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4일 김화중 장관은 첫번째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현안이 될 보건복지정책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발언을 하였다. 우선 의료보험 통합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보험료 부과체계에 대한 김 장관의 발언은 제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안된 상태에서 나온 신중치 못한 발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김 장관은 국민연금과 관련해 "보험료를 적게 내고 많이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지금의 급여구조는 국민적 저항을 줄이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마련한 것이므로 재정부담을 고려해 급여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적어도 발언의 맥락만 보면 현행 국민연금은 매우 잘못된 제도임을 부처의 수장이 인정한 것이며, 향후 연금액을 인하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시사한 것이다. 국민들에게 대단히 혼란스러움을 주는 것이다.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김 장관의 발언은 현행 국민연금의 본질적 성격을 부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현행 연금제도는 세대간 재분배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부담한 보험료에 비해 많은 연금액을 받는 것은 정도의 문제이지 없애야 할 성격은 아니다.

특히 현 세대는 미래의 자기 연금과 현재 부모들의 노후생활을 부담해야 하는 '이중부담'의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후세대의 합리적 부담은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으며, 이것이 현행 연금제도가 설계된 상황적 배경이기도 한 것이다.

급여구조가 임시방편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김 장관의 발언도 연금제도가 발전된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라 할 수 있다. 많은 논의와 논쟁을 거쳐 98년 국민연금법 개정시 연금급여를 70%에서 60%로 인하한 적이 있음을 상기하면 급여구조가 임시방편으로 만들어졌다는 김 장관의 발언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김 장관의 발언은 현재 사회 각계각층을 구성원으로 하는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가 구성되어 연금개혁안을 마련하고 있는 와중에 나온 것으로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

동 위원회의 안이 나온 이후에 장관의 입장을 밝혀도 늦지 않을 것이다. 장관의 이 발언이 제도발전위원회의 개혁안 선택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국민연금의 문제는 50년 뒤에 나타날 기금고갈 문제보다 650만에 달하는 연금 사각지대, 100조원에 달하는 연금기금의 관리감독시스템 구축 문제가 훨씬 시급한 문제이며 이러한 문제에 대한 정책을 먼저 언급했어야 했다.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해 12월 16일 대통령후보 TV합동토론회(사회분야)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연금지급액을 급여대체율의 40%로 인하해야 한다는 공약에 대해 "연금을 깎는 것은 함부로 이야기할 것이 아니다"라며 연금을 깎는 것은 연금제도를 '용돈제도'로 만드는 것이며 급여대체율이 "적어도 OECD 수준인 55% 정도는 유지돼야 한다"고 밝힌 것을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김화중 장관의 발언이 이러한 대통령의 철학을 충분히 이해하고 반영한 발언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건강보험에서 직장과 지역의 형평한 보험료 부과체계를 1년안에 마련하겠다는 김 장관의 의지는 평가할 만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극히 어려운 이 사안에 대해 김 장관은 너무 쉽고 간단한 발언을 하였다.

1년 안에 형평한 부과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무리한 노력을 하기보다는 향후 5년간을 염두에 두고 부과, 징수체계의 개편 등 보험료 부과체계 효율화의 행정적 기반을 닦아나가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사회복지위원회
2003/03/13 19:28 2003/03/1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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