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도 끝나고 세밑 들뜬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은 벌써 고향으로, 가족 곁으로 향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구정에도 추운 비닐 천막 속에서 보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부천시장애인 종합복지관 노동조합 위원장 곽노충 씨(43).

그는 지금 장애아동들과 그 부모들이 드나드는 복지관 앞에 비닐 천막을 쳐 놓고 노동조합 인정과 원장의 비민주적 독선운영 개선을 요구하며 100여일째 농성중이다. 지난해 10월 14일 시작한 천막농성은 수십 차례의 교섭이 결렬되면서 이미 100일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 더구나 40여일 전부터 오후 5시 이후엔 복지관에서 전기를 끊어 버려 작은 가스히터 하나에 의지해 추위와도 싸워야 하는 실정이다. 그리도 처음 60여 일은 혼자 숙식을 하며 지냈으나, 지금은 뜻을 같이 하는 노조원들과 교섭에 필요한 자료도 준비하고 대책 회의도 하면서 함께 지내고 있다. 또 장애 아동들의 부모들 역시 노조측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등 많이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는 그의 말의 말을 들으니 그의 노력이 하나하나 결실을 맺고 있는 듯 했다.

부인과 아들 둘을 둔 가장인 그는 가끔씩 찾아오는 가족들을 볼 때면 마음이 편치 않지만 그래도 한 번 시작한 일, 조금 힘들다고 그만둘 수는 없지 않냐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졌다.

부천시 복지관 중 최초로 생긴 노조인 만큼 그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그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지금 그들의 노력이 혓되지 않기를, 그리고 다음 명절은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2003/02/10 00:00 2003/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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