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제정 과정에서의 시민단체의 역할



울산 참여연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에 대한 모니터 활동을 2001년 주요사업으로 선정하고, 2001년 5월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관련 정보공개 청구목록을 만들고 각 지자체에 정보공개청구서를 접수하였다.

기초법 관련 정보공개청구부터 시작

기초단체별 수급자 규모 및 급여신청 관련, 지방생활보장위원회, 복지관련 조례 제·개정 상태 및 실행현황, 사회복지 전문요원 인력에 관한 사항, 자활지원사업 관련, 지자체 별 저소득층 지원체계, 차상위 계층의 조사여부 및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정보공개 청구목록을 울산광역시와 5개 구·군청에 정보공개청구서를 접수하였다. 1차로 받은 정보공개 답변서의 자료를 분석하고 지역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기초자료 정리작업을 진행하면서 각 지자체 별 문제점과 특이사항을 점검하였다.

1차 정보공개자료의 결과 장애인복지법, 노인복지법, 모자복지법 등에 의거하여 공공시설 내 자판기 및 매점의 우선계약에 관한 조례의 경우 서울특별시의 경우 서울시를 비롯한 16개의 구에는 "공공시설 내의 자판기 및 매점 설치 계약에 관한 조례" 가 있고, 조례의 내용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장애인 1·2급, 65세 이상 노인, 모자가정, 독립유공자 등에게 우선적으로 이 사업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울산광역시와 5개 구·군청 모두 조례조차 없었다. 이에 울산참여연대는 현재 공공시설 내의 자판기와 매점의 운영실태와 계약 및 재정에 관련한 자료를 2차, 3차에 걸쳐 행정정보공개청구를 하였다.

3차에 걸친 정보공개요구

이 과정에서 자료공개에 협조적인 지자체도 있었지만 울산광역시의 경우는 직원상조회에서 운영하므로 정보공개법에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라며 공개를 거부하는 등 다소의 마찰이 있었다. 서울시의 예를 들며 공개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흔히 있어왔던 담당공무원과의 실랑이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과정의 결과 지역에서는 처음 접수된 다소 많은 분량의 자료 요청에 대해 담당공무원들은 그동안 기초자료화 되어있지 못했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관련자료들을 급하게 일괄 정리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고, 공개된 지자체별 자료 역시 양식과 담당자의 이해정도에 따라 각기 다른 내용이 포함되는 등 3차의 정보공개청구의 활동보다 담당 공무원들과의 전화에 더 많은 시간과 힘을 소모하였던 것 같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이 두 달 가량 진행되는 동안 공무원들과 관계기관의 입장은 "다른 시에서도 다 그렇게 운영됩니다" 라며 직접운영이 여태까지의 관례라며 "그런 것까지 시민단체에서 문제를 제기 하면 어쩌냐" 는 식의 반응들을 보였다.

자판기·매점 수익금 직원상조회 등에서 사용

그러나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지역의 각 지자체 별 공공시설 내의 자판기 및 매점의 운영실태를 보도자료의 형식으로 발표하였다. 보도자료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매점 총 6곳과 자판기 총 54대의 경우 전부 "직접운영" 하고 있는 실정이였고,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지자체 별 매점과 자판기 운영 순수익은 최소 2천만원에서 최대 4천만원에 달하였고 이러한 수익금은 직원상조회 및 후생복지 지원금, 구내식당 지원(직원식대 보존)의 명목으로 지출되고 있었다. 또한 각 청사는 자판기 운영 일용인부를 고용하여 연 평균 1천만원을 인건비로 지출하고 있었다. 이러한 내용을 포함하여 각 지자체의 복지관련 조례의 제정 의지와 저소득층 지원체계 마련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내용이 지역 언론과 방송사를 통해 여론화되면서 장애인 관련단체 및 기초생활 수급자들은 큰 관심을 보이며 조례제정의 가능성을 문의해왔다.

7월, 광역시의회에 조례안 상정

이러한 과정 속에 울산광역시의 경우 상위법에 근거하여 기초생활수급자 중 장애인등이 우선 계약하여 사업할 수 있도록 하는 관련 조례안를 2001년 7월 10일 개회되었던 울산광역시의회정례회에 조례안을 상정하였다. 그러나 안건제출 일에 임박하여 제출된 시 집행부의 조례안은 상임위인 교육사회위원회에서 심의가 곤란하다는 이유로 다음 회기로 이월되었다. 센터에서는 상정된 관련 조례안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판단하고 조례안을 공개할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시 집행부는 정보공개법에 해당되는 조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였다. 이에 센터는 시민단체의 정보공개청구 자료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관련조례를 안건으로 상정하면서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단체는 물론이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전혀 없었던 울산광역시의 법 절차와 적용을 우선시 하는 행정에 대한 논평을 발표하였다.

뒤늦게 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와 시 집행부는 관련 조례안을 공개하였고, 관심있는 시의원은 시의회 전문위원과 함께 면담을 요청하는 등 시민단체와 관련단체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센터에서는 다음 회기로 이월된 관련 조례안에 대한 의견서를 시 집행부와 시의회에 제출하고 교육사회위원회 소속 시의원과 면담을 통해 울산참여연대 사회복지센터의 의견을 전달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 지난 해 10월 29일 울산광역시의회 임시회에서 관련 조례안이 통과되었다.

조례제정 모니터링 활동 지속할 예정

울산의 경우 복지운동을 하고 있는 민간단체도 전무하였고, 울산참여연대의 사회복지센터도 상근 체계를 마련한 첫 해였다. 지역복지 문제를 어떻게 사회화하느냐의 고민보다 오히려 지역의 복지 과제는 무엇인가를 찾는 일이 더 시급하였고, 현장 활동가들을 만나는 일이 더 중요한 상황이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지역공동체 공동사업으로 진행되었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 모니터링 활동은 지역의 복지과제를 찾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수집된 정보들을 기초자료화 하고 이후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센터활동이 조례제정으로 이어졌던 가시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타 지역에서도 보듯이 허울뿐인 조례로 남을 가능성 또한 크다할 것이다. 이후 각 구·군의 조례제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활동과 울산광역시의 조례 시행정도를 점검하는 활동들이 지속되어야하겠다.

정추영(울산참여연대 사회복지센터 사업부장)
2002/03/06 00:00 2002/03/06 00:00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Welfare/trackback/5790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