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피해자 복지현황과 문제점



국내 고엽제자의 피해 현황

"신문지상을 통하여 몇몇 월남참전군인들의 고속도로 점거, 장기간의 투병생활과 극도의 생계곤란을 이기다 못한 자살사건 등을 통하여 우리나라에서 "월남전 후유증"과 더불어 고엽제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되었다. 고엽제라는 것은 월남전에서 나뭇잎 등을 제거하기 위하여 사용되었던 맹독성 제초제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고엽제피해자로 추산되는 환자는 약 5 만 여명. 이들은 그 동안 병명도 원인도 치료법도 모른 채 피부병을 비롯하여, 각종 암, 사지 마비, 말초신경마비, 체중감소, 전신통증, 그리고 정신질환까지 여러 가지 고통에 시달려왔다. 이들의 비극은 본인에 한정되지 않고 2세에까지 선천성 기형, 말초신경병 등을 대물림하고 있다. 이들은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국민들의 관심 밖에서, 또 정부의 냉대 속에서 그 동안 외로운 싸움을 벌여왔다.

2002년 4월 30일을 기준으로 등록 접수 처리된 81,073명 중 보훈처에서 집계한 고엽제 후유증 혹은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 결정 상황을 보면, 고엽제 후유증 환자 4,945명(말초신경병 3,534명, 폐암 595명, 버거병 229명, 후두암 161명, 염소성 여드름 159명, 비호즈킨즈 임파선암 147명, 기타 120명), 고엽제후유의증 환자 48,271명(고혈압 19,280명, 당뇨병 9,207명, 중추신경장애 2,008명, 다발성 신경마비 1,808명, 지루성 피부염 2,965명, 간질환 2,154명, 고지혈증 1,773명, 기타 9,076 명), 2세 환자 34명이다(표1∼5).

우리나라에서 수 만 명이나 되는 고엽제 환자들이 20∼30년동안 수많은 질병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몸이 불편해서 직장에 쫓겨나가고, 가정이 파탄되는 지경에 내물리기까지 아직까지도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표1] 고엽제후유증환자 등 처리현황(총괄)

































































구분




결정




비대상




처리중








후유증




후유의증




2세환자




금월




1,198




76




844




-




278




208




누계




81,073




4,945




48,271




34




27,823




5,583




[표2] 후유증환자 상이등급































































합계




국가유공자




등급기준미달자




미신검자




소계




1급




2급




3급




4급




5급




6급




7급




4,945




3,834




63




180




640




240




452




1,772




487




788




323




[표3] 후유의증환자 장애등급















































합계




고엽제수당대상자




등급기준미달자




미신검자




소계






고도장애







중등도장애




경도장애




48,271




27,353




3,728




3,239




20,386




19,644




1,274




[표4] 후유증환자 질병별

















































말초신경병




폐암




버거병




후두암




염소성여드름




비호치킨임파선암




기타




4,945




3,534




595




229




161




159




147




120




[표5] 후유의증환자 질병별





















































고혈압




당뇨병




중추신경장애




다발성신경마비




지루성피부염




간질환




고지혈증




기타




48,271




19,280




9,207




2,008




1,808




2,965




2,154




1,773




9,076




고엽제 피해 대책 과정

외국에서는 월남전이 끝나기 전부터 고엽제의 피해가 알려지기 시작해 사회적으로 논의가 되다가, 1978년∼1979년경부터 미국, 호주, 뉴질랜드에서 고엽제에 의해 각종질환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20만명 이상의 월남전 참전자들이 다우케미칼등 7개 고엽제 제조회사들을 상대로 뉴욕지방법원에 '고엽제 제조자 책임소송'을 제기했다. 초기 소송에서는 많은 소송들이 배심원의 심의도 없이 기각되어졌으나 600여개나 되는 개별적인 사례들이 모아지면서 소송의 규모도 커지고 내용도 복잡해, 1984년 WEINSTEIN 법관에 의해 집단 소송화해 처리가 되었다.

美 고엽제 기금 설치, 지급대상 여전히 논란

결과적으로 제조회사 측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소송집행 경비절감 및 기업이미지의 손상을 우려하여 1984년 5월 7일 1억 8천만불 보상에 합의함으로서 소송은 종결되었다. 따라서 월남전 참전자로서 고엽제에 노출되었던 사망자의 유족과 완전불구자들은 화해(구조) 기금을 지급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1989년 초부터 지급되었는데 지급대행기관은 법원에 의해 애트나 보험회사(Aetna Life Insurance Company)로 지정되었다. 미 재향군인성(The Department of Vetrans Affairs : VA)은 피해자와 제조회사간의 소송을 비롯하여 기금의 지급 및 대상자, 액수 등에 관여하지 않는다. VA는 고엽제기금과는 별도로 군복무 중 발생한 부상및 질환에 대한 보상신청을 접수받아 보상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에도 동 기금의 설치가 제조회사와의 타협의 산물이며 VA의 연구도 아직 Agent Orange(고엽제)에 의한 피해의 범위를 분명히 정하지 못하고 있어, 어떤 질병이 고엽제의 피해로 인한 것인지, 어떤 대상자에게 지급될 것인지에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1984년 이전에는 확인되지 않았던 많은 증상들이 20년이상의 잠복기가 경과된 1984년 이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과학적 증거를 기반으로 다이옥신에 의한 인체위해로 밝혀지면서 기존의 제한된 고엽제 피해의 인정범위를 철폐하고 새로운 인정범위를 마련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호주 한인 재향군인회장의 정보로 국내 문제로

호주의 경우는 1987년 10월부터 120여명의 파월용사에 의한 재호주 한인 월남 참전 협회가 결성되어 미국으로부터 ORANGE FUND 획득을 위해 호주 변호사를 통한 다각적 노력기울였다. 재호 한인월남참전협회는 월남전에서 각종 화학무기로 부상당한 호주의 월남 참전 용사들과 가족들의 치료비 및 생계보조비로 미국당국으로부터 ORANGE FUND 기금중 호주불 오백 오십 만불을 배정받아 회원 복지에 활용하고 있다. 국내의 고엽제 피해자들은 월남전후 수십년 동안 원인도 모르는 질병으로 고통을 받아오다 1991년말 호주 한인 재향군인회장의 정보로 자신들의 문제가 고엽제로 인한 것이 아닌가 의심을 갖게되었고 이들의 피해 실태들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한국사회내에서 고엽제피해가 처음으로 문제화되었다. 이후 국내의 고엽제 피해자들에 의한 대책위원회가 설립되고 국가적으로는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 진료등에 관한 법률및 시행령이 마련되었다.

국내소송, 법원이 결정 미뤄 지지부진

한국군 참전 베트남 고엽제 피해자 법률 변호인단(백영엽 변호사 외 102명)은 1999년 5월초에 제조회사들의 국내 특허권 가압류 결정을 받았고 이에 대하여 제조회사들이 1999년 12월경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위 가압류 이의 사건은 현재 본안 소송과 병행하여 진행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1999년 6월초 고엽제 환자들의 생계비나 치료비 등 급박한 손해의 임시지급을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하였고, 위 가처분 사건은 1999년 10월 8일 이래 세 차례 심문기일을 거쳐 1999년 11월 19일 종결되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결정도 내려지지 않고 본안 소송과 병행하여 진행 중으로 2001년 1월 26일 준비서면 절차가 있었다. 손해배상 임시지급 가처분 결정이 내려질 경우 즉시 제조회사들의 국내 특허권 등을 경매에 붙일 수 있으므로 제조회사들은 고엽제 환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하지 않으면 아니될 상황에 처할 것인데, 법원에서 아직까지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아니하여 고엽제 피해 전우들의 가슴을 애태우게 하고 있다.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

고엽제 피해 대책에 관련한 역대 정부는 무능력한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다. 역대 군사 정권들, 특히 5, 6공 정부는 외국에서의 고엽제 피해 소송에 관련한 정보조차 철저히 통제를 가했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피해의 보상과 관련 연구가 다 이루어진 후, 10여 년 뒤져서야 피해자들이 비로소 이 사실을 접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문민정부가 들어선 93년에서야 「고엽제후유의증환자지원에관한법률」을 제정을 했지만, 고엽제후유증과 후유의증을 나누어서 차별을 두는 과정에서 진단 결과의 신뢰성과 타당성에 대한 항의가 끊이지 않았으며, 역학조사를 통하여 실 피해자를 구하는 작업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서, 피해자들의 항의 시위와 자살이 잇달아 발생하였다.

정부는 법 제정시에 비무장지대에도 고엽제 살포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은폐하다가 한 주한 미군의 보훈 인정과정에서 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고엽제 피해 사건을 은폐 및 축소하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근 20∼30년동안의 정책 집행과정에서의 반복되는 실수가 고엽제 피해자로 하여금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을 그만큼 깊게 만들고 있다.

공정성의 결여

미국 미과학원(NAS)에서 작성한 고엽제에 관한 보고서에서 볼 수 있듯이, 역학조사를 평가하는 위원회가 그 결과를 피해자나 시민들부터 인정받고 신뢰성을 획득하려면 정부로부터 독립된 위상을 가지고 그 전문성에 기초하여 일을 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정부는 고엽제 문제 관련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고, 또 한편의 당사자이기에 고엽제와 건강 영향을 평가하는 작업에 정부의 입장을 반영하려고 하면 안될 일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 고엽제역학조사 결과를 평가하는 위원회가 보훈병원 내 역학조사분석위원회에 있어, 이 위원회의 독립성, 공정성, 전문성에 대하여 문제 제기가 많이 되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를 검토하여 법률에 반영을 하려면 미국의 권고처럼 반드시 정부로부터 독립된 위원회가 구성되어 이 작업을 수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위원회에서는 정부, 학회, 피해자, 시민단체에서 추천된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하도록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정보 공유의 실패

전문가들이 사이에서도 정보 공유가 되지 않아, 고엽제 피해자들이 대학병원조차에서도 제대로 된 진단서를 얻기 힘든 경우가 많다. 고엽제 관련 질환은 30여 가지에 이르는데, 진단에 필요한 세부지침이 없어 환자들이 여러 병원을 찾아 우왕좌왕하는 사례도 많다. 특별히 피부질환, 말초신경병등 신경계질환 진단시에 병원들 사이에 편차가 많고, 진단 결과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을 가지게 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학회나 전문가 그룹을 통하여 고엽제 관련 질환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를 제대로 했더라면 이처럼의 극심한 정보 부재로 피해자들이 고통을 당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역학조사시에는 신뢰성 있는 노출평가 지표를 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마땅한 생물학적 지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서의 정보 공유와 협조가 필요한 실정이다.

고엽제 환자간의 차별의 문제

정부가 「고엽제후유의증환자지원에관련법률」을 제정할 시에 제일 잘못한 점은 후유증과 후유의증을 분명한 근거도 없이 갈라놓고, 고엽제후유의증 환자들을 차별하는 것이다. 고엽제후유증과 후유의증은 보조금 지급 등 각종 보상수준에서 비교가 안될 정도로 차이가 난다. 고엽제 후유의증은 약간의 생계 보조금을 받을 뿐인데,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 중에 오히려 장애도 심하고 생활 곤란도 어려운 환자의 사례가 많이 있다. 후유의증 환자 중 당뇨, 동맥경화증에 의한 혈관장애, 악성 종양, 신경계질환(중추신경마비, 다발성신경마비, 다발성경화증, 근위축성측삭경화증, 근질환, 뇌경색, 뇌출혈), 제2세 피해(여러 형태의 선천성이상를 동반한 경우) 등은 기존의 역학조사 결과를 참고로 할 때도 고엽제 노출과 상관성이 어느 정도 인정되고, 이들 환자들은 중증환자거나 평생을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기에 이들을 위한 별도의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신경전도 검사 및 근전도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경우도 보행장애, 운동. 조절장애를 보여 노동능력 상실로 직장을 갖지 못하고 어렵게 생활을 하는 고엽제환자들을 상당히 보게 된다. 신경전도 검사와 근전도 검사에는 이상 소견이 안보이지만, 감각신경자극 역치검사(Neurometer)에는 이상 소견을 발견하게 되는 사례도 많다. 신경손상으로 직장,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이들은 어떻게든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고엽제 피해 초기에 염소성 여드름이 심하다가, 지금은 병변이 변형되어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염소성 여드름의 진단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상당히 있다. 건성 습진, 지루성피부염, 광과민성피부염 등 다른 피부 질환으로 진단되어 후유의증 환자로 분류가 되어지는 사람 중 피부질환으로 직장생활, 일상생활도 곤란을 느끼는 사람이 종종 있다. 심각한 피부 질환으로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분도 어떻게든 실질적인 보상을 받아야 한다.

고엽제후유증과 후유의증은 역학적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역학조사로 후유증에 포함될 질환을 찾아내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현재의 과학적 수준에서 단 기간에 신뢰성 있는 역학 연구결과를 내놓기를 어렵다. 다시 말하자면 신롸성 있는 역학조사를 근거로 후유증 인정범위를 넓혀주겠다고 하는 것은 정부가 지금의 인정 기준을 전혀 바꿀 의향이 없다는 것을 공언하는 바와도 같다.

공해 소송에서 인과관계의 입증에 관하여 우리나라 대법원 판례에서는 과학적으로 엄밀한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공해 피해에 대한 사법적인 구제를 사실상 거부하는 것이나 다름없게 될 우려가 있다고 하여 입증 책임을 가해자에게 하도록 하고 있다. 고엽제로 인한 피해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그 질병 발생이 고엽제 노출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정부가 입증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 그러므로 정부는 현재 고엽제후유증과 고엽제후유의증환자의 보상 수준에 관련하여 차별을 두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다이옥신이라고 하는 독성물질은 폭로대상과 폭로형태에 따라서 건강장애가 달리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고엽제후유증과 후유의증 환자의 기준은 우리나라의 역학조사를 근거로 했을 때 그 타당성을 지닐 수 있다. 현재 국가보훈처에 마련된 분류에 의하면 후유증 환자질병은 비호츠긴 임파선암, 연조직 육종암, 염소성 여드름, 말초신경염, 만발성포프린증, 호치긴병이고, 후유의증환자 질병은 일광과민성피부염, 심상성 건선, 지루성 피부염, 만성 담마진, 건성습진, 중추신경계장애, 다발성신경마비, 다발성경화증, 근자축성신경측소경화증, 근질환, 뇌경색증, 뇌출혈, 악성종양, 간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고혈압, 허혈성심혈질환,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무혈괴사증 등이다. 이들 분류는 외국의 역학조사를 주로 참고로 한 것이지만, 암 발생, 유전, 발육, 생식에 관련한 최근의 연구 성과가 반영되어야 하고, 우리나라의 역학조사를 통하여 고엽제 피해에 대한 과학적인 인정 기준이 새로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과학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이 분야의 관련연구가 풍부하지 못하고, 정부의 지원이 미흡한 여건에서 짧은 시간 내 고엽제 피해의 타당한 인정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가 과학적인 잣대를 두고 피해자에 대한 엄격한 인정 기준을 고집한다면, 다수의 피해자는 제대로 된 치료조차 못 받고 사망하는 사례가 늘 수 있다. 젊을 때 월남전에 참전했던 이들이 이제 나이가 오십 중반을 넘어 장기적인 투병생활 중에 사망하는 경우가 최근 들어 많아지고 있다. 이들이야 말로 우리 사회에서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되어있는 사람들이다. 조국에 젊음을 바친 이들에게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인간답게 살아가고 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는 정책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

임종한(인하대 의대 산업의학과 교수)
2002/06/07 00:00 2002/06/07 00:00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Welfare/trackback/6528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