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복지행정체계 :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공공복지행정체계 무엇이 문제인가?

현재 우리 나라 공공복지행정체계는 개발독재시대의 낡은 외투를 과감히 벗어버리지 못하고 수선하는 정도에서 21세기 변화된 복지욕구를 담아내고 있다. 이제 국민의 복지욕구와 복지정책의 내용에 부합하는 복지행정체계의 구조마련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우리 나라 사회복지의 발전단계로 볼 때, 이제 몸에 맞는 옷을 입을 때가 된 것이다. 그 동안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실시로 과거와는 다른 복지정책이 수립되고 집행되었지만, 이러한 정책의 변화를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국민의 복지욕구의 증대와 폭증하는 사회문제를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사회복지전달체계의 구축이 시급히 요청된다. 현재 공공복지행정체계는 각종 사회보험을 담당하는 사회보험행정체계와 공공부조 및 사회복지서비스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서비스 행정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사회보험행정의 효율성과 통합성 부재

사회보험행정체계는 각 부처별로 독자적인 사회보험관리기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보험행정은 보건복지부, 노동부, 행자부, 교육부, 여성부 등 관련부처간 독자적인 복지관련 정책 및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집행하는 행정체계도 분산적인 구조로 설치되어 있다. 이와 같이 사회보험의 관리운영이 부처별로 분산되어 있어 복지행정의 효율성과 통합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회보험의 경우, 산재보험제도와 고용보험제도의 보험대상자와 행정업무의 속성은 유사한데 관리기구가 분리되어 있다. 국민건강보험제도과 국민연금보험제도의 경우도 이와 동일하다. 물론 이러한 구조는 우리나라 사회보험제도 운영의 역사성과 특수성에 기인한다.

공공복지서비스 전담기구(부서) 부재

한편 공공부조 및 사회복지서비스 전달체계는 공공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담행정체계가 부재한 상황에서 보건복지부 - 시·도 - 시·군·구 - 읍·면·동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공공복지서비스가 일반행정체계의 하부조직에서 담당하는 방식으로 조직되어 전반적인 제도운영 및 관리의 통합성이 부족하고 전담조직과 인력의 미비로 서비스 전문성 및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사실 교육부나 노동부 등은 독자적인 행정조직(교육청, 노동청:지방노동사무소)을 가지고 있으나, 보건복지부는 아직도 행정자치부의 행정조직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 동안 사회복지전달체계 확충과 관련한 다양한 논의와 실험이 있었다. 즉, 사회복지사무소(복지청) 설치 논의, 보건복지사무소 시범사업실시, 읍면동사무소 주민복지센타화, 일반행정체계내의 사회복지전담조직의 강화 등이다. 지난 2000년 10월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실시되면서 변화된 복지정책을 실행하기 위한 단기적 대안으로 기존 행정체계내에 사회복지전담조직을 강화 재편하고 여기에 전문인력을 확대배치하는 안이 설득력을 얻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폭증하는 복지행정수요와 턱없이 모자라는 복지전담인력

그러나 이것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시행과 관련하여 제도의 안착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복지전담인력의 필요성에 의해 제도(내용)변화를 추수하는 정도에서 최소한의 전문인력확충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폭발적으로 증가한 국민의 복지행정수요는 국가가 인정한 공식적인 빈곤층의 문제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확대배치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즉, 사회복지서비스의 대상자는 전체 국민이란 점에서 볼 때 과거처럼 복지행정의 대상을 요보호자로 한정하여 제한된 복지전담인력의 운용은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특히 노인인구의 증가와 장애인, 아동(보육), 청소년 등의 복잡다기한 문제상황을 해결하고 사전예방적인 복지행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인력수급계획하에서 복지전문인력의 대폭적인 확충없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새정부는 21세기 복지국가의 비전을 성취하기 위한 과제로써 복지정책실현의 수단인 공공복지행정체계의 기본틀을 구축하여 복지국가의 기반을 견실히 해야 할 것이다.

공공복지행정체계 어떻게 할 것인가

1. 사회보장관련 중앙행정부처를 통합하고 사회보험관리기구를 재편한다.

보건복지부와 노동부를 통합한다(가칭 복지노동부). 노동부와 보건복지부의 역할 및 기능이 지난 경제위기 이후 점차 수렴되어 가고 있다. 즉, 노동부의 경우, 과거의 노동통제 및 관리로부터 고용안정과 고용평등 등 '복지와 연계한 노동' 관련 업무가 강화되고 있다. 즉, 주요한 업무가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의 관리로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복지부의 경우, 과거 요보호대상자의 단순한 보호에서 전국민의 삶의 질의 보장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최근 노동과 연계한 복지가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복지관련 중앙부처 조직을 통합하여 복지정책을 수립하고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동일한 대상과 업무속성이 유사한 건강보험관리기구와 국민연금보험관리기구를 통합하여 복지행정의 연속성과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2. 공공부조 및 사회복지서비스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전담조직을 설치·재편한다.

새로운 사회복지전담기구를 설치한 것인지 또는 지금처럼 기존 행정체계내에 사회복지전담조직을 강화할 것인지 결정하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사회복지행정을 담당할 전문화된 조직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전담조직과 전문인력이 확충된다면 이것은 선택의 문제이다.

현재와 같이 일반행정체계내에서 이루어지는 복지서비스의 장점은 행정력의 동원과 일반행정직의 협조 그리고 지역특성을 반영한 자치행정(복지행정)을 도모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그 동안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실시이후 이전보다 확대된 서비스를 담당할 전문조직과 인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행정체계가 갖는 경직성과 관료성으로 인해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였다. 즉, 일선 자치단체장 및 일반행정인력의 사회복지행정(사회복지전담조직)에 대한 몰이해와 비협조적인 태도는 일선 복지행정을 수행하는데 큰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업무여건과 관리체계가 개선되지 않고 구조화된다면 현재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은 전문적인 서비스를 수행할 수 없고, 단순히 현금급여만을 전달하는 단순행정조직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인구 10만명당 1개소씩 기초보장, 자활·고용, 복지서비스, 주민복지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독립적인 복지전담기관의 설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지방행정구조개편과 관련하여 조직과 인력의 구조조정과정에서 새로운 기구설치에 따른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현재 지역단위에 민간 지역사회복지관이 존재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공공부문을 역할을 어디까지 설정한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새정부는 우선 기존의 행정체계내에 사회복지전담조직을 강화하여 사회복지직렬화(현재 5급-9급설치)를 상위직급까지 확대하고, 시·도 및 시,군,구 본청의 사회복지부서를 생활보장팀, 가정복지서비스팀, 정책·기획팀, 자원관리팀, 서비스조정실로 재편하여 여기에 전문인력을 확대배치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우리 현실에 맞는 사회복지전담기구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3. 시·군·구 및 시·도 본청에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배치하고, 읍·면·동 기능을 일선 복지서비스 제공의 거점인 주민복지센터화 한다.

현재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은 대부분 일선 읍면동사무소에 배치되어 있다. 이로 인해 지역복지계획에 의한 지역복지정책의 기획·조정이 불가능하다. 지역복지정책을 기획하고 조정하는 상위부서에 전문인력을 배치함으로써 업무의 통합성과 연속성, 그리고 전문성을 제고해야 한다. 또한 사회복지직렬화를 실질화 하여 실제로 7급까지 설치되어 있는 것을 상위직급까지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읍·면·동사무소가 주민자치센타 되었으나 대다수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주민자치조직이 되지 못하고 소수 지역유지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각종 시설 및 공간이용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등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에 지역복지행정은 이용자중심·지역사회중심의 서비스가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설과 공간의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센타를 주민복지센타로 활용하여 전문화된 최일선 공공복지서비스 제공기관으로 기능 하도록 한다.

4. 공공복지전문인력을 대폭 확충한다.

현재의 복지전담 인력규모(약7,200명)로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및 변화된 일선의 사회복지서비스를 담당할 수 없다. 이러한 인력규모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안정적 운영에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은 업무량과다 등으로 사기저하 및 전문직의 정체성 상실 등의 문제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인력수급계획의 의거하여 새정부 임기동안에 공공복지전문인력을 2만명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즉, 읍·면·동, 시·군·구, 시·도에 5명의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배치해야 한다(국민기초생활보장업무담당:2명, 각종사회복지서비스(아동, 노인, 장애인 등) 업무담당:2명, 자활사업 담당:1명). 특히 자활사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자활사업의 관리·지원체계가 확충되어야 한다. 현재 일선행정기관의 경우, 자활전담행정인력이 없고 주로 일반행정직 공무원이 담당하고 있어 업무의 전문성과 수월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인력규모는 현재 실행되고 있는 복지서비스를 위해 시급히 필요한 인력이며, 이후에 선진국 수준의 전문적, 예방적, 보편적 복지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서 관련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새정부 복지정책 과제 최우선순위 : 복지행정체계 확충

새정부는 국민의 분출되는 복지욕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복지정책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복지행정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사실 이것은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 것이다. 즉, 지금까지 구축유지된 내무행정체계를 복지행정체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과 제도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행정체계 완비없이는 정책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마디로 복지행정체계의 확충없이는 복지국가실현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하여, 복지행정조직개편과 인력확충의 문제를 새정부 복지정책 과제중의 우선순위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재완 /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학과
2003/01/10 00:00 2003/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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