 보육아동의 20.9%(법정 37,078명, 5.3%, 기타 109,779명, 15.6%)에 해당한다. 여기에 5세아 무상보육아동수 15,474명을 더해도 23.1%에 불과하다.

결국 보육시설이나 보육아동수, 또는 보육료지원아동의 비율, 모두에 있어서 민간의존도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과도한 민간의존은 보호자의 비용부담을 증가시킴으로써 적절한 보육서비스 이용에 장애가 되고 있다.

이제 보육의 공공성을 확대함으로써 부모들이 자신들의 아이들 믿고 맡길 수 있는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1. 총보육재정중 정부 분담율을 높힌다.

우리나라의 총보육재정중 정부의 재정 분담율은 27.6%정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보육시설연합회, 보육정보, 2002년 1/2월호, 14쪽}} 이러한 분담율은 외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외국에 경우 보육재정 분담율이 낮은 경우는 40%내외(미국이 41%, 일본이 53.4%) 높은 경우는 80%정도(스웨덴이 83%)에 달한다.

보육교사들의 근무 부담을 줄임으로써 보육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보호자들의 보육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육 재정분담율을 최소 50%이상으로 높혀야 한다.

2. 정부지원시설의 확대

보호자의 보육료 부담을 낮추고 아동별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보육서비스의 전달체계가 우선적으로 갖추어져야 한다. 전체 보육시설중에서 지나치게 낮은 국공립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민간시설중에서 법인과 단체 보육시설의 설립을 지원하고 또한 육아협동조합의 설립도 지원하여 정부지원시설의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시설 기준으로 50%, 보육아동 기준으로 80%이상이 될 때까지 정부지원시설의 비율을 높인다. 이를 위해 국공립시설의 확충계획을 수립하여야 하며, 공동주택 건축시 어린이집용 공간을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는 경우 이에 대한 혜택도 고려할 수 있다.

3. 아동별지원대상의 세분화 및 확대

현재 아동별 지원은 전액 지원 대상자와 40% 지원 대상자의 2단계로 구분되어 있어 그 지원대상이 매우 한정적이다. 보육료지원을 최소 4단계이상으로-국민기초생활대상자와 이에 준하는 경우는 전액, 차상위계층은 70%, 차차상위계층은 50%, 기타 30%처럼-으로 세분하고 지원기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로써 지원대상 아동수를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낮은 정부의 재정 분담율을 높일 수 있다. 지원 확대는 정부의 재정 분담율이 최소 50% 이상이 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한다.

4. 보육서비스의 기준 강화

현재의 보육서비스에 대한 기준은 아동 1인당 면적(3.63m2, 보육실은 3세 미만 2.64m2, 3세 이상 1.98㎡m2)에 있어서나, 교사 1인당 보육아동수(2세 미만 1:5, 2세 1:7, 3세 이상 1:20)에 있어서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아동들에게 보다 쾌적하고 적절한 생활공간을 제공하고 교사들이 아동들을 보다 잘 돌볼 수 있도록 이 기준을 상향 조정하여야 한다.

5. 보육교사의 근무 조건 향상

보육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개선되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아동들과 직접 생활하는 보육교사의 영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보육교사의 근무 조건은 매우 열악하여 보육교사의 자질을 향상하고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에 부적절하다. 주당 근무시간은 60여시간에 달하며 1인당 보육아동수도 과다하며 보육업무이외에 잡무도 많은 실정이다.

교사 1인당 아동수를 줄이고,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보육교사 배치기준을 강화하여야 하며, 잡무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교사이외의 행정 지원 인력을 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제반 조치를 실천하다 보면 결국 아동 1인당 필요한 보육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이 비용을 보호자 부담으로 한다면 부모들은 과도한 비용 부담으로 보육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그러나 비용증가를 억제만 한다면 보육서비스의 질이 하락하던가 아니면 보육교사의 근무 부담이 과도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필요로 하는 아동과 부모에게 적절한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육재정을 확충하는 것이 선결되어야 한다.

김종해(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002/03/06 00:00 2002/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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