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복지강국
월간 복지동향/2002 :
2002/06/07 00:00
월드컵이 온 나라를 달구고 있다. 언제부터 우리 국민이 이렇게 축구를 좋아했는지, 마치 집단 열병이라도 앓듯이 전국이 온통 월드컵 이야기로 바쁘다. 월드컵에 열광하는 것이 무엇이 나쁘랴.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월드컵은 어린 시절 세계를 향한 창이었다. 흑백 텔레비전일망정 교과서와 지도책으로 이름만 알던 다른 나라들의 실질을 느끼게 해 주던 것이 월드컵 축구 중계가 아니었던가. 그런 월드컵을, '이역만리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아스라한 추억의 중계방송이 아니라 내 나라 내 땅에서 뻗으면 손에 잡히는 행사로 구경하게 되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같이 좋아하고 뿌듯해 해서 그리 나쁠 것 없으리라.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직접 현장을 구경하는 것도 틀림없이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이 될 터이다.
다만, 6월 한달 집에서 혹은 술집에서 때로는 열광하고 때로 탄식하더라도 그 순간 잊지 말고 같이 나누어야 할게 있다.
사실 우리는 나라에 돈이 있느니 없느니 하면서도 월드컵에 너무 많은 돈을 이미 썼다. 작년 5월에 한국개발연구원이 추정한 것에 따르면 월드컵 개최에 따르는 총지출은 약 3조 4,700억 원이나 된다고 한다. 물론 이 중에 2조 3,880억은 경기장이나 주변도로와 같은 투자지출이라고 하고 직접적인 부가가치 창출도 3조 4,700억 원이나 된단다. 나아가 수출, 관광과 같은 간접적 파급효과는 계산조차 힘들다고 한다. 이런 말들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열번 스무 번 월드컵을 더 한다고 해도 모두 두 손을 들어 환영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아서라. 긍정적인 효과를 한껏 부풀리는 것은 자주 그런 것이니 속 넓게 그렇다고 치자. 그러나 명백하게 편파적인 것임은 그대로 지나갈 수 없다. 수출증대, 관광산업, 스포츠 마케팅의 발전....... 효과라고 거론되는 어느 것도 사회의 구석구석까지, 온돌의 윗목까지 미치는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오히려 소외된 사람들의 일상을 억압하는 것에 이르면 어느 쪽이 비용을 일방적으로 물어야 하는지 명확하다. 어떤 공사는 먼지가 너무 많이 생기니 연기하고, 노점상, 노숙자는 어떻게 처리하고 하는 식의 월드컵 대책은 - 실제로는 실행 못한 것이 많다 하더라도 - 이미 많은 사람의 일상을 억압하고 월드컵의 "편익"에서 배제되었다.
한 때라도 현실의 고단함을 잊게 하는 월드컵 16강을 나도 바란다. 그러나 월드컵의 열풍 속에서도 잊지 말 일이다. 월드컵에 쏟아 붓는 수 조원의 돈이 국민의 땀방울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그리하여 그 편익이 서민과 소외된 보통 사람들에게 고루 퍼지지 않으면 이 땀방울이 보람의 무게를 가지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월드컵 16강만 바랄 일이 아니다. 월드컵의 계절에, 10대, 20대 복지강국을 만드는 것을 못지 않게 소망하자.
이번 호에서는 특별히 '이중의 소외'를 겪고 있는 복지의 사각지대를 다루었다. 그렇지 않아도 척박한 복지여건 속에서 또 다시 비주류의 처지에 있는 이들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
다만, 6월 한달 집에서 혹은 술집에서 때로는 열광하고 때로 탄식하더라도 그 순간 잊지 말고 같이 나누어야 할게 있다.
사실 우리는 나라에 돈이 있느니 없느니 하면서도 월드컵에 너무 많은 돈을 이미 썼다. 작년 5월에 한국개발연구원이 추정한 것에 따르면 월드컵 개최에 따르는 총지출은 약 3조 4,700억 원이나 된다고 한다. 물론 이 중에 2조 3,880억은 경기장이나 주변도로와 같은 투자지출이라고 하고 직접적인 부가가치 창출도 3조 4,700억 원이나 된단다. 나아가 수출, 관광과 같은 간접적 파급효과는 계산조차 힘들다고 한다. 이런 말들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열번 스무 번 월드컵을 더 한다고 해도 모두 두 손을 들어 환영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아서라. 긍정적인 효과를 한껏 부풀리는 것은 자주 그런 것이니 속 넓게 그렇다고 치자. 그러나 명백하게 편파적인 것임은 그대로 지나갈 수 없다. 수출증대, 관광산업, 스포츠 마케팅의 발전....... 효과라고 거론되는 어느 것도 사회의 구석구석까지, 온돌의 윗목까지 미치는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오히려 소외된 사람들의 일상을 억압하는 것에 이르면 어느 쪽이 비용을 일방적으로 물어야 하는지 명확하다. 어떤 공사는 먼지가 너무 많이 생기니 연기하고, 노점상, 노숙자는 어떻게 처리하고 하는 식의 월드컵 대책은 - 실제로는 실행 못한 것이 많다 하더라도 - 이미 많은 사람의 일상을 억압하고 월드컵의 "편익"에서 배제되었다.
한 때라도 현실의 고단함을 잊게 하는 월드컵 16강을 나도 바란다. 그러나 월드컵의 열풍 속에서도 잊지 말 일이다. 월드컵에 쏟아 붓는 수 조원의 돈이 국민의 땀방울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그리하여 그 편익이 서민과 소외된 보통 사람들에게 고루 퍼지지 않으면 이 땀방울이 보람의 무게를 가지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월드컵 16강만 바랄 일이 아니다. 월드컵의 계절에, 10대, 20대 복지강국을 만드는 것을 못지 않게 소망하자.
이번 호에서는 특별히 '이중의 소외'를 겪고 있는 복지의 사각지대를 다루었다. 그렇지 않아도 척박한 복지여건 속에서 또 다시 비주류의 처지에 있는 이들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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