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생계 책임, 어디까지 져야하나
빈곤/분배 :
2002/04/16 15:19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양의무자기준 개선방향' 토론회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이영환 성공회대 교수)는 16일 오후 3시 참여연대강당에서 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기준 개선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가졌다.
문진영(서강대, 사회복지학)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허선 순천향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찬진 변호사가 발제를 맡고 김미곤(한국보건사회연구원 기초보장팀장)박사, 김진욱(건국대, 경제학) 교수, 권성우(방화 3동사회복지전담공무원)씨가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기초보장법, 부양의무자기준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이란 주제로 첫 발제를 한 허선 교수는 "유럽의 사회보장단위는 '개인'이지만 우리나라의 보장단위는 '가구'인 만큼, 가구개념과 부양의무자기준의 충돌로 인해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하며 이날 토론회의 목적을 "부양의무자의 기준 정비의 필요성"에 두고 발표를 했다.
부양의무자기준있는 곳 한국과 일본뿐
그나마 일본은 적용하지 않아
![]() |
| ▲ 허선 순천향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적용의 문제에 있어서도 "부양비 징구(徵求)문제(지급된 부양비를 자식에게 징수하는 문제)로 자식에게 해가 될까봐 수급권을 포기하는 노인들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부양의사가 있으나 최저생계비 수준만큼을 부양하지 못하는 경우 부양의무자를 부양기피자로 처리할 수 없어 수급권자를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와 전담공무원에게는 부양의사를 밝히면서 실제로는 부양을 하지 않아 그 피부양자인 수급권자가 방치되는 경우 등이 있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부양의무자기준이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두 곳뿐이지만 그나마 일본은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전하며, 개선방안으로 "부양의무자 범위의 단계적 축소와 부양의무자 능력판별기준의 완화"를 제기하는 한편 "부양의무자와 부양능력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현재, 일할 전문가와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행정완화책'도 덧붙였다.
민법상 부양의무는 자기생활을 희생 않고
부양할 수 있는 '생활부조적 부양의무'
![]() |
| ▲ 이찬진 변호사 |
이 변호사는 민법 제974조와 975조에 규정에 따르면 "부부간의 부양이나 부모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 이외에 가족법상의 부양의무는 결국 '생활부조적 부양'이라고 해석해야 마땅한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또한 생활부조적 부양의 의미는 "상대방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생활을 희생하지 않고 지급할 수 있는 정도의 생활필요비를 부양비로 지급하면 된다는 잔여적 부조의무를 뜻한다"고 말했다. 즉 현행 민법상의 부양의무규정상 성년 자녀는 자신의 배우자 및 미성년자녀에 대한 "생활유지적 부양의무"를 이행한 후 노령부모에 대한 "기초생활보장법상의 최저생계비 수준의 부양의무"를 지고 있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시행령 제4조와 5조에서 정한 부양능력의 여부는 민법에 비추어 볼 때 이른바 '차상위계층(수급자 소득·재산의 120%)'에 해당하는 현행 기초법상의 부양의무자는 민법상의 부양의무자에 해당되지 않을 것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으며, 그럼에도 부양능력미약자에게 부양비라 하여 소득이전이 된 것으로 간주하고 그 금액을 생계급여에서 공제하고 지급하는 현행 규정은 위법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 |
"경제학적 관점에서도 부양의무자는 폐지되야 마땅"
발제가 끝난 후 토론자로 나선 김미곤 박사는 부양의무자기준의 완전폐지와 부분적완화 사이의 고민의 필요성, 가족의 복지기능 가능성 등을 제기하였다. 현장의 실무자인 권성우 씨는 부양자와 수급자 조사를 위한 인프라 구축의 문제점을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각 시군구에 전담공무원이 있고 없음에 따라 수급자결정 여부가 좌우되고, 심의기구인 생활보장위원회의 구성여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정수급자를 처벌하기 위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욱 교수는 경제학 관점에서 부양의무자는 폐지되어야 마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한 "사회복지와 경제학은 각각 혜택과 순수혜택을 강조하므로 혜택에서 비용(부양자와 수급자를 조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삭감해나감으로써 순수혜택을 극대화시키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제기한 "법이라는 것이 사람을 도와주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사람을 걸러내기 위한 것인가"라는 물음은 토론회에 참석한 사람들로 하여금 문제를 공유하도록 만들었다.



2008_f0.hwp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