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월간 복지동향/2003 :
2003/02/10 00:00
알코올 중독의 실상과 사회대처방안
알코올 중독의 실상
보건복지부가 서울의대 정신과학교실ㆍ국립 서울병원팀에 의뢰해 2001년 4월부터 9개월간 전국의 18세 이상 6,114명에 대해 "정신질환 상태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신장애 가운데 알코올 중독이 가장 많아 6명중 1명 꼴인 16.3%로 조사되었다. 이를 18세 이상 성인인구로 추정하면 226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남자(25.8%)의 중독률이 여자(6.6%)에 비해 훨씬 높았다.
1984년 조사와 비교하면, 여성 알코올 중독자의 급증이 눈에 띈다. 남성 알코올 중독자가 42.8%에서 25.8%로 줄어든 반면 여성 알코올 중독자는 2.2%에서 6.6%로 늘어났다. 그리고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지난 1년간 전문적인 치료를 받은 경우는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40대 남성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30∼40대 남성들 가운데서 "술을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이들이 주로 "술"로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알코올이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알코올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만연되어 있다.
알코올 중독에 대한 사회대처방안
알코올 중독이란 ?
알코올 중독을 정의하는 데에 있어서 아직까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략 알코올 중독이라고 하면 만성적이고, 진행적이고, 통제상실이나 금단증상과 같은 신체적 의존을 염두에 둔다. 신체적인 의존이 없어도 심리적으로 알코올에 의존하는 사람도 있고, 알코올로 인하여 위궤양이나 간 질환과 같은 신체적인 합병증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알코올로 인해 신체적인 손상을 입으면서 나름대로 사회적, 경제적으로는 별 무리 없이 기능을 잘하는 과음자이다. 이러한 유형은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가 하면 일단 알코올을 한 잔이라도 마시면 스스로 멈추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알코올을 통제하면서 마실 수는 있지만, 하루라도 알코올을 마시지 않고는 견디기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다. 알코올을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 주기적으로 알코올을 정신없이 마시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알코올 중독자에는 여러 유형들이 있다.
흔히 알코올 중독자이다 혹은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다 라고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두 가지 범주를 정확히 구분하는 기준은 없다. 우리 모두는 알코올 중독자가 될 수 있다. 한 때의 환경의 영향으로 인해 금단 현상도 경험하고, 아침에 해장술을 마시기도 하지만, 환경이 변하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건전한 사회적 음주가로 변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전문가들의 준비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개입하기를 주저한다. 알코올 중독자의 재발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개입이 실패하였다고 낙담한다. 알코올 중독은 높은 재발율이 그 특징이다. 알코올 중독 프로그램에서 재발 예방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재발예방 프로그램에서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알코올 중독 프로그램에서도 감정이입의 위력은 대단하다. 감정이입을 잘하는 치료자는 그렇지 않은 치료자에 비해 100% 효과적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감정이입은 치료자가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기술이다. 전문가가 알코올 중독 프로그램에 대하여 비관적인 태도를 가질 때에 감정이입은 어렵다고 보아진다. 수용, 비심판적인 태도, 자기결정, 따뜻함, 진지함 등의 사회사업 가치가 본래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분야야말로 알코올 중독 분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알코올 중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알코올 중독의 기존의 틀에 대한 재평가가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다. 알코올 중독 분야는 의료모델이 우세한 경향이 있다. 의료모델이라 함은 개인의 결함을 강조하고, 타고난 특성 즉 유전적인 요인을 강조한다. 전형적인 의료모델이라고 볼 수 있는 단주친목(A.A.)에서는 알코올 중독자는 알코올 중독자로 태어난다고 본다. 한번 알코올 중독자이면 영원히 알코올 중독자라고 본다. 알코올 중독은 단 한가지의 원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상호 작용하여 나타나는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의료모델은 실천에도 대단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알코올 중독 분야에서는 알코올 중독자 가족을 공동의존자로 이해하고 있다. 알코올 중독자 가족도 알코올 중독자와 마찬가지로 알코올 중독자와의 관계에서 병리적인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한 병리적인 현상을 공동의존으로 표현하고 있다. 공동의존 개념에 대한 본질적인 비판도 많다. 여성주의자들은 공동의존 개념이 여성을 비난하고 병리적으로 간주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알코올 중독자의 부인이 보이는 행위들 예컨대, 남편이 술을 마시지 않도록 울면서 협박하고, 술병을 감추고, 남편을 달래는 행위들을 병적인 행위라고만 볼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다. 물론 그러한 조성행위는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 알코올 중독자들은 부인들의 조성행위를 가지고 자신의 술 마시는 행위를 합리화하기도 한다. 조성행위와 같은 비효과적인 대처 행위가 부인들 입장에서는 가정을 살리기 위한 안간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행위를 병적인 행위라고 "희생자를 비난"하기보다는 이들에게 조성행위가 비효과적이라는 것을 알리고, 다른 대안을 찾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흥미롭게도 여성 알코올 중독자의 남편들은 조성행위는 하지 않지만, 알코올 중독자인 부인과 이혼을 선택한다. 그리고 사회도 부인을 알코올 중독자로 둔 남편을 동정한다. 반면에 가정을 지키고자 안간힘을 쓰는 알코올 중독자 부인에게는 남편이 알코올 중독자가 되도록 부추겼다, 혹은 남편이 계속해서 알코올 중독자가 되도록 유지시킨다는 의미에서 병적이라고 판단한다.
정신분열병의 경우 과거에는 정신분열병 환자의 어머니가 자녀를 정신분열병 환자가 되도록 원인제공자의 역할을 하였다는 논조에서, 지금은 정신분열병 어머니 혹은 가족이 정신분열병 환자의 상태를 이해함으로써 정신분열병 환자를 돕는 자원이라고 보는 시각으로 변하고 있다. 즉 과거에는 정신분열병 환자의 가족을 병적으로 간주하였다. 같은 맥락에서 알코올 중독자 가족 또한 알코올 중독자가 알코올 중독자로 유지되는 데에 기여한다고 비난받고 있다. 정신분열병 환자 가족이나 알코올 중독자 가족 모두는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개입을 통하여 도움을 받아서 자원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알코올 중독 전문 프로그램과 사회운동이 필요하다.
적절한 치료기관이 필요하다.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치료를 받도록 병원을 소개할 경우에 알코올 중독 전문병동을 갖춘 병원이 소수이고, 알코올 중독 전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매우 적다. 알코올 중독자들이 병원에 입원한 경우에도 정신분열병 환자를 관리하는 준직원(?) 역할을 하는 헤프닝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알코올 중독자나 알코올 중독자 가족들이 치료를 받기 위하여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정신병원에 대한 사회적 낙인 때문이다. 최근에 와서 정신병원들이 정신건강병원이란 명칭을 사용하거나 혹은 정신이란 글자를 삭제하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이 알코올 중독이나 알코올 중독자에게 낙인을 부여하는 사회환경을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고 있는 점들은 매우 고무적이다. 알코올 중독이 특정인에게만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절주에 대한 캠페인도 매우 반가운 일이다. 민간인이 주체가 되어 정신건강 운동을 진행하겠지만, 정부 또한 이에 대한 재정지원이나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알코올에 건강증진부담금 부과 논의가 있어 왔다. 이와 관련하여 소비자 단체, 주류업체에서 반대가 심하였다. 반대 이유인즉 알코올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할 경우, 소비자가 그 부담을 안게 된다는 것이다. 알코올에 건강증진부담금 부과를 주장하는 측의 논리는 건강증진부담금 부과로 인한 재원은 알코올의 역기능적인 특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예방 프로그램과 치료ㆍ재활에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과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타인에 대한 관심 즉 알코올 중독자의 복지에 관심을 가지는 복지의식 차원으로 알코올에 대한 건강증진부담금 부과 논리가 이해되어야 한다.
책임 있는 음주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나아가야 한다.
우리 나라의 알코올 소비량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알코올 관련 문제, 예컨대 간 질환, 교통사고 등은 국가간 비교에서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1998년도 현재 1인당(15세 이상) 순수 알코올 소비는 29개 OECD 회원국 중에서 19위의 하위 소비국가로 나타났다. WHO는 알코올과 관련된 사망원인으로 크게 간 질환과 교통사고 등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OECD 국가 중에서 우리 나라가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높으며,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국가이다. 간 질환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23.5명으로 이탈리아와 함께 가장 높다. 특히 간암을 포함할 경우는 세계 제 1의 간 질환 사망 국가이다.
알코올 정책은 알코올 관련 문제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적당히 알코올을 마시고 긴장을 해소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이 글에서의 초점은 알코올을 마심으로 인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이다. 사회는 알코올을 책임감 있게 마시는 절주를 격려하고, 알코올로 인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단주를 할 수 있도록 낙인보다는 따뜻한 눈길을 보내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혜련. 2002. 주류의 건강증진부담금 부과에 대한 사회복지학적 입장. 한국알코올과학회지. 한국알코올과학회. 제 3권 제 1호. 153-158.
고경환. 2000. 순수알코올 소비량의 추계와 국제비교. 보건복지포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77-86.
서문희. 1998. 음주운전의 실태와 개선방안. 보건복지포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57-65.
천성수. 2000. 알코올에 대한 보건복지적 문제 및 대응방향, 한국알코올과학회창립기념학술세미나. 1-28.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