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발전위원회의 성과와 한계
월간 복지동향/2002 :
2002/10/10 00:00
2002년 5월 보육과가 신설되기 전 보육정책은 오랫동안 아동복지의 한 분야로 복지부내 아동보건복지과의 업무 중 일부로 다루어져 왔다. 중앙보육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보육사업지침에 대한 의견수렴의 기능을 가지는 민간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운영되었으나 규제개혁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위원회가 해산되고 나서는 법정단체인 한국보육시설연합회와 일부 교수들과의 비정기적인 간담회나 토론회 등을 통해 민간분야의 의견수렴 과정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대개는 정부정책에 대한 설명과 건의사항을 받는 정도에 그쳐 현장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 반영하는 일에는 소극적이었다. 1991년 영유아보육법 제정이후 보육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10년이 지난 상황에서 그간 진행되어 온 보육정책의 전반적인 평가와 함께 변화하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는 새로운 보육정책의 모색이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가정보건복지심의관실에 보육발전위원회가 구성되게 되었다.
보육발전위원회는 2000년 12월 27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2002년 8월 8일 최종보고서에 대한 공청회까지 7개월 남짓한 기간동안 운영되었다. 보육발전위원회는 보육문제에 대한 포괄적이고 다양한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룬 위원회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 보육발전위원회의 활동이 보육정책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별도의 평가가 필요하다. 여기서는 보육발전위원회의 제안 배경과 구성, 활동과정에 대해 살펴보고 위원회 활동의 성과와 한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보육발전위원회에 대한 평가는 위원회에 참가하였던 다른 위원들의 평가내용을 종합해서 작성되어야겠지만 여기서는 2002년 3월에 발표된 정부의 보육종합대책에 대한 내용과 보육발전위원회의 제안 사항과의 비교를 통해 본 글쓴이의 개인적인 판단이라는 점을 밝혀둔다.
보육발전위원회의 제안배경
2001년 5월 23일 복지부가 국회 복지위 의원 보좌진들에게 보낸 보고서에 따르면 제안배경은 다음과 같다.
최근 보육환경의 변화와 단기간 내에 급격한 시설확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육시설의 난립, 질 관리체계의 미비, 보육교사 양성체계의 문제 등 보육사업의 계속적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점들이 노정되고 있어, 보육사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보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과 각종 법령 및 제도의 선진화가 절실히 요구됨
1991년 이후 보육정책의 큰 방향을 살펴보면 주로 시설확충을 통한 보육수요에 대한 대응이 주 정책기조였고 이는 대부분 민간시설의 확대를 통해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시설기준의 완화와 인가제에서 신고제로의 전환 등 일련의 조치들은 시설의 양적 확충은 가져왔으나 보육서비스의 질에 있어서는 부모와 아동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계속되었고 특히 지역별 편중에 따른 시설간 경쟁은 질적 저하를 가중시켰다. 원아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보육료 인하로 나타나면서 시설에서 보육의 질적 수준을 담보할만한 비용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양성과정의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어 온 보육교사 2급에 대한 40인미만 시설 운영자로서의 자격부여는 소규모 시설을 난립하게 되는 하나의 원인이 되었고 유치원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교육시간이 적은 보육교사의 자질에 대한 시비도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영유아보육법의 개정과 보육정책의 새로운 내용 마련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았고 복지부 또한 더 이상 이러한 과제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된 것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출산율의 저하와 여성의 사회진출의 증대라는 사회적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따라서 복지부는 보육정책에 대한 전면적 검토와 여러 가지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영역의 연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위원회와 기획단의 구성을 추진하게 된다. 보육발전위원회는 정부가 사회와 민간, 보육현장으로부터의 압력을 통해 비로소 문제의식을 가지고 추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보육발전위원회의 구성
보육발전위원회는 위원회와 함께 기획단이 구성되었는데 이는 보육정책의 각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연구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 보육발전위원회와 기획단의 구성 >
가. 보육발전위원회
○ 위원장을 포함한 20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위촉 또는 임명함
-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차관과 민간대표 1인을 공동위원장으로 함
- 위원은 관련학계 전문가, 관련단체 대표, 시민단체대표 및 관계부처 공무원 등으로 구성함
나. 보육발전기획단
○ 기획단은 단장 1인과 분야별 연구위원 30인 내외로 구성함
- 단장은 보건복지부 가정보건복지심의관으로 함
- 연구위원은 분야별 실무전문가로 선정함
- 연구위원은 분야별로 분과팀을 구성하여 작업을 진행할 수 있으며, 팀별 보고서를 작성하여 기획단 전체회의에 상정함
말하자면 기획단은 전문가로 구성하여 필요한 과제별로 연구보고서를 작성하고 위원회는 이 보고서에 대한 방향 설정과 심의를 통해 보육정책의 장기 계획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상당히 합리적이면서 전문적인 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구성된 명단을 살펴보면 보육위원회의 위원과 기획단의 연구진, 자문위원이 상당수 겹쳐있어 기획단의 보고서가 객관적으로 평가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 보육위원회 인적 구성 ( 필기체는 자문단 인적 구성과 겹치는 사람)
보육발전위원회의 진행과정
기획단의 연구팀은 연구위원 19명과 자문위원 11명, 총 30명으로 구성되었고 보육행정 및 지원체계, 보육인력, 보육재정, 보육과정 및 특수보육 분야, 총 17개의 연구과제를 맡아 진행하였다.
실제 연구작업은 기획단 중심이었기 때문에 위원회는 기획단의 일정에 따라 진행되었다. 그런데 기획단에서 다룬 주제가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했기 때문에 위원회에서는 단순히 보고 받는 정도의 논의만 이루어지고 가장 중요한 보육정책의 방향 설정에 있어서도 충분한 토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또한 기획단의 연구기간이 상당히 짧아서 연구 내용의 충실도를 평가하기 어려웠다는 것도 문제점의 하나이다. 기획단 일정을 보면 연구계획서를 11월말에 제출하고 연구보고서의 초안을 12월 14일까지 제출하도록 되어 있어 사실상 정책과제의 주요한 방향과 구상을 불과 2주만에 해내도록 요구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기획단에 참여했던 연구진들의 상당수가 조사와 연구의 시간이 짧아 고충을 겪었다고 고백하였다.
보육발전위원회가 보육정책에 미친 영향
2001년 8월 8일에 있었던 복지부의 보육사업종합발전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는 보육발전위원회의 그동안의 논의를 모아 이를 정부의 입장으로 발표한 자리였다. 여기서 발표되었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목표 : 보육에 대한 국가책임의 확대를 통한 질 높은 보육정책의 추진
○ 세부목표
■ 보육서비스가 필요한 모든 아동에게 보육서비스 제공
■ 보호자가 안심하고 편리하게 자녀를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 조성
■ 전문성 있는 보육인력이 자긍심을 가지고 활기차게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 조성
■ 보육시설이 안정된 운영을 통하여 질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 조성
■ 국민의 보육에 대한 편의성과 접근성 제고 및 원활한 보육행정의 운영을 위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보육서비스 전달체계 완비
보육사업종합발전계획안에서는 특히 공보육의 관점이 강조되었는데 이를 위해 2000년 현재 46.1%(686,000명)에 불과한 보육수요 충족율을 2010년까지 100.0%(1,342,000명) 완전 충족하고, 보육료 지원 아동의 규모 확대와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등 조치를 통해 총 보육비에서 차지하는 정부의 재정지원액 비율을 2000년 25.2%에서 2010년 50.0%로 확대한다(2010)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2000년은 총 보육비용 1조 2984억원의 25.2%인 3,272억원을 정부가 분담하고 있으나, 2010년에는 이 비율을 확대하여 총 보육비용 3조 535억원의 50%인 1조 5268억원 이상을 정부가 분담한다는 계획이 담겨져 있었다. 실행의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뒤로 미루고 본다면 보육의 공공성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그동안 나왔던 어떤 정책방향보다 획기적인 방향의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이날 발표된 많은 내용은 시간과 예산, 제도의 정비 등 현실적 난제를 안고있기는 하지만 방향설정에 있어서 만큼은 많은 사람들, 특히 보육현장의 종사자와 부모들, 시민단체들로부터 환영받았다. 그러나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뒤집는 발표를 하였다.
2002년 3월 6일 복지부, 노동부, 여성부 3개 부처의 공동발표 형식으로 발표된 보육사업활성화 방안은 '보육에 대한 국가책임의 확대'라는 말 대신 '보육의 다양성 확보'가 전면에 등장하였다. 그리고 보육사업에서 '민간기능을 활성화 시켜나가되 정부는 민간에 의한 공급이 어려운 보육서비스 부문을 보완하고, 특수보육서비스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원칙을 재정립'한다는 내용이 강조되었다. 3월 6일의 발표는 일부 내용에 있어서는 보육발전위원회의 안이 반영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보육정책의 방향 설정에 있어서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정부정책에 영향 못 미쳐, 불신만 조장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보육발전위원회는 나름대로 보육에 대한 문제를 총체적으로 점검하
면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보육정책 방향을 제시하는데 일정정도 기여하였다. 그러나 위원회에서 제안된 방향이 실제로 정부정책의 방향설정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면 보육발전위원회의 활동 또한 실패였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위원회에 참여했던 현장과 관계자들이 많은 실망과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된 점을 생각해 볼 때 정부가 위원회를 구성하고자 한 목적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간영역과의 협력이 실제적인 발전의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논의뿐 만 아니라 논의의 결과를 반영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도 사회복지서비스의 여러 분야에서 민간과의 논의 테이블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일은 실천에 대한 확신과 정부의 의지가 함께 할 때 비로소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보육발전위원회는 2000년 12월 27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2002년 8월 8일 최종보고서에 대한 공청회까지 7개월 남짓한 기간동안 운영되었다. 보육발전위원회는 보육문제에 대한 포괄적이고 다양한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룬 위원회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 보육발전위원회의 활동이 보육정책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별도의 평가가 필요하다. 여기서는 보육발전위원회의 제안 배경과 구성, 활동과정에 대해 살펴보고 위원회 활동의 성과와 한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보육발전위원회에 대한 평가는 위원회에 참가하였던 다른 위원들의 평가내용을 종합해서 작성되어야겠지만 여기서는 2002년 3월에 발표된 정부의 보육종합대책에 대한 내용과 보육발전위원회의 제안 사항과의 비교를 통해 본 글쓴이의 개인적인 판단이라는 점을 밝혀둔다.
보육발전위원회의 제안배경
2001년 5월 23일 복지부가 국회 복지위 의원 보좌진들에게 보낸 보고서에 따르면 제안배경은 다음과 같다.
최근 보육환경의 변화와 단기간 내에 급격한 시설확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육시설의 난립, 질 관리체계의 미비, 보육교사 양성체계의 문제 등 보육사업의 계속적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점들이 노정되고 있어, 보육사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보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과 각종 법령 및 제도의 선진화가 절실히 요구됨
1991년 이후 보육정책의 큰 방향을 살펴보면 주로 시설확충을 통한 보육수요에 대한 대응이 주 정책기조였고 이는 대부분 민간시설의 확대를 통해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시설기준의 완화와 인가제에서 신고제로의 전환 등 일련의 조치들은 시설의 양적 확충은 가져왔으나 보육서비스의 질에 있어서는 부모와 아동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계속되었고 특히 지역별 편중에 따른 시설간 경쟁은 질적 저하를 가중시켰다. 원아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보육료 인하로 나타나면서 시설에서 보육의 질적 수준을 담보할만한 비용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양성과정의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어 온 보육교사 2급에 대한 40인미만 시설 운영자로서의 자격부여는 소규모 시설을 난립하게 되는 하나의 원인이 되었고 유치원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교육시간이 적은 보육교사의 자질에 대한 시비도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영유아보육법의 개정과 보육정책의 새로운 내용 마련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았고 복지부 또한 더 이상 이러한 과제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된 것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출산율의 저하와 여성의 사회진출의 증대라는 사회적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따라서 복지부는 보육정책에 대한 전면적 검토와 여러 가지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영역의 연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위원회와 기획단의 구성을 추진하게 된다. 보육발전위원회는 정부가 사회와 민간, 보육현장으로부터의 압력을 통해 비로소 문제의식을 가지고 추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보육발전위원회의 구성
보육발전위원회는 위원회와 함께 기획단이 구성되었는데 이는 보육정책의 각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연구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 보육발전위원회와 기획단의 구성 >
가. 보육발전위원회
○ 위원장을 포함한 20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위촉 또는 임명함
-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차관과 민간대표 1인을 공동위원장으로 함
- 위원은 관련학계 전문가, 관련단체 대표, 시민단체대표 및 관계부처 공무원 등으로 구성함
나. 보육발전기획단
○ 기획단은 단장 1인과 분야별 연구위원 30인 내외로 구성함
- 단장은 보건복지부 가정보건복지심의관으로 함
- 연구위원은 분야별 실무전문가로 선정함
- 연구위원은 분야별로 분과팀을 구성하여 작업을 진행할 수 있으며, 팀별 보고서를 작성하여 기획단 전체회의에 상정함
말하자면 기획단은 전문가로 구성하여 필요한 과제별로 연구보고서를 작성하고 위원회는 이 보고서에 대한 방향 설정과 심의를 통해 보육정책의 장기 계획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상당히 합리적이면서 전문적인 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구성된 명단을 살펴보면 보육위원회의 위원과 기획단의 연구진, 자문위원이 상당수 겹쳐있어 기획단의 보고서가 객관적으로 평가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 보육위원회 인적 구성 ( 필기체는 자문단 인적 구성과 겹치는 사람)
보육발전위원회의 진행과정
기획단의 연구팀은 연구위원 19명과 자문위원 11명, 총 30명으로 구성되었고 보육행정 및 지원체계, 보육인력, 보육재정, 보육과정 및 특수보육 분야, 총 17개의 연구과제를 맡아 진행하였다.
실제 연구작업은 기획단 중심이었기 때문에 위원회는 기획단의 일정에 따라 진행되었다. 그런데 기획단에서 다룬 주제가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했기 때문에 위원회에서는 단순히 보고 받는 정도의 논의만 이루어지고 가장 중요한 보육정책의 방향 설정에 있어서도 충분한 토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또한 기획단의 연구기간이 상당히 짧아서 연구 내용의 충실도를 평가하기 어려웠다는 것도 문제점의 하나이다. 기획단 일정을 보면 연구계획서를 11월말에 제출하고 연구보고서의 초안을 12월 14일까지 제출하도록 되어 있어 사실상 정책과제의 주요한 방향과 구상을 불과 2주만에 해내도록 요구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기획단에 참여했던 연구진들의 상당수가 조사와 연구의 시간이 짧아 고충을 겪었다고 고백하였다.
보육발전위원회가 보육정책에 미친 영향
2001년 8월 8일에 있었던 복지부의 보육사업종합발전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는 보육발전위원회의 그동안의 논의를 모아 이를 정부의 입장으로 발표한 자리였다. 여기서 발표되었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목표 : 보육에 대한 국가책임의 확대를 통한 질 높은 보육정책의 추진
○ 세부목표
■ 보육서비스가 필요한 모든 아동에게 보육서비스 제공
■ 보호자가 안심하고 편리하게 자녀를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 조성
■ 전문성 있는 보육인력이 자긍심을 가지고 활기차게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 조성
■ 보육시설이 안정된 운영을 통하여 질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 조성
■ 국민의 보육에 대한 편의성과 접근성 제고 및 원활한 보육행정의 운영을 위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보육서비스 전달체계 완비
보육사업종합발전계획안에서는 특히 공보육의 관점이 강조되었는데 이를 위해 2000년 현재 46.1%(686,000명)에 불과한 보육수요 충족율을 2010년까지 100.0%(1,342,000명) 완전 충족하고, 보육료 지원 아동의 규모 확대와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등 조치를 통해 총 보육비에서 차지하는 정부의 재정지원액 비율을 2000년 25.2%에서 2010년 50.0%로 확대한다(2010)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2000년은 총 보육비용 1조 2984억원의 25.2%인 3,272억원을 정부가 분담하고 있으나, 2010년에는 이 비율을 확대하여 총 보육비용 3조 535억원의 50%인 1조 5268억원 이상을 정부가 분담한다는 계획이 담겨져 있었다. 실행의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뒤로 미루고 본다면 보육의 공공성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그동안 나왔던 어떤 정책방향보다 획기적인 방향의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이날 발표된 많은 내용은 시간과 예산, 제도의 정비 등 현실적 난제를 안고있기는 하지만 방향설정에 있어서 만큼은 많은 사람들, 특히 보육현장의 종사자와 부모들, 시민단체들로부터 환영받았다. 그러나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뒤집는 발표를 하였다.
2002년 3월 6일 복지부, 노동부, 여성부 3개 부처의 공동발표 형식으로 발표된 보육사업활성화 방안은 '보육에 대한 국가책임의 확대'라는 말 대신 '보육의 다양성 확보'가 전면에 등장하였다. 그리고 보육사업에서 '민간기능을 활성화 시켜나가되 정부는 민간에 의한 공급이 어려운 보육서비스 부문을 보완하고, 특수보육서비스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원칙을 재정립'한다는 내용이 강조되었다. 3월 6일의 발표는 일부 내용에 있어서는 보육발전위원회의 안이 반영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보육정책의 방향 설정에 있어서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정부정책에 영향 못 미쳐, 불신만 조장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보육발전위원회는 나름대로 보육에 대한 문제를 총체적으로 점검하
면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보육정책 방향을 제시하는데 일정정도 기여하였다. 그러나 위원회에서 제안된 방향이 실제로 정부정책의 방향설정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면 보육발전위원회의 활동 또한 실패였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위원회에 참여했던 현장과 관계자들이 많은 실망과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된 점을 생각해 볼 때 정부가 위원회를 구성하고자 한 목적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간영역과의 협력이 실제적인 발전의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논의뿐 만 아니라 논의의 결과를 반영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도 사회복지서비스의 여러 분야에서 민간과의 논의 테이블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일은 실천에 대한 확신과 정부의 의지가 함께 할 때 비로소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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