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의료보험 확대, 국민건강보험에 악영향 미칠 것



1. 6월 16일 재정경제부는 보험업법 개정안 시안을 발표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6월 말 입법예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보험업법 개정안이 보험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많은 내용과 문제점을 담고 있지만 우리는 특히 보험개발원에 개인의 질병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러한 개정방향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다.

2. 우선 민간보험회사의 연구기관에 해당하는 보험개발원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질병통계와 개인의 질병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민간보험회사에 엄청난 특혜를 제공하는 것과 같다. 건강보험공단은 순수하게 건강보험가입자인 국민이 지불한 돈으로 정보를 축적해 왔다. 이러한 정보를 민간보험회사의 영업이익을 위해 제공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둘째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이다. 질병에 관한 정보는 개인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고 유출되었을 경우 발생할 위험이 대단히 높은 정보이다. 게다가 보험가입과 무관한 개인의 과거 병력까지를 보험개발원이 획득하게 될 경우 정보유출로 인한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다.

보험개발원이 개인정보를 유출할 경우에 처벌한다는 조항을 두겠다고 하나 정보의 유출과 다른 영업 이익을 위해 개인정보가 사용되는 것은 보험개발원 뿐 아니라 각 보험회사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여러 차례 보험회사를 통해 개인의 신용정보 등이 불법적으로 유출되어 사회적 피해가 발생하였던 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 신용정보의 경우 이용 및 보호에 대한 법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폐해가 드러나고 있는 마당에 질병 정보에 대한 이용과 보호에 관한 아무런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보험개발원만을 단속한다고 해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보다는 보험회사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태도로 볼 수밖에 없다.

셋째 보험개발원이 요양급여의 적정성을 심사, 평가한다는 것의 문제이다. 보험개발원이 상당한 정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요양급여의 심사평가 기능을 담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그 과정에서 계약자의 권리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3. 보다 근본적으로 지금은 민간의료보험의 활성화를 논할 때가 아니다. 그동안 전경련과 규제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민간의료보험의 활성화에 대한 꾸준한 주장이 있었으나 이에 대한 반론과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다. 첫째로 공적 건강보험의 보장범위 확대와 개선에 제동을 걸게 될 것이고, 둘째 민간의료보험의 확대가 건강보험의 재정지출을 오히려 늘일 것이라는 점, 셋째 저소득층에게 더 높은 의료이용의 장벽을 만들게 될 것이라는 점, 그리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보험이 정작 필요한 경우에 가입을 회피하거나 보험요율을 높여 탈퇴를 유도하게 될 것이라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특히 현재 보험업법 개정안에 담고 있는 내용은 단순히 민간의료보험 활성화를 넘어 건강보험과 대등한 관계 혹은 선택적 관계의 민간의료보험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시도로 보이며 이럴 경우 앞선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더욱 큰 상황이다.

4. 이 논의는 작년 건강보험재정건전화 대책의 일환으로 보건복지부에서 제시하였으나 시민사회단체에 의해 전면적으로 반대에 부딪혀 폐기된 것으로서 이 시점에서 재정경제부가 이를 들고나와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또 한번 거치게 하는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의 프라이버시권과 건강보장권의 침해, 게다가 국민의료비 부담 증가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재벌기업이 중심인 보험회사 입장에서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재경부를 포함한 정부의 시도는 중단되어야 한다.
사회복지위원회


2002/06/18 15:56 2002/06/1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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