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2월과 2000년 12월에 국민연금법의 개정으로 기금운용 관리체계의 대표성의 확보와 전문성의 보강이 있었다. 그러나 향후 급속한 기금규모의 확대와 국내외 금용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연금 기금규모는 2001년말에 75조 6,411억이었으며, 2002년 2월말 현재 77조 9,458억으로 향후 급속하게 증가할 것이다. 더구나 재정추계에 의하면, 기금의 규모가 GNP 대비 40% 이상으로 막대한 규모가 될 전망이다. 또한 공공자금 예탁제의 폐지,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화, 그리고 기금관리기본법의 개정으로 인하여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관리운영체계의 모색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금운용 관리체계에 대한 개선방안이 모색되고, 그 결과가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하겠다.

기금운용 관리체계 개선에 관한 공청회 열려

지난 4월 18일에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대한 공청회가 있었다. 공청회에서는 국민연금기금 투자정책위원회가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금운용 관리체계 개선방안'과 '기금운용 목표 및 자산배분'에 대하여 발표하였다. 이 글에서는 공청회에서 발표된 국민연금기금의 관리체계에 대한 개선방안과 토론의 내용을 소개하고, 향후 기금운용 관리체계의 바람직한 개선방안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공청회에서 발표된 내용은 현행 기금운용 관리체계의 내용과 문제점의 제시에서 출발하고 있다. 기금운용 관리체계의 문제점으로는 크게 3 가지로 요약하고 있는데, 첫째는 기금과 관련된 위원회가 '가입자 대표'라는 민주적 참여가 강조되면서 기금운용에 대한 전문성, 특히 금융부문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둘째는 기금운용 관련 기구간의 역할분담과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즉 관련위원회가 비상설기구로 운영됨으로 책임 있는 감시와 평가가 어렵고, 기구들간의 기능 및 역할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부재함으로써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기금운용에 대한 중장기적인 계획이 없다는 점이다. 향후, 기금이 국내 자금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장기적인 투자전략 기능이 강화되어야 하고 이에 따른 전담부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금운용 관련 위원회 전문성 강화 및 상설화

이러한 문제점을 바탕으로 공청회에서는 3 가지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 강화방안(1안), 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의 상설화 방안(2안), 그리고 기금운용위원회의 상설화 방안(3안) 등이다. 개선방안의 내용은 <표 1>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발표를 담당한 원종욱 박사(보건사회연구원 연금보험팀장)는 개선방안과 관련하여 정책제언을 첨부하였다. 우선 제시된 개선방안 중에서 제도개선의 용이성과 실현 가능성의 측면과 기존의 관리체계를 유지하면서 기금운용의 책임과 권한의 명확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1안이 비교우위가 있다고 하였다. 즉 2안과 3안의 경우 대폭적인 법, 제도적 개선을 필요로 하는 반면에 1안의 경우는 현행 체계하에서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는 수준의 소폭의 변화를 의도하기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금운용의 역할과 운용계획 및 감독의 역할간의 분리가 바람직하다는 측면에서 2안 및 3안의 상설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2001년 12월에 기금관리기본법의 개정으로 기금운용위원회와 실무평가위원회의 역할이 축소되었고, 연금기금의 운용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이 국회에 귀속되었다. 이로 인하여 기금운용에 있어서 정치적인 개입의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기금관리기본법의 원상복귀를 추진하는 동시에 기금운용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표 1] 기금운용 관리체계 개선방안































































































 

1안




2안




3안


기금운용위원회 ·정부대표 축소: 6 → 3

(노동, 산자, 농림부 제외)

·정부대표는 금융전문가로

1 안과 동일

·전문가 위주의 독립된 상설기구로 개편

·대표성 유지를 위하여 가입자 단체에 추천권을 부여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장관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

(임기 3년, 중임 가능)

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 ·기금운용전문위원회로 변경

·위원수 축소 : 21 → 15

·위원 모두를 연금 전문가와 자산운용 전문가로 구성

·'투자정책소위'와 '성과평가소위'를 구성

·기금운용평가단으로 개편하여 상설화

·위원 수는 9명 이내

·산하에 3개의 소위원회

- 투자정책위원회

- 자산배분위원회

- 성과평가위원회

·위원은 3년 계약직 혹은 겸임을 허용하는 방안 검토

·실무평가위원회는 폐지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4개의 소위원회 신설

- 성과평가위원회

- 자산배분위원회

- 투자정책위원회

- 재정분석위원회

역할분담 기금운용위원회

·전략적자산배분, 성과평가
기금운용위원회

·전략적 자산배분, 성과평가에 대한 최종 결정
기금운용위원회

·기금운용의 기본방향 수립

·전략적 자산배분, 성과평가 등의 최종 결정
기금운용전문위원회

·심도 있는 검토 및 심의후 위원회에 보고
기금운용평가단

·투자정책, 자산배분, 성과평가, 위험관리 등을 작성하고 이를 심의
소위원회

·투자정책, 자산배분, 성과평가, 위험관리 등을 계획하며, 결과에 대해 실질적인 책임
보건복지부

·기금운용계획안 협의 조정

·재무적 사항 감독

·정보공시

·법적 제도적 사항 감독
보건복지부

1안과 동일
보건복지부

1안과 동일
장점 ·제도개선이 용이함

·전략적 자산배분과 전술적

·자산배분을 구분

·기금운용위원회가 운용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을 담당

·기금운용평가단을 상설화함으로써 운용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

·기금운용에 관한 실질적인 결정기구 탄생

·의사전달 및 관리감독의 일원화

·책임문제가 명확해짐

단점 ·기금관련 위원회의 비상설화로 인한 문제점

·운용결과에 대한 책임소재 불분명

·기금운용평가단의 상설화로 인한 추가적 비용이 발생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이 민간금융전문가로 구성될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하여 또 다른 이해관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


토론자들은 개선방안에 대하여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몇 가지 점에서 이견을 보였다. 우선 이혜훈 박사(KDI 연구위원)는 기금운용의 기본 방향을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금운용 관리조직을 설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였다. 기금운용의 기본 방향은 크게 공공성과 수익성인데, 공공성의 개념은 연금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향후 기금운용의 기본방향은 수익성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기금운용 조직 역시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금융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성과평가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또한 기금운용 조직의 상설화에 동의하면서도, 개별 기금의 운영조직을 상설화하기 보다는 국가적 차원에서 기금의 풀(pool)을 구성하여 이를 운용하는 조직을 상설화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였다.

민간에 기금운용 아웃소싱 하자는 의견도

이병화 국장(기획예산처 기금정책심의관)은 기금관리기본법의 개정이 국민연금 기금에 미치는 영향이 실제보다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기금운용위원회가 장기적으로 상설화 되어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였다. 그러나 기금운용을 담당하는 조직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제시하였다. 연금기금의 운용을 현재의 기금운용본부에서 직접하기 보다는 아웃소싱을 통하여 민간이 담당하게 하고, 이에 대한 성과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하여, 기금운용 조직이 아웃소싱에 의한 성과관리에 집중한다면 국민연금관리공단과 자산관리 조직은 분리되는 것이 적절하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리고, 기금운영의 관리감독기구 역시 개별적으로 구성하는 것보다는 사회보험 전체적 차원에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관리감독과 관련한 규제방식 역시 현재의 사후규제 방식에서 사전규제 혹은 일상적 규제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관련 기구의 종합적 역할 재정립 필요

공청회에서 발표된 개선방안은 방향설정이 비교적 타당하며, 현행 체계에 비하여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개선방안은 국민연금 관리운영 체계 중에서 기금운용위원회와 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의 개편방안에 한정되고 있다. 실제로 기금운영과 관련된 조직은 국회, 기획예산처, 보건복지부, 기금운용위원회, 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 국민연금관리공단(기금운용본부, 국민연금연구센터), 그리고 감사원 등 많은 기구들이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기금운용 관리체계의 개선은 이러한 기구들을 모두 포괄하는 거시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동시에 이들 기구간의 역할분담 및 권한·책임의 명확한 분담이 전제되어야 한다.

기금운용위원회 상설화 시급

둘째, 개선방안이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내용은 기금운용위원회의 역할 강화와 전문성 제고이다. 그런데 기금운용위원회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보건복지부의 연금기금 관련조직을 확대개편 한다는 것은 상호 모순이다. 개선방안에 의하면, 보건복지부의 연금보험국을 건강보험국과 국민연금국으로 분리하고, 국민연금국에서는 연금제도, 연금급여, 연금수리, 기금운용을 담당하게 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확대방안은 기금운용위원회의 권한과 역할을 축소시키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기금운용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역할을 강화시킨다면 보건복지부가 보유하고 있는 결정권을 위원회로 대폭 이양하고, 관련조직을 축소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셋째, 기금운용과 관련된 위원회의 상설화 문제이다. 공청회에서 발표된 안에 따르면, 현행 관리운영체계를 그대로 존속하되 장기적으로 기금운용위원회 혹은 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를 상설화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연금기금의 규모나 중요성이 비추어 기금운용위원회의 상설화는 매우 시급한 사항이다.

넷째, 기금운용위원회는 기금운용에 대한 전략적 자산배분, 성과평가 그리고 기금운용에 대한 관리감독을 담당할 것이다. 전략적 자산배분과 성과평가의 경우에는 사전 혹은 사후적으로 업무수행이 가능할 것이나, 기금운용에 대한 관리감독은 상시적으로 수행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조직이 위원회가 아닌 상시적 집행조직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필요한 몇 개의 소위원회와 집행조직이 설치되어야 하며, 집행조직은 기금투자정책, 준법감시(compliance), 성과분석, 그리고 재정분석 등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금운용위원회의 상설화는 시급하게 이루어져 하며, 연금기금 운용과 관련된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기금운용위원회가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의 권한이 기금운용위원회로 대폭 이양되어야 하고, 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실질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산하조직이 필요할 것이다.

기금운용위원회의 구성에 있어서 현재와 같이 가입자들의 대표성이 유지되면서, 동시에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또한 기금운용의 특성상! 독립성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며, 정부부처 및 금융권과의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 전문가를 중심으로 하여 관련부처 파견 공무원들이 같이 근무하는 반민반관 형태의 조직구성이 타당할 것이다.

정홍원(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02/05/03 00:00 2002/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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