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조정법안, 보다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
건강보험 :
2002/11/01 18:32
무과실의료사고 국가보상, 형사처벌특례, 조정전치주의 등 관련 조항 문제 있어
2002년 11월 1일 참여연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의견서 제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이영환)는 이원형 의원의 대표 발의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의료분쟁조정법안(2002.10.23.자 의안번호 1883호)에 대하여 참여연대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의료분쟁조정법안은 의료분쟁조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의료사고의 위험때문에 발생되고 있는 응급의료 회피, 사고 빈도가 높은 진료과목 전공 기피, 방어진료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공급받는다는 차원에서 필요하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의료분쟁조정법안의 기본적 취지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내용에 있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으므로 해당 부분에 대한 대폭 수정 또는 폐기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법률안의 문제점에 대해 항목별로 의견을 개진하였다.
1) 제2조 제7호의 "무과실의료사고 보상" : 수정 요구
현재 의료분쟁조정법안에는 의료사고가 발생했으나 과실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그 피해에 대해 국가가 보상을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의료사고의 경우 피해자 측에서 과실을 입증하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보상의 책임을 국가가 지게 될 경우 의료사고의 대부분이 이 보상규정에 따라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환자 및 그 가족들과 의료인들간의 분쟁·갈등 발생의 위험을 국가로 전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그리고 의료행위에 있어 '무과실 사고'의 가능성을 인정하더라도 그 사고는 의료인들이 대가를 지급받는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것이므로 그 위험을 해결하는 원칙에 있어서는 우선적으로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입각하여 보건의료계가 부담하여야 한다. 따라서 뺑소니, 무보험자 교통사고의 경우 자동차보험 책임보험료의 일부를 기금화하여 보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건의료인, 의료기관, 의료기제조사 등이 기금을 구성하고, 이를 이용하여 보상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2) 보건의료인 등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 : 일부 내용 반대, 삭제 및 수정 요구
(1) 업무상과실치상죄 중 경과실치상에 대하여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을 하지 않는 것)로 하는 것은 동의하나 중과실치상죄에 대하여 반의사불벌죄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반대한다.
(2) 제46조 제2항에서 종합보험 가입자 및 종합공제가입자에 대하여 경과실이든 12개의 단서조항에 해당되지 않는 기타 중과실이든, 과실치상이든 과실치사이든 모든 공소권을 배제하도록 하는 것은 반대한다. 경과실치상죄에 대하여는 법률안대로 공소권을 배제하는 것에 대하여 동의할 수 있지만, 과실에 의하여 사람의 생명을 잃게 한 결과 및 중과실치상에 대하여까지 형사처벌을 면책하는 것은 반대한다.
3) 임의적 조정전치주의 관련 : 일부 반대, 수정 요구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환자와 가족, 의료인간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하게되고, 합의가 이루어지기까지 어려움이 많은 점과 불필요한 소송을 막기 위해서 소송의 전 단계로 조정과정을 거칠 수 있다는 것에는 기본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조정위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규정은 삭제되어야
한다. 조정제도는 임의적인 것이므로 당사자나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응하지 않거나 출석하지 않는다고 하여서 이를 처벌할 수는 없고, 관계법제에서도 이와 같은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임의적인 조정제도를 규정하면서도 실제로는 의료분쟁의 피해자측을 조정에 사실상 강제로 유인하기 위한 장치로서 국민들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위헌적인 발상이므로 입법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조정에 쌍방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조정을 각하하는 내용도 추가되어야 한다.
4) 의료사고배상책임 조항 관련 : 반대, 삭제 요구
법률안 제3조 제1항은 민법의 불법행위책임과 사실상 동일하므로 신설할 필요가 없으며, 제3조 제2항의 규정은 일종의 제조물 책임에 관한 조항인데 현행 제조물책임법에 의한 의약품 제조업자들의 제조물책임법상의 책임을 부당하게 축소하며, 심지어 약사법 제72조의7의 범위로 책임을 축소시키는 독소조항이 되며, 이는 국민들의 의약품 제조업자, 수입업자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위법하게 침해하는 것이므로 절대 입법되어서는 안된다.
의료분쟁조정법안은 제14대 국회였던 94년부터 지금까지 수 차례에 걸쳐 제정이 추진되었었다. 의료사고로 인한 분쟁조정절차와 손해배상 및 보상 등을 규정하여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상의 피해를 신속·공정하게 구제함과 아울러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에 참여연대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제정 추진 과정에서 나타났듯이 여러 중대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논의를 진행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참여연대는 현 의료분쟁조정법안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무과실의료사고 보상, ▲보건의료인 등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 조항, ▲임의적 조정전치주의 문제, ▲의료사고배상책임 조항 등에 대한 수정 또는 폐기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현재 무리하게 진행하고 있는 법안심의를 중단하고 해당 관계자들과의 공청회를 통한 합리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2441_f0.hwp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