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텔레비전 광고를 보면 도대체 저게 무슨 광고인지 모를 때가 있다. 옷을 사라는 광고인지, 아님 먹을 것을 사라는 광고인지, 핸드폰 광고인지 아님 광고에 나오는 사람을 부각시키기 위한 광고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광고가 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 광고로 인한 부수적 기제(스포츠 신문의 기사, 토크쇼, 연예 프로)의 힘으로 그 광고의 실체가 드러난다. 이후에 사람들은 그 광고를 더 더욱 관심 있게 보게 되고 나아가서 그 상품 자체가 크게 히트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광고는 과연 어떤 방법을 쓰고 있는 것일까? 그건 바로 이미지라는 것이다.

이것을 사회복지에 대입을 해보면 우리는 우리를 알릴 수 있는 기막힌 방법을 일상에 두고도 알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필자가 1999년도에 사회복지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 일했던 곳이 시설이었다. 24시간동안 근무해야 하는 생활시설... 근무를 시작했을 때 나에게 주어지는 것은 근무복인 트레이닝 복 1벌과 슬리퍼 그리고 생활교사 라고 쓰여져 있는 명찰이었다.

"생활교사 이경국"

처음으로 가져본 직장이기에 그 자부심은 대단했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볼 때 그 직장이 그다지 위대해 보이거나 근사한 것은 아니었다. 난 항상 명찰을 자랑스럽게 달고 다녔다. "생활교사 이경국"이라는 이름표를 말이다. 외부로 나갈 때도 달고 다녔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름표는 떼지 않았다. 그런 나를 보고 다른 선생님들은 밖으로 나갈 때는 이름표를 떼고 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왜 그걸 떼어야 하지?'

난 그런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내가 범죄단체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어디서 일하고 있고 난 무엇 하는 사람이다 라고 알 수 있는 이름표를 왜 떼라고 하는 건지....

두 번 째 직장은 자랑할 만 했다. 그래도 사회복지 쪽에서는 알아주는 기관이었으니까. 이번에는 이름표를 달고 다녀도 되겠거니 했는데, 이곳에서도 선생님들은 되도록 명찰을 빼고 다니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도대체 왜! 도대체 왜!'

그런 것이 규정에 있기나 한가? 난 사회복지사고, 내가 사회복지 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고, 그건 어찌 보면 기관의 홍보도 되는 것이고, 내가 열심히 일한다면 그것 자체가 사회복지를 알리는 것 아닌가?그래서 내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오르면 명찰을 꼭 달게 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세 번 째 직장에 와서 어느 정도 위치에 올랐을 때(이 위치 정말 눈치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위치) 난 나와 같이 일하는 직원들에게 언제 어디서든 명찰을 달고 다니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그 명찰은 아주 획기적인 것(물론 필자 생각임)이었다. 정확히 A4 용지의 3분의 1이 더 되는 크기에 기관 이름과 직원의 이름, 그리고 기관의 마크 등을 집어넣어 코팅을 한 명찰이었다. 보기에도 참 대책 없어 보이는 이 명찰을 나는 달고 다니게 했다. 처음엔 거부감을 보이던 직원들도 적응해 가기 시작할 때쯤, 이런 말을 들었다.

'은행에 가니까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데요. 만나는 사람마다 이곳이 무엇을 하는 기관이에요? 라고 묻기도 하구요... 아무튼 항상 관심을 끈다니 깐...'

지금은 명찰이 너무 크다라는 건의를 받아들여 크기를 줄였다.

어찌 보면 비합리적일지 모르지만 사실 사회복지를 알리는데 있어서 내 이름, 내 기관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사회복지는 너무나 편견이 많다. 그리고 저변도 넓지 않고 복지라 하면 의례 가난한 사람, 장애인, 노인 등에 치우친 생각을 한다. 이런 모습을 불식시킬 수 있는 것은 바로 사회복지 종사자가 자신의 직장을 알리고, 일을 알리는 것인데, 큰돈을 들여 팜플렛을 만들고 광고를 할 것을 이런 이름표를 다는 모습으로 대치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지금 내가 일하는 곳은 오산이라는 곳이다. 복지적 혜택이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곳.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오산자활후견기관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어디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확실히 다르다. 오산자활후견기관이 어디냐고 물으면 대부분 어디라고 가르쳐 줄 수 있고, 그곳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대강은 알고 있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오산자활이 오산자활의 이름, 그리고 오산자활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자신들의 이름을 목에 걸고 다녔기 때문이다. 또 사무실에는 사회복지사 4명의 자격증이 나란히 놓여 있다. 사회복지는 바로 사회복지사 자신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변화와 인식개선의 원동력이다. 이름이라는 이미지를 활용한 홍보 때문이다. 지금 당장 해보는 것은 어떨까

'왜 나의 욕구가 해결되지 않는 거지? 좀 더 행복하게 사는 방법 없을까? 아!!! 그런데 갑자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사회복지가 보였다'

사회복지도 이미지 광고가 필요하다. 엉뚱하지만 매우 표준적인 방법으로....

이경국 / 오산자활후견기관 실장, lgk74@hanmail.net
2003/03/10 00:00 2003/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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