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확대와 전문성

2002년 전국적으로 사회복지 전담공무원 1,700명을 뽑았다. 이제 인력이 부족하여 업무를 처리하지 못한다는 얘기는 좀 어렵게 됐다. 그런데 확대된 만큼 업무능력과 전문성은 향상되어가고 있는지, 또는 상담과 가정방문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자문자답(自問自答)을 해 볼 때이다. 물론 배치기간이 짧기에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할 수 있다.

양적 팽창은 질적인 상승을 도모해야 승화될 수 있다. 혼자서 하던 일을 둘이서 하게 되고, 둘이서 처리하던 것을 셋이 실시하게 되었다. 그러나 단순히 행정적 업무를 처리하는데 편해지기만 한다면, 앞으로 전문전달체계 구축과 꾸준한 인력확대는 물론이고 더 나아가서 복지사회를 만들자는 얘기는 공염불이 될 것이다. 변증법적인 측면에서 볼 때 양(인력)과 질(전문성)은 조화롭게 변화해나갈 때 상승곡선을 그려 나갈 수 있다. 바로 지금은 양보다 질을 중요시 여길 때이다.

"사회복지직호"의 항로는?

사회복지 전담공무원들은 2000년 사회복지 전문요원과 2002년 부녀·아동직의 사회복지직 직렬 전환 때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였다. 업무적으로는 1997년 말 외환위기 후 업무가중과 2000년 10월 기초생활보장제도 실시로 과중한 압박감에 시달려 왔다. 그런 가운데, 인력은 전국적으로 8,048명(2002년 행정자치부 정원 현황)으로 확대되었다. 사회복지수당도월 3만원씩 지급되고 있다. 업무보조자인 사회복지도우미도 배치하고 있다. 복지행정전산시스템, 안내지침 등에 현장의 의견이 반영되어 더욱 세련되고 세밀화 되어가고 있다. 2003년에는 사회복지전담 공익근무요원 3천명을 배치한다. 업무적인 관계에서 볼 때 외형적으로는 많이 좋아졌다. 초창기처럼 밤늦게 또는 휴일에까지 밥먹듯이 일하는 동료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일부 도시지역은 아직도 인력이 부족한 것 같다.

그렇다면 사회복지 행정인력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드러나지 않은 제반 문제들이 계속 덮여있는 한 더 큰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본다. 아마도 사회복지직 무용론도 나올 수 있다. 만약 반대로 함께 사회복지호의 배를 타고 가야 한다면 도도한 사회변화에 발 맞춰서 인력이 늘어나기 전에 올바른 항로(航路)를 찾아야 한다.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의 변천과정을 살펴보면서 논하고자 한다.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의 변천과정

현재 상태로 하염없이, 정처 없이 가는 곳도 모르고 흘러갈 때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간단한 유형으로 표시하면 아래와 같다. 공무원 계급 9급에서 5급까지의 변화과정으로 한정하였다. 왜냐하면 국가 및 지방공무원의 경우 사회복지 직렬이 9급에서 5급까지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호박형 → 장고형 → 다이아몬드형(◇) → 항아리형

<과거형> <현재형> <미래형> <희망형>

현재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은 이런 형태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 필자가 무슨 미래를 예측하는 점쟁이는 아니지만 조그마한 소견이나마 피력하고자 한다.

원래 전형적인 공무원 조직은 피라미드형이다. 1997년 말 IMF관리체제 이후 직권면직을 마음대로 시키면서 그 구조형태는 기형적인 양상을 띄게 되었다. 한 마디로 동맥경화증에 시달리고 있다. 사회복지분야는 더욱 특수한 변화과정을 걸치고 있다. 이것을 분석하다보니까 사회복지행정의 미래가 매우 불안해 보인다. 자, 한번 그 속을 들여다보겠다.

호박형

먼저 "호박형"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이 유형은 최초로(1987년) 사회복지 전문요원(별정직)이 배치된 후,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사회복지직)으로 전환되기 전까지의 경우이다. 이때까지는 별정 사회복지 7급과 8급만 존재했다. 비율은 약 7:3 정도 되었다. 그 위의 6급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래서 하위직끼리 말단 기관에 모여서 약 10년을 호박형으로 근무해야 했다. 돌이켜보면 참 힘든 시기였다. 아마 1999년 말 이후 사회복지직으로 들어온 후배 공무원들은 잘 모를 것이다. 처참하게 짓밟히면서 굴하지 않고, 이름 없는 풀에서 한 떨기 꽃으로 태어날 수 있음을 말이다. 무모한 희생만 강요되는 상황 속에서 수많은 선배들이 너무나 힘들어서 포기했다. 그들은 공무원으로써 제대로 대접도 받지 못하면서 아웃사이더로 성장해왔다. 그렇다고 선배들이 모두 잘했다고 자화자찬하는 것은 아니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랬다.

돌이켜보면 힘겨웠던 그 때가 훨씬 정이 넘쳤다. 수급자 집을 내 집 드나들 듯 하였고 상담도 자주 이루어졌다. 선후배, 동료간에는 앞서갈 걱정 없이 하나되어 잘도 뭉쳤다. 소주 한잔하면서, 사무실에서 전화통 붙잡고서 참으로 많은 사회복지 얘기를 나누었다. "모난 돌이 정 맞"을 일도 없었다. 굳이 앞서 갈 이유도, 앞서간다고 시기하고 질투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변해버렸다. 그들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전담공무원이야기는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채수훈 / 사회복지전담공무원
2003/02/10 00:00 2003/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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