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중독의 실상과 사회적대처방안



1. 국내의 약물중독의 실상

인기그룹의 마약사용으로 인한 구속, 록카페 밀집지역에서의 엑스타시나 하쉬시 사용자 검거 등 최근 보도를 보면 어느 때보다도 마약이 일상 가까이에 와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국에서의 약물남용이나 의존은 그 동안 법 제정이나 처벌 등을 통해서 비교적 잘 대처해와서 다른 나라에 비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1994년을 기점으로 다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법적인 처벌로는 마약중독자의 숫자가 줄지 않을 뿐 아니라, 일단 의존상태에 빠지게 되면 혼자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이 상실될 뿐 아니라 본인이 치료를 하려고 해도 처벌위주의 정책 때문에, 치료할 수 있는 치료센터도 적을 뿐 아니라 체계적인 치료방법도 잘 개발이 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1995년 통과된 정신보건법과 1996년 개원된 부곡 국립마약류중독자전문치료병원의 설립으로 국내 마약류중독자의 치료 재활에 대한 기초 여건이 조성되는 단계가 되었다. 그러므로 현 시점에서 여태까지의 기존의 치료방침을 점검하고 여기에 새롭게 재활의 개념을 추가하여 포괄적인 치료 및 재활, 추후 관리로 지금까지의 처벌 위주의 정책에서 연속성을 갖는 치료의 개념으로 바꾸어 나아가야 한다.

2. 약물중독의 과정과 위험성

마약이란 마약법, 대마법,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에 의해 불법 사용시 법적 제재를 받는 필로폰(일명 히로뽕), 대마, 헤로인 등이며 우리 나라에서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필로폰과 대마이며, 청소년층에 문제가 되고 있으며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의해 제재를 받는 본드, 부탄가스 등은 마약이라기 보다는 약물중독에 포함된다.

마약 특히 필로폰중독은 처음에는 기분을 좋게 한다든지, 살 빼는데 도움이 된다든지 하여 사용하거나, 아니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판매자의 표적이 되어 마약을 사용하게 된다. 일단 필로폰을 투여하게 되면 뇌중추신경을 자극하는 작용에 의해 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 쾌감은 매우 짧기 때문에 비슷한 쾌감을 얻기 위해서 사용 횟수나 양이 점차 늘어나게 된다. 이와 같은 내성과 서서히 발생하는 의존성으로 점차 중독자로의 무서운 함정 속으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 필로폰은 의존성의 강도에 따라 마약을 분류하는 분류체계의 2단계에 속한 약물로 강력한 의존성과 중추신경자극 효과 때문에 점차 편협하고 의심이 많으며 천박한 인간으로 변하게 된다. 한동안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왕건"에서는 궁예를 통해 독화살과 술로 파괴되어가는 인간 심성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독화살에 묻힌 독이 그 시대에 무엇이었는지 알길 없으나 현대에서는 바로 그 독이 필로폰이며, 이를 통해 나타나는 증상은 바로 궁예가 보여주는 그대로라는 점이다. 필로폰을 반복 사용해 중독자가 되면 자기도 어쩔 수 없이 민감해지고, 의심이 많아지는 편집증 환자가 되며, 포악해지고 충동적이 된다. 그리고 감정이 들쑥날쑥해져 쉽게 흥분하거니 아무 일도 아닌데 울음을 터뜨리는 등 인간성의 파탄과 함께 종착역 없는 인간파괴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3. 약물중독의 치료

이와 같이 무서운 필로폰중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를 먼저 치료해야 할 정신질환으로 인식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인 치료를 장기간 받아야 한다. 약물을 먼저 몸에서 제거하기 위해 해독치료를 1주 내지 2주간 받아야 하는데 약을 끊는 동안에 금단증상이라 하여 극도로 불안하고 초조하며 불면증과 통증, 각종 신체적 증상, 콧물,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때 적절한 약물을 사용하면서 이 기간의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데, 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치료에서 이탈하여 다시 약을 찾기도 하여 재발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해독과정을 거쳐 안정을 되찾게 되면 다음부터는 불쑥불쑥 찾아오는 필로폰을 다시 하고 싶어지는 마음, 이를 갈망상태라 하는데, 이것과 끊임없이 싸워나가야 하는 문제가 닥친다. 그러므로 치료 재활의 과정은 이와 같이 필로폰을 다시 사용하고 싶은 마음과 단약의 길을 가야겠다는 마음이 충돌하는 과정이며, 회복의 길로 이르기 위해서는 재발이라는 함정에 다시 빠지지 않도록 하는 튼튼한 그물, 안전망을 짜기 위해, 각종치료방법이 동원된다.

약물을 다시 사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약물에 대한 교육, 약물을 사용하는 사고행동을 변경시켜 나아가는 인지행동치료, 면역계나 심폐, 신체적 합병증의 치료, 우울감이나 불안감 자살사고 등과 같은 정신적인 합병증의 치료, 가족과의 고립감을 치유하기 위한 가족치료, 불면증, 우울증 및 약물에 대한 갈망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치료, 직업재활을 위한 훈련 등 광범위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이와 같은 과정을 인내심 없는 중독자가 과연 얼마만큼 자신의 중독을 깨달아 입원 약 3개월. 퇴원 이후 사후 관리 약 1년 동안의 장기간의 치료를 견디어내느냐 하는 점이다. 그만큼 치료가 어렵고 자주 재발하게 된다.

4. 실제적 대처방안

우리 나라는 그 동안 법적인 제재로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둔 것이 사실이다. 반면에 중독자는 마약사범으로만 취급받았고 중독자로서 인간적이고 의학적인 치료를 거의 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의 다변화, 국제화에 따라 중독자는 급속히 늘고 있어 마약중독자의 치료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문제가 되고 있다. 마약중독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정확한 정책, 전달체계를 통해 선의의 중독자가 올바른 의학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

1)제도적 개선

해마다 6월이 되면 마약퇴치 캠페인이 전개된다. 만약 마약중독자가 치료를 원하면 법적인 처벌 없이 국가가 무료로 우선 2개월 동안 치료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마약중독자들은 혹시 법적인 불이익이 있지 않나 하고 치료를 꺼리고 있다. 마약중독자를 치료하기 위한 치료보호제도는 마약중독자가 원하면 진료비를 받기 위해 관할 시·도와 협의하는 것과 치료보호 결정을 위해 정신과 전문의사와 병원이 중앙·지방치료보호심의위원회에 올리는 절차가 있다. 이 모두 무료 입원을 위한 절차이며 처벌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니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고, 환자 명단이 검찰에 가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치료보호제도를 활성화하여 새롭게 재활의 개념을 추가하여 포괄적인 치료 및 재활, 추후 관리로 지금까지의 처벌 위주 정책에서 연속성을 갖는 치료의 개념으로 바꾸어 나아가야 한다.

현재 마약사범으로 법적인 처벌을 하는 경우가 연간 약 6000명, 치료보호제도로 치료를 받는 마약중독자의 경우가 연간 약 100명을 넘어서고 있으니 수감 대 치료의 비율이 600 대 1로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물론 마약사범이 모두 중독자는 아니나 이들 중 거의 대부분이 중독자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치료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독의 특성상 재발하는데, 국내마약법 체계상 재발은 곧 재범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 있는 치료보호제도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첫째 자의입원을 확대해야 한다. 통합마약법 제정으로 의료인의 신고의무가 없어져 자의로 입원치료를 하려는 마약중독자가 많아지리라 본다. 둘째 마약중독자의 관리, 치료. 예방간의 유기적인 전달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이에는 치료보호, 치료감호, 보호관찰제도간의 연계와, 중독자 등록 전산망 구축, 약물농도 검사망 구축이 필요하며, 치료와 재활간의 연계도 이루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현재는 마약중독의 특성상 의존성으로 인하여 자주 재발하기 때문에 지속적 관리, 치료제도의 확립이 회복의 관건인데도 현행법들은 사후 관리나 지속적 치료를 꼭 받아야 한다고 하는 점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가 미약하거나, 상호 연계가 안되어 중독자가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2) 치료적 개선

마약중독자는 입원 후 2개월 동안 해독치료와 정신과적 면담, 인지행동치료 등을 받는다. 마약에 의존, 중독되는 동안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이를 치료해야 한다. 마약중독은 마약을 신체로 섭취함으로써 야기되는 뇌질환이다. 자살 목적 등으로 다량의 농약이나, 신경안정제를 먹은 환자를 응급실에 데리고 가서 위세척 등 해독치료를 우선 해주어야 생명을 건질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약중독자도 필요한 응급 조처를 하고 해독 등 치료를 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치료를 않고 처벌만 하면 중독자는 의학적으로 방치하는 것이 된다. 이들이 해독이란 치료절차 없이 구치소 혹은 감옥에서 지내는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기만 하다. 마약중독은 치료해주어야 하는 병이다. 중독 초기 해독단계부터 의학적으로 철저히 진료를 받아야 회복될 수 있는 병이다. 만약 치료하지 않고 놓아두면 약물에 대한 의존으로 인해 장애가 영원히 남게 되므로, 법적인 처벌만으로 치료의 기회를 놓치게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3) 정책적 개선

우리 나라의 약물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제언하며 하루 빨리 우리의 문화에 맞는 치료체계가 수립되기를 기대한다. 1) 우리의 약물 문제는 "강 건너 불"이 아니므로 앞으로 좀더 강력하게 대처해나아가야 한다. 2) 우선 치료 및 재활 센터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동시에 이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우리 나라의 실정에 맞는 전달체계나 조직을 만들기 위한 별도의 연구나 협의가 있어야 하겠다. 3) 우선 정부 주도(GO)로 강력한 치료 및 재활, 추후관리가 있어야 하겠으며 이외에도 민간분야(NGO)와의 협력도 이루어져야 하겠다. 4) 환자 관리를 위한 전산망 구축이 되어 환자 관리의 효율성을 이룩해야 하겠다. 5) 법을 정비하여 처벌 개념에서 치료 개념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존의 마약법, 대마법, 향정법에 새로 치료 및 재활의 개념을 추가한 "약물의존 치료 및 재활법" 제정이 필요하다. 6) 환자의 약물 검색을 위한 검사실이 몇 개 지역을 포함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도록 하여야 한다. 7) 약물중독에 대한 예방사업이 전국적으로 조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직과 교육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서 치료 전담부서를 일원화해야 한다. 치료에 있어 중앙치료심의위원회는 심의기구로, 보건복지부 정신보건과는 치료의 실행 주무과가 되어 모든 치료센터를 관리한다.

약물문제에 대한 대처는 오히려 지나친 것이 모자란 것보다 훨씬 더 낫다는 사실을 알아 좀더 적극적인 대책을 세움으로서 환자가 돌아올 수 없는 중독의 강을 건너지 않게 해야 한다.

오동열 / 국립의료원 신경정신과장, dongyulo@chollian.net
2003/02/10 00:00 2003/02/10 00:00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Welfare/trackback/7980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